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영화 ‘멘붕의 시대’ 권해명 감독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4.17 10:37:27
  • 호수 11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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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승복 말았어야 했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다큐멘터리 <멘붕의 시대>는 18대 대선 개표부정과 한국 민주주의의 치부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박근혜정부 이후 한국사회의 시대정신을 ‘조작’ ‘야합’ ‘멘붕’ ‘힙합’이라는 4가지로 표현했다. <일요시사>는 ‘18대 대선 개표부정 다큐’를 최초 공개한 권해명 영화감독을 직접 만나봤다.

권 감독은 현시대를 ‘멘붕의 시대’로 봤다. 말 그대로 정신이 붕괴될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대라는 것이다. 그는 18대 대선 이후 개표부정을 4년여 동안의 끈질긴 취재로 영상에 녹였다. 권 감독은 영상을 통해 시민들의 분노, 아픔 그리고 기득권층의 거짓, 야합을 날 것 그대로를 보여줬다. 권 감독이 <멘붕의 시대>를 통해 진정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다음은 권 감독과 일문일답.

- 18대 대선 개표부정 다큐를 최초로 공개했다. 제목이 <멘붕의 시대>인데 의미는 무엇인가.
▲ 지난 대선 야권지지자들은 정권교체를 열망했다. 사람들은 정권교체가 될 줄 알았지만 뜻밖에 패했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멘붕(멘탈붕괴의 줄임말)에 빠졌다. 2013년 당시 국정원 대선개입이 드러나면서 시국선언 집회가 열렸고 집회 참가자들은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하지만 민주당이 부정선거를 부정하고 박근혜에게 사과만 요구했다. 거기서 집회 참가자들은 다시 한 번 멘붕에 빠졌다. 이후 세월호 사건, 진보당 해산, 메르스 사태가 매년 발생했다. 멘붕의 시대란 제목 자체가 이 시대를 가장 잘 나타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 4년 동안 취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난관이 있었다면.
▲ 독립영화기 때문에 제작비가 문제였다. 처음에 제작비가 하나도 없었다. 집에서 500만원을 구해 영화 제작을 시작했다. 아쉬운 점은 영화진흥위원회나 제작지원 단체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단 한 군데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개표부정 문제가 중요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선뜻 도움을 주는 단체가 없었다. 게다가 영화계는 심사위원과 안면이 있어야 지원받기가 수월하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인맥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


- 유튜브에 무료로 배포한 이유는 무엇인가.
▲ 갑자기 조기대선이 치러지고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대선 전에 공개를 해야 사람들이 부정선거의 문제점을 알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처음부터 상업영화 목적으로 제작한 것이 아니라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영화를 만들었을 뿐이다. 또한 대부분 독립영화는 제작비만 환수하면 다행으로 생각한다.

- <멘붕의 시대>를 보면 언론사 제공 데이터가 대선 하루 전에 지역 선관위에 배포된 정황이 드러난다. 단, 선관위 해명이 석연찮다.
▲ 민경석 시민수사단장이 18대 대선 개표자료를 면밀히 조사해 발견했다. 언론사에 공표된 서울 송파구와 경기 구리시의 개표결과 엑셀파일 저장날짜를 보니 대선 하루 전인 2012년 12월18일 오후 1시11분이었다.

선관위는 단지 서식파일을 미리 만들어놓은 것 뿐이라며 데이터는 추후에 다운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JXLS(자바) 개발자에 직접 문의한 결과 다운받을 때 마지막 수정일로 찍히는 것이지 미리 서식을 만든 날짜로 수정날짜가 유지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것보다 더 권위 있는 대답이 어디 있는가.

- 부정의혹이 드러나는 동안 선관위 내부고발자는 없었는지.
▲ 다큐를 만든 동안은 없었다. 사회적으로 알려진 것도 없다. 단 18대 대선 무효소송인단 한영수 대표가가 선관위 노조위원장을 역임하고, 전자개표기 문제를 처음부터 제기했다. 그분을 내부고발자라고 할 수 있다.
 

- 미분류표, 언론사공개자료, 투표지분류기, 개표상황표 도장 문제가 개표부정 의혹의 핵심으로 보인다.
▲ 4가지 모두 개표부정이나 조작의 증거로 제시되는 것들이다. 투표지분류기의 경우 법적인 문제로 보고 나머지 3가지는 개표조작의 유력한 증거로 보는 것이다. 만약 개표를 제대로 했으면 이런 의혹이 나오기 힘들다. 조작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조작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18대 대선 개표부정 의혹 다큐 최고 공개
선관위 이상한 해명…“내부고발자 있다”

- 다큐 중간에 힙합이 등장한다. 무슨 의미인가.
▲ 지난해 힙합은 대중화가 됐다. 그 전에는 일부 층에서만 즐기던 문화였다. 힙합을 영화에 등장시킨 것은 박근혜정권 시기 이 시대 청년들의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다른 측면으로는 선거에 대한 청년들의 무관심을 보여주기도 한다.


일반 사람들에게 부정선거에 대해 물어보면 거의 다 모르거나 관심 없다고 말한다. 청년도 똑같다는 것이다. 힙합은 영화음악의 역할도 수행한다. 아울러 다큐에 수치가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중간에 쉬어간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이 회심의 노림수였다.

-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8대선을 승복한 것은 어떻게 보는가.
▲ 이것이 결정적이다. 문재인 후보의 대선 승복이 프레임을 만들었다. 문 후보가 승복하지 않았다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문 후보는 지지자들한테 표를 달라고 했다면 그 표를 지켜야 했다. 그것은 지지자들을 배반한 행위다. 승복하지 않았다면 부정선거가 밝혀졌을 것이고, 박근혜정부는 끝났을 것이다.

- 다큐를 보면 당시 민주당의 행보를 비판하는 개인이 자주 등장하는데.
▲ 국정원 대선개입으로 벌어진 시국회의 당시 촛불민심은 대선 무효를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열혈지지자들은 그것이 민주당에 해가 된다고 해서 대선 무효 주장을 반대했다. 부정선거는 팩트인데 민주당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하고 전통적인 야당의 역할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팩트를 팩트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다큐의 주제인 ‘진영논리에 빠져서 팩트를 보지 못하는 것’과도 연결된다.

- 대법원이 18대 대선 무효 소송에 대해 4년 동안 심리를 하지 않고 있다.
▲ 대선 직후 18대 대선 무효소송인단서 대선 무효 소송을 대법원에 냈지만 아직까지 심리조차 하지 않고 있다. 대법관 중 한 명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직을 겸임한다. 선관위원장이 대법관인데 대법원서 자기 대법관이 저지른 일을 재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재판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또 지역 선관위원장은 지방법원장이 맡는다. 그렇게 되면 모든 판사가 피고인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그게 바로 모순이다. 또 정치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정치권의 눈치만 본다. 특히 이명박정부에선 정부를 비판하면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공무원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비판 여론을 막고 탄압했다. 우리나라 사법 시스템이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 무효 소송이 해결되지 않는 근본적 이유는?
▲ 우선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다. 몇몇 언론이 보도하긴 했지만 대부분 기자들은 프레임이 틀렸다고 이야기한다. 개표부정은 틀린 프레임이라며 국정원 대선 개입을 문제 삼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건 민주당 및 시국회의의 논리다. 증거를 내밀어도 눈을 돌렸다.

시민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즉, 민주당-시민단체-언론이 공생관계기 때문에 고정된 프레임으로 담합이 돼있었다. 개표부정이 이슈가 돼야 대법원서 눈치를 볼 텐데 개표부정은 물론 국정원 개입, 십알단도 이슈가 되지 않았다.

- 독립영화 제작에 도움을 준 사람이 있다면.
▲ 다큐멘터리다 보니 인터뷰를 많이 하게 된다. 2013년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줬다. 굉장히 고마운 사람들이다. 소송인단 목회자 모임 목사님들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영화를 보면 힙합 버스킹, 마술 버스킹, 댄스 버스킹 등이 등장한다.

버스커들을 1년 가까이 찍었는데 이들이 흔쾌히 촬영하도록 허락해줬다. 기꺼이 제작비를 지원해주신 정진빈 대표, 남춘우 박사님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가족들에게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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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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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서 국민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3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앞길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지난 3일 치러진 6·3 조기 대선서 이재명 신임 대통령은 득표율 49.42%로 역대 대통령 중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34%,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0.98%를 각각 기록했다. 넘지 못한 과반의 벽 잠정 집계된 이번 대선 투표율은 지난 20대 대선보다 2.3%p 높은 79.4%였다. 이는 지난 1997년 투표율 80.7%를 기록한 15대 대선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대선 투표율이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심판하기 위한 국민의 뜨거운 의지”라고 입 모아 말했다. 지난 20대 대선서 양 후보 간의 득표율 차이는 0.7%p이었던 만큼 이번 역시 두 후보 간의 격차가 관전 포인트로 제시됐다. 지난 3일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한국방송협회와 함께 실시한 대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51.7%, 김문수 후보는 39.3%로 두 후보간의 격차는 두 자릿수로 크게 벌어졌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대통령의 과반이 예상됐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자 김 후보가 40%대로 진입한 반면 이 대통령은 50%를 넘지 못했다. 두 사람 간의 격차는 289만표인 8.27%p였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 역시 출구조사 발표 직후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4%만 더 얻어서 55%로 안정 궤도를 유지하면 좋았을 것”이라며 내심 아쉬움을 비쳤다. 민주당은 선거 기간 동안 공을 들인 TK(대구·경북)서도 약세를 보였다. 선거관리위원회 개표 마감 결과 대구서 김 후보가 67.62% 득표한 반면, 이 대통령은 23.22%에 그쳤다. 경북서도 김 후보는 66.87%, 이 대통령은 25.52%로 지난 20대 대선과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초유의 사태인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임에도 격차가 크지 않고 보수 지역서 30% 벽을 넘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제시된다. 40% 지지율을 등에 업은 국민의힘과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전까지는 민주당이 과반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키면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리는 방식이었지만, ‘찐명’으로 꼽히는 김민석 전 최고위원이 국무총리로 내정된 마당에 더는 국민의힘이 손쓸 방법이 없다. 빗나간 출구조사…TK도 20%대 ‘뚝’ 여대야소 정국 ‘동물 국회’ 재연? 이번 하반기 국회가 역대급 ‘혐오 정치’로 얼룩질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대통령은 거듭 통합을 강조했다. 지난 4일 국회서 열린 취임 선서식서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 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선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 대통합을 위해 대통령 취임 후 첫 오찬 메뉴를 비빔밥으로 준비했다. 우 의장은 “지역과 세대, 계층, 다양한 의견이 모두 대한민국이고, 서로 조화를 이루고 화합하도록 이끄는 통합력이 도약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머뭇거릴 새도 없이 이 대통령은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함께 국정을 운영할 내각 구성도 시급하다. 당분간은 윤석열 전 정부 출신인 각료들과 한 지붕 밑에서 일을 해야 한다. 조기 대선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 또한 정부 출범 76일 만에 전원 ‘문재인의 사람들’로 불리는 국무위원과 국무회의를 진행했다. 이날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진행했는데, 이때 통일·외교·안보 기조가 다른 박근혜정부 인사가 함께였던 만큼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이 어려웠다는 푸념도 들려왔다. 이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새 내각 구성 전까지는 ‘윤석열의 사람들’과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각 부처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을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회 등 절차가 남아 있어 내각 전부를 임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어수선한 여의도 안팎 국무위원 선출을 위한 인사청문회 과정도 험난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이동관·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 박장범 KBS 사장 후보까지 피 튀기는 청문회가 밤낮으로 이어졌다. 공수교대가 이뤄진 이번 청문회서 국민의힘이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을 둘러싼 다섯 건의 재판도 주목된다.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과 대선 정국서 불거진 아들 도박 의혹도 논란이지만, 아직 털어내지 못한 본인의 재판들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심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1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 1심 ▲불법 대북송금 혐의 1심 ▲위증교사 혐의 항소심 등 총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투표 하루 전날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꼬집으며 “설사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재판이 예정대로 열리고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벌금형 100만원 이상의 판결을 받을 경우, 두 달 안에 대선을 또다시 치러야 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예정된 재판은 오는 18일에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다. 이는 지난달 1일 대법원이 1심의 무죄 판결을 엎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안이다. 만일 재판부가 예정대로 사건을 처리한다면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되는데, 이때 대통령직 유지가 가능한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아울러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다루는 헌법 제84조의 해석 논란도 다시 불붙을 예정이다. 막 내리는 용산 시대 민주당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뒀다. 대선 전부터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구성 요건서 ‘행위’를 삭제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입법 독재’ 프레임을 우려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이 개방한 청와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며 영빈관과 녹지원, 상춘재 등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하는 만큼 우선은 청와대 수리를 기다리며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 용산으로 가는 게 맞다. 대통령실 이전은 큰 비용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생도 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빨리 청와대를 수리해서 그 (수리) 기간만 (용산에) 있다가 청와대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예비 후보이던 시절에도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질문에 “상당히 고민이다. (용산 대통령실이) 보안 문제가 매우 심각해 대책이 있어야 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지금 당장 어디 딴 데로 가기가 마땅치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혈세를 들여 미리 준비할 수도 없다. 그래서 보안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일단 용산을 쓰면서 다음 단계로 청와대를 신속하게 보수해 그 길로 들어가는 것이 제일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용산 집무실 환경에 “황당무계하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서 가진 첫 기자회견서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며 “필기도구를 제공해 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업 공무원 전원을 복귀시켜버린 모양”이라며 “곧바로 다시 원대복귀 명령을 해서 제자리로 복귀시켜야 할 듯싶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보수가 끝나는 대로 이 대통령이 집무실을 옮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파기환송 선거법, 재판부 의지에 달려 청와대 복구, 극우 반격…험난한 여정 대통령 집무실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만큼 보안과 경호 등이 늘 지적 대상이 됐다.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100% 개방된 건 아니기 때문에 빠르게 보안 작업을 거친다면 올해 안에는 (청와대를) 집무실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종합청사 등 제3의 장소에 임시로 집무실을 마련하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서 “국정 책임자의 불편함 또는 찝찝함 때문에 수백억, 수천억을 날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잠깐 (용산서) 조심해서 쓰든지 하고 청와대를 최대한 빨리 보수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나지 않은 극우와의 싸움과 테러 위협도 현재 진행형이다. 계엄 옹호, 탄핵 반대 그리고 부정선거를 주장해 온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 중심의 극우 성향 단체는 이번 대선 결과에 불복해 선동을 이어갔다. 광화문서 지지자들과 개표를 기다리던 전 목사는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선거관리위원회에 쳐들어가자” “불법 선거, 부정 투표”라고 소리쳤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역시 부정선거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어 대선이 끝난 후에도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용인의 한 사전투표소의 관외 회송용 봉투서 이미 기표된 용지가 나온 사례를 언급하며 “지난 대선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고 문자 그대로 부정선거의 스모킹 건”이라며 “그럼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자의 자작극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관위 시스템이 얼마든지 조작 가능해서 투표 안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만들고 한 사람을 안 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국가정보원 조사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런 선관위를 도저히 믿을 수 있겠나”라며 “선거가 아니라 사기”라고 말했다. 현실 부정 테러 위협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망상에 불과하다. 갈라치기 정치의 원인”이라고 일축하며 “정치 성향이 맞지 않는 분들께선 지금 시국이 어수선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번 대선은 내란 세력을 심판한 국민의 선택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