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논란’ 백수오가 뭐길래…

중년 여성한테 참 좋은데…

[일요시사 사회팀] 박호민 기자 = 백수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중국 3대 명약으로 알려진 하수오와 그 생김과 효능이 비슷한 백수오가 때 아닌 ‘가짜’ 논쟁으로 코스닥 시장을 흔들면서 화제의 중심에 선 것. 화제의 중심에 있는 백수오에 대해 알아봤다.

 
백수오는 동의보감에 백하수오로 기록돼 있다. 하수오의 효능과 생김새가 비슷해서다. 이런 백수오가 자신과 생김새만 비슷한 이엽우피소와 섞여 판매됐다는 논란에 휘말리면서 세간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누구 말이 맞나?
 
한국소비자원은 32개 백수오 제품 조사결과 진짜 백수오만을 사용한 제품은 3개(9.4%)에 불과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나머지 제품에는 부작용이 많아 사용할 수 없는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됐다. 코스피는즉각적으로 반응해 백수오 관련 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장중 한때 6.1%나 급락했다.
 
백수오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덩달아 고조됐다. 백수오는 인삼, 구기자와 더불어 중국 3대 명약으로 알려진 하수오와 그 생김새와 효능이 비슷하다고 전해진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하수오는 혈과 기운을 도와주고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며 정수를 보충하고 머리털을 검어지게 하며 얼굴색을 좋게 하고 늙지 않게 하며 오래 살게 한다.
 

그런데 동의보감 편찬 당시 국내에 하수오는 자생하지 않았다. 그래서 생김새, 약효가 비슷한 여러해살이 풀 은조롱의 뿌리 백수오를 조선시대부터 대체 약재로 쓰기 시작했다. 백수오와 구분하기 위해 하수오는 적하수오, 백수오는 백하수오라고 나눠 부르게 됐다.
 
현대의학에서도 백수오는 하수오와 비슷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제일병원이 미국 캘리포니아 병원에서 공동 진행한 실험에서는 백수오를 이용한 건강 기능성 식품을 섭취한 그룹의 폐경기, 갱년기 증상 회복 속도가 섭취하지 않은 그룹보다 빨랐다. 때문에 백수오는 부인의 산후에 생긴 여러 가지 병과 적대하(여성의 질에서 담홍색의 피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점액이 끊임없이 배출되는 증상), 백대하(여성의 질에서 나오는 허연 분비물) 등의 질병 치료 물질로 사용된다.
 
내츄럴엔도텍은 2010년 5월 백수오에서 나오는 물질이 갱년기 증상 완화 효과가 있다는 이른바 에스트로지(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인증 허가를 받기도 했다. 또 같은 해 10월에는 미국 FDA로부터, 2011년에는 캐나다 식약청으로부터 에스트로지의 갱년기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는 천연·신기능성물질 인증·허가를 받았다.
 
백수오는 하체와 허리를 튼튼하게 해줘 중장년 남성에게도 좋다고 알려졌다. 특히, 자양강장 기능을 가지고 있어 정력이 강화되고, 탈모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백수오의 효능이 하수오와 비슷하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생산액은 2013년 704억원으로 2012년 100억원보다 7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백수오 제품군의 전체 시장 규모는 3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다만 백수오에도 부작용이 존재해 복용시 주의가 필요하다. 백수오를 전문가의 상담 없이 장기간 무분별하게 복용했을 경우에는 오히려 자궁출혈과 유방암,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등 여성호르몬 대사와 연관된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 갱년기 효능 건강식품 불티

시장 3000억 규모 급성장…흔들?
 
한의사협회는 “백수오가 갱년기 여성에게 좋은 한약재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함부로 복용해도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전문가인 한의사의 진단이나 상담 없이 함부로 복용했을 경우에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복용 전 반드시 한의사와의 상담이 필수”라고 당부했다.
 
소비자원의 ‘가짜백수오’ 발표로 타격이 불가피한 내츄럴엔도텍이 소비자원을 상대로 법적공방을 예고하면서 당분간 백수오의 관심은 이어질 전망이다. 내츄럴엔도텍은 자신의 회사 제품에 이엽우피소 성분이 들어있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소비자원의 일방적인 조사 결과 발표가 초래할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4월13일 성남지원에 ‘조사 결과 공표 금지 가처분’ 및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총 31개 업체에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을 독점 공급하는 내츄럴엔도텍은 이번 논란으로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논란이 터진 지 이틀 만에 주가가 30% 가까이 빠진 것이다. 문제는 이번 논란으로 성장동력을 잃을 가능성마저 있어 내츄럴엔도텍은 현재 ‘초비상’ 상태다.
 
그러나 소비자원은 백수오 관련 발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내츄럴엔도텍의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일주일 뒤 결과
 
한국소비자원은 23일 “내츄럴엔도텍의 주장은 사실관계가 틀린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내츄럴엔도텍에 이엽우피소 검출원료를 폐기처분 명령했으나 이를 거부해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식약처는 논란이 고조되자 23일 내츄럴엔도텍을 방문해 12시간 동안 제조 설비, 공정, 재고 및 원료 관리 등을 면밀히 검토했다. 검사 결과는 일주일 후에 나올 것으로 보이며, 결과에 따라 내츄럴엔토텍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백수오 짝퉁’ 이엽우피소는 뭐길래…
 
이른바 ‘가짜백수오’로 불리는 이엽우피소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독성 작물로 분류되고 있다. 이엽우피소는 주로 중국의 서북, 서남, 중남, 화동 및 화북 각지에서 재배되며 덩이뿌리로 불규칙한 원기둥 모양으로 생김새가 백수오와 흡사하다. 길이는 3∼10cm, 지름은 1.5∼4cm 정도이며, 표면은 황토와 회갈색을 띄고 불규칙한 세로 홈 무늬와 가로 세로로 교차된 잔잔한 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엽우피소의 질은 단단하며, 꺾인 면은 백색을 띈다. 맛은 쓰지만 뒷맛이 달고, 봄에 심으면 그해 가을에 수확할 수 있다. 수확량은 백수오보다 많다.
 
그러나 이엽우피소는 간독성, 신경 쇠약, 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국내에서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 유산의 위험성이나 간 독성, 신경 쇠약 같은 부작용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호>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