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난’ 롯데 재판 시나리오

‘노발대발’ 96세 왕회장이 총대 메나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롯데 일가의 법정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20일 벌어진 공판서 한 가지 특이점이 발생했다. 롯데 오너 일가의 대부분의 구성원이 혐의 내용을 대부분 부인하면서 신격호 회장에게 의혹을 떠넘기는 모습이다. 나름의 치열한 전략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날의 법정 안 모습을 정리했다.

지난 20일 롯데그룹 오너 일가는 자신을 둘러싼 비리 혐의를 소명하기 위해 법원에 모였다.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굳은 표정으로 법정으로 향했다. 법원 앞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별다른 말없이 재판에 참석했다.

줄줄이 법정행
어리둥절 신격호 

롯데그룹 관련 비리 재판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서관 312호서 진행됐다. 비리에 연루된 오너 일가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그의 세 번째 부인 서미경씨가 오후 1시33분쯤 모습을 드러냈다.

신 총괄회장은 건강이 우려되는 모습으로 등장해 휠체어를 이용해 법정으로 향했다. 서씨는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쓰고 비교적 당당한 모습이었다. 서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한 채 법정으로 향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서 서씨가 ‘캐스팅보트’로 떠오르자 여론은 그에게 높은 관심을 보였다.

딸인 신유미씨와 함께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6.8% 보유한 것이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됐기 때문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 지분을 93.8% 가지고 있어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는 회사로 꼽힌다. 모녀의 보유지분은 롯데 오너 일가 중 가장 많은 규모다. 따라서 그가 향후 롯데 일가의 경영권 분쟁서 ‘키맨’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미스롯데 출신인 그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36년 만이다. 서씨는 18세이던 1977년 제1회 미스 롯데로 선발돼 하이틴 영화에 출연하는 등 연예계서 활동하다가 1980년대 초 돌연 종적을 감췄다. 1983년 신 총괄회장과 사이에 딸 유미씨를 낳았고,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채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다.
 

다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신동주 롯데그룹 회장이었다. 신 회장은 수행원들과 1시47분에 포토라인에 섰다. 그는 관련 혐의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짧은 소감만 밝힌 후 법정으로 떠났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1시47분께 등장,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말을 남기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구속 수감돼 다른 경로로 법정에 참석했다.

이날은 롯데 신 회장 3부자가 500여일 만에 한 자리에 모인 자리였다. 그동안 ‘형제의 난’으로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인 터라 서먹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마지막으로 모인 자리는 지난 2015년 11월3일 신 총괄회장의 생일 때였다.

당시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에 모인 3부자는 어색한 조우를 했다. 당시에도 ‘형제의 난’으로 형제 간 우애에 금이 간 상황이었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과 함께 했던 시간은 30~40분 남짓에 불과할 정도로 짧았다.

지난해 신 총괄회장의 생일에는 신 전 부회장만 참석해 3부자간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던 터라 이번 만남까지는 500일이 걸렸다. 어색한 분위기도 잠시뿐이었다. 이날 법정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이들 3부자는 각자 롯데그룹 관련된 비리 혐의를 안고 있다. 신 회장은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서씨 일가 등에게 몰아주는 등 총 774억원의 손해를 회사에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혐의 가지가지
형제의 운명은?
 

신 총괄회장은 858억원의 탈세, 508억원 횡령, 872억원 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차명으로 소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3%를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게 증여하고, 1.6%를 서미경씨 증여하면서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매매로 가장하는 수법으로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 전 부회장은 10년간 한국 롯데 계열사 여러 곳에 별다른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별다른 활동없이 391억원 상당의 급여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재판정의 모습은 ‘아수라장’이었다. 롯데그룹 내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방청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법정은 치매 증상을 보인 신 총괄회장이 일본어로 고성을 지르면서 상황은 극에 달했다. 재판 시작 20분 후에 입장한 신 총괄회장은 법정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는 재판부를 향해 “니 누고” “와 이라노”라는 말을 반복했다. 재판을 그대로 진행하자 신 총괄회장은 일본어로 “롯데는 100% 내 회산데 누가 기소했냐, 책임자 불러와라”고 큰 목소리로 재판정을 혼란케 했다. 20여분 동안 고성이 이어지자 재판부는 정상적인 재판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신 총괄회장을 퇴정조치했다.

지팡이를 내던지며 횡설수설하는 신 총괄회장의 모습을 보며 피고인석의 신 회장과 신 이사장, 서씨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러나 오너 일가는 혐의를 가리는 과정서 자신에게 덧씌워진 내용을 적극적으로 부인하는 모습이었다. 한 가지 눈길을 끄는 대목은 롯데 오너 일가의 모든 인사가 자신의 비리 의혹을 신 총괄회장에 떠넘기는 모습이었다.
 

신 회장 변호인은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에게도 월급 통장을 주지 않고 급여만 지급했다”며 “명색이 회장인데 월급 통장도 주지 않을 정도로 부자 관계가 그렇다(폐쇄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신 총괄회장이 신 전 부회장과 서씨 모녀에게 부당 급여를 지급하고 서씨 모녀와 신 이사장에게 롯데시네마 매점 독점 운영권을 넘겨줄 때도 신 회장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이 수도권은 미경이네, 지방은 유미네 주라고 직접 지시했고 자필로 메모지에 주주 명단을 하나씩 정해주기도 했다”고 했다. 가계도까지 슬라이드로 띄우며 신 총괄회장이 가족들의 이권을 직접 챙겼음을 주장했다.

신 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의 지시받고 실행한 인물로 지목한 채정병 전 롯데카드 대표 측 변호인 역시 “신 총괄회장은 채 전 대표에게 매점을 임대하라고 지시하면서 적정 임대료로 제대로 받으라고 했다”며 “채 전 대표는 적법하게 임대료를 정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서씨 측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신 총괄회장을 방패막이로 삼았다. 서씨는 롯데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 돌연 일본으로 사라져 많은 추측을 낳은 가운데 이번 재판에 참여해 그의 입에 시선이 쏠렸다. 그가 한국에 돌아온 것은 경영비리 의혹을 둘러싼 롯데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시작된 지난해 6월 일본으로 출국한지 9개월 만이다.


일본행을 택한 서씨는 이후 검찰의 거듭된 소환 요구에도 응하지 않다가 20일 열린 첫 공판기일에 맞춰 한국으로 돌아왔다. 서씨는 그동안 신 총괄회장과의 사이에 낳은 외동딸 유미씨의 도쿄 자택과 도쿄 인근 별장 등을 오가며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검찰의 재산 몰수 압박에도 귀국하지 않던 서씨가 첫 공판기일에 맞춰 모습을 드러냄에 따라 그의 주장에 눈길이 쏠렸다. 그가 내세운 전략 역시 신 회장과 마찬가지로 신 총괄회장에 혐의 떠넘기기였다.

서씨 측 변호인은 “서씨에게 배임의 의도가 있거나 그런 행위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런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서씨는 ‘수익성 있는 새로운 사업을 해보고 싶었다’고 (신 총괄회장에게) 말했을 뿐이며 (사업권을 받는 과정서) 관여한 사실이 일체 없다”며 “영화관의 매점 사업은 임대해선 안 되고 반드시 회사가 직영해야 한다는 검찰의 전제도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장녀인 신영자 전 이사장도 아버지 신 총괄회장에게 혐의를 넘겼다. 신 전 이사장 변호인은 “영화관 매점 임대는 시작부터 유지 관리까지 신 총괄회장의 의사에 따라 이뤄져 신 전 이사장은 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경영권 다툼
각자 셈법은?
 


롯데가의 오너 일가들이 자신의 혐의를 신 총괄회장에 떠넘기자 치열한 법리적인 고민이 있었던 거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신 총괄회장이 건강상태 문제로 형 집행이 사실상 어려운 만큼 신 총괄회장이 모든 죄를 안고 가는 형식을 취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신 총괄회장의 나이는 올해 96세다. 건강도 최근 급격히 악화돼 수차례 병원 입원을 했으며, 인지능력에도 이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지난해 롯데수사 당시 신 총괄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자택서 조사를 받기도 했다. 따라서 신 총괄회장이 징역형을 받더라도 형 집행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되고 있다. 롯데 총수 일가의 혐의를 신 총괄회장이 안고 가는 형식이 될 경우 징역형에 대한 부분은 대부분 피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해석도 가능한 대목이다.

신 총괄회장 자신은 건강을 이유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논리를 펴고 있는 상황이다. 신 총괄 회장의 변호인은 “구체적인 경영 일선서 물러난지 오랜 피고인에게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지시 사항의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책본부의 구체적인 판단과 업무 집행 과정서 계열사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 전 부회장은 법정에서는 아버지 신 총괄회장과 보폭을 맞추는 모습이었지만 법정밖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주식을 압류하는 등 아버지의 건강상태를 최대한 이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법정서 신 전 부회장의 변호도 동시에 맡은 신 총괄회장 측 변호인은 “한국과 일본의 그룹 경영 전반에 관여한 신 전 부회장이 그에 상응한 보수를 지급받는 건 당연하고 적법한 일”이라며 “이 사건의 수사 과정서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법정 밖에선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를 이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최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주식 지분에 대해 압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에 아버지의 악화된 건강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각서 제기됐다. 신 전 부회장은 이같은 비판이 제기되자 “아버지(신 총괄회장)의 상장주식에 대해 현재 강제집행할 의사가 없다”고 해명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이날 배포한 입장자료를 통해 “신 회장은 자신의 주식재산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보호하기 위해 주식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한 절차를 밟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롯데 총수 일가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을 둘러싸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신 총괄회장이 롯데를 둘러싼 모든 비리 혐의를 안고 가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서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합심한 분위기
법원의 판단은?
 

법정서 자신의 혐의를 소명한 이들은 재판이 끝난 뒤 각기 법원 청사를 빠져나갔다. 이들 오너 일가가 이번에 진행되는 혐의와 관련돼 다시 한 자리에 모두 모이는 일은 없다. 그러나 한국 기업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재벌 총수 일가의 법정공방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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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