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세금 안 내는 거물들 추적 (51) 주재홍 레드핀 대표

사비까지 털었지만 사업권 놓쳤다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정부는 항상 세수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돈이 없다"면서 만만한 서민의 호주머니를 털기 일쑤다. 그런데 정작 돈을 내야 할 사람들은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회피하고 있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정부가 걷지 못한 세금은 40조원에 이른다. <일요시사>는 서울시가 공개한 고액체납자 명단을 토대로 체납액 5억원 이상의 체납자를 추적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51화는 32억1100만원을 체납한 레드핀의 대표 주재홍씨다.

레드핀주식회사(이하 레드핀)는 회사 감사보고서(2010년)에서 '비주거용 건물 개발 및 공급업'을 사업목적으로 적었다. 레드핀은 2004년 12월20일 자본금 5000만원을 들여 설립됐다. 서울 영등포구에 본점을 둔 레드핀은 아파트형공장 신축사업을 주된 사업영역으로 적시했다. 종업원은 5명 남짓한 작은 시행사였다.

중단된 개발

레드핀은 2008년 무렵 영등포구 당산동에 1만5764㎡ 규모의 사업부지를 확보했다. 레드핀의 1차 목표는 서울시로부터 부동산 개발과 관련한 인허가를 따내는 데 있었다.

2010년 12월22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레드핀이 제안한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결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레드핀은 감사보고서에서 "그동안 사업추진이 지연되어 2010년 12월31일로 종료되는 회계연도에 당기순손실이 119억원 발생하였다"라고 전했다. 경영난이 가중되던 상황에서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 고시는 가뭄 끝의 단비와 같았다.

구체적으로 레드핀은 당산동4가 85번지 일대에 1650.6㎡ 규모의 공원을 만들겠다고 고시했다. 또 당산동4가 80번지 일대에 다목적 공공청사를 짓겠다고 밝혔다. 2011년 1월7일 영등포구청은 레드핀의 제안을 심의한 '도시관리계획(안) 열람공고'를 주민에게 고지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2011년 2월10일 발표한 당산동 4가 80번지 일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결정고시'에서 관련 공장용지가 지식산업센터로 변모할 것이라고 알렸다. 레드핀의 이름은 없었다. 개발권과 토지 소유권은 SK건설로 넘어갔다.

레드핀의 2010~2012년 연간 대차대조표를 살피면 유동자산은 856억200만원을 유지했다. 비유동자산 역시 23억8800만원으로 같았다. 단 유동부채는 2010년 521억4600만원에서 2012년 588억2000만원으로 증가했다.

2010년 레드핀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모두 은행이자를 갚기 위해 사용됐다. 은행에 보관돼 있던 현금은 각각 2235만원과 41억1908만원에 불과했다. 반면 레드핀의 은행 빚은 훨씬 많았다. 레드핀은 H저축은행으로부터 488억5500만원(연이자율 10.0~12.0%)을 단기차입 형태로 빌렸고, B저축은행으로부터는 장기차입 형태로 551억4000만원(연이자율 10.0~11.05)을 빌렸다.

2011년부터 지방세 등 32억1100만원 체납
서울 당산동 일대 개발사업 추진…1000억 부채

이들 저축은행은 레드핀이 확보하고 있던 당산동4가 80번지 일대 토지를 담보(한도 593억원)로 대출을 승인했다. 레드핀은 B저축은행의 경우 '2012년 30억원, 2014년 424억4000만원, 2015년 97억원을 갚겠다'는 상환계획을 세웠다. 결과적으로 레드핀의 상환계획은 이뤄지지 못했다. 레드핀은 이미 2010년 12월31일 기준 33억원의 이자를 체납하는 등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1000억원이 넘는 총부채는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었다. 레드핀은 당시 감사보고서에서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하여 자산과 부채를 장부가액으로 회수하거나 상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레드핀은 제주 신라호텔 내 카지노 회사를 운영했던 A사와도 자금거래를 했지만 미수수익은 미미했다. 대표이사이자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던 주재홍씨는 55억여원을 현금을 자신의 회사에 빌려줬다. 사재까지 턴 셈이다.

하지만 레드핀이 확보한 당산동4가 부지는 2011년 9월 SK건설과 SK D&D로 매매됐다. 토지등기부등본상 레드핀은 관련 공장용지를 직접 소유하고 있지 않았다. 당산동4가 부지의 원소유주는 대우그룹이다.


1999년 11월11일 해당 부지는 '자동차종합연구시설 및 개방형 공원 조성'을 목적으로 토지 용도가 변경됐다. 대우건설은 2000년 12월26일 회사분할 과정에서 당산동4가 부지의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등기부등본상 레드핀이 소유권을 행사했다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부동산 신탁회사가 땅을 수탁 받았기 때문이다. 2009년 12월1일 당산동4가 부지는 대우건설에서 K자산신탁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2009년까지 대우건설은 관련 개발 사업에 연루돼 있던 것으로 보인다.

레드핀과 서울시가 짠 사업계획안은 대부분 SK건설이 실현했다. ▲지역주민들에게 휴식공간 및 커뮤니티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공원 ▲주민들의 편의성 및 활용성 등을 높이고자 설계된 공공청사(당산2동 주민자치센터) ▲차량 및 보행환경을 향상시키고자 보완된 도로까지 모두 완공됐다. SK건설은 이들 시설을 지자체에 기부체납했다.

대신 SK건설은 지상 19층 지하 4층 규모의 대형 지식산업센터(연면적 9만9961.81㎡) 개발권을 가져갈 수 있었다. '당산 SK V1 center'는 2015년 3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대기업 사이에서

레드핀은 2010년부터 순손실을 기록해 법인세 등을 납부한 기록이 없다. 그러나 사업을 털고 나오는 과정에서 발생한 세금은 남았다. 레드핀은 2011년 10월부터 취득세 등 3건의 세금을 체납했다. 체납한 세금은 32억1100만원이다.

사업권을 잃은 레드핀이 지금에 와서 세금을 낼 방법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레드핀에게 부족했던 것은 사업 인허가가 날 때까지 버틸 수 있던 자금력이다. 대기업 사이에서 개발 호재를 노렸던 레드핀은 거액의 빚만 남기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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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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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