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색 강한 ‘다청련’ 실체

젊은 정치인들 모여 뭐하나 보니…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청년정치연구소 ‘다청련’ 출신들이 정치권에 고개를 내밀고 있다. 다만 구성원들은 주로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에서 활동해 야권색채가 강했다. <일요시사>는 올해로 5년차를 맞은 다청련을 집중 해부했다.

다준다청년정치연구소(이하 다청련)는 2012년 4월 서로 다른 직업과 경험을 가진 4명이 모여 조직됐다. 다청련은 청년정치인 양성 및 청년이 당면하고 있는 과제를 스스로 연구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며 뒤틀린 사회구조를 올바르게 바꾸고자, 청년들이 모여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청년정치연구소다.

사회를 바꾸자

다청련의 ‘5대 지향 정치’를 살펴보면 생활·교양·화합·소통·청년정치로 나눌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을 제도적, 문화적 변화로 이끌어 내고, 이념과 지역, 세대갈등의 문제점 등을 연구하고 지향한다고 소개했다.

2012년 6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다청련은 한 가지 주제를 잡고 명사들을 초청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2년에는 ‘결혼에 대한 청년과의 대화, 그리고 우리의 삶’이라는 주제에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참여했다. 이듬해에는 ‘지난 1년, 내가 본 국회 그리고 청년일터의 현실’이라는 주제에 더민주 전 장하나 의원, ‘정의당의 비전과 진보의 미래’에 정의당 천호선 전 대표, ‘국정원을 말하다’에 더민주 신경민 의원들이 강사로 참여해 이야기를 나눴다.


2014년에는 ‘종북 논란과 새정치 이야기’에 신장식 변호사,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을 어떻게 해야하나’에 대해 여선웅 강남구 의원이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관료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에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 ‘동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에 더민주 진선미 의원이 강연자로 나섰다.

주제는 소외 계층, 청년, 대한민국 정치, 대립 현안 등을 다뤘다. 주로 국회의원, 정당 당직자, 시의원, 교수, 정치연구소장 등이 강사로 참여했다.

이동학 다청련 전 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강연 주제는 다청련에서 선정한 후 강사를 초청한다”며 “다청련 초기에는 서면을 통해 공식적인 요청을 했지만 지금은 인맥이 확장돼 기존 연락망을 통해 강사를 초청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다청련은 문화캠페인 프로젝트를 통해 주로 청년층의 고민과 사회적 부조리를 다루고 있다. 반값결혼, 출산기피, 군대기피, 비리사학, 학벌 타파, 유연 근로를 주장한다. 다청련 조직은 운영위원 중심으로 움직인다. 운영위원들은 2주에 1번씩 모여 회의를 열고 프로젝트 담당 지정 및 추진한다.

또한 토론회, 연설대전, 기자단, 토크쇼, 단체간 교류, 회원확보 관리, 정책연구, 명사 인터뷰, 아카데미 개최 등을 기획한다. 지난 5월, 4년 만에 다청련 소장에서 물러난 이 전 소장은 SNS를 통해 “다청련은 정치인양성과 사회갈등해결이 큰 목표였다”며 “160여 차례의 토론회와 강연, 토크쇼 등 거의 매주를 쉬지 않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현재 다청련 출신 청년들의 정치 활동은 활발하다. 최근 국민의당 비대위원 12명 중 청년·여성 몫으로 할당된 자리에 조성은 다청련 이사가 선임됐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천정배 전 대표가 조성은 비대위원을 추천해 임명했다”고 밝혔다.

조 위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안철수의 새정치, 천정배의 호남정치 복원은 이미 도덕성 타격을 입었다”며 “안에서 쓴소리가 필요하고 액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인 노력을 해야 하겠지만, (비대위원으로서) 가장 먼저 해야될 일은 ‘그 모든 게 훼손되지 않았다’ ‘새정치의 가치가 남아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정치인 양성소…올해로 5년차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 강사로 참여

조성은 비대위원은 법대 출신으로 고시를 준비하다 구두 디자인 공모전에서 입상한 뒤 회사를 창업해 ‘팔금황’이라는 유한회사의 대표로 있다. 조 비대위원은 “자본금 50만원으로 창업해 지금은 월 400만원 정도를 벌지만 아직 미흡하다”며 “코트라(KOTRA) 덕에 혼자서 추진하기 힘든 중국 수입업체들과 상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위원은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원순 캠프에서 공보기획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에 국민의당의 공동대표직을 내려놓은 천정배 전 공동대표 측 인사로 분류된다.

이동학 전 소장도 현실정치에 참여했다. 지난해 더민주에서 혁신위원을 지냈다. 지난 4·13 총선서 더민주 노원병 예비후보로 경선에 뛰어든 이 전 소장은 더민주 황창화 전 국무총리 비서실 정무수석에 밀려 공천에서 탈락했다.

노병원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당선된 지역으로 새누리당 이준석 비대위원도 있었기 때문에 더민주에게는 험지로 통했다. 이 전 소장은 줄곧 평소 당의 중진들과 486 의원들에게 험지로 출마할 것으로 요구했다. 스스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청년비례대표 불출마 의사를 밝힘과 동시에 노원병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현재는 더민주 전국 청년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다청련의 정은혜 전 부소장은 지난 4·13 총선서 더민주 비례대표 16번을 받았다. 더민주는 13번까지 당선 됐기 때문에 그는 국회 입성에는 실패했다. 이 전 소장과 함께 4명의 창립멤버 중 한명인 정 전 부소장은 19대 총선서 청년비례 경선에 도전했지만 4위에 그쳐 후보 지명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경험도 있다. 그는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 청년정책단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 부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아지트 가보니…

다청련은 후원금과 회원들의 자체적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청련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듣기 위해 영등포구에 위치한 일명 ‘다청련아지트’를 찾았지만 지금은 폐쇄된 상태였다. 이에 이 전 소장은 “현재 다청련에 상근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며 “필요로 할 때마다 모여서 활동한다”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유럽은 지금…청년 정치인 전성시대

 

유럽국가 청년들이 좌우 정파를 불문하고 국회와 정부 전면에 나서 정당이 이끌면서 주목 받고 있다. 우선 스페인의 30대 정치인 파블로 이글레시아스는 유럽 재정위기 당시 반 긴축 운동을 펼친 뒤 2014년 3월 좌파정당 ‘포데모스’를 창당했다.


무서운 상승세로 포데모스는 창립 2년 반만에 의석수 3위를 차지했다. 오스트리아 외무장관은 30살의 세바스티안 쿠르츠다. 쿠르츠는 27세 나이로 외무장관에 임명됐다. 그는 오스트리아 내 반 이민 여론을 반영해 지난 2월 발칸 9개국과 국경 통제 강화에 합의하는 영향력을 보여줬다.

이밖에 이탈리아 로마 신임 시장은 37살의 비르지니아 라지, 31살의 우크라이나 하원의원 브레스라브스타 등이 젊은 나이에 정치권에서 활약하고 있다. 유럽에서 젊은 정치인 등장의 이유로 정당별 청년 조직을 꼽는다. EU 회원국 정당들은 지역 청년 조직을 통해 10∼20대 당원들이 교육, 복지, 등 지역 문제를 해결해 지방자치의 주체로 성장하게끔 도왔다. 청년 단체에서 정치 경험을 쌓은 이들은 정당의 실질적 일원으로 발탁됐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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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마지막 관문 ‘헌법 제84조’ 대해부

이재명 마지막 관문 ‘헌법 제84조’ 대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앞길에 주황불과 녹색불이 번갈아 들어서고 있다. 2심서 무죄를 받은 공직선거법 판결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면서 여전히 사법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형국이다.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남은 재판을 어떻게 이어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치권은 ‘대통령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를 나노 단위로 뜯어 살피고 있다. 지난 1일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당선돼도 찝찝하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021년 20대 대선후보이던 당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모른다”는 발언과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과정에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이 같은 발언은 의견 표명에 불과하다며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구체적으로 1심 재판부는 이 후보의 “김 전 처장과 골프 친 사진은 조작됐다”는 발언을 유죄로 봤지만 2심 재판부는 “김 전 처장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고, 아무리 확장 해석해도 같이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해석할 여지는 없다”며 1심을 뒤엎었다. 백현동 발언에 대해서도 “의견 표명에 해당하기 때문에 허위 사실 공표로 해석할 수 없어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무죄 판결이 난 바로 다음 날 검찰은 곧바로 상고했다. 항소심이 끝난 지 하루 만에 상고장을 접수한 만큼 대법원 판단을 빠르게 받아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대법원서 다루는 상고심은 항소심 재판에 대한 불복 신청을 토대로 하는 만큼 사실관계를 판단하지 않는 법률심이다. 판결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신속하게 원칙에 따라 재판을 해서 정의가 바로잡히기를 기대한다”며 내심 유죄를 희망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대법원서 판결이 뒤집혀야 한다고 보느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항소심 법원의 논리를 잘 이해할 수 없다. 대법원서 바로잡혀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1심과 2심의 판단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하루빨리 대법원서 결정을 내려줘야 법적인 논란이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 된 밥에 또…파기환송 ‘주황불’ “노골적 대선 개입” 대법원장 탄핵? 반면 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윤석열의 즉시항고를 포기한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상고도 포기하길 바란다”며 맞불을 놨다. 민주당의 바람과 달리 대법원은 법리 해석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해 무죄였던 2심 판결을 깼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이하 전합)는 “‘골프 발언’과 ‘백현동 관련 발언’은 공직선거법 250조 제1항에 따른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2심 판단에는 공직선거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합 선고에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 11명 등 총 12명이 참여했다. 대법원은 이 후보의 “사진이 조작됐다”는 취지의 발언은 허위 사실 공표가 맞다고 판단했다. 백현동 용도변경과 관련해서도 “국토부가 성남시에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피고인이 허위 발언을 했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이번 선고는 대법관 10명 다수 의견으로 유죄 취지 파기환송이 결정됐고 2명이 반대 의견을 냈다. 반대 의견을 낸 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골프 발언은 6~7년 전에 있었던 기억을 주제로 한 발언에 불과하고, 백현동 관련 발언은 국토부의 의무 조항을 지적한 부분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닥쳐온 위기에 민주당은 “노골적인 대선 개입”이라며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겠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통상 파기환송심은 상고심 판결에 기속되는 만큼 불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의 탄핵에 속도를 냈지만 이 후보는 “당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며 다소 거리를 뒀다. 문제는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결정하면서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에 관한 해석은 밝히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訴追)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소추’의 정의를 놓고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까지 해석이 갈린 것이다. 어떻게 읽어도…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소추는 ‘형사 사건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는 일’로 정의할 수 있다. 소추의 범위가 ‘검찰의 공소 제기’만을 의미하는지, ‘진행 중인 재판’까지 포함하는지가 최대 관건이다. 현직 대통령을 내란, 또는 외환죄가 아니면 새로 기소할 수 없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내·외환죄가 아닌 죄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되던 중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자로 풀어서 본다면 소는 기소, 추는 좇다, 즉 소추는 ‘공소와 공소 유지’를 뜻해 재판을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게 첫 번째 해석이다. 기소가 중단될 수는 있지만 진행 중인 재판까지 중단시킬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된다면 이 후보는 대통령선거에 당선되더라도 재임 중 5개 사건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현재 이 후보는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선거법 위반·위증교사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중 하나라도 유죄가 확정된다면 대통령직서 물러나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반면 소추가 기소까지만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의된다면 이 후보의 모든 재판은 당선 즉시 중단된다. 이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해석으로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검사의 수사와 소추권을 다룬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 사건의 각하 결정에 대한 반대 의견이 다시 주목된다. 당시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은 “형사상 소추는 심판 기관과 분리된 소추권자가 유죄 판결 및 적정한 처벌을 구하는 활동으로 소추 기능은 공소의 제기와 유지 여부의 결정 및 공개된 법정서 피고인의 상대방 당사자로서 수행하는 변론 및 입증 활동, 이에 관한 법원의 재판에 대한 불복 등을 포함한다”고 밝힌 것이다. 만일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재판 진행 여부는 이 후보의 재판을 맡은 각각의 재판부의 몫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법원이 헌법 제84조와 관련해 개별 재판부에 재판을 어떻게 운영하라고 지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각 재판관이 알아서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구조상으로는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 대법원이 법률심으로 만약에 그런 쟁점을 다루게 된다면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본다면 고등법원과 지방법원 등 재판부가 헌법 제84조를 해석해야 하지만 최종 결론은 대법원의 몫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권한쟁의심판까지 이뤄진다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까지 다방면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헌재가 대통령과 법원 사이서 어떤 해석을 내리는지에 따라 운명이 갈리는 것이다. 한차례 끓어 올랐던 헌법 제84조 논란은 이 후보의 최종심 날짜가 연기되면서 일단락하는 분위기다. 지난 7일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가 오는 15일 예정됐던 첫 공판을 대선 이후인 다음 달 18일로 연기한 것이다. 재판부는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함”이라며 재판 기일을 대통령선거일 이후로 변경했다. 이로써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는 사실상 해소됐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마찬가지로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등의 공판기일도 다음 달인 24일로 변경되면서 조 대법원장을 겨냥한 민주당의 날선 반응도 다소 누그러졌다. 상고심 일정이 연기되면서 한숨 돌리나 싶더니 민주당이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서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 재판을 정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삼권분립이 붕괴된 좋지 않은 선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불소추특권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확실히 못을 박는 분위기다. 이 후보의 파기환송이 결정된 다음 날인 지난 2일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국민 여러분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대법원의 비이성적 폭거를 막겠다. 헌법 제84조 정신에 맞게 곧 법 개정안(재판중지)을 법사위서 통과시키겠다”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예고대로 지난 7일 민주당은 형사소송법 제306조에 ‘피고인이 대통령선거에 당선되면 당선된 날부터 임기 종료 시까지 공판 절차를 정지한다’는 내용 신설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 상임위원회서 단독 처리했다. 대통령이 재판을? ‘소추’ 범위 물음표 최종심 연기됐지만…개정안 밀어 붙인다 민주당은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의 헌정 수행 기능 보장을 위한 불소추특권을 규정하고 있으나, 현행 법령 체계에서는 기소 후 재판이 계속되는 경우 이를 중단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재판 계속은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형사·사법기관이 대통령을 대상으로 재판을 계속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상정 당시부터 반발하며 퇴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서 “이런 무도한 집단이 깡패집단이지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느냐”라며 “차라리 ‘이재명 유죄 금지법’을 제정하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왜 애꿎은 허위 사실 공표죄만 개정하느냐. 이참에 위증교사죄도 폐지하라. 대장동·백현동 관련 죄도 폐지해서 이 후보를 무죄로 만들라”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대통령직이 범죄의 도피처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법무부는 “대통령 취임 전에 범한 범죄는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무관함에도 재판을 정지하는 것은 공직 자격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법률 규정을 무력화하고 자격이 없는 피고인에게 부당하게 그 임기를 보장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로써 대통령직이 범죄의 도피처로 전락할 우려가 있고 헌법 수호 의무를 지는 대통령의 지위와도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 국민 신뢰를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신인도 및 국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이 후보의 재판 날짜를 잡으면 권력을 총동원해서 팔을 비틀고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가 자기들 입맛대로 해석되지 않을 것 같으니 재판을 못하도록 법을 위헌적으로 뜯어고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유죄 판결을 한 대법원장이 보복 특검을 받아야 하는 세상이 눈앞에 와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헌법 제84조에 대해 “만사 때가 되면 그때 가서 판단하면 된다. 법과 상식, 국민적 합리성을 가지고 상식대로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어차피 부질없다 헌법 제84조와 소추의 정의를 놓고 저마다 해석에 나섰지만 이 후보의 최종심 날짜가 대선 이후로 연기되면서 의미 없는 논쟁이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강신업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소추에 대한 정의는)대법원이 결정하면 그만인데, 만약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권한쟁의심판을 할 것이고 해당 문제는 헌재로 가게 된다”며 “(대통령이 된 이 대표가)두 명의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 헌재를 장악하는 수순이다. 결국 헌재는 대통령 편을 들 테니 사실상 그때 가서 헌법 제84조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그래도 달리는 이재명 대권 열차 대선 기간 동안은 사법 리스크 부담을 지우게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본격적으로 민생·경제에 집중할 전망이다. 우선 이 후보는 지난 8일 경제5단체장을 만나 경제위기 극복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이 후보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각 단체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내수 침체, 민생 경제 등을 논의했다.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12일부터는 ‘빛의 혁명’의 상징인 서울 광화문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선거 유세에 나선다. 한편 이 후보와 별개로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등 사법부를 겨냥한 전방위 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