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대한민국 면세점 정책 민낯

10조 두고 갈팡질팡 ‘정신 나갔나’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면세점 특허권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공표되자마자 유통공룡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10조원대 면세점 시장의 헤게모니를 차지하고자 벌써부터 출사표를 던진 기업이 있는가 하면 조용히 기회를 엿보는 곳도 눈에 띈다. 누가 최종 승자로 기억될지 아직은 속단하기 힘들다. 다만 기존 면세점 사업자들에 유리하게끔 만들어진 룰이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지난달 29일 관세청은 올해 하반기에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사업권을 4개 더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대기업 세 곳, 중소·중견기업 한 곳을 포함하는 게 기본 골자. 논란이 됐던 심사방식은 일부 수정이 가해질 예정이고 심사가 끝난 후 심사위원 명단과 평가 점수를 선별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시내면세점 추가는 관세청의 고시 개정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국회 논의를 거치지 않고 정부 방침대로 추진할 수 있다.

면세점 특허권
누구에게로?

면세점 추가 사업자 선정 계획이 발표되자 유통업계에는 곧바로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기존 사업자는 물론이고 신규 사업자들도 대거 참여 의사를 표명한 상황이다.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그룹 ▲신세계DF ▲두산 ▲이랜드 ▲한화 등 이름이 오르내리는 기업만 10곳 가까이 된다.

유통업계는 신규 사업자들 사이에서 현대백화점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분류하는 분위기다. 신규 참여를 원하는 기업들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은 허가를 받으면 기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강북에 치우진 시내 면세점의 쏠림현상을 보완하고, 면세관광산업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심산이다. 

현재 서울시내 면세점은 총 10곳으로 이 중 9곳은 명동, 장충동, 여의도 등 주로 강북 지역에 있고 강남에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유일하다. 현재까지는 강남을 방문한 외국인이라도 면세 쇼핑을 할 곳이 충분치 않아 강북에 있는 면세점들을 이용했다. 하지만 강남지역에 유입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수가 급증하면서 강남권 면세점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무역센터점 일대는 국내 유일의 ‘MICE 관광특구’로 지정됐고 2021년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라며 “서울 시내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으로 떠오르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라고 밝혔다.

기존 사업자들 신규 특허권에 군침
‘이랬다 저랬다’ 정부 계획에 혼란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이나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등 기존에 면세점을 운영했던 사업자의 특허권 획득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받는다. 특히 국내 시내면세점 가운데 매출액 3위인 롯데 월드타워점은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6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던 월드타워점은 ‘관광쇼핑 복합단지 면세점’으로 재탄생시켜 5년동안 28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내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상태. 관광산업 활성화를 강조하는 정부의 의중과 맞아떨어진다. 이는 정부가 월드타워점의 손을 들어줄 수 있는 명분이기도 하다.
 

일단 ‘독과점 논란’이라는 변수를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다. 정부는 지난달 특허기한을 기존과 같이 10년으로 연장하는 안을 발표하면서 ‘시장지배적 추정 사업자’가 신규 특허심사를 받을 경우 일부 감점을 받도록 했다. 사실상 시장점유율 60%를 웃도는 롯데면세점을 겨냥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24년 역사를 가진 워커힐면세점 역시 오랫동안 면세점을 운영했던 노하우를 앞세워 특허권을 노리고 있다. 다만 인천 통합물류창고와 IT시스템 등 면세점 자산을 연이어 매각했던 워커힐은 그동안 밟아온 폐업 절차를 다시 되돌리는 게 선결과제다. 일부 인력의 유출 해결해야 한다.

워커힐측은 면세점 자체에 충분한 물류센터 공간이 있는데다 IT시스템도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인력 유출 역시 극소수이고 특허권을 획득하면 충원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세계·두산
아전인수 해석

굴지의 유통공룡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면세점 특허권에 목메는 건 면세점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운영방식 때문이다. 백화점이 임대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내는 것과 달리 면세점은 매입과 판매를 통해 수익이 창출된다. 판매처가 세분화될 경우 저렴한 가격에 매입이 가능하고 재고율도 떨어뜨릴 수 있다. 롯데면세점이 업계 1위를 유지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문제는 기존 면세점 사업자들이 특허권 쟁탈전에 다시 뛰어들 수 있게 만든 관세청의 결정이 또 다른 갈등을 예고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특허권을 따낸 일부 업체의 경우 이중적인 행보로 벌써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자신들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자 동전 뒤집듯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인다는 게 주된 요지.

신세계와 두산은 정부의 면세점 추가 허용 정책에 반대하다가 신규 면세점들의 태도가 돌변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면세점을 추가할 경우 ‘행정소송’을 불사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했다가 이제는 오히려 자신들이 사업에 도전하려는 모습이다.

김해공항 면세점 등 기존 경영능력을 앞세워 지난해 말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했던 신세계는 지난 2월 적자를 이유로 돌연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했다.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획득 소식이 전해진 지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진 결정이었다. 

게다가 신세계와 두산은 면세점 사업자 추가 선정 여부가 알려지자 나머지 신규 면세점 사업자와 공동으로 행정소송까지 거론하며 정부의 입장에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이들은 자생력이 생기는 최소 1년간 이 문제를 보류해 줄 것을 요구했다. 면세점 사업자 추가 선정 시 경쟁 과다에 따른 면세점 품질 저해 및 업계 공멸 가능성을 걸고넘어진 셈이다.

어긋나버린
정부의 결정

그러나 신세계와 두산은 기존의 입장을 재차 뒤집었다. 정부가 고용문제와 면세점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내세워 신규면세점 특허권자 추가 선정 계획을 발표하자 추가 특허를 검토하고 있다며 태세를 전환했다. 사실상 시내면세점 특허권 싸움에 뛰어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18일 성영목 신세계 DF 사장은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지난 20일 이천우 두산 부사장도 “시내가 됐든 공항이 됐든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한화갤러리아도 자사의 면세사업부의 성장을 위해 면세 특허 취득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들의 ‘말 바꾸기’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기업 윤리를 무시한 채 이익에만 집중하는 처사로 비춰진다는 것이다. 이들의 면세점 운영능력에도 아직까지는 물음표가 붙는다. 최근 개장한 두타면세점의 MD는 아직까지 미흡한 수준이고 어느새 매출목표도 하향 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규 업체들의 면세점 운영능력에는 아직 물음표가 붙어 있다”며 “이들이 추가로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더라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작금의 상황을 만든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에서 비롯됐다고 입을 모은다. 오락가락한 면세점 정책이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신고제로 운영되던 면세점 제도는 허가제로 전환된 후 대기업 독과점 논란에 봉착했다. 결국 특허기간을 줄이는 식으로 땜질식 처방이 이어졌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었고 작금의 혼란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거듭된 말 바꾸기 이중성
다음은…현대백화점 유력

지난해 벌어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논란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관세청은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권을 15년 만에 처음으로 내놨다. 특허권을 차지하기 위해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너나없이 달려든 모습은 총력전 그 자체였다. 제각각 수백억 단위의 투자금을 제시했던 사활을 건 혈투 끝에 결국 5개 사업권을 놓고 희비는 엇갈렸다.

최종 승자는 ▲HDC신라 ▲한화 ▲신세계 ▲두산 ▲SM컨소시엄이었다. 반면 기존 사업자였던 호텔롯데와 SK네트웍스는 고개를 떨궈야 했다. 후폭풍은 엄청났다. 면세점 대전 패배의 여파로 SK네트웍스는 지난 16일 워커힐면세점을 폐점했고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은 6월30일자로 월드타워점 운영을 종료하게 된다.

승패가 뚜렷이 갈린 싸움이었지만 투명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았던 절차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았다. 결국 관세청은 특허권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특허권 심사도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자동갱신할 수 있도록 정책을 수정하며 자신들의 잘못을 사실상 인정했다. 한술 더 떠 관세청은 올해 하반기 서울에 면세점 특허권을 늘린다는 전례 없는 계획을 내놓기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사업자들이 신규 면세점의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상도덕이고 뭐고'
불거진 이중성

유통업계 관계자는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며 “지난해 신규 특허권에 도전한 기업들은 올해도 도전한다고 보는 게 맞다. 올해도 한정된 특허권을 두고 불가피한 전쟁을 치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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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