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수원대 내홍 내막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11.11 10: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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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같은 등록금으로 '흥청망청'

[일요시사=경제1팀] 수원대가 시끄럽다. 이인수 총장과 학교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학내 교수협의회는 총장의 교비횡령, 비자금 조성, 배임, 탈세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고 학생들은 등록금 반환을 요청하면서 반기를 들었다. 이 총장이 학교 출신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해 영구적인 장애를 입혔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인수 수원대 총장과 학교 측이 받고 있는 의혹은 다양하다. 특정 건설사가 고액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이 총장이 수천억원의 학교 적립금을 담보로 지급보증을 섰다는 의혹부터 시작해 고가의 미술품 수집, 학교 기부금 종편 투자, 교수 사찰 등이다.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수원대 교수협의회(이하 교수협)는 이 총장을 비롯한 대학 측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고가 미술품 어디서?

교수협의회는 "(주)서주라는 건설사가 4300억원대의 수원대 적립금이 분산 예치된 광주은행과 제주은행 등으로부터 365억원을 단기 차입했다"며 "골프장 부지를 담보로 차입할 수 없어 이 총장 개인이 지급 보증하는 수법으로 거액을 차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주는 골프장 건설 운영 업체로 2006년 9월 설립, 본사는 강원도 홍천군 서면에 위치해 있다. 현재 강원도 홍천군에 골프장 부지매입 및 골프장 건설 허가절차를 진행 중이다. ㈜라비돌과 이 총장이 각각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20%는 이 총장의 딸 주연씨가 보유 중이다.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주는 광주은행으로부터 243억원을, 제주은행에서는 90억원을 단기 차입했다. 나머지 32억원은 ㈜라비돌로부터 차입했다. ㈜서주가 매입한 강원도 홍천군 166만7069m² 규모의 골프장 부지는 당시 공시지가가 28억3000여만원에 불과했지만 감사보고서에는 해당 부지가 325억9900만원으로 공시되어 있었다.

교수협은 "이 총장을 비롯한 대학 측이 1000여점 이상의 미술품을 매입하거나 기증받아 소유해오고 있다"며 "이 총장 측이 학교 교비로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해 '라비돌'과 '한국산업개발' 건물에 전시하고 있다"고 비자금 조성 의혹도 제기했다.

㈜라비돌은 숙박서비스 및 골프장 운영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며 이 총장과 특수관계자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교수협은 이 총장 일가와 대학 측이 수년 동안 상습적으로 탈세를 하고 교비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교수협은 "이 총장의 성북동 저택은 ㈜한국산업개발 명의로 학교 관련 건물을 지었던 A건설사에게 짓도록 하고 자신이 무상 점유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산업개발의 법인세 탈세이자 이 총장의 법인세와 근로소득세 탈세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이 총장-(주)한국산업개발-A건설사' 사이에 수상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

이인수 총장 교비 횡령·비자금 조성 의혹
반기 든 교수·학생들 등록금 반환 요청

㈜한국산업개발은 부동산 임대 및 건설업을 하는 회사로 주주 구성은 이 총장(42.32%), 라비돌(26.52%), 고운학원(18.66%), 고운문화재단(12.50%)로 되어 있다.

교수협에 따르면 A건설사는 수원대 학교법인 고운학원이 설립한 수원과학대 내 교내 건물과 컨벤션센터 신축 공사를 진행했다. 또한 이 총장 일가족 고유의 노인휴양리조트 라비돌의 27억원 상당의 리모델링과 이 총장의 성북동 자택 건축도 무상으로 진행했다.

수원대 관계자는 "학교 적립금을 개인적으로 지급담보로 사용한다는 것도 말도 안 되는 얘기다"라고 반박한 뒤 "미술품에 대한 주장은 일부 내용만 부각된 것으로 사용용도와 시점이 맞지 않아 임시 보관돼 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학교가 보유한 대부분의 미술품은 학생·교수 등으로부터 기증 받은 것"이라며 "학교 교비로 구입한 것은 수십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총장에 대한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수원대는 지난 2011년 종합편성채널 <TV조선>에 50억원을 투자했다. 교수협에 따르면 이 자금은 은행 등이 대학발전 기금으로 내놓은 기부금이다. 여기에 이 총장의 딸 주연씨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며느리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뒷말이 무성했다. 학교 발전을 위해 사용돼야 할 기부금이 '재단' 회계로 처리되어 투자된 것.

수원대 관계자는 "당시 영상·미디어 관련 분야 육성을 위해 종편에 투자를 결정했다"며 "총장과 조선일보 간의 관계 때문에 결정된 사항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총장의 각종 비리를 폭로하고 있는 수원대 교수협은 일부 교수들이 중심이 돼 올 초 26년 만에 부활했다. 그런데 수원대가 이런 교수협의 해체를 위해 일부 교수를 사찰까지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교수 한 명당 대학본부 측 직원 2~3명이 따라붙어 교수협 소속 교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는 것이다.

"교수협 해체 위해 사찰" 주장
여권 핵심인사가 비호 의혹도

교수협은 "학교로부터 감시와 미행에 시달리며 해체 압력을 받아 왔다"며 "이 같은 수원대의 만행이 외부에 알려지자 사찰은 중단됐지만 해체 압박은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수원대에서는 1987년에도 협의회 출범을 주도한 교수들이 해임되거나 재임용 대상에서 탈락해 협의회 발족이 무산된 바 있다.

수원대는 사찰 등의 행위가 벌어진 점은 인정했지만 일부 직원의 과잉 충성이었다고 해명했다.

수원대 학생들도 학교 측에 등을 돌렸다. 수원대 학생 80여명으로 구성된 등록금환불추진위원회(이하 등환추)가 부당하게 모은 적립금을 되돌려 달라며 학교를 상대로 반환청구소송에 나섰다.

수원대는 사립대 적립금 규모가 국내 대학 중 최상위권에 속하지만 등록금 수입 중에서 연구비나 장학금, 실험실습비 등 연구 학생 경비로 쓰는 비율이 27%에 불과하다. 이는 재학생 1만명 이상인 수도권 사립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등환추는 "대학이 교육을 위해 지출돼야 하는 등록금을 사용하지 않아 쌓아둔 돈만 4300억원"이라며 "1인당 100만∼200만원의 금액을 학생들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수원대 측은 "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현재 학교 측이 나서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원만한 결론을 내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게시됐던 '총장 잔혹사'라는 이름의 게시물도 파장을 이어오고 있다. 이 게시물에 따르면 영문대 84학번 출신 여성 노모씨는 이 총장에게 지난 80년대부터 지속적인 폭력과 학대를 받았다. 그 결과 노씨는 고관절 골절로 인해 두 차례의 대수술을 받았지만 영구적 장애를 입었고, 낙태 강요, 성적 학대, 상습 폭행 등을 수년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 해명 급급

노씨는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치료비 및 위자료를 포함한 13억여원을 지급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 이에 이 총장은 2010년 11월 합의된 사항(비방 금지)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미 지급한 8000만원을 반환하라는 반소를 제기했다.

지난 7월 재판부는 이 총장과 노씨 양쪽의 주장을 수용하고 조정안을 마련해 양 측에 통보했다. 재판부의 결정은 이 총장의 폭행 사실이 인정됐다는 얘기가 된다. 이 총장이 요구한 비방 금지도 조정 내용에 포함됐다.

이 총장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의 사학비리 관련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될 예정이었으나 무산됐다. 지난달 8일 국회 교문위 소속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여권 초실세 의원이 증인채택 불발을 위해 다각도의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교수협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문위가 이 총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해놓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사학비리를 비호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이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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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