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대한민국 면세점 정책 민낯

10조 두고 갈팡질팡 ‘정신 나갔나’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면세점 특허권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공표되자마자 유통공룡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10조원대 면세점 시장의 헤게모니를 차지하고자 벌써부터 출사표를 던진 기업이 있는가 하면 조용히 기회를 엿보는 곳도 눈에 띈다. 누가 최종 승자로 기억될지 아직은 속단하기 힘들다. 다만 기존 면세점 사업자들에 유리하게끔 만들어진 룰이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지난달 29일 관세청은 올해 하반기에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사업권을 4개 더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대기업 세 곳, 중소·중견기업 한 곳을 포함하는 게 기본 골자. 논란이 됐던 심사방식은 일부 수정이 가해질 예정이고 심사가 끝난 후 심사위원 명단과 평가 점수를 선별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시내면세점 추가는 관세청의 고시 개정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국회 논의를 거치지 않고 정부 방침대로 추진할 수 있다.

면세점 특허권
누구에게로?

면세점 추가 사업자 선정 계획이 발표되자 유통업계에는 곧바로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기존 사업자는 물론이고 신규 사업자들도 대거 참여 의사를 표명한 상황이다.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그룹 ▲신세계DF ▲두산 ▲이랜드 ▲한화 등 이름이 오르내리는 기업만 10곳 가까이 된다.

유통업계는 신규 사업자들 사이에서 현대백화점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분류하는 분위기다. 신규 참여를 원하는 기업들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은 허가를 받으면 기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강북에 치우진 시내 면세점의 쏠림현상을 보완하고, 면세관광산업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심산이다. 

현재 서울시내 면세점은 총 10곳으로 이 중 9곳은 명동, 장충동, 여의도 등 주로 강북 지역에 있고 강남에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유일하다. 현재까지는 강남을 방문한 외국인이라도 면세 쇼핑을 할 곳이 충분치 않아 강북에 있는 면세점들을 이용했다. 하지만 강남지역에 유입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수가 급증하면서 강남권 면세점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무역센터점 일대는 국내 유일의 ‘MICE 관광특구’로 지정됐고 2021년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라며 “서울 시내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으로 떠오르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라고 밝혔다.

기존 사업자들 신규 특허권에 군침
‘이랬다 저랬다’ 정부 계획에 혼란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이나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등 기존에 면세점을 운영했던 사업자의 특허권 획득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받는다. 특히 국내 시내면세점 가운데 매출액 3위인 롯데 월드타워점은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6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던 월드타워점은 ‘관광쇼핑 복합단지 면세점’으로 재탄생시켜 5년동안 28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내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상태. 관광산업 활성화를 강조하는 정부의 의중과 맞아떨어진다. 이는 정부가 월드타워점의 손을 들어줄 수 있는 명분이기도 하다.
 

일단 ‘독과점 논란’이라는 변수를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다. 정부는 지난달 특허기한을 기존과 같이 10년으로 연장하는 안을 발표하면서 ‘시장지배적 추정 사업자’가 신규 특허심사를 받을 경우 일부 감점을 받도록 했다. 사실상 시장점유율 60%를 웃도는 롯데면세점을 겨냥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24년 역사를 가진 워커힐면세점 역시 오랫동안 면세점을 운영했던 노하우를 앞세워 특허권을 노리고 있다. 다만 인천 통합물류창고와 IT시스템 등 면세점 자산을 연이어 매각했던 워커힐은 그동안 밟아온 폐업 절차를 다시 되돌리는 게 선결과제다. 일부 인력의 유출 해결해야 한다.

워커힐측은 면세점 자체에 충분한 물류센터 공간이 있는데다 IT시스템도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인력 유출 역시 극소수이고 특허권을 획득하면 충원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세계·두산
아전인수 해석

굴지의 유통공룡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면세점 특허권에 목메는 건 면세점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운영방식 때문이다. 백화점이 임대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내는 것과 달리 면세점은 매입과 판매를 통해 수익이 창출된다. 판매처가 세분화될 경우 저렴한 가격에 매입이 가능하고 재고율도 떨어뜨릴 수 있다. 롯데면세점이 업계 1위를 유지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문제는 기존 면세점 사업자들이 특허권 쟁탈전에 다시 뛰어들 수 있게 만든 관세청의 결정이 또 다른 갈등을 예고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특허권을 따낸 일부 업체의 경우 이중적인 행보로 벌써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자신들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자 동전 뒤집듯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인다는 게 주된 요지.

신세계와 두산은 정부의 면세점 추가 허용 정책에 반대하다가 신규 면세점들의 태도가 돌변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면세점을 추가할 경우 ‘행정소송’을 불사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했다가 이제는 오히려 자신들이 사업에 도전하려는 모습이다.

김해공항 면세점 등 기존 경영능력을 앞세워 지난해 말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했던 신세계는 지난 2월 적자를 이유로 돌연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했다.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획득 소식이 전해진 지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진 결정이었다. 

게다가 신세계와 두산은 면세점 사업자 추가 선정 여부가 알려지자 나머지 신규 면세점 사업자와 공동으로 행정소송까지 거론하며 정부의 입장에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이들은 자생력이 생기는 최소 1년간 이 문제를 보류해 줄 것을 요구했다. 면세점 사업자 추가 선정 시 경쟁 과다에 따른 면세점 품질 저해 및 업계 공멸 가능성을 걸고넘어진 셈이다.

어긋나버린
정부의 결정

그러나 신세계와 두산은 기존의 입장을 재차 뒤집었다. 정부가 고용문제와 면세점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내세워 신규면세점 특허권자 추가 선정 계획을 발표하자 추가 특허를 검토하고 있다며 태세를 전환했다. 사실상 시내면세점 특허권 싸움에 뛰어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18일 성영목 신세계 DF 사장은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지난 20일 이천우 두산 부사장도 “시내가 됐든 공항이 됐든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한화갤러리아도 자사의 면세사업부의 성장을 위해 면세 특허 취득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들의 ‘말 바꾸기’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기업 윤리를 무시한 채 이익에만 집중하는 처사로 비춰진다는 것이다. 이들의 면세점 운영능력에도 아직까지는 물음표가 붙는다. 최근 개장한 두타면세점의 MD는 아직까지 미흡한 수준이고 어느새 매출목표도 하향 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규 업체들의 면세점 운영능력에는 아직 물음표가 붙어 있다”며 “이들이 추가로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더라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작금의 상황을 만든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에서 비롯됐다고 입을 모은다. 오락가락한 면세점 정책이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신고제로 운영되던 면세점 제도는 허가제로 전환된 후 대기업 독과점 논란에 봉착했다. 결국 특허기간을 줄이는 식으로 땜질식 처방이 이어졌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었고 작금의 혼란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거듭된 말 바꾸기 이중성
다음은…현대백화점 유력

지난해 벌어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논란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관세청은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권을 15년 만에 처음으로 내놨다. 특허권을 차지하기 위해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너나없이 달려든 모습은 총력전 그 자체였다. 제각각 수백억 단위의 투자금을 제시했던 사활을 건 혈투 끝에 결국 5개 사업권을 놓고 희비는 엇갈렸다.

최종 승자는 ▲HDC신라 ▲한화 ▲신세계 ▲두산 ▲SM컨소시엄이었다. 반면 기존 사업자였던 호텔롯데와 SK네트웍스는 고개를 떨궈야 했다. 후폭풍은 엄청났다. 면세점 대전 패배의 여파로 SK네트웍스는 지난 16일 워커힐면세점을 폐점했고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은 6월30일자로 월드타워점 운영을 종료하게 된다.

승패가 뚜렷이 갈린 싸움이었지만 투명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았던 절차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았다. 결국 관세청은 특허권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특허권 심사도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자동갱신할 수 있도록 정책을 수정하며 자신들의 잘못을 사실상 인정했다. 한술 더 떠 관세청은 올해 하반기 서울에 면세점 특허권을 늘린다는 전례 없는 계획을 내놓기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사업자들이 신규 면세점의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상도덕이고 뭐고'
불거진 이중성

유통업계 관계자는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며 “지난해 신규 특허권에 도전한 기업들은 올해도 도전한다고 보는 게 맞다. 올해도 한정된 특허권을 두고 불가피한 전쟁을 치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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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