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대담> 새로운 길 모색 남경필 경기도지사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1.02 10:46:45
  • 호수 10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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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이미 죽은 정당, 연정은 선택 아닌 필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미래의 역사가들은 지난 2016년을 ‘최순실의 해’로 기록할 것이다. “다사다난했다”는 말로 이루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지난 한해는 역사의 변곡점으로 작용했다. 일련의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은 헌정사상 첫 ‘피의자 대통령’으로 전락했다.

정권의 민낯을 본 국민들은 분노했고 광화문 광장서 촛불을 들었다. 차분하면서 힘 있는 촛불혁명의 모습은 외신들의 극찬을 받았다. 정권과 친박(친 박근혜)계의 잇따른 실정에 30명의 비박계 의원이 새누리당을 떠나면서 사상 첫 보수정당 분당이라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탈당의 선도자였다. 지난 11월22일 남경필 지사는 김용태 의원과 함께 지난 18년간의 시간을 뒤로 한 채 새누리당 떠났다. 두 사람, 특히 여권의 대선주자로 꼽히는 남경필 지사의 탈당은 분당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이를 계기로 비박계와 야권의 이른바 ‘탄핵 연대’도 공고해졌다.

탈당 당시 “새누리당은 생명을 다했다”는 남경필 지사의 말은 현 상황의 맥을 정확히 짚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요시사>는 지난 12월28일, 남경필 지사를 만나 현 정국 상황과 내년 대선에 대한 심도 깊은 대담을 나눠봤다. 다음은 남 지사와의 일문일답.

- 지난 18년 동안 몸담았던 새누리당을 떠나는 중대 결정을 내리셨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특히 염증을 느끼셨나요?
▲새누리당은 ‘정당다움’을 잃어버렸습니다. 이제는 죽은 정당이나 마찬가지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죠. 지금도 특정 계파에게만 당권이 집중되고 있지 않습니까. 지난 총선만 봐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했던 핵심 의원들이 공천권을 독점한 결과, 공천파동이 일어났습니다.

- 새누리당의 미래는 어둡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되겠습니까.
▲지금 새누리당은 ‘구체제의 정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당의 의사결정 구조가 일반 당원이 아닌 몇몇 의원에게만 집중되다 보니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공당’이 아닌 ‘사당’으로 전락해버렸죠. 생명을 다한 새누리당은 해체가 답입니다. 지금 상황서 쇄신을 이루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탈당을 결정했던 것입니다.


-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서 “새로운 정당을 내년 1월 중 창당할 것”이라고 말하셨습니다. 어떤 성격의 정당인가요?
▲일반 당원들이 의사 결정의 주체가 되는 당입니다. 새로운 기술로 국민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담을 수 있는 정당을 만들려고 계획 중입니다. 블록체인(온라인 금융 거래서 해킹을 막는 기술)을 접목해 스페인의 온라인 정당 ‘포데모스’와 같이 만들 생각입니다. 이러한 정당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순식간에 국민들의 의견이 집계되고 토론에 반영돼, 거기에 맞춘 정책 결정을 하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 반대로 말하면 기존 정당들이 국민의 의견에 무심했다는 뜻으로 전해집니다.
▲전 광화문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촛불 민심을 봤습니다. 이는 기존 정치권이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음을 방증하는 결과입니다.

- 최근 새누리당을 나온 비박계가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을 선언했습니다. 지사님도 함께할 계획인 것으로 압니다만.
▲큰 흐름에선 그렇습니다. 보수신당 주도로 탄핵 연대를 유지하면서 구체제를 빠른 시간 내에 청산해내는 데 일조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보수신당이 기존 새누리당과 분명히 달라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은 “탈당파들이 권력투쟁에 져서 나왔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결국 ‘새누리당2’ 정도로 전락할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전 새누리당을 왜 나왔고,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려 합니다.

- 새누리당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보수신당은 어떤 정책들에 공을 들여야 할까요?
▲전 경제민주화 법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안,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법안 등을 오는 2월 국회부터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것들을 보수신당서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봅니다.

18년 몸담은 새누리 전격 탈당
‘개혁보수신당’ 합류 여부 관심

-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지사님이 예상하는 대선 시기는?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결정을 한다고 가정할 때, 조기 대선은 5월쯤이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 일각에선 조기 대선으로 정국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연정은 필수입니다. 내년 대선서 여야 어느 쪽이 승리하더라도 연정을 해야 합니다. 치열하게 정책 대결하고 공감하는 정책은 서로 공유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또한 권력, 자리, 예산 모두 함께 나눠야 진정한 연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연정 전도사’란 별명이 어울리는 말씀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문재인, 안철수 등 야권 대선 후보께도 제안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대선주자들이 개헌에 앞서 연정부터 공약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연정의 모델을 제시해 주신다면?
▲경기도처럼 정치적 합의에 의한 연정을 하면, 여야 협치와 정치 안정화를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 비박계 탈당 후 경기도 연정이 흔들릴 거라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새누리당의 분열과 관계없이 연정은 더욱 공고해질 것입니다. 오히려 지금 상황서 연정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요? 연정부지사는 물론 양당서 추천한 4명의 연정위원장과 협력하고 토론하면서 함께 도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겠습니다.
 

2기 연정은 중앙정치의 여파 등 예측하지 못한 상황 발생을 고려해 ‘경기도 연정실행위원회’ 자동 소집, 의장 산하 ‘연정중재위원회’ 가동 등 이중 안전장치를 마련했습니다. 또한 지난 12월16일부터 ‘경기도 민생연합정치 기본조례’를 제정·시행해 자치제도적 근거를 마련했고 연정이 정착단계로 진입한 상황입니다. ‘경기도 민생연합정치 합의문’ 288개 과제는 도민과의 약속입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해 갈 것입니다.

- 연정이 우리 현실에 맞는 정치적 제도라고 확신하시나요?
▲연정은 대한민국 정치 변화의 리더십입니다. 경기도서 양당 간 협치와 협력이 가능함을 실제로 보여주었습니다. 이제는 정치권이 달라져야 합니다. “경기도처럼만 하면 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정치적 이해득실과 유불리를 떠나 오로지 국가와 국민만 바라보고 가는 것.

이것이 바로 ‘연정의 정신’이라는 말이라고 거듭 강조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정치 구체제를 청산하고 여야, 그리고 보수·진보의 낡은 프레임을 벗어던지고 상생과 화합의 정치를 실현해가는 시작점이 연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내년 대선 출마 계획은?
▲아직 결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열려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직접 도전할지, 누구를 지지하는 선에서 할지 고민 중입니다. 현재 정치적 일정은 백지 상태라 보면 됩니다. 다만 정치 혁신을 위한 도전은 끊임없이 해나갈 생각입니다.

전 대선 출마가 최종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구체제 정치판을 갈아엎는 데 온전히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생명을 다한 정당에 연연하지 않고 대한민국 정치를 위해 무엇을 바꿀까만 생각하고 걸어가겠습니다.

- 이재명 성남시장이 촛불정국에 힘입어 지지율이 크게 올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턱밑까지 쫓아왔습니다. ‘이재명 지지율 급등 현상’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이재명 시장은 국민들의 답답한 가슴과 분노를 사이다처럼 뻥 뚫어줬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대통령 탄핵까지는 과거 청산이었고, 여기서 이재명 시장은 국민들에게 가장 두드러진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미래비전으로 본다면, 이재명 시장은 대선후보로서 국민들이 판단하고 평가할 만한 것들을 아직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경기도 2년 연속 11조원 확보
“대선 출마? 가능성 열려 있어”

- 이번 최순실 사태를 어떻게 진단하시나요.
▲구체제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입니다. 대통령 개인이 사사로운 인연에 집착해 국정을 운영한 문제, 그리고 권력집중 시스템의 문제로 발생한 사건입니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하게 돼 있습니다. 기실 권력은 스스로 제어되지 않는 것이죠. 지금은 구체제의 종말을 고하고 새 시대를 시작하는 역사적 변곡점인 셈입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리빌딩을 위해 정치와 경제의 새로운 대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그 첫걸음은 정치 청산이고 새누리당 해체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2017년에도 대한민국 각 분야서 구체제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내는 ‘혁명 운동’이 계속될 거라 봅니다.

- 국회서의 개헌 논의를 어떻게 보시나요?
▲개인적으로 개헌을 대선 과정서 시작할 수는 있을지라도, 대선 전까지 끝내기는 어려울 거라 판단합니다. 개헌 논의가 특정 시기를 못 박아두고 꿰맞추기 식으로 진행되거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공학적으로 흘러서는 절대 안 됩니다.


- 남 지사께서는 여권의 대표적 개헌론자로 꼽힙니다. 개헌의 모델을 제시해주신다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을 직접 뽑고 싶어하니, ‘협치형 대통령제’가 맞다는 생각입니다. 대통령제를 유지하되 대통령이 내각을 구성할 때 정당별 의석수에 따라 장관 배분을 하는 모델이 이상적이라 봅니다.

- 지난 도정을 평가한다면?
▲연정으로 정치 안정을 이룬 결과 많은 일자리 창출이 있었습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2016년 11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전국 일자리의 55.5%가 경기도에서 만들어졌을 정도입니다. 일례로 판교 테크노밸리에는 지난 2015년 8900여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겼고 현재 7만2000여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상최고로 국비 11조6248억원 확보해, 2년 연속 11조원 이상을 달성해냈습니다. 2017년 예산안도 법정기일보다 3일 앞당겨 의결하여 의회 민주주의의 모범사례로 꼽힙니다.

- 도정을 이끌어가는 데 중심이 있다면?
▲제가 지향하는 바는 ‘도민 개개인의 행복을 만들어 드리는 것’입니다. 개인이 행복해야 국가도 강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도정의 종착지는 결국 도민 행복입니다. 연정도 도민 행복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이죠. ‘경기도가 변하면 대한민국이 변한다’는 생각을 전 항상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리빌딩을 위해 경기도가 앞장서겠습니다.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새로운 길이라도 ‘제4의 길’을 열어 제치겠습니다.

- 제4의 길이라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요?
▲자유의 바탕 위에 공유의 가치를 뿌리내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최적화된 새로운 정치-경제 패러다임을 뜻합니다. 자원과 권력의 공유로 진정한 자유를 구현해 저성장과 양극화 문제를 돌파할 것입니다. 공유적 시장경제로 청년실업, 양극화, 저출산, 저성장 등 국가적 난제 해결에 앞장서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새해를 맞은 <일요시사>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올해 국가적으로 큰 어려움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잊고 싶은 과거로 끝내지 말고 새로운 것을 배워나간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부터 미래의 대한민국 국민들을 어떻게 잘살게 해드릴 지, 고통 받는 일을 어떻게 해결해드릴 지 반성하고, 또 이를 토대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남경필은?]


▲경기도 용인시 출생
▲예일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전 <경인일보> 사회, 정치부 기자
▲전 한나라당 총재비서실 부실장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
▲제16·17·18·19대 국회의원
▲제34대 경기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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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