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도망자Plan B> 진이 이나영

“저도 알고 보면 싸움 잘해요”

맑고 순수한 이미지를 선보였던 배우 이나영이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 그는 KBS 2TV 수목드라마 <도망자Plan B>에서 청순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 섹시함을 숨기고 있는 미스터리한 인물 진이 역을 맡아 다양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청순가련과 슬픔을 먹고사는 이미지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그가 도전을 감행한 이유를 들어보았다.

청순과 섹시 겸비한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여인
액션연기 선보여…“예전부터 액션에 욕심 났다”

<도망자Plan B>는 한국 전쟁이 발생하면서 사라진 천문학적 액수의 돈이 60년 만에 나타나면서 생긴 의문의 사건을 풀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나영이 맡은 여자 주인공 진이는 부모에 이어 숙부 부부까지 살해되자 탐정 지우(정지훈)를 통해 진실을 찾는 인물이다.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큰 아픔을 갖고 있지만 슬픔에 안주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여자예요. 직접 문제를 해결하고 자기를 보호하는 캐릭터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천상 여자죠.”

그는 이 작품에서 부모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쫓으면서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세력으로부터 도망쳐야 하는 진이를 연기하며 다양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액션은 예전부터 욕심이 났던 장르예요. 개인적으로 액션을 좋아해서 열심히 연기하고 있어요. 평상시 운동을 좋아해서 열심히 운동했던 게 체력에 도움이 됐어요. 액션장면을 촬영할 때는 여자들이 하는 작은 몸짓을 빼기 위해 노력했어요. 해외 로케이션을 할 때에도 현지에서 무술감독과 촬영 전에 합을 맞추면서 노력했는데 처음이라 미숙하다 보니 상대역이 곤욕을 치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를 피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진이는 시간이 흐르며 자신과 함께 고난을 헤쳐 가는 지우와 자신을 일편단심으로 사랑하는 선박업계 부호 카이(다니엘 헤니)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실제 상황이라면 지우와 카이 둘 다 너무 다르면서 매력적인 캐릭터라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어요. 드라마를 보시면서 많은 여성분이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대중에게 쉽게 각인된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년)과 <비몽>(2008년)에서 아픈 상처를 지닌 여인으로 대중과 슬픔을 공유했던 이나영은 드라마 <도망자Plan B>에서 180도 다른 캐릭터로 완전 변신했다. 그의 변신은 우수 어린 표정을 기억하는 고정 팬들에겐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연기자의 길을 고려할 때 뜻깊은 시도이자 불가피한 선택이다.

“제 필모그래프를 보면 우울하거나 슬픈 작품이 많았어요. 시나리오를 선택하거나 캐릭터 연구를 하는 데 신중하다 보니 기회가 많이 없었어요. 하지만 액션 장르에는 항상 욕심이 있었어요.”

지난 2004년 MBC 드라마 <아일랜드> 이후 6년 만에 안방 시청자들을 만나는 이나영은 아름다운 외모에 오묘한 매력을 겸비한 여배우다. 특히 광고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타로 꼽힐 정도로 특별한 아우라를 갖고 있어 CF 출연도 활발했다. 하지만 의외로 배우로서의 행보에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1998년 CF로 데뷔했으니 배우 경력도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다작 배우도 아니고, 흥행작도 부족한 편이다. 그런 그녀가 스타 PD-작가와 손을 잡고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대작 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 돌아왔다.

“<추노> 신드롬을 일으켰던 곽정환 PD와 천성일 작가가 다시 의기투합하는 작품이라 기대가 커요. 정지훈, 이정진, 다니엘 헤니, 윤진서, 성동일, 공형진, 윤손하 등 쟁쟁한 분들과 함께 촬영하는 게 너무 기뻐요.”

이나영에게 이번 작품은 ‘천운’ 같은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오랜만의 안방극장 복귀인 만큼 스스로도 기대 반 부담 반 심정일 터. 최상의 대진운, 화려한 출연진, 탄탄한 제작진이 조화를 이룬 기대작이기에 과연 그 안에서 이나영이 얼마만큼의 매력과 연기력을 선보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