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향기 물씬나는 골목길을 찾아서 ②서울 종로

느릿느릿 걷기 좋은 경복궁 옆 동네 ‘서촌’

세월이 변하고 사람이 바뀌고 집의 형태가 달라졌어도, 골목은 그대로 남아 추억을 환기하는 곳이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의 오래된 동네, 서촌이 그렇다.

서촌은 경복궁 서쪽을 일컫는다. 경복궁 서문인 영추문을 끼고 청와대까지 곧장 이어지는 효자로 왼편, 즉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 청운동·효자동·창성동·통의동·신교동·통인동·옥인동·체부동·누상동·누하동·사직동 일대를 말한다. 세종대왕이 나고 자란 곳이 있어 세종마을이라고도 부른다.

경복궁 동쪽인 북촌이 역사적으로 왕족과 사대부의 거주 공간이었다면, 서촌은 의관과 역관 등 중인의 생활공간이었다. 서촌에 산 이들 중 우리가 알 만한 인물에는 겸재 정선과 추사 김정희, 독립운동가 해공 신익희, 시인 이상과 윤동주, 화가 박노수와 이상범, 이중섭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일부의 집터와 옛집이 지금도 서촌에 있다.
 

오래된 동네, 낡은 골목은 고층 빌딩과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도시인의 향수를 자극한다. 최근 서촌의 인기가 부쩍 높아진 데는 낡고 오래됐어도 정겹고 편안한 이곳의 분위기가 큰 역할을 했다. 서촌을 찾은 사람들은 서울에서 보기 힘든 옛 동네 특유의 정취를 매력으로 꼽는다. 수도 서울의 중심부인데 고층 건물을 찾아볼 수 없고, 대로에서 한 블록만 들어가도 미로 같은 골목 사이로 낮은 한옥과 다세대주택이 이어지는 풍경은 묘한 매력이 있다.
 

사실 이 지역은 오래전부터 고도 제한 등 건축 규제에 묶여 개발이 더뎠는데, 덕분에 지금까지 옛 모습을 간직할 수 있었단다. 최근 몇 년 사이 입소문이 크게 나 관광객을 상대로 한 카페와 밥집, 술집이 곳곳에 들어서면서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그래도 옆에 오래된 중국집과 미장원과 세탁소가 자리를 지키고, 20년 넘은 칼국수집과 감자탕집도 그대로 있다.

서촌 탐방은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서 시작한다. 자하문터널 방면으로 이어지는 자하문로를 중심으로 서쪽과 동쪽을 나눠 돌아보면 편하다. 사직동·체부동·옥인동·통인동·누상동·누하동·신교동이 자리한 서쪽은 역사 문화 탐방이나 먹거리 투어를 즐기기에 적당하고, 창성동·통의동·청운동·효자동이 있는 동쪽은 미술관과 갤러리가 많아 예술을 주제로 둘러보면 좋다.
 


옛 동네의 향수

경복궁역 2번 출구는 서쪽 지역을 둘러보는 출발점이다. 출구를 나서면 왼쪽으로 길게 이어진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가 보인다. 배화여자대학교 쪽으로 뻗은 이 거리는 오래전부터 드나들던 이들 사이에서 금천교시장, 적선시장 혹은 체부동시장이라는 이름으로 통한다. 지금은 시장의 기능이 거의 사라지고 밥집과 술집이 즐비해, 해 질 무렵부터 늦은 밤까지 붐빈다.

시장 오른편으로 난 서너 개 작은 골목으로 접어들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길은 구불구불 실핏줄처럼 퍼져 체부동·누상동·누하동·옥인동으로 이어지고, 탐방객의 발길은 분주해진다. 집 앞에 내놓은 화분이며 빨래, 수도 계량기, 자전거, 전봇대에 붙은 스티커, 나무 대문의 조그만 초인종과 국기 게양대까지 오래된 시간 속 풍경이 감성을 건드린다.

미술관과 갤러리가 많은 자하문로 동쪽을 먼저 보고 싶다면 4번 출구로 나간다. 대림미술관, 진화랑, 갤러리 시몬, 팔레드서울, 사진위주 류가헌 등에서 늘 크고 작은 전시회가 열린다. 미당 서정주를 중심으로 한 시 동인지 <시인부락>이 탄생한 통의동 보안여관은 전시·문화 공간으로 변신했다.

전시 일정이 있을 때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으며, 11월9일~22일 서울시와 서울시립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2016 서울사진축제 중 해외작가 특별전 ‘보이지 않는 도시: City Invisible’이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옥 내부를 구경하거나 공예 체험을 하고 싶다면 북촌으로 간다. 북촌은 서촌보다 앞서 유명세를 치른 인기 관광지로, 경복궁 동쪽 안국동·가회동·삼청동·사간동·소격동·계동 일대를 말한다. 북촌로12길 일대에 내부를 구경할 수 있는 한옥이 많고, 전통 체험이 가능한 공방도 있다. 


==== 여행 정보 ====


당일 여행 코스
-골목 여행: 순천역→철도문화마을→남제골 벽화마을→순천만국가정원→낙안읍성 민속마을
-생태 여행: 순천역→철도문화마을→순천만습지→순천문학관→순천만국가정원→선암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순천역→철도문화마을→남제골 벽화마을→순천만국가정원→순천만습지
-둘째 날: 낙안읍성 민속마을→선암사→송광사

관련 웹사이트 주소
-관광순천(순천시청 문화관광 홈페이지) www.suncheon.go.kr/tour
-호남철도협동조합 http://railcoop.kr
-카페 기적소리 http://bellhitman.blog.me
-낙안읍성 민속마을 www.suncheon.go.kr/nagan
-순천만습지 www.suncheonbay.go.kr
-순천만국가정원 www.scgardens.or.kr
-선암사 www.seonamsa.net
-아랫장 http://aretjang.kr

문의 전화
-순천만습지 061)749-6052
-순천만국가정원 1577-2013
-선암사 종무소 061)754-5247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061)749-4202
-낙안읍성 민속마을 061)749-8831
-카페 기적소리 061)901-3067
-아랫장 061)901-8003

대중교통 정보
-기차: 용산역-순천역, KTX 하루 10회(05:20~21:40) 운행, 약 2시간40분 소요. 서울역-순천역, 새마을호 하루 1회(16:15) 운행, 약 4시간20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순천,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25~28회(06:10~다음 날 00:40) 운행, 약 3시간5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8회(07:20~18:10) 운행, 약 4시간20분 소요.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순천종합버스터미널 1666-6563)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순천완주고속도로→동순천 IC

숙박 정보
-밀라노모텔: 순천시 장선배기2길, 061)723-4207 (굿스테이)
-순천게스트하우스 느림: 순천시 강변로, 070-7647-9522, www.nreem.co.kr (굿스테이)
-순천만에코촌유스호스텔: 해룡면 대안마산길, 061)749-4816, http://ecochon.suncheon.go.kr
-낙안민속자연휴양림: 낙안면 민속마을길, 061)754-4400, www.huyang.go.kr
-에코그라드호텔: 순천시 백강로, 061)811-0000, http://ecogradhotel.co.kr

식당 정보
-강변장어: 짱뚱어탕, 순천시 순천만길, 061)742-4233
-길상식당: 산채정식, 승주읍 승암교길, 061)754-5599
-건봉국밥: 국밥, 순천시 장평로, 061)752-0900
-예향: 한정식, 순천시 남신월1길, 061)725-0780, www.예향한정식.kr
-선비촌: 떡갈비정식·자연정식, 낙안면 삼일로, 061)754-2525

축제와 행사 정보
-순천만갈대축제: 2016년 11월 4~6일, 순천만습지·동천 일원, 061)749-6081(순천시청 순천만보전과), 061)749-4007(순천만습지)

주변 볼거리
송광사, 순천드라마촬영장, 순천시립뿌리깊은나무박물관, 상사호, 와온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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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