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판' 전국 성범죄 위험지도 공개

옆집에 강간범이…변태 어디에 살까?

[일요시사 취재1팀] 신승훈 기자 = 정부는 2000년부터 성범죄자 신상공개를 시작으로 2010년에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했다. 2016년 현재 '성범죄알림e'에 공개된 성범죄자들은 총 4378명이다. <일요시사>는 성범죄자들의 실제 거주지를 분석했다.

 

성범죄 재발을 막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2010년 여성가족부와 법무부는 성범죄자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성범죄알림e’를 개설했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 이하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법무부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법원의 명령에 따라 성명, 나이, 주소 및 실제거주지, 신체정보(키와 몸무게), 사진, 성범죄 요지, 성폭력범죄 전과 사실, 전자발찌부착여부 등 상세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중랑구 최다
서초구 최소

공개 및 고지 대상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성인 대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자, 13세 미만의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저지른 자 등이다. 

전국의 성범죄자는 2013년 3805명, 2014년 4200명, 2015년 4420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3월3일 현재 지난해보다는 50명 가량 줄어든 모습이다. 시·도별로 가장 많은 성범죄가 일어난 곳은 경기도 1051명, 서울 747명, 경남 295명, 부산 288명, 경북 276명, 인천 267명, 전남 236명, 충남 232명 순이다. 서울에서 구 별로 살펴보면 중랑구가 69명으로 가장 많은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 강북구와 관악구에 각각 46명이 거주하고 있다. 40명 이상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은 중랑, 강북, 관악, 은평, 강서 등 5개 구다. 서울시에서 가장 적은 성범죄자가 살고 있은 구는 서초구로 10명이 살고 있다. 그 다음으로 적은 구는 종로구로 11명이 거주하고 있다. 3번째는 중구로 12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만명당 성범죄자 1명…2000년부터 확인     
정보공개 실시간 변동…매년 꾸준히 증가

서울의 1만명당 성범죄자 수는 0.79명으로 전국 평균 1.01명에 못 미치고 대전 0.63명, 대구 0.71명에 이어 3번째로 적은 비율이다. 서울 25개 구 중에서 1만명당 성범죄자 수가 전국 평균을 넘어가는 구는 중랑구, 영등포구, 금천구, 강북구 등 단 4곳에 불과하다.

각 구에 1만명당 성범죄자의 거주비율을 살펴보면 중랑구의 경우 1.69명으로 서울시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고 그다음 강북 1.41명, 금천구 1.42명 순으로 집계됐다. 가장 낮은 비율의 구는 서초구로 1만명당 0.22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 인구수 대비 가장 적은 숫자를 보이기도 했다. 강남구 0.31명, 송파구 0.44명, 마포구 0.47명이 뒤를 이었다.
 

성범죄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은 ‘낙후지역’으로 일컬어지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곳이 다수를 이룬다. 지난해 서울 자치구별 재정자립도 평균은 31.5%였다. 가장 많은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난 중랑구의 재정자립도는 23.3%, 관악구 21.6%, 강북 18.6% 로 나타났다.

반면 적은 숫자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구인 서초구의 재정자립도는 57.4%, 강남 60%, 송파 42.1%, 마포 33.3%로 평균을 웃돌거나 평균의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재정자립도가 낮다는 것은 가정구조 자체가 건실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러한 구조에서 아동·청소년들이 성범죄에 노출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개자 총 4378명
수원·부천 100명

경기도에는 1051명의 성범죄자가 살고 있다. 전국 4378명의 24%에 해당하는 수치다. 수원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95명의 성범죄자들이 살고 있다. 구별로 나누면 권선구 29명, 영통구 8명, 장안구 24명, 팔달구 34명이다.


2016년 1월 기준 수원시 인구는 117만7710명으로 이 중 95명의 성범죄자 숫자는 1만명 당 0.8명에 해당한다. 전국 성범죄자의 1만명당 평균인 1.01명에 비하면 조금은 낮은 수치지만 단순 성범죄자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성범죄자가 살고 있는 도시인 셈이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강력범죄 건수 연속 1위를 기록해 ‘범죄도시’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부천은 소사구 19명, 오정구 21명, 원미구 46명으로 총 86명으로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성범죄자가 살고 있는 도시로 확인됐다.

서울 경기와 인접한 인천의 경우 총 267명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다. 인천 전체 인구는 292만8596명으로 1만명당 0.91명이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부평구가 55명으로 가장 많고 남구 52명, 서구가 44명으로 뒤를 이었다. 옹진군은 4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1만명당 성범죄자가 1.92명으로 인천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낙후지역·재정자립도 낮은 지역 거주
과천·화천·장수·영양…청정도시 4곳

제 2의 수도 부산에는 총 287명의 성범죄자가 있어 1만명당 0.81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부산의 16개 구 중에서 1만명당 성범죄자가 전국 평균을 넘는 곳은 북구 1.29명, 사상구 1.57명, 서구 1.14명, 동구 1.11명 등 4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9월 새누리당 서용교 의원은 국정감사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4월 기준 부산지역 622개 초·중·고교 가운데 반경 1km 이내 6인 이상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학교가 136개교로 전체의 21.8%에 달한다고 말한 바 있다. 기장군과 강서구에 해당 학교가 없는 점을 볼 때 지역별로 성범죄자가 밀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서 의원은 “성범죄는 다른 범죄보다 재범률이 높아 학교 주변에 거주하는 성범죄자에 대한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미래세대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구는 총 162명이 거주하고 있다. 달서구가 45명으로 가장 많고, 중구가 6명으로 가장 적게 집계됐다. 광주는 총 144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북구 44명, 광산구 40명, 남구 23명, 동구 16명, 서구 21명 순이다. 

대전은 총 118명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대덕구 11명, 동구 22명, 서구 26명, 유성구 10명, 중구 23명으로 집계됐다. 1만명당 성범죄자는 5개 구 모두 전국 평균인 1.01명에 미치지 않았다. 울산은 남구 18명, 동구 15명, 북구 7명, 울주군 15명, 중구 13명으로 자치구별로 고르게 분포된 모습이다. 강원도는 총 155명이 거주 하고 있다.

강릉시 32명, 원주시 24명, 춘천시 23명이 뒤를 이었다. 강원도의 1만명당 성범죄자 숫자는 전국 평균을 웃도는 1.05명을 기록했다. 충북에는 총 127명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주시 서원구가 26명으로 가장 많고 그다음은 청주시 흥덕구가 20명으로 뒤따랐다. 충북에서 1만명당 성범죄자 수가 가장 높게 나타난 도시도 청주시 서원구로 나타났다. 서원구는 1만명당 1.19명이 거주하고 있다.

1만명당 무주 최대
광역시·도 전남 최대

충남에서는 당진시와 서산시가 나란히 26명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두 도시 각각 1만명당 성범죄자 수가 1.58명, 1.53명으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그리고 공주시는 1만명당 범죄자가 2.18명으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다. 충남의 16개 도시 중 전국 평균보다 높은 도시는 9개 도시에 달했다. 또한 충남의 1만명당 범죄자 수는 1.17명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전북에서 가장 많은 성범죄자가 사는 시는 김제시로 조사됐다. 김제시는 33명이 거주하고 있고 그다음 전주시 덕진구 28명, 익산시 27명, 전주시 완산구 25명이 뒤를 이었다. 전라북도의 1만명당 범죄자 수는 1.01명으로 전국평균과 동일하다. 무주군은 2.79명으로 전국에서 인구대비 가장 많은 성범죄자가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남에 거주하고 있는 성범죄자 수는 236명이다. 전남에 성범죄자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는 목포 39명, 여수 36명, 광양 19명 순이다. 전남은 1만명당 성범죄자 수가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높은 1.24명이다. 이밖에 구례군과 장흥군은 각각 전국 평균 1.01명의 두 배가 넘는 2.59명, 2.18명의 비율을 보였다. 전남에서 가장 적은 숫자의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지역은 곡성군으로 1명이 거주하고 있고 그다음은 신안군 2명, 진도군 3명으로 집계됐다.

경북의 경우 성범죄자 수가 271명으로 집계됐다. 경북에서 가장 많이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곳은 포항시로 44명이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거주하는 인구가 많아 1만명당 성범죄자 수는 전국 평균에 미치지는 않는다. 경북에 성범죄자가 1명씩만 거주하고 있는 곳은 군위군, 울릉군, 청도군이다. 

경남에는 모두 288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특히 거제시는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단일 시·군·구에서 가장 많은 55명이 살고 있다. 1만명당 인구수도 전국평균의 두배가 넘는 2.15명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경남의 1만명당 인구수 평균은 0.98명으로 전국의 평균을 밑돈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18명, 제주시 39명으로 집계됐다. 조사결과 50명 이상 성범죄자가 사는 시·군·구는 인구가 50만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성범죄자가 살지 않는 도시는 경기도 과천시, 강원도 화천군, 경상북도 영양군, 전라북도 장수군 4곳뿐이다.

전북 장수군의 경우 인수구는 2만3165명, 강원도 화천군 2만6607명, 경북 영양군 1만7636명이 거주하고 있다. 과천은 6만8181명이 살고 있다. 과천의 경우 나머지 청정구역 3곳보다 3배가까이 인구가 많음에도 성범죄자가 없는 모습이다. 또한 대도시에 인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천시민의 높은 의식수준과 경찰의 성폭력 예방활동이 이 같은 결과를 낳게 했다는 평가다. 과천경찰서는 성폭력 등 범죄 예방을 위해 2개월마다 한 차례씩 수색을 벌이며 밤길 여성 안전귀가를 위해 범죄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타 범죄보다 재범률 높아”


과천경찰서 관계자는 “과천에는 성범죄자가 단 한 명도 거주하지 않지만 과천지역에서도 지하철 등지에서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성범죄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성범죄 유발지역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범죄유발 지역·공간에 대한 위험성 평가도구 개발·적용 및 정책대안에 관한 연구(Ⅲ)> 보고서를 지난 2014년 12월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성폭력과 강제추행은 대도시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에서 일어난 성폭행은 1만905건, 경기도 1만7920건으로 수도권에서 전체의 47.7%에 달했다. 인구수를 감안하면 서울, 부산, 광주, 인천, 제주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경남, 경기 ,경북 등에서는 적게 나타났다. 성폭력 범죄의 공간적 특성을 살펴보면 ‘실내’가 73.3%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상업시설’ 41.5%, ‘주거시설’ 21.1%, ‘도로 및 교통시설’ 17.8%, ‘공공시설’ 11.3% 순으로 조사됐다.

성폭력 발생장소의 특징은 ‘복잡하고 좁은 공간’이 30.4%, ‘인적이 드문 곳’ 20.3%, ‘어두운 곳’이 15.0%로 과반 이상이 자연적인 감시가 어려운 장소에서 성폭력이 발생했다. 성폭력 발생장소와 가해자 및 피해자의 관계를 살펴보면 ‘범죄자의 거주지와 동일하지 않은 장소’가 86.4%, ‘범죄자의 업무지와 동일하지 않은 장소’가 90.3%로 나타났다.

피해자의 경우는 ‘거주지가 동일하지 않은 경우’가 81.1%, ‘업무지가 동일하지 않은 경우’가 86.4%로 범죄자, 피해자 모두 거주지와 업무지가 동일하지 않은 장소에서 주로 범행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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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