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800호 기획특집>연예인들 모이는 ‘비밀 아지트’ 4곳 실체 추적

그들만의 아지트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직업의 특성상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연예인은 혼자서 지내거나 친한 사람들과 함께 지낼 특별한 공간을 갖길 원한다. 일반인에 노출될 경우 이런저런 구설수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연예인은 노출되지 않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한다. <일요시사>는 지령 800호를 맞아 연예인들이 자주 모이는 비밀 아지트 4곳을 뽑아 보았다.


하나. 가라오케…가장 편하게 술자리 가질 수 있는 공간

연예인이 자주 찾는 수준을 뛰어 넘어 가장 주된 고객층이 연예인들이라고 할 정도인 곳이 있다. 바로 가라오케다.

가라오케에 연예인들이 자주 출입하는 이유는 유명세로 인해 늘 타인의 시선을 신경 써야 하는 입장에서 가라오케가 가장 편하게 술자리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물론 룸살롱도 있지만 룸살롱은 약간 질펀한 분위기가 연상되는 데 반해 가라오케는 그런 부담감을 덜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연예인들이 모여 술자리를 갖는 자리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가라오케를 자주 찾는 연예인 중 가장 대표적인 단골은 영화배우 A씨다. A씨는 같은 영화에 출연한 B씨와 가라오케를 찾는 날이면 한바탕 난리법석을 떨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얼마 전부터는 A씨와 상대배역으로 호흡을 맞춘 여배우 C양도 동행하기 시작했는데 다소곳한 이미지와 달리 C양 역시 뒤지지 않는 끼를 발산하며 놀다 간다고 한다.

가라오케는 연예인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 다시 말해 그들의 막힌 사회가 갖고 있는 자그만 구멍이다. 그리고 이 구멍을 통해 이성과의 만남이 이뤄지기도 한다. 그 매개 역할을 해주는 이들이 이른바 바지사장이다.

방식은 나이트클럽과 유사한 부킹이다. 일행들과 함께 온 남성 연예인의 룸에 여성 손님들끼리 온 이들을 부킹을 해주는 것. 그렇다고 나이트클럽처럼 무작정 부킹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편한 술자리를 원해 가라오케를 찾은 연예인들에겐 이런 부킹도 불편함이 될 수 있기 때문. 결국 형식은 부킹이지만 바지사장의 세심한 배려가 담긴 진지한 만남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가라오케를 찾은 남성 연예인이 업소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 손님을 골라 은밀히 바지사장에게 부킹을 요구한다거나 여성 손님이 먼저 특정 남성 연예인과의 부킹을 부탁할 경우 이뤄지는 것이다.

종종 이런 만남이 실제 이성교제로 연결되기도 하는데 대부분 남성 연예인이 먼저 여성 손님을 지목해 부킹이 이뤄지는 경우가 성공률이 훨씬 높다는 게 가라오케 웨이터들의 전언이다.

둘. 룸살롱…중견 연기자 D, F, G, H 등이 단골손님

강남 역삼동의 한가한 도로변에 위치해 있는 M룸살롱. 이곳은 겉보기에는 소박한 분위기의 룸살롱처럼 보이지만 속은 호화스럽기 그지없다. M룸살롱은 모텔 건물 2층에 위치해 있다. 입구는 1층에 별도로 되어 있다. 건물 자체가 소박한 모텔 건물이고 입구도 그리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2층으로 향하는 계단부터 내부 시설은 상당히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다. 간판이나 화려한 외향으로 손님을 불러들이는 룸살롱이 아닌 단골장사를 위주로 하는 룸살롱의 전형적인 특징. 특히 이곳은 건물 3배 크기의 전용주차장이 특이하다. 주차장 관리 직원의 말에 따르면 이곳을 찾는 차량들이 주로 국내 최고급 수준의 승용차 내지는 외제차라고 하는데, 이 차량들의 주차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배려인 것으로 보인다.

이곳을 자주 찾는 연예인은 중견 연기자 D씨. D씨는 주로 동료 연기자 E씨와 자주 어울려 술을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동료 연기자 F, G, H 등이 가끔 동석한다는 전언이다.

M룸살롱의 한 종업원은 “D씨와 E씨가 자주 찾는다. F, G, H 등은 가끔 동행한다”며 “우리 룸살롱은 그다지 D씨의 단골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비밀 아지트가 됐다”고 말했다.

M룸살롱 뒤편 골목에 위치한 편의점 직원에 따르면 “새벽에 편의점에 들르는 연예인들이 가끔 있다”며 “어디를 들렀다 편의점에 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주 오는 연예인들은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M룸살롱 주변에는 여관만 몇 개 있을 뿐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는 주택가이다.

셋. 미용실…여자 연예인들 2~3일에 한번씩 모이는 장소

연예인들이 자연스레 얼굴을 익히고 친해지기 좋은 장소는 바로 미용실이다.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곳 중 하나가 자신의 머리를 다듬는 장소인 미용실에서 적어도 2~3일에 한번은 보는 연예인들은 친구가 되기 마련.

가수 I양과 배우 J양은 미용실에서 만나 몇 시간씩 수다를 떨다보면서 금세 친해졌다. 배우 K양과 L양도 비슷한 연배와 육아를 공통점으로 미용실에서 우정을 돈독히 하는 케이스.

청담동에 위치한 미용실의 관계자 M실장은 “미용실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긴장이 풀려서 인지는 몰라도 상대방에게 좀 더 솔직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며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사적으로 나눈 이야기가 소문으로 퍼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미용실들은 하나 같이 소문을 조심해 하는 추세다. 단골 연예인의 비밀을 지켜주기 위해 비밀 아지트 공간을 다른 층에 별도로 마련한 미용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용실이 예전과는 달라졌다. 일반적인 가십거리들이 미용실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과장됐다”며 “요즘은 신뢰와 의리를 생명으로 여기고 있다. 그런 일은 거의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그런 가능성을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미용실 자체로 ‘조심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있고 연예인들만의 공간을 따로 마련해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넷. 호텔…관계자 “밀애 즐기는 연예인들 종종 봐요”

중후한 매력의 중견 연기자 N씨는 가정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젊은 여성들과 애정행각을 벌이는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N씨는 서울 모처에 위치한 호텔에 가끔 나타나 대낮에 밀애를 즐긴다고 한다. N씨가 이 호텔에 선글라스를 끼고 나타나면 어김없이 10분 뒤쯤 상대 여성이 호텔로 들어간다고 한다. 나갈 때도 주위를 의식해서 따로 따로 나간다고 한다.

가수 O군과 그룹출신 P양도 이 호텔에서 밀애 장면을 목격 당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호텔 엘리베이터 안에서 연예계 지인들과 마주쳤다. P양은 동행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O군만 지인들과 악수를 나누며 안부를 물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호텔 꼭대기 층으로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이 호텔을 이용하는 연예인 명단은 화려하다.

연기자 Q군과 R군도 종종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Q군은 여자 친구 생일에 이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다고 한다. R군은 몇몇 친한 연예인들과 가끔 비밀 모임을 갖기도 한다. 배우 S양의 경우 직접 외제차를 몰고 이 호텔을 자주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측에서는 S양이 예약을 하면 전용객실을 따로 내줬다는 소문도 있다. 또 S양과 친한 T양도 종종 빌라를 이용했다고 한다.

호텔 관계자는 “연예인들이 종종 들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도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자세히 모른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은 호텔을 이용할 때 매니저 이름으로 체크인을 하게하고 주차장에서 매니저에게 열쇠를 받은 후 매니저는 돌려보낸다. 호텔 직원들도 투숙객이 부르기 전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얼굴을 아는 호텔 직원이나 일반인과 마주칠 일이 없다. 며칠간 묵겠다고 미리 정한 것도 아니다. 쓰고 싶은 만큼 방을 쓰고 체크아웃 할 때 매니저를 부르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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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