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로 떠오른 가수 휘(徽)

“한국보다 일본서 더 유명해요”

MBC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이하 친구) OST 수록곡 ‘가질 수 없는 너’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면서 ‘차세대 한류스타’로 떠오른 가수 휘(徽). 스물넷의 어린 나이로 자신의 앨범에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서를 도맡아 하고 다른 가수의 앨범 프로듀서까지 맡을 만큼 그 실력과 감각을 인정받고 있는 휘를 만나 2010년 포부를 들어보았다. 

드라마 <친구> OST 수록곡 일본서 인기
작사·작곡·편곡·프로듀서까지 ‘만능’


휘가 일본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우연히 지인을 통해 MBC <친구> OST 작업에 참여한 것이 시초가 됐다. <친구>는 후지 TV로 방영이 확정돼 그는 ‘차세대 한류스타’란 수식어를 얻었다.
“<친구>가 일본에서 방송되기 전부터 OST 수록곡인 ‘가질 수 없는 너’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었어요. 덕분에 도쿄, 고베, 삿포로 등 일본 전역에서 공연 요청이 들어왔죠. 일본에 진출한 지 불과 6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일본 투어 섭외도 받았어요. <친구>는 제 음악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해 준 작품이죠.”

일본 공연 게스트 섭외 0순위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휘는 일본 현지 공연을 앞두고 있는 한국 가수들 사이에서 게스트 섭외 0순위다. 메인 가수가 아님에도 불구 300~500여 명의 고정 팬층을 끌어 모으고 있다.
“아직 한국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일본에 일정 이상 팬분들이 생겨 신기해요. 일본에 먼저 진출했던 선배 가수들의 공연에 게스트로 서거나 조인트 공연 형식으로 공연을 함께 하며 조금씩 더 많은 팬들과 만날 예정이에요.”

휘는 일본 공연에서 자신의 노래뿐 아니라 J-팝 명곡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일본 팬들을 만난다.
“제 노래들이 비교적 잔잔하고 감수성이 짙은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여성팬들보다 남성팬들이 더 많아요. 우리 팬들은 무대 위에 있을 때는 열광적인 반응을, 무대 아래 있을 때는 많이 수줍어하는데 일본 팬들은 무대에 있을 때는 조용히 집중해 경청하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점이 우리나라 팬들과 차이점이에요.”

‘차세대 한류스타’로 떠오른 만큼 한국에서의 데뷔는 화려했다. 2007년 발표한 앨범 <사랑에 미친 남자>는 단 한 차례에 방송 출연도 하지 않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콘텐츠진흥원이 선정한 우수 신인 앨범에 선정됐다. 하지만 소속사가 재정난을 겪으면서 앨범을 발표하고도 활동을 못했다.
“방송에 노출되지 않은 신인은 노래가 좋아도 주목받기 힘들어요. ‘눈물을 삼키며 포기한다’는 말을 그때 실감했죠.”
휘는 가수의 꿈을 접을 수가 없었다. 전국에 있는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축대와 행사 무대에 섰다. 돈은 관심 밖. 무대 위에서 느끼는 만족감에 힘든 줄 몰랐다. 기회는 노력하는 사람에게 오는 법이다.

수줍은 미소에 가녀린 소년의 모습을 가졌지만 어린 시절부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던 ‘열혈남아’였다. 유치원생이 정장을 입고 다닐 정도로 각이 잡혀있었고, 중학교 시절 선도부장을 맡았을 정도란다. 소위 잘나가는 애들과 티격태격했었다고.
“공직생활을 하신 아버님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엄격한 가정에서 어른스럽게 자랐어요. 부모님께서 ‘공부보다는 우선 사람이 되야 한다’며 지금도 예의 범절을 중시하세요. 학교에 보면 정의의 사도가 꼭 있잖아요. 잘 나가는 애들과 사이가 안 좋았죠. 괴롭힘 당하는 친구를 보면 참지 못하고 혼자라도 나섰어요. 지금도 그런 일을 보면 공인을 떠나서 참지 못할 것 같아요.”

휘는 발라드 가수로 활동 중이지만 그 뿌리는 록음악, 밴드음악에 있다. 중학교 시절부터 밴드생활을 했고 창법에서도 록음악의 냄새가 짙게 난다. 또 2008년에는 가수가 아닌 로즈비의 음반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휘의 진짜 꿈은 록음악의 본고장 미국에서 활동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멋진 밴드를 만드는 게 마지막 목표예요. 뮤지션으로서 큰 무대에서 활동해보고 싶은 욕심은 누구나 갖고 있을 걸요. 물론 내 음악을 하는 것도 좋지만 솔직히 록음악을 하는데 동양인이라는 한계가 분명 있어요. 조금 더 연륜이 쌓이고 실력이 쌓이면 미국에서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전혀 새로운 느낌의 밴드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실력과 노력은 ‘최고’

밝은 미래를 위해 휘가 세운 올해 목표는 국내에도 이름을 알리는 것. 큰 기획사의 전폭적인 지원이나 아이돌 스타로 10대의 열광을 등에 업은 것은 아니지만 실력과 노력을 믿고 목표 달성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갈 것이다.  
“한국에서 제 이름도 알리고 단독 공연을 하고 싶어요. 10년 후 목표는 대중음악과 대한민국 문화발전을 위해 일하는 뮤지션이 되는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가수로 인정받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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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눈 뜨고 당하는’ 임차권등기 말소의 이면

[단독] ‘눈 뜨고 당하는’ 임차권등기 말소의 이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잘못된 판단이 불러온 후폭풍은 엄청났다. 생전 걸음할 일 없다고 생각했던 경찰서를 드나들었고 송사를 치르느라 법정을 오갔다. 도움을 청하기 위해 발이 닳도록 돌아다녔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모든 일은 법원에서 날아온 문서 한 장에서 시작됐다. 어떤 실수는 손쓸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당시에는 실수인지조차 모르고 넘어갔다가 뒤늦게 알아채는 경우도 허다하다. 모든 상황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수습하기 어려운 일도 있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계약이 이뤄진 상태라면 더더욱 원상복구가 쉽지 않다. 김모씨가 처한 상황이 딱 그렇다. 놀라서 해줬다가 사건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7월 김씨는 경기도 광주의 한 빌라에 거주할 목적으로 전세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2017년 8월부터 2019년 8월까지 2년, 보증금은 2억200만원으로 했다. 해당 빌라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김씨가 전세 계약을 맺은 후 임대인이 바뀌었다. 문제는 새로운 임대인이 계약 기간이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김씨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씨는 전세 계약 기간 만료 후인 2019년 9월 해당 빌라에 임차권등기를 마쳤다. 임차권등기명령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임차주택에 대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하면서 이사할 수 있는 제도다. 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임차주택에 거주할 때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로도 대항력이 발생한다. 하지만 계약 기간이 끝나 퇴거하게 되면 이사하는 곳으로 주소를 옮겨야 하니 임차권등기명령을 통해 대항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차권등기명령은 등기부등본에 기재되는 만큼, 강한 대항력을 가진다”고 부연했다. 다시 말해 등기부등본에 임차권등기명령이 기재돼있다는 것은 세입자는 더 이상 그 집에 살지 않지만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임을 의미한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은 김씨가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에서 운영하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상품에 가입해 뒀다는 사실이다.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상품은 전세 계약이 종료됐을 때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하는 전세보증금을 HUG가 대신 돌려준다는 내용이 골자다. HUG가 임차인에게 먼저 전세보증금을 대위변제한 뒤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청구하는 방식이다. 김씨는 2019년 10월 HUG로부터 전세보증금 전액인 2억200만원을 받았다. 전세 살다 보증금 못 받아 전세보증금 보험으로 구제 이후 김씨는 경기도 안양으로 이사했고 해당 빌라와 관련한 일은 새카맣게 잊고 지냈다. 그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에서 “HUG에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았으니 모든 문제가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2019년 이후 5년여 동안 해당 빌라와 관련해 김씨에게까지 영향이 오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사이 해당 빌라의 주인이 바뀌는 등 소유권 변동이 일어났지만 김씨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던 것. 그러다 지난해 11월 김씨에게 임차권등기명령 취소 신청서가 날아들었다. 김씨는 “법원에서 문서가 송달돼 크게 당황했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려고 문서에 기재된 번호로 연락했더니 7년 전 전세로 살았던 빌라의 집주인이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집주인이 임차권등기를 말소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렇지 않으면 소송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며 “갑자기 법원에서 종이가 날아오고 소송을 제기한다는 말에 덜컥 겁을 먹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씨는 임차권등기 말소를 위한 서류를 직접 떼 서울 서초동의 한 법무사 사무실에 가져다줬다고 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20일 김씨가 해당 빌라에 걸어놨던 임차권등기가 말소됐다. 해당 빌라에 김씨가 행사할 수 있던 권한이 소멸한 것이다. 동시에 집주인으로서는 등기부등본이 깨끗해지는 효과를 얻게 됐다. 이렇게 되면 세입자를 구하는 일도 수월해진다. 줄줄이 꼬였다 이때 김씨가 간과한 사실은 HUG의 존재였다. 김씨가 해당 빌라의 집주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고 임차권등기를 말소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세입자가 돈을 받은 뒤 임차권등기를 말소해주는 게 실제 일반적인 절차다. 이 과정에서도 공인중개사 등 부동산 전문가는 보증금을 돌려받기 전까지 임차권등기를 말소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김씨는 전세보증금을 HUG에서 받았다. HUG 입장에서는 해당 빌라의 집주인에게 2억200만원 즉, 돌려받아야 할 돈이 있는 상황에서 김씨가 임차권등기를 무단으로 말소해버린 것이다. 동시에 김씨가 배당 순위에서 밀리게 되면서 HUG는 대위변제한 보증금을 회수할 방법이 요원해졌다. 여기에 은행, 지자체 등 후순위 채권자들도 있는 상황이다. 김씨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HUG 경기관리센터(이하 HUG 경기센터)는 “모든 임차인은 HUG에 대위변제를 받으면서 대위변제증서를 작성한다”고 말했다. 실제 김씨가 HUG로부터 전세보증금에 해당하는 돈을 받았을 당시 작성한 대위변제증서에는 ‘본인(김씨)은 HUG가 대위변제금 및 제반 비용을 회수할 때까지 HUG의 동의 없이 주택임차권등기를 말소하지 않겠으며 본인의 주택임차권등기 말소로 인해 HUG에 손해가 발생할 경우 배상할 것을 확약한다’는 문구가 기재돼있다. HUG 경기센터는 “HUG는 대위변제 물건을 경매에 넘겨서 배당을 회수하는데 임차권등기명령을 무단 말소하면 경매에서 배제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HUG에 연락했으면 대신 응소해 임차권등기를 지켰을 텐데 당시 김씨가 연로해 이런 생각을 못한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낙장불입 그러나… 김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집주인이) 내가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았기 때문에 임차권등기를 말소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 본인(집주인)이 손해를 보고 있다. 임차권등기를 말소하지 않으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나를 속였다”며 “내 입장에서는 전세 사기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주인 말에 속아 임차권등기를 말소해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김씨가 집주인과 해당 빌라의 채권자들에게 제기한 ‘임차권등기 말소 회복 청구 등’ 소송에서 “피고(집주인)가 원고(김씨)가 주장하는 것처럼 고의적인 기망행위를 했다거나 그로 인해 김씨가 신청 취하 행위 자체에 착오에 빠져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김씨의 “속았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현재 김씨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HUG 경기센터는 대위변제한 보증금 회수를 위해 일단 김씨의 부동산 등에 가압류를 걸어둔 상태다. 그러면서도 김씨의 상황을 참작하고 손해를 회복하기 위해 ‘임차권등기 무단 말소 무효 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HUG 측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한번도 진행한 적 없는 소송이라고 한다. “억울하다” 법원 인정 안 해 HUG, 구제 위해 소송 제기 HUG 경기센터는 “그동안 임차권등기가 말소되면 복구할 가능성이 없는 것(낙장불입)으로 보고 임차인 손해배상 청구로 업무를 진행해 왔는데, ‘임차권등기 말소 무효 소송을 통해 원상복구 가능성이 있다’는 법률 자문이 있어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소송이 HUG의 승소로 종결돼 임차권등기가 부활하면 김씨에 대한 구제가 가능하다. 이때 김씨는 소송 실비만 부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HUG 경기센터가 제기한 소송은 김씨에게 해당 빌라에 걸려 있던 임차권등기를 말소할 권한이 없다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HUG가 김씨에게 전세보증금을 대위변제한 만큼 임차권등기를 말소할 권한도 HUG에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니 김씨의 임차권등기 말소 행위는 무효라는 게 골자다. HUG 경기센터는 “김씨가 임차권등기를 무단 말소하면서 채권 선순위로 올라온 은행, 세무서, 지자체 등이 김씨의 억울함을 헤아려 대승적인 차원에서 응소하지 않길 기대하고 있지만, 이들은 김씨가 별도로 제기했던 소송에 모두 대응한 전력이 있어 HUG가 제기한 소송에도 응대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HUG가 김씨에게 책임을 추궁하는 대신 구제를 위해 소송을 진행하는 것처럼 이들 후순위 채권자들도 집주인의 허위 소송에 안타깝게 속아 임차권등기를 말소한 김씨를 구제하는 방향으로 업무를 진행하기를 바라는 입장”이라고 전해왔다. 실제 김씨가 제기한 ‘임차권등기 말소 회복 청구 등’ 소송에서 은행 한 곳은 대응하지 않았다. 순간 실수 인정될까? 김씨는 집주인과 채권자들을 상대로 한 소송의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다. 동시에 HUG와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법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일이 벌어지고 HUG로부터 연락을 받고 난 뒤에야 상황을 파악했다”며 “재산은 (가압류로) 묶였고 소송비용도 만만찮다. 무엇보다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다. 다른 사람에게는 나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한탄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