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50대 남성 돌연 사망, 변비 때문에?

하루에 변비약 40알…"쇼크사에 무게"

만성 변비로 고생하던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정확한 사인 조사에 나섰다. 지난 6일 오전 8씨께 20년 전부터 변비를 앓아온 고모(53)씨가 서초구 반포동 자신의 자택 침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에 따르면 고씨를 심각한 만성 변비를 앓아 왔으며, 가족들이 병원 치료를 권유했지만 지금까지 말을 듣지 않고 변비약만 복용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건 당일 배변에 강박감을 느껴 하루 권장 복용량(2~3알)의 20배 가까운 40알의 변비약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경찰은 타살 또는 자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미뤄 고씨가 약물 과다 복용에 따른 쇼크로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고씨의 사망 사실을 접한 네티즌들은 “변비로 인해 사람이 죽을 수도 있구나” “변비약 40알을 한 번에 먹다니" “변비, 안 겪어본 사람들은 그 마음 모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돈 때문에 ‘엇갈린 모정’
"죽어도 못 보내" VS "못 지켜서 미안해
"

영양 결핍으로 죽은 아기 20일 동안 안고 다녀
생활 형편 어려워… 갓난아기 모텔 주차장에 버려 ‘살해’

‘가난이 뭐길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를 낳고도 돈이 없어서 본의 아니게 사망에 이르게 한 두 여성이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이들은 생활 형편이 어렵다는 비슷한 처지에 있었지만 한 여성은 숨진 아기를 품에서 내려놓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고, 또 다른 여성은 아이를 모텔 주차장에 버려 숨지게 만들었다.

먼저 부산에서는 정신 장애를 앓는 30대 여성이 갓 태어난 뒤 영양 결핍으로 숨진 아기를 20여 일 동안 안고 노숙을 한 사실이 드러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지난 7일 오후 8시40분께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롯데백화점 지하 분수대 근처에서 A(32·여)씨가 담요를 껴안고 며칠째 배회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가 품에 안은 담요를 수상히 여겨 강하게 저항하는 A씨에게서 담요를 빼앗아 안을 들여다보고 경악했다. 숨진 지 시간이 꽤 지나 부패한 것으로 보이는 영아의 시체가 담요 안에 곱게 싸여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5월 동거남 B(32)씨와 함께 부산으로 내려왔으며, 여관과 고시텔을 전전하다 올해 1월 중순 부산의 한 여관에서 임신 7개월 만에 미숙아를 낳았다. 병원에 갈 형편은 물론 삼시 세 끼 밥을 챙겨먹는 것도 버거웠던 이들은 직접 아이의 탯줄을 잘랐고, 미숙아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는커녕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 아이는 결국 태어난 지 한 달 만인 지난달 17일께 숨을 거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건설 현장을 전전해 온 B씨가 최근 일자리를 잃으면서 이들 커플은 며칠 전부터 부산역과 서면 지하상가 등을 떠돌며 노숙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이제 그만 아이를 묻어주자"고 했지만 A씨는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고 죽은 아기가 너무 불쌍하다"면서 아이를 품에서 떼어놓으려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반대로 울산에서는 생활 형편이 어려워 갓난아기를 모텔 주차장에 버려 살해한 30대 미혼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지난 7일 자신이 갓 낳은 여자아이를 버려 살해한 혐의(영아 살해)로 김모(34·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 4일 오후 아는 언니 박모(42)씨의 가게에 들어가 혼자 출산하고 옷가지와 비닐봉지 등으로 아기를 싼 뒤 가게 근처의 모텔 주차장에 버리고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직업이 없어 생활이 어렵고 키울 능력이 없어 아기를 유기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생계형 범죄 느는 이유

남의 ‘기름’ 슬쩍 ‘전기도둑’까지 극성

고유가 시대에 공공요금까지 인상되면서 치솟는 물가에 남의 차 기름을 훔치거나 전기를 몰래 끌어다 쓰는 ‘생계형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일 충남 당진경찰서는 남의 차에서 기름을 훔친 혐의로 김모(4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4일 밤 10시45분께 신평면의 한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이모(52)씨의 화물 트럭에서 경유 20리터를 몰래 훔치고 도주했다.

당시 리터당 경유가가 1700원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김씨가 훔친 기름값은 3만4000원 가량.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승용차에 기름이 떨어졌는데 기름 값이 너무 올라 남의 차에 손을 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같은 날 당진에서는 인근 전신주에서 전기를 몰래 끌어다 쓰던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전기설비기사인 이모(52)씨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지난해 3월부터 자신의 집앞에 있는 전신주에서 전선을 집까지 연결하는 방식으로 총 120만원 상당의 전기를 무단으로 사용하다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한편, 충남 논산에서는 대형 할인마트에서 식품류과 생활용품을 훔친 혐의로 김모(39)씨가 불구속 입건됐다. 김씨는 할인마트에서 쇠고기 정육세트와 헤어에센스를 점퍼에 몰래 숨겨 나오는 등 3차례에 걸쳐 모두 10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기초생활수급자인 김씨는 물가가 많이 올라 다섯 식구가 먹고 살기 어려워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경찰은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생계형 범죄가 자주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쥐약으로 제부 죽이려 한 40대 여성 구속

“동생 죽은 뒤  다른 여자 만나”

청주 흥덕경찰서는 지난 7일 반찬에 쥐약을 넣어 제부를 죽이려한 혐의(살인미수)로 변모(47·여)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제부인 함모(48)씨와 동업으로 중국집을 운영하던 변씨는 지난 1월10일 상당구에 위치한 자신의 중국집에서 함씨가 즐겨먹던 고추, 마늘조림에 사탕 모양의 쥐약을 넣어 함씨가 이를 먹도록 종용했다.

다음 날 함씨는 구토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변씨는 자신의 동생이 숨진 뒤 제부인 함씨가 다른 여성과 만나면서 동업하고 있는 중국집 일까지 소홀히 하자 화가 나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변씨는 경찰에서 “제부에게 겁을 주려고 그랬다"면서 죽일 의사가 없었음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술에 취해 아들 살해한 60대 남성 ‘구속’

“왜 죽였는지 모르겠다”

술에 취해 주사를 부리다 아들과 다툼 끝에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기장경찰서는 지난 4일 부산 기장군 자신의 집 거실에서 아들(40)과 술에 취한 채 다툼을 벌이다 흉기로 아들을 살해한 김모(6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6년 전 부인과 사별한 김씨는 아들과 둘이서 살고 있으며 평소에도 술만 취하면 아들에게 행패를 부려 이웃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사건 발생 당일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3일 아들과 저녁 식사를 하며 1.5리터 대용량 소주 1병을 마신 김씨는 만취 상태에서 아들과 다툼을 벌이다 흉기로 아들을 찔러 살해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내가 왜 아들을 죽였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죽인 것은 맞는 것 같다"고 횡설수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 연쇄방화 용의자 검거
방화 이유… "그냥 술 먹고 기분 나빠서"

포장마차나 차량 등에 17차례 연쇄 방화
천·비닐 등 불 붙기 쉬운 재료에 불 질러

지난 7일 새벽 시간대 경남 창원에서 발생한 17차례 연쇄 방화 사건의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마산 중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15분께 창원 시내 한 모텔에서 시내 일대에 불을 지르고 다닌 혐의로 김모(33)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7일 새벽 2시40분부터 5시20분 사이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CJ 물류창고 뒤편 도로에 세워져 있던 붕어빵 포장마차에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씨는 마산 합포구와 마산 회원구 일대에서 차량 5대와 포장마차 5대, 오토바이 1대, 폐목재와 쓰레기더미 등 무려 17곳에 무차별적으로 불을 질러 소방서 추산 500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입혔다.

방화 현장 주변의 CCTV 영상 확보에 나선 경찰은 김씨가 찍힌 장면을 2곳 이상 확보한 뒤 김씨를 용의자로 지목, 검거에 성공했다. 피자가게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신 뒤 그냥 기분이 나빠서 포장마차 비닐 등에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경찰은 김씨의 방화 동기에 대해 정확히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여대생 협박 4년간 성폭행 ‘파렴치한’ 구속
“내 말 안 들으면 네 가족 다 죽어”

흉기 이용해 협박 줄로 목 감아 위협도

온갖 협박으로 여대생을 상습 성폭행해온 파렴치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 보령경찰서는 지난 2일 청산가리를 먹이겠다고 협박하는 등 상습적으로 여대생을 협박, 성폭행한 A(55)씨를 특수강간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6년 7월 모 지역 축제장에서 통역 요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당시 22세의 대학생 B씨를 흉기로 위협해 모텔로 끌고갔다. 겁에 질린 B양을 위협해 성폭행한 A씨는 그 뒤로도 계속 B씨를 불러냈고, 최근까지 4년6개월 동안 상습 성폭행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성폭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말을 듣지 않으면 학교나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가족을 몰살시키겠다”고 협박해온 것으로 드러났으며, 협박의 종류도 매우 다양했다. 특히 A씨는 B씨가 말을 듣지 않으면 캡슐 속에 담은 청산가리를 먹이겠다거나 공기총, 붕대로 감은 쇠뭉치 등을 이용해 협박했으며, 반항하는 B씨를 저수지에 빠뜨리거나 모텔의 비상 탈출용 완강기 줄로 목을 감아 위협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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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