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파만파 ‘상하이 스캔들’ 의혹5 대추적

스파이냐 브로커냐 꽃뱀이냐? 설설 기는 설설설들

중국 여성 덩신밍(鄧新明·33)씨가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의 영사 3명과 잇따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대한민국 정부·여당 고위층 연락처가 덩씨의 USB 메모리에 담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최초 ‘스파이설’에 무게가 실렸던 이번 파문은 ‘브로커설’에 이은 단순 ‘꽃뱀설’ 등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청와대로 불똥이 튀는가 하면 음모론과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까지 거론되고 있다. 중국 당국의 ‘보호설’과 장자연 사건을 터뜨려 진실을 서둘러 덮으려 한다는 ‘무마설’까지 상하이 스캔들을 두고 거론되는 다섯 가지 의혹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외교 하랬더니 외도한 대한민국 영사들…
MB식 보은 인사 지적, 불똥 청와대로 옮아
본질 사라지고 조작·폭로전 혹은 음모론


상하이 스캔들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지만 덩씨의 정체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처음 사건을 제보한 덩씨의 남편 진모(37)씨 역시 그녀의 정체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당초 덩씨의 USB에서 정부·여당 고위층의 연락처가 발견되면서 스파이설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볼 때 각종 이권에 개입한 브로커이거나 단순 꽃뱀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파이냐, 브로커냐
중국 보호설까지

스파이로 보기에는 덩씨의 행동 자체가 노출돼 있고 과시적인 부분이 많다는 것. 특히, 국가적 스파이라면 외부로 얼굴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게 보통이지만 덩씨가 얼굴을 맞대거나 껴안다시피 한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는 점만 봐도 전문 스파이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덩씨가 성을 매개로 영사들을 유인해 사기를 친 게 중요하다”면서 “사기꾼에게 넘어간 것”이라고 해석했다. 나아가 정치권에서는 덩씨의 꽃뱀설을 강력 주장했다. 국회 내 대표적인 중국통인 구상찬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0일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상하이 스캔들은 비자 브로커인 덩신밍이 일으킨 전형적인 꽃뱀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덩씨가 이권이 걸린 비자 발급 권한을 달라고 총영사관에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사적인 관계를 악용해 직원들을 공갈 협박해 일어난 사건이라는 주장이다. 오래 전부터 중국 쪽 인사들과 인맥을 쌓아온 구 의원인 만큼 이 같은 주장은 신빙성이 있다.

구 의원은 이상득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덩씨를 통해 위정성 상하이 당 서기를 만난 것에 대해서도 “특별한 일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대통령 형님 정도의 인사가 중국에 와서 위정성 상하이 당 서기 정도는 일정만 맞으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구 의원은 비외교전문가 출신인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관의 부적절한 대응이 사건을 키웠다고 꼬집었다. 외교관은 입이 무거워야 하는데 사건이 커지니까 스스로 나서 기자회견을 해 쓸데없이 일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상하이 스캔들로 국내가 연일 떠들썩한 것에 비해 중국 정부는 자신들과 덩씨는 무관함을 주장하고 있다. 상하이 총영사관 영사들과 중국 여성과의 스캔들을 국가 기밀을 빼내려는 스파이 사건으로 부각시킨 일부 한국 언론 보도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중국의 덩씨 보호설이 퍼지기도 했지만 중국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덩씨가 간첩일 가능성은 적고 브로커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중국 언론은 “한국 언론의 보도에 엽기적인 내용이 더 많다”면서 “지금까지 미국과 일본에서 자주 등장한 중국 여간첩 소재가 한국에서도 출현한 것은 천안함 사건 이후 중국과 한국 국민 사이의 감정이 나빠지면서 대두한 중국 위협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게 다 MB 때문이다?
레임덕까지 거론

상하이 스캔들의 불똥은 청와대로까지 튀었다. 소위 이명박 대통령의 ‘보은 인사’가 결과적으로 화를 자초했다는 일각의 지적 때문이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주요국 대사나 총영사 등 공관장을 임명할 때 전문성보다는 대선 과정과 BBK 사건 등에서 덕을 본 사람을 우선 고려하는 인사 행태를 되풀이해 비판 여론과 함께 적지 않은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번 사건의 중심 인물로 부상한 김정기 전 주 상하이 총영사도 2008년 5월 부임 당시부터 MB 보은 인사의 대표 사례로 꼽혔던 인물이다. 김 전 총영사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 필승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이 대통령 집권 후 2008년 18대 총선에서 낙천한 뒤 보은 인사 차원에서 주 상하이 총영사로 가게 된 것으로 알려져 MB의 보은 인사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그런가 하면 정치권에서는 이번 상하이 스캔들을 ‘레임덕’의 하나로 보는 시각이 다분하다.

이 대통령은 최근 ‘레임덕은 없다’고 공언했지만 이 말을 무색케 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청와대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최근 ‘함바게이트’ ‘인도네시아 특사단 잠입 사건’ ‘정동기 전 감사원장 낙마’ 등 현 정권을 당혹스럽게 하는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 대통령의 레임덕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었다.

여기에 덧붙여 대한민국 총영사관의 기강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하이 스캔들’까지 터지자 정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이에 정부는 특별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상하이 총영사관 현지 조사는 물론 범정부 차원의 조사를 벌이기로 했지만 총체적인 기강 해이 조짐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 우려가 앞선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일각에서는 국제적 망신을 초래할 수 있는 ‘상하이 스캔들’을 무마하기 위해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더욱 부각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조작·폭로전에 이어
음모론 ‘모락모락’

상하이 스캔들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장자연 친필 편지 기사가 속속 보도됐고, 이후 상하이 스캔들 기사와 함께 장자연 친필 편지의 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선을 분산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각의 주장과는 달리 상하이 스캔들은 합조단의 공식 조사가 끝날 때까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 스캔들을 둘러싼 각종 소문과 설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주 상하이 총영사관 스캔들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총 9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을 지난 13일 상하이에 파견키로 결정했다. 필요할 경우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덩씨에 대한 조사를 중국 당국에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에 의하면 국가 기밀 유출 내용은 갈수록 모호하기만 하다. 덩씨를 통해 유출됐다는 정보는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캠프 전화번호, 총영사관 비상 연락망 등 사건 초기에 나왔던 내용에서 추가된 것이 없고, 이 내용들은 나라를 뒤흔들 만한 국가 기밀로 보기에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그런가 하면 상하이 스캔들 관련자들은 서로 “상대방이 조작”했다고 주장,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먼저 지난 10일 한 언론 매체는 “덩씨의 남편 진모씨가 9일 밤 이메일을 보내왔다”면서 “진씨는 ‘현재 보도되고 있는 내용 중 제가 제출하지 않은 자료도 섞여 있다. 특히 정관계 인사 200명의 자료는 솔직히 제 와이프의 컴퓨터에 들어있지 않던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다른 매체는 즉각 진씨가 “내가 작성하지도 않은 메일이 언론사에 전달된 것을 뒤늦게 알았다. 누군가 이번 사태를 조작·은폐하려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언론을 대리인 삼아 서로 정보를 흘리며 공방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정관계 인사 200명 자료의 출처로 알려진 김정기 전 총영사 역시 음모론을 내세웠다. 국내 정보 라인이 자신을 음해하기 위해 조작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 전 총영사는 유출된 자료에 대해 “2006~2007년 만들어진 쓸모없는 자료로 관저 책상 셋째 칸에 넣어져 있었으며 가지고 다니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자료는 덩씨가 훔친 게 아니라 나를 음해하는 세력이 훔친 것”이라면서 “이들이 다음 달 4월 분당을 보궐선거에 맞춰서 나를 또 죽이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전 총영사 역시 이후 총리실 조사에서는 “그렇게 의혹을 제기한 것을 잘못한 것”이라고 한 발 뺐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우리 측 영사들이 중국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고, 이 중국 여성을 통해 우리 측 기밀이 밖으로 새나갔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국가 기밀이 유출됐는지, 어떤 정보가 흘러나갔는지에 대한 증거나 정황을 찾기 위한 노력은 사라진 채, 관련 당사자들 간의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짜 맞춰진 듯한 진실 주장만이 난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정부 내에서도 조속한 시일 안에 정부가 실체를 규명해 이 혼란을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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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