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홍길동의 후예> 이시영

“나쁜 일은 빨리 잊죠”


지난해 10월 KBS 2TV <바람의 나라>로 본격 데뷔해 드라마 <꽃보다 남자>, 영화 <오감도> 등으로 한 발씩 연기자의 길을 향해 발을 디뎌온 연기자 이시영이 영화 <홍길동의 후예>를 통해 스크린 첫 주연 데뷔에 나선다. 이시영은 “이범수 선배님과 작품을 함께하면서 배우의 진정한 자세에 대해서 제대로 배웠다”며 “20~30년 앞을 바라보며 연기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시청자분들도 나에게 조금씩 정을 붙여 주시리라 믿는다. 오래 가는 연기자가 될 계획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엉뚱하고 단순한 캐릭터 여주인공 연화 역
악플과 각종 논란 휩싸여…“이젠 호의적”

<홍길동의 후예>는 2009년 현재를 배경으로 홍길동 가문의 후예의 활약상을 그린 코미디 액션영화다. 이범수는 극중 낮에는 음악교사로 평범하게 살고 밤에는 의적으로 이중생활을 하는 홍길동 18대손 홍무혁을 열연했다. 이시영은 홍무혁의 엽기적인 애인이자 같은 직장 동료인 수학 선생님 연화를 맡았다.

원래 성격도 엉뚱하고 밝아

“연화는 지고지순한 일편단심 민들레 같은 성격이에요. 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표준형’은 아니죠. 감정 표현도 솔직하고 스킨십도 과감해요. 이범수 선배님과의 키스신이 몇 번 등장하는데, 다 연화가 막무가내로 덤비는 경우예요. 사랑 표현을 하고, 또 그만큼 확인받고 싶어하는 엉뚱하고 단순한 캐릭터죠.”
예고편에 나오는 ‘고무줄 키스’가 바로 그 예. 이범수의 입술을 물고 늘어지는 다소 엽기적인 키스신은 인기검색어 순위 상위에 랭크되며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바 있다.

“NG는 거의 다 제 몫이었어요. 제가 억지로 키스를 하는 장면이 많다보니 머리채를 잡기도 했어요. 처음 키스신을 촬영할 때 이범수 선배님과 아직 서먹한 사이여서 더 긴장을 많이 했어요. 신인이다 보니 힘 조절이 잘 안돼서 선배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로맨틱한 키스신이라기보다 과격한 액션신에 가까웠어요.”(웃음)

이시영은 주어진 캐릭터에 자신만의 색깔을 더하기도 했다. 촬영 중 즉흥적으로 바뀐 장면이 많았다고 한다. 연화가 무혁과 헤어진 뒤 그가 홍길동의 후예라는 걸 알고 거지폐인이 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거지폐인이 된 연화가 홍길동 세 글자를 타자로 치는 장면인데 극도로 흥분해 의자가 뒤로 넘어가는 것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위험하다는 만류에도 각도를 달리하며 계속 찍다보니 상처가 생기고 피도 났지만 너무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영화에는 그 장면이 안 나와 아쉬워요.”

극중 연화처럼 이시영은 꽤 엉뚱하고 밝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녀의 활발한 성격은 화기애애한 가정 분위기에서 비롯된 듯했다.
이시영은 올 한 해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 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급작스러운 인기를 얻으며 주목받는 신인으로 급부상했는가 하면 가수 전진과의 열애와 결별로 짙은 상실감도 맛봤다. 인기와 인지도가 높아지자 그의 성형 전 사진이 각종 게시판에 봇물을 이뤘고 때 아닌 나이 논란에 네티즌들의 입방아에도 올랐다.

하지만 이시영은 각종 논란을 정공법으로 돌파하며 차분히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성형 사실과 실제 나이를 솔직하게 밝힌 이후 네티즌들의 시선은 오히려 호의적으로 돌아섰다.
“만일 순간적인 인기에 좌우될 거였다면 악플이나 논란에 상당히 흔들렸겠지만 제 계획은 단순히 1~2년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에요. 앞으로 20~ 30년을 계속 연기할 거예요. 지금 저를 욕하는 분들도 오랜 시간이 흐르면 정들지 않을까요. 원래 나쁜 일은 빨리 잊는 성격이에요.”

이시영은 분명 강한 성격을 지녔지만 배우이기에 가슴속에 예민한 구석도 분명히 있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 것 같지만 눈물도 많다. 최근 SBS 주말드라마 <천만번 사랑해>에서 불륜녀 연이 역을 맡아 눈물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요즘 매일매일 ‘눈물의 여왕’으로 살고 있어요.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 정도예요. 처음에는 연이 역할에 적응이 되지 않아 너무 힘들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너무 애착이 가요. 연이의 환경이 너무 안타까워 가만히 있어도 마음이 계속 쓰려요. 얼마나 불쌍해요.”
이시영은 다른 연기자들에 비해 데뷔 년도가 많이 늦은 편이다. 대학에 다니던 22살 때부터 연기자로 데뷔할 생각을 했지만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앞으로 활약이 더 기대

“저 스스로 준비가 안 되어 있었고 또 준비가 됐을 때는 작품 운이 안따라줬죠. 모든 것이 갖춰진 상태에서 배우를 준비했다면 기간이 짧아졌겠죠. 남들과 똑같이 준비했어요. 여건이 누구나 다 풍요롭지는 않잖아요. 사실 선생님 밑에서 체계적으로 연기 수업 받은 건 2년 정도 됐어요.”

배우 이시영이라는 이름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엉뚱함이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비친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것도 있지만 예사롭지 않은 그의 취미나 툭툭 던지는 말 한마디에서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던 것이 사실. 늦은 데뷔를 준비하기까지 자신을 다잡고 또 다잡아 왔던 이시영. 오랜 담금질을 통해 ‘배우’ 이시영을 완성한 그의 날갯짓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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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