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경제팀] 박효선 기자 =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내정됐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오는 2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차기 은행연합회 회장으로 하 전 행장을 추천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씨티, 스탠다드차타드(SC), 산업, 농협, 전북은행 등 10개 은행장과 은행연합회 회장과 부행장 등 12명으로 구성됐다. 은행연합회는 시중은행들이 출자해서 만든 협의체다. 각종 정책협의를 하는 등 금융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친다. 은행연합회장의 연봉은 기본급 5억원에 성과급을 포함하면 7억원까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 전 행장은 구 한미은행 시절부터 최근까지 14년간 은행장을 해온 최장수 CEO다. 그는 지난 2001년 한미은행장을 거쳐 2004년 11월 통합 한국씨티은행장에 선임된 후 14년간 CEO로 지냈다.
미국 씨티그룹의 신뢰를 한 몸에 받지금았다. 이후 돌연 행장직을 버리고 KB금융지주 회장직에 과감히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관치금융’ 여파로 KB금융 회장을 ‘내부 출신 인사’로 선임해야 한다는 여론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내정
14년 은행장 ‘최장수 CEO’
이번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전에서는 하 전 행장이 이종휘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등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하 전 행장이 내정된 배경에는 금융당국과의 관계가 원만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 전 행장은 전형적인 KS(경기고, 서울대)출신으로 정관계 인사들과 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은 2007년부터 2008년 3월까지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및 법무본부 본부장을 지내 하 전 행장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윤 금융위원장과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시 연결고리 역할을 맡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하 전 행장이 최종 선임되면 은행연합회 설립 이후 구 한미은행장 출신인 신동빈 전 회장 이후 11년 만에 역대 세 번째로 민간 출신 회장에 오르게 된다. 그동안 은행연합회장은 박병원 현 회장을 포함해 역대 10명의 회장 중 8명이 관료 출신이었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임기는 오는 30일까지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24일 이사회를 열어 회장 후보를 추천한 뒤 곧이어 총회를 거쳐 차기 은행연합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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