<대선르포> 서울시선관위 개표상황실 가보니…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5.15 09:56:17
  • 호수 11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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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는 삼엄한데…개표 참관인 어디에?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지난 대선 이후 국민들의 개표 불신은 극도로 높아진 상황이다. 선관위의 명예는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 각종 의혹에도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국론을 분열 시킨다”는 논리로 국민들의 입과 귀를 막고 있는 현실이다. <일요시사>는 대선을 맞아 개표의 사각지대로 불리는 상급선관위(서울시선관위)의 개표 현장을 기습 방문했다.

지난 18대 대선은 부정선거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18대 대선 무효소송인단은 “18대 대선은 무효”라며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4년이 동안 ‘심리’조차 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19대 대선을 불과 2주 앞둔 지난달 2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으로 파면돼 원고들이 더 이상 18대 대선의 무효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밝혔다. 이로써 18대 대선 부정 의혹은 끝내 묻혀버리고 말았다.

차질 없이 진행

지난 9일 제 19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됐다. 전국 투표구 1만3964곳과 개표소 251곳서 투·개표가 이뤄졌다. 개표소서 개표가 이뤄지면 투표구별 개표상황표는 상급선관위로 가게 된다. 상급선관위서 전산자료와 개표상황표를 비교해 차이 발생하면 다시 하급선관위로 내려보내 수정하고 이상이 없으면 상급선관위인 중앙선관위로 올라간다.

예를 들어 이번 대선서 영등포선관위 개표소인 여의도고등학교서 이뤄진 개표결과는 서울시선관위로 보내지고 최종적으로 중앙선관위 전산에 입력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개표소(전국 251곳)는 투표용지를 분류하고 최초로 결과가 나오는 곳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인식됐다. 선관위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개표참관인 신청을 받아 개표소서 이뤄지는 개표과정을 지켜보도록 하고 때로는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는 것도 가능케 했다.


하지만 지역선관위(개표소)에는 있지만 상급선관위에는 개표참관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국민적 관심도도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선관위가 지역선관위(개표소)의 투명성만 강조했을 뿐 상급선관위 역할 및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상급선관위는 국제기준에 따르면 대조센터(Collation Center) 역할을 한다. 한 선거전문가는 “국제기준에 따르면 대조센터는 일반인에게 충분히 공개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개표과정서 역할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국민들의 감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는 감시에 구멍이 나 있는 상급선관위 개표(대조)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9일, 19대 대선이 있던 당일 서울시선관위를 기습 방문했다.

19대 대선 투표가 끝나기 2시간30분 전인 오후 5시30분 창경궁 바로 옆에 위치한 서울시선관위에 도착했다. 로비를 지키고 있던 선관위 직원은 기자를 향해 ‘알바생’이냐고 물었다. 이어 “알바생은 5층으로 올라가세요”라고 말했다.

알바생은 이날 서울시선관위 직원을 도와 대조작업을 실시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지난 대선 ‘개표상황표 대조 확인자 명단’ 정보공개자료에 의하면 이들은 ‘일반인’으로 분류된다. 취재차 방문한 기자는 신분증을 제시하고 방문증을 받았다.

서울시선관위 4층에는 홍보과, 관리과 등 사무처가 위치했고 선관위 직원들이 삼엄한 경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5층에는 개표집계상황실이 꾸려졌다. 개표집계상황실에는 서울시 25개 구 개표소서 올라온 자료를 대조 확인한다.

오후 6시에 이르자 20∼30대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거 5층으로 몰려들었다. 개표사무를 돕기 위해 온 알바생들(?)이었다. 이들은 5층 개표집계상황실 앞에서 신분확인을 하고 개표집계상황실로 들어갔다. 신분확인을 마친 한 남성에게 개표사무를 보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물었다.


그는 “여기 선관위 직원 중에 친구가 있어서 하게 됐다”며 “따로 공고는 못 봤다”고 말했다. 서면으로 신청서를 냈냐고 묻자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당에 대해선 “6만원 정도로 알고 있다”며 “돈 때문에 온 것은 아니다”고 얼굴을 붉혔다.

서울시선관위 대조센터
공고도 안하고 뽑았다?

앞서 전날 기자는 서울시선관위 홍보과 관계자에게 직원 보조원들을 뽑는 기준을 물은 바 있다. 이에 홍보과 관계자는 “공직선거지원단 분들과 선관위서 일을 해보신 분들 위주로 뽑는다”고 했다. 문제는 서울시선관위서 업무 보조 일반인을 공식적인 루트를 통하지 않고 알음알음 뽑아왔다는 사실이다.

즉, 하급 선관위의 결과를 대조 확인하고 중앙선관위에 통보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서울시선관위가 업무의 불투명성을 강화시킨 것이다. 이 같은 관행에 대해 한 선거전문가는 “공식적인 국가 업무를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보조원들의 신분이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공고를 통하지 않고 지원자를 뽑아 국민들이 개표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조과정서 개표참관인이 존재하지 않는 것도 서울시선관위를 비롯한 상급선관위의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에 서울시선관위 홍보과 관계자는 “참관인은 법적인 부분을 감시하는 것”이라며 “우리 쪽은 법적인 절차는 없고, 단순히 숫자를 집계할 뿐이기 때문에 참관인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선거전문가는 “국제선거기준에 따르면 대조센터의 경우 개표과정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개표참관인을 두고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또, 상급선관위는 개표소서 이뤄진 결과를 대조 확인하고 내부 보고번호 오류나 숫자 오 입력 시 개표소에 수정을 요청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서울시선관위가 해당업무를 ‘단순 숫자 확인’으로 표현한 것은 개표참관인을 두지 않는 것에 대한 해명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표를 마친 오후 8시부터 개표작업이 전국적으로 실시됐다. 이에 기자는 개표집계상황실서 개표상황표와 전산자료를 대조 확인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개표집계상황실은 심사1조부터 심사6조까지 구성됐다.

이는 구별로 나눈 것이다. 보통 한 구당 선관위 직원 1명, 보조원 2명이 배치됐다. 선관위 직원과 보조원은 노트북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아 있었다. 바로 옆에는 팩스가 있었다. 팩스는 개표소서 이뤄진 개표상황표를 출력하는 용도로 쓰인다.

그 자료를 보고 선관위 직원과 보조원은 대조를 실시한다. 개표가 시작된 지 1시간이 지난 오후 9시가 넘어서야 개표상황표가 서울시선관위로 넘어왔고 선관위 직원들과 보조원들은 본격적으로 대조작업을 실시했다.

개표상황표가 도착하기 전까진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후 선관위 직원들이 보조원들에게 절차와 방법을 수시로 설명하면서 대조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업무는 차질 없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사각지대?

한 선거전문가는 “시도 개표상황표 대조확인센터(상급선관위)는 개표참관 사각지대”라며 “선관위는 국제기준에 맞게 개표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상급선관위서 전산처리가 이뤄지는 과정 모두 개표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개표의 투명성이 보장되고 국민이 주권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새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16일 새 원내사령탑을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국회서 의원총회를 열고 새 원내대표 선출과 새 정부의 내각 인선에 따른 인사청문회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현재 우상호 원내대표는 임기 종료는 물론해 통일부 장관으로 발탁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원내대표 선출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3선 의원이 꼽힌다. 이들의 출마 여부에 따라 경선 판도가 변화될 전망이다. 현재 후보군으로는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민병두, 우원식, 안규백, 이춘석 의원 등이 오르리내고 있다. 민병두 의원은 비문재인계로 당내 전략통으로 불린다.


우원식 의원은 민평련계로 분류되는 3선 중진의원이다. 안규백 의원은 정세균 국회의장과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 차기 원내사령탑은 새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를 뒷받침 하는 동시에 다른 당과의 협치도 이뤄내야 하는 만큼 조율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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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서 국민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3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앞길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지난 3일 치러진 6·3 조기 대선서 이재명 신임 대통령은 득표율 49.42%로 역대 대통령 중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34%,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0.98%를 각각 기록했다. 넘지 못한 과반의 벽 잠정 집계된 이번 대선 투표율은 지난 20대 대선보다 2.3%p 높은 79.4%였다. 이는 지난 1997년 투표율 80.7%를 기록한 15대 대선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대선 투표율이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심판하기 위한 국민의 뜨거운 의지”라고 입 모아 말했다. 지난 20대 대선서 양 후보 간의 득표율 차이는 0.7%p이었던 만큼 이번 역시 두 후보 간의 격차가 관전 포인트로 제시됐다. 지난 3일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한국방송협회와 함께 실시한 대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51.7%, 김문수 후보는 39.3%로 두 후보간의 격차는 두 자릿수로 크게 벌어졌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대통령의 과반이 예상됐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자 김 후보가 40%대로 진입한 반면 이 대통령은 50%를 넘지 못했다. 두 사람 간의 격차는 289만표인 8.27%p였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 역시 출구조사 발표 직후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4%만 더 얻어서 55%로 안정 궤도를 유지하면 좋았을 것”이라며 내심 아쉬움을 비쳤다. 민주당은 선거 기간 동안 공을 들인 TK(대구·경북)서도 약세를 보였다. 선거관리위원회 개표 마감 결과 대구서 김 후보가 67.62% 득표한 반면, 이 대통령은 23.22%에 그쳤다. 경북서도 김 후보는 66.87%, 이 대통령은 25.52%로 지난 20대 대선과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초유의 사태인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임에도 격차가 크지 않고 보수 지역서 30% 벽을 넘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제시된다. 40% 지지율을 등에 업은 국민의힘과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전까지는 민주당이 과반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키면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리는 방식이었지만, ‘찐명’으로 꼽히는 김민석 전 최고위원이 국무총리로 내정된 마당에 더는 국민의힘이 손쓸 방법이 없다. 빗나간 출구조사…TK도 20%대 ‘뚝’ 여대야소 정국 ‘동물 국회’ 재연? 이번 하반기 국회가 역대급 ‘혐오 정치’로 얼룩질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대통령은 거듭 통합을 강조했다. 지난 4일 국회서 열린 취임 선서식서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 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선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 대통합을 위해 대통령 취임 후 첫 오찬 메뉴를 비빔밥으로 준비했다. 우 의장은 “지역과 세대, 계층, 다양한 의견이 모두 대한민국이고, 서로 조화를 이루고 화합하도록 이끄는 통합력이 도약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머뭇거릴 새도 없이 이 대통령은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함께 국정을 운영할 내각 구성도 시급하다. 당분간은 윤석열 전 정부 출신인 각료들과 한 지붕 밑에서 일을 해야 한다. 조기 대선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 또한 정부 출범 76일 만에 전원 ‘문재인의 사람들’로 불리는 국무위원과 국무회의를 진행했다. 이날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진행했는데, 이때 통일·외교·안보 기조가 다른 박근혜정부 인사가 함께였던 만큼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이 어려웠다는 푸념도 들려왔다. 이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새 내각 구성 전까지는 ‘윤석열의 사람들’과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각 부처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을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회 등 절차가 남아 있어 내각 전부를 임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어수선한 여의도 안팎 국무위원 선출을 위한 인사청문회 과정도 험난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이동관·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 박장범 KBS 사장 후보까지 피 튀기는 청문회가 밤낮으로 이어졌다. 공수교대가 이뤄진 이번 청문회서 국민의힘이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을 둘러싼 다섯 건의 재판도 주목된다.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과 대선 정국서 불거진 아들 도박 의혹도 논란이지만, 아직 털어내지 못한 본인의 재판들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심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1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 1심 ▲불법 대북송금 혐의 1심 ▲위증교사 혐의 항소심 등 총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투표 하루 전날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꼬집으며 “설사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재판이 예정대로 열리고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벌금형 100만원 이상의 판결을 받을 경우, 두 달 안에 대선을 또다시 치러야 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예정된 재판은 오는 18일에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다. 이는 지난달 1일 대법원이 1심의 무죄 판결을 엎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안이다. 만일 재판부가 예정대로 사건을 처리한다면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되는데, 이때 대통령직 유지가 가능한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아울러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다루는 헌법 제84조의 해석 논란도 다시 불붙을 예정이다. 막 내리는 용산 시대 민주당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뒀다. 대선 전부터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구성 요건서 ‘행위’를 삭제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입법 독재’ 프레임을 우려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이 개방한 청와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며 영빈관과 녹지원, 상춘재 등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하는 만큼 우선은 청와대 수리를 기다리며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 용산으로 가는 게 맞다. 대통령실 이전은 큰 비용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생도 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빨리 청와대를 수리해서 그 (수리) 기간만 (용산에) 있다가 청와대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예비 후보이던 시절에도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질문에 “상당히 고민이다. (용산 대통령실이) 보안 문제가 매우 심각해 대책이 있어야 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지금 당장 어디 딴 데로 가기가 마땅치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혈세를 들여 미리 준비할 수도 없다. 그래서 보안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일단 용산을 쓰면서 다음 단계로 청와대를 신속하게 보수해 그 길로 들어가는 것이 제일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용산 집무실 환경에 “황당무계하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서 가진 첫 기자회견서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며 “필기도구를 제공해 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업 공무원 전원을 복귀시켜버린 모양”이라며 “곧바로 다시 원대복귀 명령을 해서 제자리로 복귀시켜야 할 듯싶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보수가 끝나는 대로 이 대통령이 집무실을 옮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파기환송 선거법, 재판부 의지에 달려 청와대 복구, 극우 반격…험난한 여정 대통령 집무실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만큼 보안과 경호 등이 늘 지적 대상이 됐다.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100% 개방된 건 아니기 때문에 빠르게 보안 작업을 거친다면 올해 안에는 (청와대를) 집무실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종합청사 등 제3의 장소에 임시로 집무실을 마련하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서 “국정 책임자의 불편함 또는 찝찝함 때문에 수백억, 수천억을 날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잠깐 (용산서) 조심해서 쓰든지 하고 청와대를 최대한 빨리 보수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나지 않은 극우와의 싸움과 테러 위협도 현재 진행형이다. 계엄 옹호, 탄핵 반대 그리고 부정선거를 주장해 온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 중심의 극우 성향 단체는 이번 대선 결과에 불복해 선동을 이어갔다. 광화문서 지지자들과 개표를 기다리던 전 목사는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선거관리위원회에 쳐들어가자” “불법 선거, 부정 투표”라고 소리쳤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역시 부정선거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어 대선이 끝난 후에도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용인의 한 사전투표소의 관외 회송용 봉투서 이미 기표된 용지가 나온 사례를 언급하며 “지난 대선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고 문자 그대로 부정선거의 스모킹 건”이라며 “그럼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자의 자작극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관위 시스템이 얼마든지 조작 가능해서 투표 안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만들고 한 사람을 안 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국가정보원 조사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런 선관위를 도저히 믿을 수 있겠나”라며 “선거가 아니라 사기”라고 말했다. 현실 부정 테러 위협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망상에 불과하다. 갈라치기 정치의 원인”이라고 일축하며 “정치 성향이 맞지 않는 분들께선 지금 시국이 어수선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번 대선은 내란 세력을 심판한 국민의 선택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