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연령대 불문, 엽기적인 패륜 범죄

10대 ‘여친’ 50대 ‘잡귀’ 때문에 친모 살해

최근 패륜범죄의 횟수가 점점 많아지는가 하면 범죄의 양상도 더욱 잔인해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15일 경기도 양주에서는 여자 친구와의 교제를 반대하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아버지까지 둔기로 내리쳤지만 살인미수에 그치는 등 패륜 행각을 저지른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와 관련 경기도 양주경찰서는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조모(19)군을 긴급체포했으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구속할 뜻을 비쳤다. 경찰에 따르면 조군은 지난 14일 오후 7시22분께 양주시 백석읍 자택에서 여자 친구와의 교제 문제로 어머니 이모(41)씨와 말다툼을 벌였다.

대화에 진전이 없는 가운데 이씨가 “헤어지라”는 말을 거듭하자, 순간 화가 난 조군은 신발장 위에 있던 둔기로 이씨의 머리 등을 수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군의 만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침 일을 마치고 귀가한 아버지(48)에게도 둔기를 휘둘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 조군의 아버지는 둔기에 맞긴 했지만 황급히 밖으로 몸을 피해 목숨을 건졌다.

밖으로 몸을 피한 조군의 아버지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구조대가 출동했을 때 조군의 어머니는 문이 잠긴 조군의 방에서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 조군은 이미 도주한 상태였다. 조군의 아버지는 사건 당일 화이트데이를 맞아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집에 수차례 전화했지만 조군은 “어머니가 목욕 중”이라고 거짓말을 했고, 조군의 아버지는 아내와 통화가 되지 않자 그냥 집으로 들어왔다가 이 같은 변을 당했다. 아버지에게 둔기를 휘두른 뒤 도주한 조군은 서울 중계동에서 여자 친구를 만난 뒤 종적을 감췄지만 15일 새벽 2시55분께 서울시 잠실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조군은 4개월 전 교제하기 시작한 여자 친구가 임신하자 부모와 갈등을 빚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주변 이웃들과 친척들에 의하면 조군은 평소 비이성적인 성향을 보이지 않는 평범한 학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는 몸속에 있는 귀신을 쫓아야 한다며 자신의 노모를 장기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존속상해치사)로 무속인 정모(51·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달 11일 “어머니가 수원시 매교동 자신의 집 화장실에 숨져 있다”고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정씨의 어머니(75) 몸에서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멍자국을 발견하고 이를 수상히 여겼다. 하지만 정씨는 “3일 전 다른 곳에 사는 어머니를 수원으로 모셔와 함께 살았다”면서 “몸에 난 상처는 어머니가 살던 동네 깡패가 때려 생긴 것”이라고 둘러댔다.

정씨의 말을 믿을 수 없었던 경찰은 조사를 진행했고, 정씨의 어머니가 살던 곳의 가스와 전기 사용량이 몇 달째 없었던 데다 지난해 가을부터 딸과 통화 내역이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부검 결과 사인은 ‘지속적 폭행에 의한 피하출혈 쇼크사’로 판명, 경찰은 정씨를 추궁하기 시작했고 결국 정씨는 자신의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이와 관련 정씨는 “작년부터 신기가 떨어져 다른 신을 받으려고 노력했지만 어머니에게 사악한 기운이 있어 받지 못했다”면서 “나쁜 기운을 쫓아버리기 위해 때렸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어머니가 사망한 지난달까지 석달 동안 새벽시간에 대나무와 주술 도구 등으로 어머니를 1시간여 동안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낮에는 ‘고등학생’ 밤에는 ‘성폭행범’
부산서 이중생활하던 ‘비만 발바리’ 검거

비만 체형으로 여자친구 없어 잘못된 방법으로 욕구 해소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합격, 대학 생활을 막 시작한 모 대학 1학년 김모(18)군이 경찰에 구속됐다. 고등학교 3년 동안 낮에는 학생으로, 새벽과 심야시간에는 지능적인 연쇄 성폭행 강도범으로 이중생활을 해오다 경찰에 붙잡힌 것. 부산 금정경찰서는 지난 16일 원룸 등에 침임해 혼자 있는 여대생 등 여성 10명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아 온 혐의로 김군을 구속했다.

김군은 2009년 오전 1시께 부산 금정구 장전동 김모(22·여)씨의 집에 침입해 흉기로 위협한 뒤 김씨를 성폭행하고 현금 25만원과 55달러를 빼앗는 등 같은 수법으로 지난 3년간 여성 10명을 성폭행하고 260만원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군은 비만 체형으로 여자 친구를 사귀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로 인해 고교 1학년 때부터 일본 음란물에 나오는 범죄 수법을 모방해 여성들을 성폭행, 대리 만족을 느낀 것으로 드러났다.

김군은 여대생 등 젊은 여성이 홀로 사는 원룸이나 주택을 사전 답사한 뒤 모자, 마스크, 장갑 등을 쓰고 침입해 범행을 저질러 왔으며 김군의 이중생활은 대학 입학 전까지 계속됐다. 새벽시간 성폭행 피해 신고가 잇따르자 경찰은 잠복 수사 중 붙잡은 김군을 임의동행해 채취한 DNA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2009년 8월 사상구 주례동의 성폭행 사건 용의자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편 김군의 가족은 김군이 새벽 및 심야 시간에 “살을 빼기 위해 운동하러 간다"며 집을 나가 범행을 저질러 그동안의 범죄 행각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감한 꼬마숙녀 “어떤 아저씨가 나한테 소변봐요”

8세 꼬마숙녀 앞에서 자위행위 한 대학생 덜미
엘리베이터서 10대 성추행 음란한 공익근무요원 입건

변태 출몰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20대 대학생이 8세 꼬마숙녀 앞에서 자위행위를 했다가 용감한 꼬마숙녀의 신고로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달 16일 오후 4시께 답십리 인근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초등학교 2학년 A(8·여)양을 성추행한 혐의로 대학생 양모(28)씨를 같은 달 20일 입건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지난달 16일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던 A양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양씨가 바로 자신의 앞에서 자위행위를 한 것. 행위를 마친 양씨가 자리를 뜨자 A양은 곧바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어떤 아저씨가 내게 소변을 보고 갔다"고 말했다.

어린 딸의 갑작스런 발언에 놀란 아버지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관할서는 아파트 주변 CCTV를 뒤지며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한 뒤 주변 탐문과 잠복 수사를 통해 양씨를 체포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몸에 직접 손을 대지 않았지만 자위행위 자체가 ‘위력에 의한 성추행으로 분류되는 데다 A양이 13세 미만이라 양씨는 미성년자 의제 강제추행으로 입건돼 지난달 28일 검찰에 송치됐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충북지방경찰청은 지난 16일 10대 청소년 앞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공익근무요원 이모(2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1월6일 오후 8시50분께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모(13)양을 성추행하는 등 2차례에 걸쳐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경찰은 “이씨가 반성하고 있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불구속 입건했다"고 설명했다.


금주의 엽기·황당사건2

술 취한 10대, 경찰에 자신의 인분 뿌리고
부부싸움 뒤 남의 집 방화 “우리집은 아까워서”

사건 기사를 보다보면 종종 사건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웃음이 먼저 나오는 사건 이 있다. 엽기적이거나 황당하거나 실소를 금치 못하게 했던 금주의 사건사고를 살펴봤다.

서울 도봉경찰서 경찰들은 지난 16일 웃지 못할 경험을 했다. 술에 취해 소란을 부리는 김모(19)군을 제지하다 주먹에 맞고, 심지어 김군이 뿌린 인분에 테러를 당한 것.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 2월24일 저녁 서울 도봉구에서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집을 제대로 찾지 못해 방학동 김모(54)씨의 집 앞에서 문을 열어달라며 소란을 피웠다. 김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도 행패를 부렸다. 고모(49) 경위의 코를 때려 전치 3주의 골절상을 입힌 것. 이 과정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한 김군은 바지에 ‘실수를 했고, 옷 속에서 자신의 인분을 꺼내 주위 경찰관들에게 뿌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결국 김군은 이날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그런가 하면 노원경찰서 역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박모(32)씨를 구속했다. 박씨는 지난 12일 오후 10시께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친구 배모(34)씨와 폭탄주를 마시고 나오다가 아파트 입구에서 중년 여성과 시비가 붙었다. 해당 여성이 박씨가 자신을 때렸다고 신고해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소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길가의 돌멩이 8개를 주워 던지며 저항했고, 소란을 말리던 한 지구대 경관이 배 부위에 돌을 맞아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부산에서도 황당한 사건이 이어졌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지난 14일 홧김에 ‘묻지마식 방화로 애꿎은 이웃집에 불을 질러 피해를 끼친 혐의(방화)로 이모(7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 13일 오전 2시30분께 술에 취해 부산 영도구 봉래동 자신의 아파트 바로 옆집 앞에 신발장과 우산을 갖다 놓고 1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여 2개 층 아파트 벽면까지 불이 번지게 했다. 또 같은 아파트 주민 4명을 질식시키는 등 부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술에 취해 부인(67)과 싸우다가 부인이 피신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옆집 앞에 인화물질을 갖다 놓고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황당한 점은 경찰 조사를 받던 이씨가 “내가 불을 질렀다"고 인정하면서도 방화 이유에 대해 “우리집은 아까울 것 같아 옆집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는 사실이다.


연세대, 할머니 테러리스트 주의보
“너 빨갱이지” 거침없이 귀싸대기

캠퍼스 누비며 묻지마 테러
한 주 동안 교수 3명 봉변


연세대가 때아닌 테러리스트로 골치를 썩고 있다. 거침없이 교내를 누비며 교수들의 멱살을 잡고 따귀를 때리는 할머니 때문이다. 일 주일 동안 이 할머니에게 봉변을 당한 교수만 3명에 이른다. 지난 11일 오후 3시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백양관 대강당에서는 ‘법과 사회 질서’ 강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60대 할머니가 강단으로 뛰어올라가 “빨갱이 앞잡이”라고 외치며 강의 중이던 문모 강사의 뺨을 때렸다.

주변 학생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계속 소란을 피웠고, 이를 제지하러 온 경비원 역시 뺨을 얻어맞았다. 신촌지구대로 연행된 이 노인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박모(63·여)씨로 밝혀졌으며, “다시는 학교에 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훈방됐다. 하지만 박씨의 테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14일 오후 이과대학 A교수 연구실에 찾아가 해당 교수의 멱살을 잡아 뜯은 것.
 
박씨는 A교수에게 전화로 상담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고, 이에 연구실로 찾아와 “TV에서 봤는데 너도 빨갱이임에 틀림없다”고 소리치며 교수의 멱살을 잡아 흔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란으로 A교수는 옷이 찢기는 수모를 당했다. 이에 앞서 박씨는 10일에도 ‘기독교와 현대사회’ 수업에 들어가 욕설을 퍼부으며 소란을 피우다 조교들에게 끌려 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