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굿바이 2010> ② 2012대권 러닝메이트는 누구

승천 꿈꾸는 잠룡들 “적과의 동침도 불사”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대선을 2년여 앞두고 3당 합당을 이뤄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도 대선이 있기 1년 반 전부터 DJP 공조를 닦았다. 2012년 대선은 이제 정확히 2년 후 치러진다. 시기적으로 잠룡들이 집권을 위해 슬슬 움직이고 있을 시점이다. 남은 시간동안 자신의 인간적 약점과 전략적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꺼내들 수 있는 잠룡들의 선택 가능한 요소를 살펴보자.

싫어도 만나는 게 정치, 이기기 위한 전략적 제휴 꿈틀
제휴 통해 인간적 약점·전략적 장애 극복해야 ‘용된다’

1990년 1월22일. YS는 3당 합당을 통해 ‘대세론’을 완성시켰다. 당시 통합민주당의 의석은 무려 216석이었다. 민주화 세력만으로는 집권할 수 없음을 깨닫고 적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의 러닝 메이트는 지역(TK+PK+충청)이었다.

여론조사 1위 박근혜,
유시민 손학규 김문수 순

선거판 저변에 깔린 지역 대결의 에너지를 간파하고, 더 이상 민주화만 외치지 않았다. 패배자 DJ도 그 후, 과거의 경쟁자 YS에게 선회의 미덕을 배워 ‘민주화 외길’을 버렸다. 이기는 비법을 배운 결과, DJP가 탄생했고 집권에 성공했다. DJ는 급진주의적 이미지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안정적이며 보수적 색채가 강한 김종필 자민련 전 총재(JP)와 손을 잡았다. 이처럼 정치권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 자신의 약점과 장애를 극복해, 승리하기 위한 전략적 연대만 있을 뿐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2월 첫째 주 실시한 주간 정례조사 결과, 차기 여야 대권주자 지지율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30.8%, 유시민 국민참여당 국민정책연구원장이 12.2%,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8.3%, 김문수 경기지사가 7.9%, 오세훈 시장이 6.9%의 지지율을 보였다.

현재의 수치를 단편적으로 보기엔 무리는 있다. 정치는 하루에도 수차례 공격과 수비가 뒤바뀔 수 있는, 살아 움직이는 역동적 생물체기 때문이다.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지난 10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로는 여당보다 야당이 처져있는 것으로 보지만, 선거로 들어가면 큰 차이가 날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45% 대 45% 정도로 본다. 중도 10%가 중요하다. 지난 대선 때는 그 중도표가 이명박 후보에게로 옮겨가 찍어줬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결국 남은 기간 동안 얼마만큼 내실 있고 강력한 연대를 이뤄내느냐에 따라 결과는 뒤바뀔 수도 있다.

여야 공히 가장 강력한 예비 대선주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다. 박 전 대표가 내세우는 주된 이미지는 진실된 약속과 국가에의 소명이다. 상반기 국회를 뜨겁게 달군 세종시 수정안 처리 때에도,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끝까지 원칙을 치켰다. 2007년 경선 당시 부산 지역 연설에서 “여러분이 제 부모님이고, 남편이고 가족이다.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인간적 약점, 국가 행정을 이끌만한 비전과 전략 구축에 대한 의구심은 약점으로 꼽힌다.

세종시 원안 소신을 지킨 정치인이라는 장점의 극대화와 행정 분야 약점 극복의 대안으로,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 혹은 이완구 전 충남지사와의 연대가 손꼽힌다. 심 대표와 이 전 지사 모두 충남도지사를 역임해 행정의 기초를 쌓았고, 충청권에서도 일정 부분 지분이 있어 박 전 대표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여성이 주는 불안감도, 충분히 불식시킬 수 있다.

여권의 또 다른 차기 대선 주자군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각각 섬세한 감성적 디자인 이미지와 국민 섬김형 일꾼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오 시장은 경제 문화적 중·상류 계층에겐 ‘세련된 디자인’을 통해, 실제로 많은 어필을 했다. 광역단체장 재선의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러닝메이트 변수로
여당 내 강력한 이재오

하지만 최근 무상급식과 관련 서울시의회 의원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경제적 중·하위 계층의 지지가 줄어든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공허한 측면에만 신경 쓴다’는 야당의 집중 공세를 극복하기 위해, 경륜 있고 소탈하되 치밀한 러닝메이트가 필요하다. 당내 경선(예선)을 통과하기 위해, 당내 기반이 확고한 인사와의 연대 또한 필요하다.

한편 김 지사는 경기도의회와 무상 급식 예산을 놓고 갈등을 빚어오다, 지난 15일 타협을 이뤄냈다. 유기농 식자재 사용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긴 하지만, 모든 국민을 섬기겠다는 ‘일꾼’, ‘머슴’의 긍정적 이미지는 지켜냈다.

하지만 김 지사 또한 상대적으로 당내 기반이 취약하며, 다른 대권 주자들에 비해 본인의 이미지도 국민들에게 확고히 심어주지는 못한 상태다. 여권 골수 보수 인사들에게, 그의 운동권 경력은 눈엣가시다. 김 지사도 경륜 있고 차분하며 당내 기반이 확고한 인사와의 연대가 필요하다.

러닝메이트로 가장 강력한 여권의 변수는 이재오 특임장관이다. 이 장관이 대권 예비 상수들과 어떤 관계를 형성할 지가, 여권의 정권 연장을 결정지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이 장관은 현 집권 세력의 실세 중 실세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장관과의 연대는 이명박 대통령(MB)의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역대 대선을 살펴보면,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 당선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배제시킬 수는 있었다. YS의 이회창(昌) 당시 한나라당 후보 배제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동영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배제가 그 결과다. 반면 현직의 적극적인 밀어주기를 통해 노태우, 김영삼, 노무현 후보는 웃을 수 있었다.
큰 틀에서의 주력 후보가 갖춰진 여권과 달리, 야권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제1야당의 예비 주자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은 8.3%인 반면, 원내 의석이 전무한 국민중심당 유시민 원장의 지지율은 12.2%다.

야권 단일화가 급선무
여권 내 인사와도 연합해야

야권에서는 확고한 양자구도가 승리의 선결 조건인데, 그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 대선의 경우 다수의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단일 후보에 성공한 여권에게 530만표 차이로 패배했다. YS의 3당 합당과 같은 물리적 야권 통합이 필요하다는데 힘이 실리는 이유다.

민주당 예비 대선주자인 손학규 대표는 중도실용을 내세우는 정치인이다. “진보 세력이 국민에게 실제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어야 된다”며 실사구시를 강조했다. ‘새로운 진보’를 통해 중도를 포용하려는 입장은, DJ의 외연 확대 노력과 같은 맥락의 시도다. 국민에게 안정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손 대표 입장에서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지적이 결정적 꼬리표다. 대선 유력주자 빅5 중, 유시민 원장을 제외하고 전부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말이 부담스럽다.

확고한 호남 지지+친盧 386그룹과의 연대 없이는, 차기 대권으로 향하는 예선 통과도 낙관하긴 어렵다. 이런 그에게 당내 지지 기반이 확고하며, 영남권에서의 득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러닝 메이트가 절실하다. 1:1의 연대가 아닌, 1:多의 연대도 검토해볼 만하다. 노무현 정권에서 장관을 지낸 경남 의령 출신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경제 분야에서의 연대도 검토 해볼 만하나,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진 전 장관 본인은 정치 참여에의 뜻이 전혀 없다고 한다.

확고한 권력 의지가 3당 합당, DJP연합 만들어
대선 특성상 결과는 이미 선거 전 80%가 결정

유시민 원장은 국민 소통과 참여를 강조하는 정치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참여정부 시절 장관을 지내며 행정 분야의 전문성도 쌓았다. 그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에겐, 연예인 이상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정치 전략적 측면에서도 상당한 내공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다수의 의석을 확보한 계파의 수장은 아니지만, 야권에서도 그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그는 “옳은 말도 싸가지 없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강골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아도 유시민을 지지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민주당은 지지해도 유시민은 지지하지 못하겠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이같은 인간적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안정적이고 인자하며 온건 합리적인 인물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 내에서의 공개 지지도 이끌어 내야하는 입장이다.

야권은 현재 세(勢)가 부족한 형국이라, 대선 승리를 위해 여권 성향 중도 보수층인사의 참여도 끌어내야 한다. 넘치는 권력의지가 DJP를 만들었다. DJ의 JP 끌어안기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몽준 의원 끌어들이기가 좋은 본보기다. 싫어도 만나는 게 정치다. 하지만 지금 상태론 당시 DJ와 같은 절대적 야당 후보가 없기 때문에, 예선 통과 뒤에나 가능한 일이다.

야권 내 핵심 변수
친노계 광역단체장 4인방


야당 예비주자 들은 예선 통과를 위해, 당 내 핵심 인물들을 포섭해야 된다. 현 시점에서 야당 내 강력한 변수로는 송영길 인천시장, 이광재 강원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김두관 경남지사 등 친노 386그룹이 있다. 소위 광역단체 4인방으로 불린다. 지방 선거는 으레 정부 여당 중간 심판격의 성격을 보이지만, 그럼에도 이들 4인방의 각 지역별 득표력까지도 간과할 수는 없다.

전통적으로 야권 입장에서 호남 지역은 집토끼이고, 강원·인천 지역은 왔다갔다하는 들토끼이며, 경남 지역은 저 멀리에 있는 산토끼이다. 하지만 최근 추세론 강원·인천은 물론이고, 경남 지역에서까지 가능성을 본 상태다. 4인방의 득표력까지도 등에 업으면, 본선에서의 승부도 해볼 만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