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알몸사진 파는 청소년들 천태만상

치명적인 유혹…톡스폰을 아십니까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톡스폰’으로 불리는 불법 음란 영상 매매 행위가 채팅 애플리케이션과 소셜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채팅 메신저와 랜덤 채팅 앱 등을 이용해 음란 영상을 보내주고 돈을 받는 톡스폰. 기존의 ‘조건만남’과는 달리 영상 매수자를 법적으로 단속이나 처벌할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미성년자들까지 음란 영상 매매의 유혹에 빠져들고 있다.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10대 청소년을 위협하는 위험한 아르바이트라는 주제를 다뤘다. 이날 용돈이 부족한 10대를 위협하는 위험한 아르바이트로 톡스폰이 소개됐다. 청소년들은 “알고는 있는데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했다.

법망 사각지대
관련 조항 없어

톡스폰은 채팅 메신저상의 스폰서를 일컫는 말로 적은 돈으로 유혹이 가능한 10대들이 그들의 주요 먹잇감이다. 먼저 성별, 나이 등을 확인해 10대들에게 접근한다. 비교적 큰 금액을 제시하며 은밀한 부위의 촬영 사진을 요구한다. 직접 만날 필요도 없고 당장 용돈벌이가 가능하기에 10대들은 쉽게 유혹에 빠진다.

실제로 랜덤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톡스폰을 구한다는 메시지를 어렵지 않게 받아볼 수 있다.

간단한 사진과 영상만 보내면 주급 150만∼200만원을 보장하고 추가로 선물과 성형시술 비용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채팅 앱 프로필 상에 미성년자로 설정해놔도 개의치 않는다. “조건 만남은 경찰이 단속할 경우 벌금과 전과 기록이 남는 반면 톡스폰은 조건만남에 비해 안전하다”는 말도 덧붙인다.

톡스폰을 제안한 남성은 일단 몸과 발 사진을 보고 기본급을 정하자며 사진을 요구한다. ‘사기’를 의심하면 이제껏 자신과 톡스폰을 해온 여자들의 나체사진과 동영상 캡처사진을 보내오며 안심시킨다.

여성들의 신체 일부분이 확대된 사진과 전라에 얼굴이 반쯤 드러난 동영상 캡처본까지 노출 수위가 매우 높다. 남성은 톡스폰을 통해 온 사진과 영상은 보고 바로 지운다고 했지만 인증을 명분으로 세 명의 여자 신체 사진을 유출했다.

큰 금액 제시 은밀한 부위 촬영 요구
사진 보내주면 입금…월 200만원 수입

톡스폰을 제안한 남성은 일단 몸과 발 사진을 보고 기본급을 정하자며 사진을 요구한다. 사기를 의심하면 이제껏 자신과 톡스폰을 해온 여자들의 나체사진과 동영상 캡처를 보내오며 안심시킨다.

톡스폰은 주로 랜덤 채팅 앱을 통해 톡스폰 대상을 구하고 이후 채팅 메신저 아이디를 공유해 둘만 있는 채팅방에서 음란물을 제공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랜덤 채팅 앱에서뿐만 아니라 트위터나 텀블러 등 소셜네트워크상에서도 음란한 사진과 영상을 사고판다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성인인증 절차 없이 접속할 수 있는 랜덤 채팅 앱을 통해 톡스폰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만날 필요도 없이 영상만 찍어 보내면 많게는 수백만원씩 벌 수 있다 보니 대놓고 톡스폰 광고를 하는 10대들도 생겨나고 있다. 받는 액수가 많을수록 노출 요구 수위도 더 높아진다.

한 고등학생은 “한 번 그 정도 큰돈을 벌면 다른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고 했다.

재미로 혹은 아르바이트 삼아 보낸 자신의 신체 영상은 타인에게 전송한 그 순간부터 유포의 위험에 놓인다. 또 이를 빌미로 다른 사진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렇게 전송된 사진들은 음성적 경로의 음란물 거래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될 확률이 높다.

실제로 톡스폰을 통해 수집한 청소년들의 사진을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판매하다가 적발된 사례도 적지 않다. 자신의 신체가 담긴 영상이 유포됐을 때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동영상 삭제 전문 업체 관계자는 “청소년들의 경우 유포된 자신의 동영상 삭제를 의뢰한 후 못 견디고 자살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이 봤다”며 “한 달 평균 300건의 동영상 삭제 의뢰가 들어오는데 그중 100건은 청소년 음란물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성매매보다 낫다?
가출해 용돈벌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도 “단지 그 사람과 나만의 거래니까 안전하다고 봐선 안 된다”며 “누군가에게 내 신체 일부가 담긴 사진, 영상을 건네는 순간 유포될 위험이 크고, 이런 동영상은 한 번 유포되면 평생 낙인이 되기에 찍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당부했다.

지난 3월 음란 채팅 사실을 알리겠다며 돈을 뜯어낸 20대 여성이 사기와 공갈죄로 징역형을 받았다.

A(22·여)씨는 지난해 SNS로 알게 된 남성에게 “350만원을 빌려주면 매달 음란 동영상을 보내주고 빌린 돈도 갚겠다”고 꾀어 3차례에 걸쳐 850만원을 챙겼다. 그는 빌린 돈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해 갚을 수 없게 되자 이 남성과 나눈 음란 채팅 내용을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겁을 줘 돈을 더 받아내기로 했다.

A는 자기 언니인 것처럼 행세하며 피해 남성에게 “내 동생이 미성년자인 것을 아느냐. 미성년자와 음란 채팅을 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 돈을 보내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고 가족에게 음란 채팅 사실을 알리겠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겁을 먹은 남성으로부터 또다시 600만원을 송금받는 등 4차례 1350만원을 챙겼다. 지난달 29일 전주에서는 스마트폰 채팅으로 만난 여성에게 음란행위를 강요한 남성이 체포되기도 했다.

이모(25)씨는 지난해 5월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여성인 것처럼 B(22·여)씨에게 접근해 ‘주종관계 성행위’를 약속한 뒤 B씨의 음란행위가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받아 인터넷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B씨가 “더는 신체 사진을 찍어 보내지 않겠다”고 거부하자 이 같은 짓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개인의 성행위 영상을 인터넷에서 삭제해달라는 시정 요구는 큰 폭으로 증가해왔다. 2013년 1166건에서 2014년 1404건으로 20% 증가했고, 2015년 10월 말까지는 3171건으로 전년 대비 126% 증가했다.

인터넷에 뿌려져
유출 피해 속출

청소년이 직접 자신의 신체를 찍은 사진 및 동영상을 건네받아 소지할 경우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11조(아동·청소년 이용음란물의 제작·배포 등) 5항에 의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 청소년과의 거래를 통해 받은 음란물을 영리 목적으로 배포할 경우에는 아청법 11조 2항에 의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그러나 청소년이 아닌 성인끼리 음란물을 주고받은 경우, 자신의 신체가 담긴 음란물을 보낸 사람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에 의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정작 돈을 주고 음란물을 구매한 사람의 경우 이렇다 할 법적 처벌 조항은 찾아볼 수 없다.

채팅세계에서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하다. 겉으로만 봐도 몇 학년인지 대강 알 수 있는 현실 세계와 달리 채팅에서는 서로의 나이를 묻는 행위를 꺼린다.

10살을 갓 넘긴 초등학생이 여대생으로 버젓이 행동하고 중3 남학생이 서른살 어른으로 둔갑해도 말리는 사람은 없다. 외모와 나이 때문에 학교와 가정에서 제약을 받는 10대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개인에게 구매한 음란물을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공중에 유포할 경우에는 성폭법 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2항에 의거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경찰청 성폭력수사계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음란물을 구매한 사람에 대한 법적 처벌 조항이 빠져있어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음란물 구매자 법적 처벌 못해
동영상 유포 못 견디고 자살도

그는 또 “성매매의 경우, 매수자와 매도자 둘 다 처벌하고 있듯이 음란물을 산 사람도 처벌해야 이런 문제를 빨리 근절할 수 있다”며 “정부 당국 회의에서 매수자 처벌 조항 신설의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고 말했다.

개인과 개인 간에 이뤄지는 음란물 매매는 개인 간에 은밀히 행해지기 때문에 사실상 적발이 쉽지 않다. 특히 10대들은 부모에게 자신의 비행이 드러날까 두려워 사건이 일어난 후에도 이를 은폐하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자녀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문제는 아이들의 해방감에 브레이크가 없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 생활의 일부가 된 청소년들에게는 탈선의 가속페달만 존재한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자신이 판매한 음란물 대금을 확인하는 10대 장사꾼들도 적지 않다.

이렇게 우리의 자녀들이 음란물 파도에 휩쓸려 가는 동안 어른들은 제대로 현실을 파악하지도 못한 채 고함만 질러왔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채팅 애플리케이션의 음란 대화는 분명 언어 성폭력에 해당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실제로(육체적으로) 당한 일도 아닌 말로 주고받은 거니까’라는 생각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손 안의 세상에서의 성폭력은 실제 현실에서 성폭력 범죄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현재 채팅 애플리케이션은 모두 신고제로, 채팅 속 어떤 무서운 범죄가 일어나도 신고가 되기 전까지는 범죄로 인정하지 않는다.

한 전문가는 “정책을 만든 국가 역시 신고가 없기 때문에 수사할 수 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말로 회피하고 있어 애플리케이션 성폭력 피해자들은 점점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적어도 아이들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부적절한 돈벌이 수단이 되도록 방치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출 두려워
피해사실 숨겨

그는 “이젠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로 바꿔 국가에서도 모니터링을 해 더 이상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단, 허가제를 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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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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