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일본 대지진에 다시 고개 드는 ‘지구 종말론’

"2012년, 지구는 과연 사라질까?”


지난 11일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강진으로 현재 일본 열도는 아비규환 상태다. 거대한 쓰나미까지 가세해 도시를 초토화시켰고, 아직도 크고 작은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이번 지진으로 지구의 자전축이 10cm 이동하고, 호주에서는 수백만 마리의 귀뚜라미가 도시를 습격하는 등 자연 앞에 한없이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을 실감케 했다. 이로 인해 일부 네티즌들은 지난 2009년 회자됐던 ‘2012년 지구 종말론’을 다시 도마에 올리고 있다. 다시 꿈틀거리는 ‘2012년 지구 종말론’에 대한 여러 가설과 네티즌 반응에 대해 취재했다.

잠잠했던 2012년 지구 종말론 다시 ‘꿈틀꿈틀’
전문가 “근거 희박” 지적에도 종말론 귀 ‘솔깃’


최근 몇 년 동안 환태평양 지진대를 중심으로 발생한 강력한 지진과 이상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는 2012년 지구 종말론을 부추기는 계기가 됐다. 또 이번에 발생한 엄청난 규모의 일본 지진은 지난 2009년 개봉했던 영화 <2012>를 떠올리게 하는 등 ‘지구 종말론’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을 극대화 하고 있다.

마야 달력과 노스트라다무스

2012년 지구 종말론의 중심에는 마야 달력과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함께 한다. 수학과 천문학 등의 발달로 정확한 달력을 갖고 있었던 고대 마야 문명에는 6개의 태양에 관한 전설이 전해 내려왔다.

인류의 운명이 태양과 지구에 의해 결정된다는 전설을 믿었던 마야인들은 그들의 조상이 예언한 4번째 태양이 없어진 시기에 정확히 멸망했고, 마야 문명이 남긴 달력에 의해 계산된 6번째 태양이 없어지는 날이 바로 2012년 12월23일인 것.

또 마야의 전설에는 7번째 태양은 존재하지 않으며 지구의 인류는 6번째 태양이 없어짐과 동시에 완전히 멸망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마야인들은 5128년을 주기로 지구가 소멸과 생성을 반복한다고 믿었고, 2000년부터 2012년까지를 ‘멸망과 부활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설정했다. 

오는 2012년 12월21일 동짓날이 바로 마야인들이 믿었던 주기가 끝나는 날이며, 2만6000년 만에 지구와 태양계, 은하의 중심이 일직선을 이루면서 지구 멸망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도 일치한다.

사후 400년이 넘는 지금도 대예언가로 불리는 노스트라다무스는 자신의 죽음뿐 아니라 프랑스 혁명, 나폴레옹의 등장 등을 예언했다. 하지만 1999년 지구 멸망 예언은 빗나갔다. 그러나 몇 해 전 숨겨져 있던 그의 예언서가 로마에서 발견됐고, 재해석 결과 지구의 종말은 1999년이 아니라 2012년인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적인 가설을 토대로 한 지구 종말론도 존재한다.

현재 지구의 자기력이 빠르게 약해지고 있기 때문에 2012년에는 북극과 남극이 뒤바뀌면서 종말에 이른다는 주장이다. 물리학 전문가인 그렉 브레이든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저서 <월드쇼크 2012>을 통해 “자기장 역전 현상은 지난 7600만 년 동안 171번 일어났고, 지난 450만 년 동안 적어도 14번은 일어났다”면서 “실제 지구 자기의 강도는 2000년 전 최대치에서 계속 감소해 현재 38%가 줄어든 상태”라고 주장했다.

지구상의 생명체에게 일종의 ‘신호체계’ 역할을 하고 있는 자기장이 변화하면 인간을 포함한 생물의 뇌구조와 신경계, 면역체계, 인지능력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NASA에서는 2012년 초강력 ‘태양 폭풍’을 경고하기도 했다. 미 항공우주국과 미 해양대기청 등이 주최한 우주기상주간 회의에서 태양 흑점 수의 증감 주기(약 11년)에 따라 2012년 발생할 다음 태양 폭풍은 종래 가장 강력했던 1859년 태양 폭풍에 버금가는 위력을 갖고 있고, 이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

1859년 발생한 태양 폭풍은 당시 유럽과 미국의 전보 전선들에 누전을 일으켜 많은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나사가 발표한 2012년 태양 폭풍은 이보다 더 큰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기선을 교란해 미국 전역에 정전을 일으킬 것이며 인터넷을 비롯한 커뮤니케이션 케이블에도 영향을 끼친다. 또 지구 자기 벨트에 혼란이 일어나면 위성들이 타격을 입고 통신과 GPS, 기상 예측 등의 활동도 중단된다.


또 공식적으로 정체가 밝혀진 바는 없지만 3600년 주기로 공전하는 행성 ‘니비루’(일명 행성 X)가 긴 타원형 궤도를 그리며 다가와 2012년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런가 하면 호주의 한 과학자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의 토바호에 위치한 지구 최대의 화산 폭발 가능성을 점쳤다. 이 지역의 화산은 7만3000년 전 대지진과 함께 폭발해 전세계 인구의 90%가 사망했으며 전세계 기후를 변화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4년과 2005년에도 화산 폭발로 수십만 명의 사망자를 내기도 했다.

과학적인 가설도?

이를 두고 호주의 한 과학자는 천 년 후가 될지 50년 후가 될지 아니면 수년 내에 닥칠지 모르지만 이 화산들 중 하나는 반드시 폭발하게 되어 있으며, 폭발 가능성이 가장 큰 해로 2012년을 꼽고 있다.  이와 관련 네티즌들은 “두렵다”는 의견과 “지나친 비약”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아이디 ‘무터컨더’는 “무섭네요.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고, 아이디 ‘생각하는 돼지’는 “죽음에 대한 준비도 조금은 해야 겠다”고 말했다.

반면 아이디 ‘goo5113’은 “잘 모르겠지만 무슨 일만 있으면 지구 종말이니 어쩌니 떠들어대지 마라”면서 “암울한 생각이 자라나는 아이들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지구 종말론에 반기를 들었다.  그런가 하면 아이디 ‘그린나래’는 “2012년에 지구가 망하면 안 되는데…그때 적금 타는데…”라는 말로 다소 경직된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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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