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 ‘야동왕’ 본좌들의 세계

“100억 금방 벌어요∼”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최근 ‘제2의 소라넷’이라 불리는 ‘꿀밤’의 운영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의 검거 소식에 뭇 남성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리고 한 남자를 추억했다. 범죄자였지만 남성들로부터 추앙받았던 남자. 인터넷에 수만건의 음란물을 유포해 야동신화를 작성했던 ‘김본좌’다.

그는 이미 법의 철퇴를 맞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의 후예들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더 치밀하고 교묘하게 진화를 거듭하며. 아무리 법적인 제재를 가해도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그들의 활동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2006년 10월, 혜성처럼 등장한 한 남자가 있었다. 이 남성의 검거 사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네티즌들로부터 ‘김본좌’로 불린 이 남성은 음란물을 웹하드와 P2P 사이트에 업로드해오다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네티즌들은 김본좌의 검거를 알리는 언론보도에 신약성서를 인용해 ‘김본좌께서 연행되시매 경찰차에 오르시며 너희들 중에 하드에 야동 한 편 없는 자 나에게 돌을 던지라 하시니 경찰도 형사도 구경하던 동네 주민들도 고개만 숙일 뿐 말이 없더라 (본좌복음 연행편 32절 9장)’는 댓글을 달았다.

“화려한 삶을
살고 싶었다”

이 외에도 “조사실에 계시던 김본좌께 담당 형사가 물을 건네매 ‘목이 탈 것이니 드시오’ 하니 본좌께서는 ‘아니오. 빨리 수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업로드를 마쳐야 하오. 나를 기다리는 수십만명의 사람이 있소’ 하시니 담당 형사와 조사관들이 이내 숙연해지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더라 (본좌복음 수사편 25절 3장)” 등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해냈다.


뭇 네티즌들이 ‘음지의 슈바이처’로 불린 이 남성이 업로드한 음란물은 1만4000건으로 단일 사건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후로도 몇몇 음란물 업로더들이 김본좌의 아성에 도전하다 경찰에 붙잡혔지만 그 파급력은 따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2014년 5월 전북 경찰이 구속한 ‘박본좌’는 김본좌의 그것을 충분히 뛰어넘고도 남았다. 박본좌가 제작해 유포한 음란물은 무려 23만건. 김본좌의 16배에 달하는 규모다.

박모(35)씨는 2011년 10월부터 부산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인터넷에 ‘촬영모델을 모집한다’는 광고글을 올렸다. 한 시간에 3만원에서 5만원까지 지급하겠다는 광고를 보고 용돈이 필요했던 가출 청소년들은 스튜디오를 찾아 모델을 자처했다.

처음에는 평상복을 입은 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촬영이 이뤄졌지만 ‘다른 옷을 입고 찍어보자’는 박씨의 요구에 모델들은 수영복과 속옷을 입고 사진을 찍었다. 이 중에는 나체로 사진을 찍거나 성행위 동영상을 촬영한 여성들도 있었다.
 

박씨는 모델들이 노출을 꺼리자 “얼굴은 찍지 않겠다”며 가면을 착용하도록 한 뒤 촬영을 계속했다. 또 탈의실에는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여성들의 동의 없이 탈의장면까지 촬영했다.

최대 음란사이트 운영자 적발
잡고보니 평범한 30대 법무사

박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사진 23만장과 동영상 819편, 몰카 250편 등 음란물을 제작해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뒤 가입한 회원들에게 월 15만원을 받고 음란물을 제공했다. 처음 촬영이 시작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박씨가 회원들에게 음란물을 제공한 대가로 받은 금액은 2700만원에 달했다.


3년 가까이 지속된 박씨의 범행은 음란물 모니터링을 하던 경찰에게 사이트가 발각되면서 꼬리가 잡혔다. 경찰은 음란물을 게재한 스튜디오 사이트를 확인하고 사이트 이용대금 결제 계좌와 이메일 등을 추적한 끝에 박씨를 붙잡았다. 박씨는 “스튜디오 장사가 잘 되지 않아서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기 위해 모델들을 모집해 사진을 찍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박본좌 이후에도 ‘김본좌의 후예들’은 계속해서 활동했다. 지난해 8월에는 웹하드에 대량의 음란물을 유포해 수천만원을 챙긴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새롭게 등장한 본좌 김모(40)씨는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웹하드 사이트 3곳에 130GB에 해당하는 음란물 150여편을 올렸다.

김씨는 자신이 올린 자료를 다른 사람이 내려받을 때마다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포인트가 생긴다는 사실을 이용, 약 200회에 걸쳐 포인트 현금 전환을 요청해 본인 명의 계좌로 2000여만원을 입금받았다.

“AV 저리가라”
직접 찍어 올려

같은 범죄로 69번이나 경찰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는 김씨는 2015년 2월 법원서 음란물 유포 및 저작권법 위반 등으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집행유예 기간에도 범행을 이어갔고 심지어 조사를 받으러 경찰에 출석한 당일에도 웹하드에 음란물을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처벌되지 않는 수위의 성인물 수천편을 올리면서 음란물을 끼워 넣는 방법으로 교묘히 단속을 피했다.

얼마 전에는 음란 사이트 ‘소라넷’ 폐쇄 이후 국내 최대 규모 음란사이트 ‘꿀밤’ 운영자가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 17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법무사 정모(33)씨와 IT회사 프로그래머 강모(22)씨를 구속하고 김모(32)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 등은 2013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꿀밤’이라는 음란 사이트를 운영하며 4만여건의 음란물을 게시하고 성매매 업소 등의 광고 수수료를 챙겼다.

이들은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 자신들이 직접 촬영한 성관계 사진이나 몰래 촬영한 동영상을 사이트에 게시했다. 또한 회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내부 이벤트도 벌여 회원들이 올린 성관계 사진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회원에게 200∼500만원의 시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고 서버를 미국에 두고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거래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이어 대포폰을 쓰는가 하면 성매매 업소 업주들과 텔레그램이나 사이트 내부 쪽지로 연락을 주고받기도 했다.

정씨 일당이 2016년 한 해에 비트코인을 현금화한 규모만 15억원에 달했다. 현직 법무사인 정씨는 음란 사이트 외에 불법 대마 재배에도 손을 댄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100억원 정도의 많은 돈을 벌어 화려한 삶을 살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본좌들이 활동하는 웹하드는 일정 공간을 이용자에게 제공해 자유롭게 파일 업로드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서비스다. 다른 이용자들이 올린 파일 역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데 이때는 다운로드 용량에 따라서 유료 포인트로 결제해야 한다.


소라넷 폐쇄 후
대세였던 꿀밤

지급된 포인트는 웹하드 업체와 파일 업로더가 나눠 가지는 시스템이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에 등록된 웹하드 사이트는 총 107개. 거의 모든 웹하드는 성인 카테고리를 따로 분류하고 있다.

한 업체의 경우 시간당 70∼80개 이상의 게시글이 낯뜨거운 제목을 달고 올라오는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실명과 주민등록번호로 간단히 성인인증만 하면 많은 양의 ‘야동’을 접할 수 있다. 주민등록번호로 인증한다고 하지만 미성년자가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몰래 사용할 경우에는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

성인 카테고리에 올라오는 콘텐츠들은 90% 이상은 일본 AV다. 상당수가 근친상간이나 강간 등 비윤리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국내선 유통이 금지된 불법 영상물임에도 이미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한 편에 200∼300원 정도로 결제할 수 있다.
 

국내에 저작권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음란물이기 때문에 오히려 저렴하게 다운로드 할 수 있어 아이러니하다. 실제 우리나라는 일본산 AV의 가장 큰 수요층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어디서도 정식으로 수급할 수 없음에도 AV는 웹하드를 중심으로 대규모의 음성적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일본 유명 AV배우인 아오이 소라가 방한했을 당시의 뜨거운 관심, 미국과 일본의 포르노 제작사들이 국내 소송을 준비했던 사건 등은 국내의 포르노 유통 규모에 대한 방증이다.


이들은 공통으로 ‘성적 욕구를 제한하는 나라’에 분노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성관계 영상이 유출되어 고통을 겪고 심지어는 자살까지 한 여성들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심지어는 자신의 분노를 정당화하기 위해 불법 음란물 규제를 계급 문제로 치환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처럼 자유롭게 유통돼 범람하는 음란물이 왜곡된 성적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불법도박·성매매 광고로 수익
방문자 늘리기 위해 이벤트도

수원 20대여성 살인 사건이나 경남 통영 살인 사건의 피의자들 경우 음란물에 탐닉했던 것으로 드러났는데 전문가들은 이들의 음란물 탐닉이 그들이 저지른 범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웹하드 업체 관계자는 “성인물은 회사의 가장 큰 수익이다. 또한 경쟁이 심한 웹하드 시장서 회원들을 유인하는 미끼이므로 규제에 있어서 아무래도 눈감아주는 부분이 많다”면서 “대부분의 업체가 불법 성인물에 대해 방조한다. 일부는 ‘헤비 업로더’들과 일종의 공생관계를 유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업로더들은 다운로드 수익의 20∼30%를 가져가며 때에 따라서는 월 수익이 200만∼300만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월 소라넷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소라넷 접속이 불가능해지자 유사 사이트들이 생겨났다. 이번에 붙잡힌 법무사 정씨의 사이트도 기존 소라넷 회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몸집을 키웠다. 이들의 검거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의 남초 사이트에서는 과거 ‘김본좌’나 ‘소라넷 폐쇄’ 등을 언급하며 슬퍼하는 댓글과 반응을 보였다.

김본좌는 야동의 유통과 생산이 불법인 한국에서 마치 표현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한 몸을 희생한 선구자 같은 사람으로 추앙받았고 소라넷은 김본좌 이후 남성들의 성적 욕구를 책임져 온 이들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통했다.

이들은 공통으로 ‘성적 욕구를 제한하는 나라’에 분노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성관계 영상이 유출돼 고통을 겪고 심지어는 자살에 이르기까지 한 여성들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심지어는 자신의 분노를 정당화하기 위해 불법 음란물 규제를 계급 문제로 치환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글들 대부분이 ‘가난한’ 내가 모니터를 보고 성적 욕구를 푸는 것을 왜 나라가 제한하느냐는 댓글이었다. 있는 놈들은 안 잡고 ‘건전하게’ 모니터를 보며 욕구를 해소하는 자신이 제법 괜찮은 사람이라는 반응도 나올 법하다.

그러나 국내서 유통되는 야동은 디지털 성범죄의 산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꿀밤’에 업로드된 성관계 동영상 속 여성들이 가난한 남성들의 성욕 배출을 위해 이용되는 것을 바랐을까? 동영상 삭제 전문 업체 산타크루즈는 디지털 성범죄 동영상을 매달 평균 50건, 1년에 600건 이상씩 처리하고 있다고 했다.
 

피해 여성들은 매달 200만원씩 최소 3개월에서 1년까지 부담한다. 업체 관계자는 가끔 중간에 의뢰인에게 연락하면 가족이 전화를 대신 받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피해자가 사라졌거나 숨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도 ‘김본좌의 후예들’은 반성은커녕 죄책감조차 크게 느끼지 않는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용돈벌이로 한 일이다. 어차피 내가 안 올려도 인터넷에 넘쳐난다.” 동영상 유포범이 경찰에게 한 말이다.

김본좌의 등장
그리고 후예들

조사를 담당한 수사관은 “피의자들이 인터넷에 음란물을 퍼뜨리는 것을 ‘백사장에 모래 한 삽 더 퍼 넣는 일’ 정도로 생각한다”며 반성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사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절반이 넘는 수사관들이 “용의자들은 죄의식이 없었다”고 답했다.

수년간 음란물 수사를 해온 한 경찰은 “인터넷서 음란물 유포자를 장난처럼 띄워 주는 분위기가 있어서 그런지 자신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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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