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연평사태 후폭풍③ 남북 군사력 가상대결

아무리 시뮬레이션 돌려봐도…핵 한방이면 게임 끝!



대한민국 땅에 폭탄이 떨어졌다. 수십 수백 발이다. 북한의 도발에 연평도는 쑥대밭이 됐다. 아군과 민간인들이 다치고 죽었다. 국군도 반격했지만 지연, 유효, 고장 논란으로 꼴이 말이 아니다. 불안하다. 마냥 믿을 수 없게 됐다. 만날 당하기만 해 더 그렇다. 국민들은 ‘이러다 진짜 전쟁나면 어쩌나’하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떨고 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만, 만약 전쟁이 난다면 이길 수 있을까. 남·북한 군사력을 비교해봤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남·북한 군사력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어느 쪽이 더 센지를 확신하는 공식 자료는 나온 바 없다. 다만 국방부가 2년마다 발표하는 ‘국방백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국방부가 지난해 2월 발간한 ‘2008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수적으론 열세, 질적으론 우세다. 장비수는 북한이, 그 성능 면에선 남한이 우위에 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남·북한은 1950년 6·25전쟁 이후 60년 동안 끊임없이 군비 경쟁을 벌여왔다. 2000년대 들어선 남한은 미래전에 대비해 첨단화에 주력한 반면 북한은 기존의 전투력을 증강하는데 치중해왔다. 이 결과 양측은 현재 다음과 같은 군사력을 보유하게 됐다.

병 력
우리나라 병력은 육군 52만2000여명, 해군 6만8000여명, 공군 6만5000여명 등 총 65만5000여명이다. 2006년에 비해 1만9000여명(육군)이 줄었다. 우리 군은 2005년 도입한 ‘국방개혁’을 바탕으로 병력을 앞으로 50만명 정도로 더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21세기 전략환경과 미래전 양상에 부합할 수 있는‘정예화된 선진 강군’을 지향하는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개혁은 정보·지식 중심의 기술집약형 군 구조로 개편하고, 실용적 선진 국방운영 체제로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북한은 육군 102만여명, 해군 6만여명, 공군 11만여명 등 총 119만여 명에 달한다. 단순 병력면에선 2배가량 북한이 앞선 셈이다. 북한은 2006년부터 2년 동안 육군 병력을 2만여명 증강했다.
북한은 2008년 신년공동사설에서 2012년을 ‘강성대국 진입의 해’로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사상강국, 군사강국, 경제강국’건설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특수전 능력이 월등한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특수전 병력은 북한이 18만여명인데 비해 남한은 1만여명에 불과하다.

예비군
예비병력도 북한이 남한보다 2배 이상 많다. 남한의 예비군은 304만여명이다. 예비군은 책임지역별로 향토방위 임무를 수행한다. 읍·면·동 단위의 지역 예비군 부대와 직장단위의 직장 예비군 부대로 편성돼 있다. 전시 군부대의 증·창설이나 손실 병력에 대한 보충요원으로 전투에 투입된다. 복무 또는 의무종사를 마친 예비역 및 보충역 병은 8년차까지 예비군에 편성된다. 연차별로 보면 4년차 이내가 149만여명, 5년차 이상이 155만여명이다.
북한은 전 인구의 약 30%인 770만여명을 전시동원 대상인 예비전력으로 보유하고 있다. 현역부대와 유사한 장비를 보유한 전투동원 대상인 ‘교도대’와 공장·기업소 내 민방위 성격의 ‘노동적위대’, 고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붉은청년근위대’등이 전쟁 발발 시 곧바로 동원할 수 있는 예비 병력이다.

지상부대
우리 육군은 육군본부와 야전군사령부, 작전사령부, 수도방위사령부, 특수전사령부, 항공작전사령부, 유도탄사령부와 이를 지원하는 부대로 편성돼 있다. 군단급 부대는 현재 10개(특전사 포함)로 편성돼 있다. 사단과 기동여단은 각각 46개와 15개로 구성됐다. 2006년에 비해 군단은 2개, 사단·여단은 4개씩 감소했다.
북한 지상군은 9개 전·후방군단, 2개 기계화군단, 평양방어사령부, 국경경비사령부, 미사일지도국, 경보교도지도국 등 총 15개 군단급 부대로 편성돼 있다. 이는 2006년에 비해 2개 기계화군단이 기계화사단으로, 1개 전차군단이 기갑사단으로, 1개 포병군단이 포병사단으로 변경된 것으로 군단수는 4개가 줄어들었다. 대신 사단은 11개가 늘어 모두 86개로 편성돼 있다. 북한은 전방군단에 경보병사단을 추가로 창설하고 전방사단의 경보병 대대를 연대급으로 증편했다. 기동여단은 예년과 같은 69개(교도대 10여개 미포함)다.

육 군
육군은 2008년 말 현재 장갑차 2400여대를 갖고 있다. 2006년에 비해 100여대가 줄었다. 야포는 100여문이 늘어난 5200여문, 지대지유도무기는 10여기가 늘어난 30여기를 보유하고 있다. 전차는 2300여대, 다연장로켓 및 방사포는 200여문으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북한의 전차는 2006년에 비해 200여대를 증가시켜 3900여대를 배치하고 있다. 다연장로켓 및 방사포는 300대가 늘어난 5100여문, 지대지유도무기는 20여기 늘린 100여기가 있다. 장갑차와 야포는 예년과 같은 2100여대와 8500여문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해 군
해군 화력도 북한에 뒤진다. 북한이 남한보다 훨씬 우세하다. 해군본부와 작전사령부, 해병대사령부, 기타 지원부대로 편성돼 있는 한국 해군의 전력은 예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전투함 120여척, 상륙함 10여척, 기뢰전함 10여척, 지원함 20여척 등의 수상함을 바다에 띄운 상태다.
해군사령부 예하에 동·서해의 2개 함대사와 13개 전대 및 2개 해상저격여단 등으로 구성된 북한 해군도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그 수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전투함 420여척, 상륙함 260여척, 기뢰전함 30여척, 지원함 30여척 등의 수상함을 쥐고 있다.
전투함만 놓고 보면 3배 이상 앞선다. 전투함은 경구축함, 경비함, 유도탄정, 어뢰정, 화력지원정 등 대부분 소형 고속함에 해당한다. 약 60%가 전진배치돼 있다. 잠수함의 경우 북한은 2006년 60여척에서 10여척 늘려 총 70척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남한의 잠수함은 10여척뿐이다. 잠수함은 기뢰부설, 수상함 공격 및 특수전 부대의 침투지원 임무 등을 수행할 수 있어 해상전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다.

공 군
공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체적으로 북한에 밀린다. 감시통제기와 헬기를 제외하면 내세울 게 없다. 전투임무기의 경우 북한에 비해 무려 350여대가 적다. 공군본부와 작전사령부, 기타 지원부대로 구성된 한국 공군은 전투임무기 490여대, 감시통제기 50여대(해군 항공기 포함), 공중기동기 40여대, 훈련기 170여대, 헬기 680여대(육·해·공군 통합) 등을 보유하고 있다.
공군사령부 아래 4개 비행사단과 2개의 전술수송여단 및 2개의 공군저격여단, 지상방공부대 등으로 구성된 북한 공군은 전투임무기 840여대, 감시통제기 30여대, 공중기동기 330여대, 훈련기 180여대, 헬기 310여대 등이 있다.

첨단력
이같이 남한은 단순히 병력 등 조직과 장비 수만으론 북한에 게임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내실을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성능·화력·정밀 등에선 남한이 한 수 위란 평가가 대체적이다. 이는 양측의 경제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1인당 GNI(국민총소득)가 남한은 2006년 1만8372달러(현 기준 약 2094만원)에서 2007년 2만45달러(약 2285만원)로 1년 만에 1673달러(약 190만원) 증가한 반면 북한은 같은 기간 각각 1108달러(약 126만원), 1152달러(약 131만원)로 거의 그대로였다. 이에 따라 남·북한 GNI 격차는 16.6배에서 17.4배로 더욱 벌어졌다. 북한의 경제 상황은 올 들어 더욱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 군사전문가는 “북한의 각종 무기 보유량이 수치상으로는 높다고 하나 첨단 전력에 있어선 남한이 앞서 한마디로 아날로그와 디지털 대결로 보면 된다”며 “질과 양적인 측면을 감안하면 남·북한의 군사력은 대등하거나 남한이 약간 우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분석한 남북한 군사력 지수에 따르면 남한의 지상군은 북한에 비해 73.91로 열세인 반면 해군은 118.56, 공군은 108.98로 우세였다. 주한미군이나 전시증원 병력을 배제해도 남한이 북한보다 10%가량 우세하다는 것이다. 1999년 6월 발생했던 1차 연평해전이 그 예다. 그전까지만 해도 북한 해군의 전력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으나 당시 교전에선 북한 해군의 타격이 더 컸다. 합참도 2008년 국감에서 “북한의 군 장비들은 수동 재래식 무기를 탑재하는 등 최첨단 장비를 장착하지 않아 남한에 비해 전투 능력이 떨어진다”고 밝힌 바 있다.

주변국 군사력
여기에 우호국들의 전력까지 합치면 북한을 압도할 수 있다. 대표적인 우호국인 미국만 봐도 세계 최강의 최첨단 장비와 강력한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군 병력은 육군 59만3000여명, 해군 34만1000여명, 공군 33만6000여명 등 총 149만8000여명이다. 주요 무기는 전차 7600여대, 장갑차 1만9900여대, 각종 포 6500여문, 지대공미사일 1300여기, 잠수함 70여대, 함공모함 10여대, 폭격기 180여대, 전투기 2600여대, 헬기 4900여대 등이 있다.
그러나 미군이 끼어들면 북한을 돕기 위해 중국도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중국 병력은 육군 160만여명, 해군 25만5000여명, 공군 25만여명 등 총 220만5000여명이다. 주요 무기는 전차 7700여대, 장갑차 3500여대, 각종 포 1만7700여문, 지대공미사일 280여기, 잠수함 60여대, 항공모함 0대, 폭격기 80여대, 전투기 1700여대, 헬기 530여대 등이 있다.
주변국인 러시아와 일본도 막강한 군사력을 자랑한다. 러시아 병력은 육군 36만여명, 해군 14만2000여명, 공군 16만여명 등 총 102만7000여명이다. 주요 무기는 전차 2만3000여대, 장갑차 9900여대, 각종 포 2만5300여문, 지대공미사일 2500여기, 잠수함 70여대, 항공모함 1대, 폭격기 1000여대, 전투기 730여대, 헬기 1600여대 등이 있다. 일본 병력은 육군 14만9000여명, 해군 4만4000여명, 공군 4만6000여명 등 총 24만1000여명이다. 주요 무기는 전차 900여대, 장갑차 800여대, 각종 포 2800여문, 지대공미사일 600여기, 잠수함 20여대, 항공모함 0대, 폭격기 0대, 전투기 370여대, 헬기 600여대 등이 있다.

변 수
문제는 핵무기,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다. 북한은 화학무기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IDA가 추정한 북한의 화학작용제는 대략 2500∼5000t 정도로, 이를 모두 화학무기로 만들면 62만∼125만발(4㎏당 1대)을 제작할 수 있다. 일각에선 화학작용제 1000t으로 4000만명을 살상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남한은 1993년 화학무기금지협정(CWC)에 가입, 화학무기를 보유하지 못한다. 북한은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도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시설을 직접 목격한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은 최근 “북한은 핵무기 연료로 사용되는 고농축우라늄을 연간 최대 40㎏까지 농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핵폭탄 2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도 “북한이 새 우라늄 농축시설을 통해 더 많은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게 됐다”고 밝혀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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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