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뒷담화] 방송가 특명 ‘스타PD 종편행 막아라!’

“시청률 떨어질라, 어떻게든 붙잡아!”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출범을 앞두고 방송계가 ‘종편 폭풍’에 휩싸였다. 스타PD들의 종편행이 가시화 되고 있기 때문. 지난 겨울부터 일부 PD를 시작으로 종편행 제안이 시작됐다. 이후 본격화되면서 알만한 PD들 대부분이 종편행 제안을 받았다. 대규모 이적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 방송3사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MBC 여운혁 PD→jTBC, 권익준 PD→CJ E&M 중국지사 이동
KBS 김석현 PD→CJ E&M, 이명한 PD·김석윤 PD 이적 행렬


이미 몇몇 스타급 PD들은 종편으로의 이적을 마쳤다.

MBC 스타PD 중 한 명인 여운혁 PD는 중앙일보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jTBC로 이적한다. 여운혁PD는 현업에서 jTBC의 예능 프로그램 제작 일선에서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1993년 MBC에 입사한 여운혁 PD는 18년간의 MBC 생활을 마감한다. 여운혁 PD는 MBC 내에서 부장직급 CP로 재직하며 최근 <꿀단지> 등을 연출하는 등 의욕을 불태웠다. 그는 <강호동의 천생연분>, <황금어장> 등을 기획 연출했으며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CP를 역임했다.

여운혁 PD 외에도 <하이킥> 1, 2 시리즈를 기획한 MBC 권익준 PD도 CJ E&M 중국지사로 이동했다.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을 기획해 초창기를 이끈 김시규 PD도 종편으로 이적을 사실상 확정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김시규 PD는 중앙일보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jTBC로부터 이적 제의를 받고 최근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시규 PD는 KBS 인기 예능프로그램의 산파역을 한 KBS 예능국의 간판 PD다. <해피투게더>, <해피선데이> 외에도 드림팀으로 2000년대 초반 돌풍을 일으킨 <슈퍼선데이> 등을 만든 PD다. 김시규 PD는 기획력 외에도 섭외력이 뛰어나며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탁재훈, 남희석 등 연예인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아왔다.

KBS2 <개그콘서트>의 김석현 PD도 CJ E&M으로 둥지를 옮겼다. <올드 미스 다이어리>의 김석윤 PD도 KBS에 사표를 낸 후 종편 이적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하 앵커 종편으로
옮긴다는 설 나돌기도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이명한 PD도 이적 행렬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1박2일>의 총괄 프로듀서였던 이명한 PD는 최근 영국 유학 중 일시 귀국해 KBS에 사의를 표명하고 이적과 관련된 일들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곳은 CJ E&M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종편행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스타급 PD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등 방송가의 스타 인력에 대이동 가능성이 더욱 현실화되고 있다.

“스타 PD들 영입 위해 예산 100억원 준비했다” 소문도 
프로그램의 질 높이고 홍보효과가 크다는 메리트 있어

jTBC로 이적할 가능성이 떠오르며 10~30억원에 달하는 구체적인 이적료까지 오르내려 파장이 일었던 MBC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자신의 트위터에 “<무한도전>의 진화는 제 인생의 중요한 도전입니다. 따라서 지금 저는 <무한도전>을 떠날 수 없습니다. 조용히 있으려니 제 주변사람들이 힘들어지네요. 지금 맡은 일 더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이적설을 일축했다.

MBC <나는 가수다>를 연출한 김영희 PD 또한 종편 스카우트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김주하 MBC 앵커가 종편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설이 나돌았다 해프닝으로 그쳤을 만큼 스타 PD 뿐만 아니라 방송가 스타 인력 또한 스카우트 대상에 올라 지상파 방송사를 더욱 긴장하게 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종편 시대를 앞두고 실제 연출자 등의 이적이 이뤄지는 동시에 누가 얼마의 제안을 받았네 등의 소문까지 무성하면서 방송가 안팎이 어수선하다”며 “대 변화를 맞아 방송가 인력에도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돈에 팔려간다’
극단적인 비판도


이 관계자는 이어 “방송가 일각에서는 종편이 스타 PD들을 영입하기 위해 예산 100억원을 준비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며 “유명 스타 PD에게는 10억원, 20억원 등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그야말로 목을 매고 있다”고 귀띔했다.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는 스타 PD의 종편행을 막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종편이 스타 PD들의 스카우트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스타 PD가 만드는 프로그램은 질이 높고, 홍보효과가 크다는 메리트가 있다. 새로이 탄생한 종편 채널의 생소함을 스타 PD의 유명세가 주는 익숙함으로 상쇄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유명 연예인의 섭외에 큰 역할을 기대 할 수 있다. 유명 연예인의 방송 출연은 이제 첫 발을 내딛는 종편이 시청자들에게 단기간에 다가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한 스타 PD들의 기획 능력과 연출 노하우를 고스란히 전수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스타 PD 영입 효과가 그리 쉽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종편은 단기간 내 최다 효과를 뽑아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무리한 물량공세도 지적을 받는 부분이다. 추후 스타 섭외에 있어서도 출연료 등 물량공세만으로 승부를 보려한다면 결국 지상파와 종편 모두 살아남을 수 없는 전쟁에 뛰어드는 형국이 된다는 분석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시청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의 PD들이 프로그램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간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며 “특히 종편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은 이적하는 PD들에 대해 ‘돈에 팔려간다’라는 극단적인 비판까지 나오게 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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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