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연기에 푹 빠진 왕빛나

“남편은 배우인 나보다 더 감성적인 사람”

세련된 외모로 도시적인 분위기를 뿜어내는 연기자 왕빛나. 그는 도도한 외모, 드라마에서 보였던 냉정한 모습, 자유분방한 성격 탓에 “차가울 것 같다”, “속을 다 드러내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그런 그가 대중에게 다가서기 위해 이미지 변신을 선언했다. MBC 일일드라마 <남자를 믿었네>에서 ‘억척녀’ 캐릭터를 맡아 촌스러울 만큼 순수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억척녀’ 캐릭터 맡아 이미지 변신 선언
두 번째 주연…<웃어라 동해야>와 경쟁

<남자를 믿었네>는 과거의 연인과 새 연인이 얽히며 벌어지는 사각관계가 뼈대다. 왕빛나가 연기하는 오경주는 그 중심에 있다. 연인(심형탁)과 깊이 사랑하지만 어느 날 나타난 재벌가 남자(박상민)에게 흔들린다.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멜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진한 멜로는 처음이에요. 사랑스럽고 착한 캐릭터를 맡기 어려웠어요. 외형적인 모습 탓에 센 역할을 많이 했죠. 이번 역할은 달라요. 화려한 화장도 하지 않고 명품 옷도 입지 않아요. 진정한 로맨스가 뭔지 제대로 보여드릴게요. 많은 사람이 오경주에 공감해준다면 제 이미지도 바뀔 것 같아요."

그가 맡은 오경주는 엄마와 동생을 챙기는 실질적인 가장이자 오랜 연인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주고, 우울한 일에도 용기를 잃지 않는 건강한 여자다.

“가정 형편도 어렵고 학벌도 없지만 미래에 대한 기대와 자존심 하나는 최강인 역할이죠. 실제로도 ‘쿨하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친구들 사이에선 조언자로 통하죠.”
왕빛나는 박상민, 심형탁 두 남자와 진한 멜로 라인을 형성한다. 심형탁과 3년 동안 사귄 연인으로 나온다. 나중에 박상민이 둘 사이에 끼면서 삼각관계를 이루게 된다. 박상민과는 2006년 SBS <내 사랑 못난이>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 다 너무 좋아요. 박상민은 촬영장에서 장난을 치면서 분위기를 재밌게 풀어주는 귀여운 스타일이죠. 하지만 함부로 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있어요. 심형탁은 감정 몰입을 너무 잘해요. 극 중 3년 연애한 사이로 나오는데 얼굴만 봐도 사랑스러울 정도예요.”

지난 2007년 프로골퍼 정승우와 결혼식을 올린 왕빛나는 배우로서 남편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평소 외조를 많이 받아요. 다정다감하고 가정적인 스타일의 남편이 잘 챙겨줘요. 오히려 드라마 준비를 하면서 내가 집안에 신경을 못 써 미안할 정도죠. 남편은 배우인 나보다도 더 감성적인 사람이에요. 연애할 때부터 감정선을 잡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됐어요.”

결혼 2년 만에 아들을 얻은 왕빛나는 지난해 시부모님 집으로 들어갔다. 육아 때문. 일과 가정 사이에서의 갈등은 일하는 엄마라면 누구나 겪는 고민이다. 왕빛나도 예외는 아니다.

“예전엔 반반이었는데 지금은 일이 80, 가정이 20정도예요. 유난히 이번 드라마에 신경을 쓰는 건 인생에 몇 번 오지 않는 기회이기 때문이죠.”

왕빛나에게는 넘어야할 큰 산이 있다. 동시간대 40%를 웃도는 시청률로 ‘국민드라마’로 자리매김한 KBS1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와 경쟁해야 한다.

“연기를 하면서 두 번째로 맡는 주연이라 어깨가 무겁지만 인생에 몇 번 오지 않는 기회라 생각하고 모든 것을 걸었어요. 2011년의 목표는 <남자를 믿었네>가 잘 되는 것이 전부예요. 일단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한 번 보면 우리 드라마를 계속 보게 될 거예요. 우리 작품은 인물들의 감정선과 디테일이 살아있는 드라마예요. 이런 내용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봐주시리라 믿어요.”

목표가 뚜렷한 만큼 이번 드라마에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출연하는 동료 연기자들과의 유대관계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연기를 시작한 지 10년 정도 됐어요. 처음엔 다른 분들에게 묻어갔죠. 다행히 슬럼프가 짧게 왔다가 금방 털어 내는 편이라 꾸준히 기회를 잡았는데 이젠 책임감이 뭔지도 조금씩 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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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