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의 대중범죄학 <이윤호 교수의 대중범죄학> 사상누각과 탁상공론…공공 범죄학이 필요한 이유
전통적으로 하나의 사회과학적 학문이 범죄학의 주류로 이해됐고, 이 같은 범죄학을 우리는 ‘학술 범죄학(Academic Criminology)’이라고 부른다. 학술 범죄학은 학문의 범주 안에서 주로 학술적·학문적 연구와 이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범죄학은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에도 대학을 중심으로 학문적으로 제도화됐다. 다양한 학술단체, 연구기관, 학술지 등이 출범하는 등 양적 급성장을 이뤄냈다. 이 과정서 학문적 경쟁은 심화됐고, 범죄학은 전문화된 영역으로 세분화됐다. 대신 어느 순간부터 소수가 전문적 지식을 공유하는 분위기가 조성됐고, 그들만의 소통이라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과거 어느 때보다 범죄학이라는 학문 공동체는 덩치가 커졌지만, 그럴수록 학자들의 전문성은 더 협소해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협소해진 전문 분야에 몸담고 있는 게 아니라면 정책 논쟁에 참여하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산학 또는 관학 협력이 강조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정책 결정자나 입안자는 학자들의 학문이나 제안을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다고 아쉬워하고, 학자들은 실무자들과 그들의 정책이 이론적 근거도 과학적 증거도 없이 그냥 모래 위에 쌓은 모래성, 사상누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