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정치팀] 이민기 기자 = 17개 시·도 광역의회가 민선6기 전반기를 이끌 ‘수장’을 7월 초에 대부분 선출할 예정이다. 이미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 구성을 완료한 지역도 있다. 광역의회 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지방정부의 정책 추진 속도 등은 물론 박근혜정권의 국정운영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6·4지방선거 때 새누리당은 10곳, 새정치민주연합은 7곳의 광역의회에서 각각 다수를 차지했다. 지방의회 역시 통상 다수당에서 의장이 배출되는 게 원칙이다. 앞서 광역단체장과 의회의장 간 정책에 대한 상반된 시각차를 노출, 시정이나 도정이 방향타를 잃고 표류한 적도 많았다.
정책 시각차 갈등
대표적인 게 민선5기 시절인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과 민주당 허광태 서울시의회의장 간 무상급식 실시 여부를 놓고 정면충돌한 ‘무상급식’ 논란이다.
시의회의 다수당이었던 민주당은 2010년 12월1일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을 한나라당과 몸싸움 끝에 의결시켰다. 당시 민주당이 총 106석의 의석 가운데 79석을 차지한 반면 한나라당은 27석에 불과했다.
이후 서울시와 시의회 간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고 결국 오 시장은 2011년 8월 시장직을 걸고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를 강행했으나, 투표율이 25.7%에 그쳐 투표함은 개봉도 못했다.
오 시장이 사퇴한 뒤 허 의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 “오 전 시장이 추진했던 정책은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강력 주장하기도 했다.
자치단체장과 의회의장 간 당적이 달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전형적인 ‘불통’ 사례로 꼽힌다. 만약 오 시장과 허 의장이 같은 당이었다면 대타협의 여지가 분명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사퇴란 극단의 상황까지는 치닫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다.
민선5기 때 서울시-시의회 사사건건 충돌
새누리 다수 의석, 박근혜정권 실보다는 득
이번 민선6기에서 자치단체장과 의회의장 간 당적이 다른 지역은 경기, 충북, 충남, 강원 등 4곳이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마찰음이 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여야를 떠나 견제와 대안 제시 등이 균형있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무상급식 논란으로 초래된 분열과 반목, 사회적 비용에 대해 되새길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비용 되새길 시점”
한편, 6ㆍ4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다수의 광역의원을 배출, 박근혜정권의 향후 국정운영에 실보다는 득이 다소 클 것으로 관측된다.
새누리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8대9로 1석 패했으나, 광역의원 선거에선 375명을 당선시켜?309명의 당선인 배출에 그친 새정치민주연합을 상대로 신승(辛勝)했다. 의장도 3명이 더 많다. 여대야소 구도인 것이다.
광역의회 의장과 시ㆍ도 의원들은 속해 있는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로 불린다. 즉 광역의원들은 여론을 주도하고 형성하는 층이다.
때문에 박근혜정권이 국정을 끌고 가는데 있어 특히 각 지역 현안 문제를 풀어갈 때 ‘보이게 보이지 않게’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