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투성 '이창명 포르쉐' 미스터리

고급 스포츠카 탈 급이 아닌데…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개그맨 이창명이 교통사고를 냈다. 음주운전 의심까지 받고 있다. 최근 여러 사건으로 세간의 질타를 받던 이창명. 결국, 나락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이창명이 외제차를 타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횡단보도에 있는 신호등을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이씨가 몰던 고급 외제차의 앞범퍼 등이 크게 파손됐으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 이씨는 사고 직후 매니저에게 연락해 사고수습을 맡기고 현장을 떠났다. 그런데 바로 이 부분에서 이씨의 음주운전 의혹이 제기됐다.

줄행랑 왜?

단순 교통사고였다면 현장을 떠날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게 세간의 추측이다. 이 부분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음주측정을 위해 이씨에게 계속 연락하고 집에도 찾아갔지만, 연락이 두절됐다.

이 가운데 이씨의 탈세 의혹까지 제기돼 이목을 끌었다. 이씨가 사고 당시 타고 있던 고급 외제차가 법인차량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령회사를 통한 세금탈루 가능성이 있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 이씨가 사고를 낸 고가 외제차량은 ‘주식회사 한국문화공연’ 명의로 등록된 차량이다.

주식회사 한국문화공연은 공연기획사로 이씨가 유일한 등기이사로 등록됐지만, 한국문화공연이 실제 영업을 하는 법인인지는 불확실하다. 주소지로 등록된 서울 마포구의 사무실은 연관이 없는 개인이 거주 중인 주택이며 전화번호 역시 불분명했다. 이창명의 소속사 대표는 이와 관련해 “아는 바 없다”는 말만 전했다.


이창명의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도 기사를 보고 이창명의 사고를 알았다”면서 “현재 이창명의 휴대전화가 꺼져 있는 상태로 사실확인이 되는 대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진행 중인 KBS 2TV 예능프로그램 <출발 드림팀 시즌2> 측은 “아직은 아무 것도 판단하기 어렵고,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알렸다. 이 프로는 최근 폐지설이 불거진 가운데 진행자 악재까지 발생하며 프로그램 존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잠적했던 이창명은 21시간 만에 나타났다. 경찰은 그를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창명은 경찰서에 출석해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빗길에 미끄러져 에어백이 터질 정도로 세게 부딪쳤다. 가슴이 너무 아파 매니저에게 맡기고 인근 병원에 가서 CT(컴퓨터단층촬영)를 찍었다”고 말했다.

21시간 동안 잠적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업 때문에 대전에 내려갔다. 휴대전화 배터리가 없어서 이런 일이 있는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약 4시간에 걸쳐 경찰 조사를 받은 이창명은 “의혹을 풀기 위해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면서 “음주 운전은 하지 않았다. 술도 못 마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그의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채혈검사를 실시했다.

한밤 교통사고 매니저에 맡기고 도주
혹시 음주운전? 외제차 출처도 불분명

이창명의 교통사고 이슈는 음주운전 여부를 떠나 이미 사람들의 구설수에 올라 있다. 단순한 교통사고라고 판단하기에는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 일차적으로 사고 이후 그가 현장을 떠나고 매니저가 사고를 하면서 음주운전으로 의심을 샀다.


의심받는 이유는 또 있다. 그의 매니저가 이창명이 술자리에 있었다고 언급했기 때문. 이창명이 담당 피디와 술자리를 가졌단 사실은 이미 매니저를 통해 여러 미디어를 통해 알려졌다. 이창명이 술을 먹은 뒤에 운전했는지 안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매니저의 술자리 언급은 이창명이 음주운전을 했다는 데 큰 힘을 실었다.

물론 그가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비가 내리는 시간에 운전했기 때문에 우발적으로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 하지만 이창명이 현장을 떠나면서 매니저에게 뒤처리를 맡긴 것은 이미 대중들에게 좋게 보이지 않았다.

더 이상 대중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지 않으려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거짓없이 전해야 한다는 게 대다수의 지적이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다른 업종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적 가치를 요구받기 때문이다.

특정 사고로 구설수에 올랐던 일부 연예인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 좋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온라인에 이어 SNS까지 활성화된 최근에는 그런 경향이 더욱 짙어졌다.

지금이야 기억하는 사람이 드물겠지만, 이창명은 유명 예능인이었다. <출발 드림팀>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이창명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물론 그 이전에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이창명은 찾고 싶은 사람을 찾아주는 리포터로서 대중에게 눈도장을 받았고 CF에서도 대박을 터뜨리는 등 대단한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아쉬운 면도 없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인성과 관련한 평판이 좋지 않았던 것. 과거 <드림팀> 때도 일반인과 방송인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는 증언이 많았다. 과거 프로게이머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당시 이들을 대놓고 무시하는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렸던 시청자들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된 상황에서 방송 안팎의 언행 일거수일투족 하나하나가 모두 여과없이 온라인상에 퍼지기 때문에 소위 '이미지로 먹고사는' 연예인들은 더욱 평판에 조심해야 한다.

대포차 의혹

이창명의 위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래서 이번이 가장 큰 위기일 수도 있고 그에겐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엔 반드시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명쾌하게 대중들에게 설명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무혐의가 된다 하더라도 대중의 눈길은 더없이 매서워지고 차가워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ktikti@ilyosisa.co.kr>

 

[이창명 포르쉐는?]

이창명의 교통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차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창명이 타고 있던 차량은 독일의 자동차제조업체 포르쉐가 만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의 구형 모델로, 강력한 퍼포먼스와 높은 연비라는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갖춘 완벽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가격은 1억1000만 원에서 1억8000만 원이다. 포르쉐 카이엔은 최고 550마력의 엔진 성능을 보유해 SUV임에도 일반 스포츠카의 성능을 능가한다. 2013년에 출시된 카이엔S 디젤의 경우 다이내믹한 성능과 효율 면에서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먼저 바이터보 차지 4.2리터 V8엔진을 탑재해 382마력의 성능을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850Nm다.

정지에서 시속 100 킬로미터 가속까지 5.7초가 걸리며 최고속력은 252km/h다. 포르쉐 카이엔은 다재다능한 오프로드 성능과 높은 수준의 승차감, 한층 개선된 견인력 등으로 유명인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전 축구 국가대표인 박지성의 애마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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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