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강은희 여성가족부장관 내정자

“일·결혼·출산이 보편적 상황 되는 시스템 마련하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강은희 여성가족부장관 내정자는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교사, 여성 CEO, 목전에 둔 청문회까지 통과하면 장관이라는 이력도 추가된다. 도통 연결고리를 찾기 힘든 수준. 세간의 말처럼 이러한 ‘승승장구’가 결국 ‘친박’이기에 가능했던 것일까. <일요시사>는 누구보다 먼저 강 장관 내정자를 찾아 국정화, 그리고 여성 현안 문제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10월경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이하 국정화) 방침을 발표한 뒤 강은희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장관 내정자는 전면에 서서 이를 진두지휘해왔다.

“현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라는 그의 말처럼 결코 작지 않은 사안이었다. 찬반을 떠나 초선 비례대표가 이정도 무게감 있는 현안을 혼자 끌고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게 정가의 반응.

두 달여의 시간이 흘러 지난 21일, 청와대는 개각을 발표하면서 그를 차기 여가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다음은 강은희 장관 내정자와의 일문일답. (※ 본 인터뷰는 개각이 발표되기 전인 지난 17일 진행됐다.)

- 국정화에 대한 논쟁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집필 시간 부족에 따른 부실 교과서 의혹이 제기됐는데.
▲시간이 아주 넉넉하지는 않다고 본다. 그러나 검정체제 하에서는 국사교과서가 현장에 보급되기까지 2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면, 국정체제에서는 검정기간 6개월과 전시기간 4개월이 절약된다. 적게는 10개월에서 많게는 11개월까지 단축할 수 있다고 본다.

- 시간적으로 차질이 없다는 말인가.
▲그렇다. 시간이 지금보다 많으면 좋기는 하나, 기존 교과서 발행과 비교했을 때 한 두 달의 차이만 있을 뿐 국사교과서 발행에는 문제가 없다. 무엇보다 국정이 되면서 국가의 지원, 집필진 외 인력 지원 등을 기대할 수 있어 시간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 현 국사교과서에서 세종대왕에 대한 서술이 부족하다는 강 의원의 주장에 야당은 “3~6쪽 분량으로 충분히 서술하고 있다”라며 반박했다. 반론을 제기한다면?
▲역사교과서는 ‘통치사’와 ‘문화사’ 크게 두 파트로 나눠져 있다. 난 세종대왕의 통치사와 관련된 기술이 짧게 돼 있다는 말이었다. 교과서마다 차이는 있지만, 짧게는 두 줄에서 많게는 6~7줄에 그친다. 문화나 과학 부분에 비해 정치적 업적에 대한 할애가 적다는 의미였다.

세종대왕은 정치적 인물이지 않나. ‘통치사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할 필요가 있지 않냐’라는 개인적인 생각에서 나온 말이다. 여당 쪽에서 역사교과서에 대해 말하는 의원들의 수가 적다보니 내가 한 한두마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 유관순에 대한 발언도 개인적인 생각이었나?
▲그건 학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있는 부분이다. 현 교과서에는 대표적인 여성독립가로 유관순과 강주령이 기재돼 있다. 유관순은 남한, 강주령은 북한 쪽 사람인데 유관순에 대한 내용이 일부 교과서에서 빠졌던 건 사실이다. 교육부의 수정 명령으로 사진만, 또는 이름 세 자만이라도 실리게 됐다. 그에 비해 나중에 북한으로 넘어간 강주령은 서술 분량이 상당하다.

해석하기에 강주령이 노동운동가로서 노동 투쟁을 한 분이다보니, 대한민국의 투쟁사적 입장에서 더 강조가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물사에 대한 기술은 국민의 보편적 인식과 맞아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우리가 유관순 없는 3·1만세 운동을 상상할 수 없듯 국사 교과서에서 유관순보다 강주령이 강조된 것은 인정할 수 없다. 유관순이 이화학당 출신에 노동운동을 한 사람도 아니니 의도가 있는 서술이 아닌가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 그럼에도 국정화를 반대하는 쪽은 친일과 독재미화를 우려한다.
▲난 친일·독재미화·좌편향, 이 3가지를 지양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일련의 과정을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봐보라. 교육부의 국정화 시도는 결코 파쇼적 또는 독재적 행위가 아니다. 국정은 교과서 발행 체제 중 하나일 뿐이다.
 

없는 체제까지 만들어 와 국정화를 시도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엄연히 국정이라는 체제는 존재해왔다. 국정·검인정·자유발행은 선택의 문제다. 교육부에게는 선택의 권한이 있으니 장관 고시로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국정을 독재의 의미로 착각하면 안 된다. 과도한 반대도 이해가 안 된다.

박정희 대통령과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서도 공과 과를 명확히 기술해야 한다고 본다. 폄하할 생각도 없고 미화할 생각도 없다. 아주 객관적으로 서술하면 학생들이 그 당시 우리가 이렇게까지 어려웠음에도 지금처럼 살게 됐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두지휘, 남은 쟁점은?
교사에서 여성 사업가로, 또 여가부 장관으로

- 개인적 질문으로 넘어가서. 초선 비례대표 의원들 중 존재감이 단연 탑이라는 평가가 있다.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모르겠다. 다만 난 기업을 경영했었기 때문에 굉장히 현실적인 스타일이고, 국정화를 맡은 것도 내 상임위에 충실하자는 생각에서다. 정말로 그런 평이 있다면,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다. 직분에 충실하자는 게 내 지론이다.

-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친박을 넘어 진박으로 불린다. 세간에 평에 대한 생각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과거 원내대표로 있던 시절, 원내대변인을 했었다. 그때부터 “친박이다”라는 말을 듣다가, 이번에 국정화를 맡은 후부터 ‘진박’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더라. 그렇지만 나는 항상 똑같았다. 우선순위를 꼽자면 개인의 측면에서 ‘대통령’, 그 다음 ‘당 대표’ 순으로, 조직으로 보면 ‘국가’, 다음이 ‘당’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내 역할을 해왔다고 본다. 대통령과 국민을 위해 그게 맞다고 본다.

-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이 끝난 뒤 송년 오찬에 참석하셨다. 정가에서는 총선과 관련된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는데,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
▲총선 얘기는 없었다. 회장을 맡은 유기준 전 장관이 국회로 돌아오셨으니 오래간만에 모여 식사자리를 가진 것이다. 자리가 나눠져 있어서 다른 곳에선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특별히 선거나 총선 관련해 전체에서 오간 얘기는 없다. 현안에 관한 통상적인 얘기들뿐이었다.
 

- 여가부 장관으로 유력하다. 입각 의사가 있나?
▲말이 나온 지는 꽤 오래됐지만, 사실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국회의원이 될 때처럼 어디를 가든 얼결에 가게 될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기도 하다. 어떤 형태든 일이 주어진다면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다. 지금은 국사교과서와 관련된 여러 가지 부분에 집중할 생각이다.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 나중에 뭐 어떻게 된다는 생각은 별로 안 해봤다.

입각 얘기가 있지만, 나를 포함한 우리 의원실 사람들은 차분하게 하던 일에 열중하고 있다. 지금도 법 발의가 시급한 현안들을 보고 있다(인터뷰 이후, 청와대는 차기 여가부장관으로 강 의원을 내정한다고 발표했다).

- 여성 문제와 관련해 한 명의 여성으로서 개선돼야 할 점을 꼽는다면?
▲정상적인 가정 내에서 여성의 지위는 과거와 달리 상당히 개선됐다. 그러나 엄마와 아내라는 틀을 벗어나면, 여성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아직 부족한 게 현실이다.

과거 여성 CEO와 'IT여성기업인협회’의 회장을 하면서, 또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 지내면서 여성정책에 대해 고민해왔다.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라고. 그러면서 느낀 점은 취업·일·경쟁에 있어 아직 여성에게 불리한 상황이 있고, 재취업 문제까지 파고들면 그러한 경향은 더욱 강해진다는 것이다. 남성에 비해 여성은 경력이 단절되는 일이 잦다.

저 출산 문제도 예외가 아니다. 흔히 ‘골드미스’라고 해서 경제적 형편에 여유가 있음에도 결혼과 육아를 포기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사회적 불안지수가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가적 차원에서 아무리 출산 장려 정책을 펼쳐도 안 먹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결혼·출산이 보편적인 상황이 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마련 돼야 한다고 본다. 질 좋은 보육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과 보편적 보육에서 질을 높이는 방법, 이 두 가지를 병행한다면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 시스템 마련에 초점을 둔다는 뜻인가.
▲시스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편으론 예전 우리 어머니들이 보여줬던 모성애와 희생, 그에 대한 존중도 약해지는 것 같아 아쉽다. 애기를 낳고 돌보는 일은 아무리 시스템이 좋아도 양육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사회적으로 남녀의 공동 육아가 체득화 되지 않았고, 여성의 몫이 강하다보니 육아는 짐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 사회적 차원에서 모성 본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강 장관 내정자는 청와대의 발표가 있은 후 문자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정부에서 4대개혁 추진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시점에 여가부 장관으로 내정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라면서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평소 저 출산 문제와 여성 고용 활성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기업인 출신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 경력단절 예방과 일·가정 양립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부족하지만 여성과 가족이 편안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chm@ilyosisa.co.kr>



[강은희 장관 내정자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졸업
▲위니텍 대표이사 사장
▲제5대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
▲제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새누리당)
▲제19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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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