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연구가’ 이영기씨의 별난 인생

 
섹스는 만인의 공통 관심사다. 결혼 유무에 관계없이 남녀노소, 직업, 계층을 불문하고 성인이라면 누구나 ‘변강쇠’와 ‘옹녀’의 캐릭터를 동경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켜켜이 쌓이는 이불 속 트러블은 그냥 묵힐 수밖에 없는 실정. 어디 한군데 솔직한 심정을 토로할 분출구가 없다. ‘이렇게 하면 된다, 저렇게 하면 안 된다’ ‘이건 좋고, 저건 나쁘다’등 성 관련 정보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헷갈린다. “누구 말이, 무슨 보고서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기 일쑤다. 온·오프라인에서 닉네임 ‘잠자리 연구가’로 불리며 성생활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이영기씨의 별난 인생을 통해 현대인들의 이불 속 고민을 엿들어 봤다.

이불 속 트러블 “대화가 필요해”

지난 20년 동안 ‘밤일’만 파헤친 연구가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이영기씨. KBS 개그콘서트 코너인 ‘달인’같은 얘기지만, 그는 오로지 ‘행복한 잠자리’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 결과 그는 요즘 케이블방송 섭외 1순위로 화제를 몰고 다닌다. 일부 언론에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그동안 잠자리 문화가 왜곡돼 왔습니다. 잘못된 상식을 바로 잡고 싶은 마음으로 연구를 시작했죠. ‘무슨 그런 연구를 하냐’는 비아냥과 성 도착증 환자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실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 아닙니까. 단순한 번식 수단이 아닌 가정의 행복을 위한 절대적인 조건이자 중요한 수단이지요.”

올해 39세인 이씨는 자칭타칭 국내 유일의 섹스 실전 테크닉 연구가다. 20대 초반 대학에 입학하면서 ‘본게임’인 테크닉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성적 쾌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각종 체위와 만족도 등의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그의 연구는 이제야 비로소 성과를 내고 있다.

“침대 본게임은 어디서도 배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열정을 갖고 스스로 개척하기 시작했죠.”

대학 2학년 때 학교를 중퇴하고 서대문 일대 철거촌에서 “철거 반대”를 외치며 빈민운동에 뛰어들었지만, 테크닉에 대한 미련을 떨칠 수 없었다. 이후 만화책 출력소에 취직해 10여년간 기계를 만지는 동안에도 그의 테크닉 연구는 계속됐다.

“성과 관련된 책이란 책은 모조리 사서 독파했습니다. 월급을 타면 책값으로 다 나갈 정도였죠. 그동안 본 책만 3천권이 넘어요.”


지난해 말 수작업에서 디지털화로 인력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퇴직을 결심한 이씨는 아예 이 길로 나섰다. 각종 서적들을 뒤졌고, 각종 사이트와 카페 등에도 가입해 자문을 구했다.

20세부터 20년간 실전 테크닉 등 성생활 연구  
전문서적만 3천권 독파…영문 의서도 ‘술술’

그러나 웬만한 서적은 일반인이 이해하기엔 역부족. 기대를 걸었던 성 관련 사이트와 카페들은 외설적이거나 대부분 상업적으로 운영됐다. 그나마 정보들은 왜곡된 부분이 수두룩했다. 거의 광고로 도배된 얌체 상술도 판을 쳤다.

“모임다운 모임이나, 정보다운 정보가 없었습니다. 성 관련 사이트와 카페들이 성인용품 장사에만 혈안이었지요.”

상업성에 염증을 느낀 이씨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심정으로 올초 직접 블로그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성에 대한 진실을 알리기 위한 ‘남성테크닉연구소’(blog.naver.com/fairan2)가 그것이다.

그저 몇몇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싶다는 이씨의 바램은 어느덧 방문객 20만명이 넘는 인기 블로그로 올라섰다. 지금까지 방문객만 20만명. 1일 평균 5백∼7백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다. 지난 7월 블로그 글의 내용이 다소 선정적이란 이유로 잠시 폐쇄되기도 했지만, 수위 조절로 곧 제자리를 찾았다.

물론 상담은 무료다. 성인이라면 아무나 참여할 수 있다. 주로 방문자가 고민 등을 털어놓으면 이씨가 조언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답글도 줄을 잇는다. 자연히 이 과정에서 방문객들은 이씨는 물론 각자의 노하우를 배운다.

카페엔 하루 2∼3개의 질문들이 꾸준히 올라온다. 이씨는 글 한 줄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중복되고 반복되는 질문에도 거부는 없다. 1백%의 답변율을 자랑한다. 이씨 자신이 그들의 절박한 심정을 알고 있는 이유에서다.

최근엔 상담자가 이씨를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생활이 안정적인 중년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대비해 이씨는 테크닉 교습도 병행하고 있다. 그의 사무실은 따로 없다. 서울 노량진의 작은 자취집이 그의 숙소이자 연구실이다. 실전 교습도 여기서 이뤄진다. 그의 방 한켠엔 인체에 관한 두꺼운 전문 서적들이 수북이 쌓여있다. 그중 깨알 같은 영어로 써진 의학서적도 눈에 띈다. 이씨가 영어사전을 끼고 사는 까닭이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죠. 기초 서적부터 차근차근 읽다보니까 이제 웬만한 의학서적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담을 요청하는 이들의 연령대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노인도 많고, 미혼 남녀도 많다. 특히 여성의 상담이 늘고 있다는 게 이씨의 전언. 비율은 남성이 95%, 여성이 5% 정도다. 최근 차마 꺼내놓지 못했던 고백들을 당당하게 털어놓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이씨는 전했다.

“비정상적인 성생활로 고생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처음엔 속사정을 털어놓는데 소극적이었지만 요즘은 성문제를 얘기하는데 전혀 어색함과 주저함이 없습니다. 저 또한 당황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능숙하게 고민을 들어주고 있죠.”

가장 많은 질문은 ‘어떻게 해야 서로 즐거운 성생활을 할 수 있냐’는 것. 보통 젊은층은 ‘강한 남자 비법’을, 중년층 이상은 ‘체력 소모 관리법’등을 묻는다. 여성은 기술적 테크닉보다 단련법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가끔씩 불륜 상담도 들어오지만, 그는 정중히 거절한다. 이씨는 갈수록 이런 상담이 늘어 그야말로 ‘불륜 공화국’이란 말을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가로막는 요인들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습니다. 남성은 발기부전이나 조루 등의 문제를, 여성은 성교통과 오르가즘 등을 토로하는 사례가 주죠. 무엇보다 이들의 공통된 고민은 바로 ‘잠자리 테크닉’입니다. 힘만으론 부족한 2%를 코치 받기 원하는 이들이 조언을 구합니다.”

이씨가 제시하는 테크닉의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서로의 몸을 알고, 골고루 자극하는 것이다. 결과보다 천천히 오래 지속하는 전 과정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다만 기질적인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성기능 장애라면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는 것이 필수다. 이를 위해선 커플간 솔직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그는 충고했다.

“남성들은 여성에 대해 너무 모릅니다. 여성 또한 마찬가지죠. 이런 상태에서 즉흥적으로 본능적으로 관계를 맺지요. 당연히 권태기가 올 수밖에 없습니다. 침묵과 단절이 가장 큰 요인입니다. 대화가 필요합니다. 성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숨기지 말고 부부간의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야 합니다. 만약 대화가 쉽지 않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상담을 통해 자신감 회복 등의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이씨는 철저한 독신주의자다. 결혼할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다. 이성에 특별한 감정을 갖지 않는다. 그는 “테크닉 연구에 인생을 바치렵니다. 그냥 이 연구를 계속하고 싶어요. 결혼하면 연구도 끝이 아닐까요”라고 잘라 말했다.

이씨의 최종목적지는 ‘달인’의 경지다. 성과 관련 남성들의 고민을 코믹스럽게 다룬 2002년 개봉된 영화 ‘마법의 성’에서 주인공 구본승씨에게 테크닉을 가르치는 홍록기씨가 맡았던 역이 그의 모델이다.

이보다 우선 이씨에겐 소박하지만 소중한, 작지만 큰 소원이 있다.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이면 한적한 제주도쯤에 연구소를 운영하는 것이다. 당장 테크닉 전문 사이트를 따로 만들고, 전문 서적을 내는 것도 그의 소망이다.

“잘못된 성생활 정보를 바로 잡고 싶습니다. 또 빠져 있는 부분도 보완하고 싶고요. 원활한 잠자리는 분명히 생활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합니다. 퇴폐적이거나 음성적이 아닌 건강한 성생활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겁니다.”


슈퍼히어로 최고 섹스파트너는?
“도와줘요∼배트맨!”
퍼히어로 중 최고의 섹스파트너는 누구일까. 바로 배트맨이다.


여성포털 젝시인러브가 1천2백46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슈퍼히어로 중 최고의 섹스파트너’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40%(5백명)의 선택을 받은 ‘배트맨’이 1위에 올랐다. 이어 핸콕(3백37명·27%), 아이언맨(2백45명·20%), 헐크(1백64·13%) 등의 순이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배트맨·핸콕·아이언맨·헐크 등의 영화 속 캐릭터와 특징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배트맨은 ‘우수에 젖은 백만장자가 선사하는 럭셔리한 밤’, 핸콕은 ‘예측불허, 천방지축! 아주 색다른 밤’, 아이언맨은 ‘많은 여자를 거친 천재 바람둥이의 노련한 밤’, 헐크는 ‘남자는 뭐니뭐니 해도 힘! 힘이 넘치는 밤’ 식이다.

젝시인러브 측은 “배트맨이 1위에 오르고, 헐크가 꼴찌를 기록한 것은 여성들이 단순히 힘만 있는 남성을 섹스파트너로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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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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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