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탭댄스 매력에 빠진 바다

“‘바다’는 내 브랜드이자 아호”


본업으로 돌아가 가수 활동에 매진했던 바다(본명 최성희)가 1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왔다. 바다란 예명을 버리고 본명인 최성희로 활동할 만큼 뮤지컬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던 그녀가 컴백과 함께 선택한 작품은 자신의 삶과 닮은 이야기를 다룬 <브로드웨이 42번가>. 화려한 탭댄스 매력에 빠진 바다를 만나보았다.

댄서의 꿈 좇는 시골뜨기 열연…“제 삶과 닮았어요”
작년 앨범 준비로 거절 아쉬움…“탭댄스 힘든 연습”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대 대공황, 브로드웨이의 중심 42번가를 배경으로 열정의 무명배우 페기 소여가 우여곡절 끝에 스타로 탄생하는 아메리칸 드림을 그린 작품이다.

“30여 명의 코러스가 재즈 선율에 맞춰 현란한 탭댄스와 코인댄스를 선보이죠. 14개의 대형 무대장치 위에서 30회가 넘는 숨 가쁜 무대전환은 여러분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거예요.”

페기 소여는 바다의 삶과도 많이 닮아 있다. 그래서 바다는 배역에 더욱 애착을 느꼈고 감정을 몰입했다. SES 데뷔전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6년이 넘는 시간을 속옷을 짜면 땀이 물처럼 흐를 만큼 365일 춤을 추며 보냈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동네에 미친 사람이 산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매일 춤을 췄던 이유는 바다에게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릴 때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온 가족이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됐죠. 거기서 살면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7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밤마다 나만의 쇼를 열었어요. 달이 뜨면 흐드러진 달맞이꽃을 무대 삼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춤추고 노래를 불렀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뮤지컬이었어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는데 참 맹랑했던 것 같아요.”

바다는 뮤지컬계에서도 열정적인 배우로 정평이 나 있다.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하이라이트인 현란한 탭댄스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특유의 악바리 근성을 발휘하며 맹연습에 돌입한 결과, 그녀가 무대에서 선보이는 탭댄스는 ‘예술’이 됐다.

“데뷔하고 11년 동안 이렇게 힘든 걸 배웠던 적은 처음이에요. 탭댄스는 다리뿐 아니라 온 몸을 사용해 추는 춤이라 체력 고갈이 심해요. 다른 배우들보다 한 달 늦게 시작해 따라 잡느라 혹독한 연습을 해야했어요.”

사실 이번 뮤지컬은 지난해부터 맡을 기회가 있었다. 음반 작업 때문에 결국 포기했지만 1년 만에 무대로 돌아와 페기 소여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시작했다. 

“사실 우리 둘은 만나도 진작에 만났어야 해요. 지난해 이 배역에 섭외가 들어왔을 때 앨범준비 때문에 고사했던 게 내내 마음에 걸렸거든요. 그땐 (옥)주현이에게 페기 소여를 추천해줬죠.”

가요계 아이돌 여성 그룹의 양대 산맥인 SES와 핑클. 두 팀은 데뷔부터 줄곧 라이벌의 구도를 형성했다. 특히 각 멤버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바다와 옥주현은 라이벌 중 라이벌이었다. 옥주현이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먼저 완벽하게 변신에 성공하면서 바다와 옥주현은 어쩔 수 없이 다시 한번 뮤지컬에서 신 라이벌로 자리 잡게 됐다.

“둘이 워낙 가수 생활을 할 때부터 친해서 경쟁이라기보다는 선의의 라이벌 정도라고 할 수 있죠. 둘의 목소리 색깔이나 창법 등이 달라서 비교하기가 어려워요. 서로에게 장단이 있는데 그래도 차이가 있다면 주현이는 당당히 자기 실력으로 뮤지컬을 시작했고, 전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뮤지컬에 대한 제 오랜 의지에 따라 시작한 게 차이겠죠.”

2003년 뮤지컬 <페퍼민트>로 뮤지컬계에 첫 발을 디딘 후 모노뮤지컬 <텔 미 온 어 선데이>와 대작 <노트르담 드 파리> <미녀는 괴로워>에 캐스팅 돼 가창력과 연기력을 모두 인정받았다. 어떤 작품은 흥행에 쓴맛을 보기도 했으며 또 어떤 작품은 그에게 뮤지컬 배우로서 최고의 영예인 여우주연상을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최성희는 지나간 시간에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과거보다 더 기대되는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가수로서 인지도는 갖춰져 있었지만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넘어오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8년쯤 되니 바다가 아닌 최성희로 대중 앞에 설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앞으로는 더 멋진 모습으로 무대에서 노래 부르고 춤 출 거예요. 그리고 뮤지컬 외에도 어떤 영역이든 가리지 않고 소화할 수 있는 연기파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제는 바다는 내 브랜드이자 아호로 쓰고 최성희란 배우로 불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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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유튜버 데뷔 진짜 이유

문재인 유튜버 데뷔 진짜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잊히고 싶다던 사람의 행보는 절대 아니지 않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국민 행보를 시작했다. 전임 대통령과 달리 퇴임 후에도 활발한 활동으로 입길에 오르더니 최근에는 그 행보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을 얼마 앞둔 시점에 남긴 “잊히고 싶다”는 말이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보수 정당은 문 전 대통령의 말을 ‘허언’이라고 치부하는 중이고 진보 세력에서도 “좀 너무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임 대통령의 행보라고 하기엔 과하다는 지적이다. 의도 없어도 정치 행보로 문 전 대통령은 2022년 3월30일 불교계 원로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서 잊혀진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퇴임을 40일 정도 남긴 시점이었다. 앞서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대통령 이후에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이라든지, 현실 정치와 계속 연관을 갖는다든지 그런 것은 일절 하고 싶지 않다”며 “대통령을 하는 동안 전력을 다하고 대통령이 끝나고 나면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대국민 소통을 이유로 SNS를 시작했다. 책을 추천하거나 시국과 관련해 발언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행사에 참석해 직접 정권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낸 적도 있다. 선거 때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에게서는 보기 힘들었던 모습이다. 문 전 대통령의 행보는 매번 입길에 올랐다. 전직 대통령인 만큼 행보 하나하나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부분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이다. 백번 양보해서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해도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자리”라고 말했다. 실제 문 전 대통령의 언행은 정치권은 물론 국민에게도 얘깃거리가 되곤 했다. 그런 문 전 대통령이 이번에는 유튜버로 깜짝 변신했다. 전직 대통령이 유튜버로 데뷔한 사례 역시 역대 최초다. 무엇보다 영상 제작을 방송인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겸손방송국’이 맡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적 해석이 줄을 잇고 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초 친명 측서 민감하게 반응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평산책방’에 게재된 ‘EP. 1 시인이 된 아이들과 첫 여름, 완주’ 영상에 출연했다. 채널명인 평산책방은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머무는 경남 양산에서 운영 중인 서점이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평산책방’ 계정에 45초 남짓의 영상을 올려 유튜버로서의 출발을 알린 바 있다. 영상은 문 전 대통령과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대담 형식으로 구성됐다. 문 전 대통령은 평산책방의 ‘책방지기’로 소개됐다. 첫 번째 추천작은 시집 <이제는 집으로 간다>였다. 소년보호 사건 재판에서 보호위탁 처분을 받은 경남 청소년위탁센터의 청소년 76명이 작성한 시를 엮어 만든 책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아이들은 앞으로 우리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오느냐, 안 그러면 계속 빗나간 생활을 하느냐는 갈림길에 서 있다”며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애들은 들어주기만 해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집의 표제시인 ‘가만히’를 가장 기억에 남는 시로 꼽았다. 두 번째 책으로는 류기인 창원지방법원 소년부 부장판사 등이 엮은 <네 곁에 있어줄게>를 추천했다. 청소년회복센터 교사, 자원봉사자 등이 소년재판과 소년사건 현장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담은 책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책은 평산책방이 직접 출판했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출판할 수 있었다”면서 “책이 많이 팔려서 아이들에게 인세(저작권 사용료)를 나눠주고 아이들이 ‘시집도 냈고 인세도 받았다’는 자긍심으로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의 유튜버 데뷔는 정치권을 흔들었다. SNS 글, 직접 발언 등으로 메시지를 던진 적은 있지만 고정 출연을 명목으로 한 주기적인 방송 활동은 그 영향력에 있어서 결이 다르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문 전 대통령의 행보에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른바 ‘친명(친 이재명)계’ 쪽에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뜬금없이 갑자기 왜? 실제 유튜브 영상은 물론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커뮤니티 등에는 문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의견이 다수 올라왔다. ‘잊혀지고 싶다고 했으면 조용히 있어달라’ ‘왜 대통령이 순방길에 나선 시점에 유튜브를 하나’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영상 제작을 맡은 김씨와의 연관성을 언급하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행보를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와 연결 짓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전쟁이 본격화할 즈음에 ‘친문(친 문재인)’ 세력을 규합해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국민의힘 등 야권을 상대로 목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부에 영향을 끼치겠다는 의도로 비친다는 것이다. 지방선거 후보 공천 시기가 다가오면 민주당 지지층이 친명과 친문(친 문재인)으로 갈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미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사이가 미묘하게 흔들리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고 있다. 정 대표는 임기 초부터 이 대통령이 주목받아야 할 시기마다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에도 정 대표는 당원 주권 강화를 취지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값을 1인1표로 하겠다는 내용을 두고 의견 수렴을 하겠다며 전 당원 여론조사를 밀어붙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당 대표 선거에서 ‘당심’을 등에 업고 당선된 정 대표가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연임을 노리고, 앞으로 있을 지방선거의 공천권을 쥐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여기에 문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힘을 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친문 스피커로 불리는 김어준씨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당 대표가 되기 전부터 김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 온라인 게시판에 자주 글을 남겼다. 당 대표 취임 후에는 “사법개혁안을 당론으로 추진해 본회의에 통과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인사 글을 남기기도 했다. 공천 전쟁 친문 결집? 지난 6일 제주도에서 열린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 워크숍 강연에선 “민주당 지지 성향으로 봤을 때 <딴지일보>가 가장 바로미터”라고 발언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특정 지지층에 휘둘린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전면에 나타나면서 지방선거가 ‘진흙탕 싸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한편으로는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 과거와 비교해 많이 훼손된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임기 내내 4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도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점, 퇴임 후의 행보가 지지세를 깎아 먹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게 지난해 총선 때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4·10 총선 당시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 활동을 펼쳤다. 당시 그는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이라며 윤석열정부를 연일 공격했다. 국민의힘이 “최악의 정부는 문재인 정부”라고 정면 반박하면서 문 전 대통령이 선거 전면에 등장했다. 하지만 결과는 ‘폭망’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부·울·경 일대를 돌며 민주당 후보 11명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9명이 낙선한 것이다.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의 지지층을 중심으로 ‘문재인 책임론’이 불거졌다. 문 전 대통령의 등장이 역풍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보수층에서 ‘문 전 대통령 덕분에 보수가 결집했다’는 조롱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해 총선 유세 ‘폭망’ 조국 사면으로 민심 악화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사면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수감된 상태였다. 조 대표가 받은 형량은 2년으로 만기 출소는 내년 2월로 예정돼있었다. 그런 그를 ‘광복절 사면’ 대상에 포함해달라는 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의 조 대표 사면 요구는 이정부의 임기 초반을 완전히 뒤흔들었다. 처음 정치권에서 조 대표의 사면 이슈가 흘러나왔을 당시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역대 정부에서 임기 초에 정치인 사면을 한 적이 없던 점, 조 대표에 대한 민심이 부정적인 점 등이 근거로 떠올랐다. 이른바 ‘조국 사태’는 대학 입시에 민감한 한국 사회에서 공정성 논란과 결합하면서 엄청난 폭발력을 보여줬다.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가장 크게 흔들린 시점도 조국 사태였고, 결정적으로 윤정부의 탄생에 단초가 됐다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이 사면 요구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류가 변했다. ‘조국에게는 마음의 빚이 있다’는 문 전 대통령의 생각이 사면 요구로 나타나면서 조 대표의 사면을 지지하는 쪽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 지지층에서는 ‘(대통령) 임기 때에도 못 한 일을 왜 현 정부에 해달라고 하느냐’는 의견이 분출했다. 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조 대표의 배우자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 대한 사면 요구가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은 점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에 부담 주지 말라는 의견도 빗발쳤다. 정치권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대통령실은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조 대표의 사면을 결정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을 이겼다’ ‘친문 살아 있다’는 등의 말이 나왔다. 후폭풍은 거셌다. 60%대를 견고하게 유지하던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대로 주저앉았다. 공정 이슈가 훼손됐다고 생각한 2030세대가 지지율 하락을 이끌었다. 영향력은 두고 봐야 문 전 대통령은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평산책방’ 계정에 올라오는 영상 중 ‘평산책방 TV’라는 코너에 고정 출연할 예정이다. 문 전 대통령이 내놓는 발언, 추천하는 책, 출연자 등이 하나하나 입방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트로이 목마’가 될까, ‘서포터’가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