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파란의 4·13> ③20대 국회 계파 총정리

친박·친노 옛말…군소 전성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정치는 생물이라고 흔히들 얘기한다. 해당 관점이라면, 계파는 팔·다리처럼 생물의 한 부분을 맡고 있는 기능적 요소라 해석할 수 있다. 팔·다리가 고장나면 생물이 움직일 수 없듯, 계파가 제 기능을 못하면 정치는 나아갈 수 없다. 4·13 총선을 거치면서 계파에는 ‘감수분열’이 일어났다. 과연 대한민국 정치는 어떤 진화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일까. <일요시사>가 변화한 계파 내 구성원들을 총정리해봤다.

결과는 ‘여소야대’다. 새누리당 후보 248명 중 살아 돌아온 이는 105명에 그쳤다. 생환율은 불과 42.34%.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의 46.81%(후보 235명 중 110명 당선)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국민의당은 173명 후보에 25명 당선, 생환율 14.45%). 공천을 둘러싼 밥그릇 싸움에 유권자들이 심판을 내린 것이라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당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계파의 변화를 동반한다.

계파 전쟁
그 결말은?

보는 이에 따라 다르지만, 여야를 통틀어 정치권에는 대략 14개의 계파가 존재한다. 그 중 새누리당 내에는 크게 친박근혜계(친박계)와 비박근혜계(비박계)로 나뉜다. 비박계 내에서도 친이명박계(친이계)와 친김무성계(친무계), 친유승민계(친유계), 그리고 범비박계가 하나의 계파로서 존재한다.

이번 총선의 당선인들 중 확실히 친박계라 볼 수 있는 인사들은 50명 내외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무소속 윤상현(인천 남을) 당선인이다. ‘욕설 파문’으로 새누리당에서 컷오프되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던 그는 재선에 성공했다. 윤 당선인은 출마 선언 전, 칩거하며 당선 가능성을 타진해 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24일 윤 당선인은 4·13 총선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날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간판을 내려놓고 윤상현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주민의 냉철한 심판을 받겠다”며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한때 ‘중진 용퇴론’으로 컷오프되는 게 아니냐는 루머에 휩싸였던 서청원(경기 화성갑) 당선인은 더민주의 김용 후보와의 대결에서 52.3%를 차지, 36.7%에 그친 김 후보를 15.6%p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최근 친박계의 구심점으로 통하는 유기준(부산 서동) 당선인도 2위 더민주 이재강 후보를 52.2% 대 34.8%, 17.4%p 차이로 눌렀다. 한때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이한구 당시 의원과 후보군에 올랐던 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 당선인은 65.3%로 29.1%의 더민주 박남현 후보를 36.2%p의 큰 차이로 이겼다.

그 외에도 원유철(경기 평택갑), 조원진(대구 달서병), 최경환(경북 경산), 홍문종(경기 의정부을) 등이 당선인으로 이름을 올려 건재를 과시했다. 이정현(전남 순천) 당선인은 헌정사상 최초로 여당의원 신분으로 호남에서 재선에 성공해 김부겸 당선인 못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친박계 재편
새로운 얼굴은?

반면 패배의 쓴잔을 맛봐야 했던 이들도 있다. 황우여(인천 서을) 후보는 37.9%의 표를 얻어 더민주 신동근 당선인의 45.8%에 7.9%p 격차로 고배를 들었다.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김희정(부산 연제) 후보 또한 더민주 김해영 당선인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김을동(서울 송파병) 후보는 더민주 남인순 당선인에 밀리며 3선에 실패했다.

‘뉴페이스’ 친박도 있다.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 출신의 곽상도(대구 중남),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민경욱(인천 연수을), 행정자치부 장관이었던 정종섭(대구 동갑),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면서 최경환과 친한 것으로 잘 알려진 윤상직(부산 기장), 청와대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던 추경호(대구 달성) 당선인 등은 모두 ‘진박’으로 통했던 인물들이다. 새로운 피를 영입하는 데 성공한 친박계는 이들을 중심으로 한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비박계 내 군소 계파들의 성적표는 부진하다. 한때 최대 계파를 자랑했던 친이계는 겨우 5명만이 당선돼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주호영(대구 수성을),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이철규(강원 동해삼척), 심재철(경기 안양 동안을), 정병국(경기 여주양평) 등이 그들이다. 그 중 주호영·안상수·이철규 당선인은 새누리당을 박차고 나와 무소속으로도 당선되는 저력을 보여줬다.


친무계는 당초 선전이 기대됐으나,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앞서 비박계 인사들이 공천에서 대거 컷오프됐을 때 친무계는 공천 칼바람을 피해 한때 ‘친박-김무성’ 밀약설이 나돌 정도였다.

참패 여당 재편 급물살…너도나도 줄서기
“호남이 야속해”숙제 남긴 친문계 몰락?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부산 민심은 새누리당을 외면했다. 김 대표의 측근인 박민식(부산 북강서갑), 서용교(부산 남을), 나성린(부산 진갑) 후보가 생환에 실패했다. 덕분에 새누리당은 18석의 부산 선거구 중 5곳을 더민주에 내주게 됐다. 19대 때 문재인·조경태 의원에게 내준 2곳을 뛰어 넘는 수치다. 생환에 성공한 친무계는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김성태(서울 강서을), 김영우(경기 포천가평), 황영철(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등 부산을 제외한 곳이다.

친유계 역시 많은 수가 살아돌아오지 못했다. 수장인 유승민(대구 동을) 당선인이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류성걸(대구 동갑), 권은희(대구 북갑),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후보가 줄줄이 낙선하면서 힘이 빠진 상황이다. 친박의 갖은 방해를 뚫고 4선에 성공했음에도 정치적 입지는 도리어 약화됐다고 분석하는 이유다.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친유계도 있다. 평소 유 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혜훈(서울 서초갑), 김상훈(대구 서), 김세연(부산 금정) 당선인은 재선에 성공했다.

이들을 제외한 범비박계 인사들은 선전했다.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태(서울 양천을) 당선인은 더민주 이용선 후보를 간발의 차(2.1%p)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선거기간 중 딸의 성신여대 부정입학 의혹이 있었던 나경원(서울 동작을) 당선인은 더민주 허동준 후보를 11.9%p라는 다소 여유로운 차이로 제쳤다. 그 외에도 권성동(강원 강릉), 신상진(경기 성남 중원), 여상규(경남 사천남해하동), 이군현(경남 통영고성),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등이 범비박계 당선인에 속한다.

결과적으로 친박-비박 간 계파 전쟁은 승자 없는 막장 스토리로 마무리됐다. 제1당 자리를 더민주로 내줬다는 것은 어떤 손익계산서로도 매길 수 없는 손실이다. 후폭풍으로 당에서는 김무성 대표가 사퇴하는가 하면, 청와대에서는 박근혜정부의 국정 동력까지 걱정해야 될 지경이다. 시간에 쫓기게 된 새누리당과 박근혜정부는 조기 전당대회는 물론 조기 레임덕을 막기 위한 대책 모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 전대로
정상화 모색

친노무현계(친노계)는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제는 당과 계파 내에서 대세라고 할 수 있는 친문재인계(친문계)는 새로 영입한 인재들까지 합쳐 약 20명 정도가 살아 돌아왔다. 대표적으로 문재인 영입작 1호인 표창원(경기 용인정) 당선인은 막바지 여당의 흔들기를 이겨내고 새누리당 이상일 후보를 13.6%p 차로 눌렀다.

문재인표 영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손혜원(서울 마포을) 당선인은 새누리당 김성동 후보를 10.3%p 차로 제쳤다. 마포을 현역이었던 정청래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받았을 당시만 해도 의문부호를 달고 있었으나, 이를 한방에 날려버리는 결과를 냈다.
 

‘국정교과서 반대’를 진두지휘했던 도종환(충북 청주 흥덕) 당선인은 새누리당 송태영 후보를 9.2%p 차로 이겼다. 당선 직후 도 의원은 “영혼이 있는 정치, 기존의 정치와는 다른 정치, 불가능하다고 포기하지 않는 정치로 희망을 만들어 가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서영교(서울 중랑갑), 진선미(서울 강동갑), 추미애(서울 광진을) 등 친문계 우먼파워도 빛났다. 각각 서 당선인은 새누리당 김진수 후보, 진 당선인은 새누리당 신동우 후보, 추 당선인은 새누리당 정준길 후보를 두 자릿수 차로 이겼다.


그 외 김경협(경기 부천 원미갑), 김태년(경기 성남 수정), 민홍철(경남 김해갑), 박남춘(인천 남동갑), 윤후덕(경기 파주갑), 홍영표(인천 부평을) 등이 당선인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호남의 ‘반문정서’를 극복하지 못한 한계도 있다. 계파의 대부분이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부산·경남에 집중돼 있다. 한때 ‘정계은퇴’까지 거론하며 정치적 승부수를 걸었던 문 전 대표지만, 오히려 역풍을 맞은 모습. 이에 정치적 내상을 입게 됐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또한 향후 김종인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 즉 친김종인계(친김계) 사람들과의 계파전이 예상된다는 의견도 있다. 전당대회를 통해 과거 ‘친노-비노’의 갈등처럼 ‘친문-친김’ 간의 내전이 발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호남을 두고 엇갈렸던 두 사람이 어떤 봉합 과정을 거칠지 유권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1번지' 종로에서 정세균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당선됨에 따라 친정세균계(친정계) 또한 힘을 받게 됐다. 앞서 문재인 체제에서 김종인 체제로 바뀌면서 정세균계 인사들이 공천에서 대거 컷오프 당해 세가 반 토막난 바 있다. 실제 광주지역 탈당 바람에도 끝까지 당을 지켰던 강기정 의원을 비롯해 전병헌, 이미경, 오영식 의원 등 많은 수의 친정계 인사들이 공천에서 배제됐다.

주가 뛰는 안철수 사람들
손학규·김한길계도 주목

그러나 살아남은 친정계 인사들은 선전했다는 평이다. 대체적으로 정치권은 해당 계파에서 6명의 당선인을 배출했다고 본다. 김상희(경기 부천 소사), 김영주(서울 영등포갑), 박병석(대전 서갑), 백재현(경기 광명갑), 안규백(서울 동대문갑), 이원욱(경기 화성을) 등이 그들이다.


새롭게 구성되고 있는 친안희정계(친안계)는 4명의 당선인을 배출하며 신생 계파로서 입지를 다졌다. 박완주(충남 천안을) 당선인은 새누리당 최민기 후보를 23.7%p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충남 정무부지사를 지내며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함께 충남도정을 이끈 김종민(충남 논산계룡금산) 당선인은 ‘피닉제’ 새누리당 이인제 후보에게 단 1%p 차로 신승을 거뒀다.

충남도 정무특보를 지낸 정재호(경기 고양을) 당선인 또한 42.3%로 새누리당 김태원 후보와 1%p 차이로 당선됐다. 충남도 비서실장을 지낸 조승래(대전 유성갑) 당선인은 48.3%의 표를 얻어 새누리당 진동규 후보를 14.6%p 차로 앞질러 국회로 향했다.

손실도 있었다. 친안계 중 핵심으로 꼽히는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 나소열(충남 보령서천) 후보가 각각 새누리당 정진석, 김태흠 당선인에게 석패했다. 그 외 범친노계로 분류되는 원혜영(경기 부천 오정), 강창일(제주갑), 한정애(서울 강서병) 등이 당선됐다.

비노무현계(비노계)는 날개를 달았다. 당초 친노계와의 갈등으로 파생된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 제3당으로서의 가능성을 높였다.

친안철수계는 보이는 것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게 됐다. 국민의당의 전략 성공으로 안철수 대표의 주가가 뛰어 자연스레 계파의 입지도 넓어졌다. 지역구 당선인은 송기석(광주 서갑) 등으로 그 수가 한정되지만, 비례대표에서 친안철수계가 대거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정당투표에서 더민주를 26.74% 대 25.54%로 앞섰다.

반면, 친김한길계는 타격을 입게 됐다. “야권통합 없이 총선승리는 없다”며 안 대표에게 날을 세웠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다. 또한 수장의 이른 불출마 선언으로 의원직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20대 국회에서의 영향력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당선인을 보면, 더민주의 노웅래(서울 마포갑), 이상민(대전 유성을)과 국민의당의 김관영(전북 군산), 주승용(전남 여수을) 등이 있다.

친문 호남 완패
풀지 못한 숙제

친손학규계는 비노진영 중 가장 성공한 계파가 됐다. 양승조(충남 천안병), 오제세(충북 청주 서원), 우원식(서울 노원을),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등과 국민의당으로 옮긴 김동철(광주 광산갑) 당선인이 여의도로 향했다.

계파 구성원의 선전으로 수장인 손학규 전 고문의 입지도 함께 높아졌다. 손 전 고문은 정계를 은퇴한 상황이지만,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주된 관측이다. 계파 구성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 격려 메시지를 보낸다거나 최측근인 송태호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장을 유세현장에 보내는 등 측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만 봐도 대선 전으로 복귀가 예상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