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고 박주아 의료사고 미스터리

멀쩡히 걸어 들어갔다 ‘왜?’

[일요시사=이성원 기자] 중견탤런트 박주아가 지난 5월16일 오전 새벽 3시 55분경 암 투병 중 향년 69세로 세상을 떠났다. 안방극장에서 감칠맛 나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고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중들은 애도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장례식은커녕 고인의 사망 원인을 둘러싼 ‘의료사고’ 가능성을 놓고 병원과 유족간의 뜨거운 진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고인은 올해 초 신우암 판정을 받은 후 지난 4월18일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 중 지난 5월14일 갑자기 뇌사상태에 빠졌고 이틀 후 별세했다. 하지만 고인의 죽음을 가져온 원인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병원과 유족 측이 서로 상반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박주아의 사망 원인이 ‘다발성 장기부전’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다발성 장기부전이란 주요 장기들이 한꺼번에 동시에 나빠지는 합병증의 일환으로 심장기능이 떨어지고 의식장애까지 오는 증상을 말한다.

양측 팽팽한 입장 대결

병원 측은 “고인이 고령이고 고혈압, 당뇨 등 여러 합병증이 될 만한 증상들이 있었다”며 “환자의 상태가 처음부터 안 좋아 수술을 하는데도 위험의 요인이 다분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고인의 치료를 담당했던 주치의는 세미나 차 해외에 체류하다가 지난 18일 입국했다.

반면 유족 측 입장은 “의료사고”의 가능성을 계속 열어놓고 있는 중이다. 유족 측은 고인의 담당 주치의가 한국에서 돌아온 후 명확한 입장을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유족 측은 주치의로부터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들은 후 장례를 치를 것이다"라며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는 고인이 지난 18일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 갑자기 상태가 악화됐기 때문.

고인과 친분이 있던 한 지인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좀 더 구체적인 의료기록들을 내보이며 의료사고 가능성을 더 증폭시켰다. 이 지인은 “고인이 병원에 왔을 때 멀쩡히 들어왔고 수술도 3일이면 금방 끝나고 퇴원이 가능한 간단한 치료였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을 이용한 수술 중 십이지장을 건드려 장기가 파열됐고 상태가 악화됐다"며 의료사고임을 자신했다. 또 “고인이 중환자실에서 회복 도중 산소호흡기가 빠져 있어서 호흡곤란을 겪자 병원 측이 심폐소생술을 몇 번 시도하다가 고인의 갈비뼈를 골절 시켰다”는 점들도 언급하며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병원 측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인한 합병증’ 
유족 측 ‘평소에 건강, 의료사고 가능성 높아’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이미 유족에게 고인의 당시 상황과 증상에 대해 다 설명했고 유족들도 다 수긍했다”며 이 사건에 대해서는 유족과 협의가 끝났음을 시사했다. 병원 측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했다는 지인이란 분은 유족이 아닌 단지 ‘지인’에 불과할 뿐”이라며 “그 분이 주장했다는 내용들은 단지 그분의 의견일 뿐”이라며 새롭게 주장된 의혹에 대해 일체 부인했다.

고인을 담당한 주치의는 귀국 후에도 별다른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주치의의 입장은 공식적인 입장 발표 없이 유족들과의 비공개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병원 측에서는 유족들에게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유족 측은 고인의 사망원인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란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이제는 고인의 장례에만 신경 쓰고 있다. 더 이상의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고인에 대한 예의”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족들은 고인의 죽음에 대한 애도보다는 이 사건이 다른 방면으로 이슈화가 된 점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안방극장의 영원한 어머니

유족 측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는 “주치의와 병원의 입장을 좀 더 지켜본 뒤 유족들과 상의해서 앞으로의 대책을 강구해 볼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의 이 사건의 진실공방에 대한 결말이 어떻게 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고인은 1962년 KBS 공채 탤런트 1기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최근에는 현재 방영중인 MBC 일일연속극 <남자를 믿었네>에도 출연하며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고인은 <세자매> <가족> <세월> <불의 나라> <하나뿐인 당신> <눈꽃> <섬마을 선생님> <제국의 아침> <온에어> <시티홀> 등 다수의 작품에서 따뜻한 모성애를 연기했다. 때론 친엄마 같은 따뜻함으로 때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할머니의 역할을 맡아 억척스러운 연기로 드라마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했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왔던 고인은 2010년 5월에는 한 아침방송프로에 나와 부모님을 20년 이상 간병했던 사연을 털어놔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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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