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론 휩싸인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08.19 13:12:00
  • 댓글 0개

욕먹는 ‘경제수장’ 언제까지 버틸까

[일요시사=사회팀] 박근혜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원점 재검토’할 방침이라며 우선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해 경제라인의 문책론이 정치권으로 퍼지면서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경질론까지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2일 정부 세제개편안 ‘원점 재검토’를 천명하면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의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새 정부 경제정책을 이끄는 경제팀에 대한 박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상 질책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번 개편안의 틀을 짠 현 부총리는 야당으로부터 ‘세금폭탄 원인 제공자’라는 공격을 받고 있다.

세제개편안 역풍
여야의 화살까지

지난 8일 기획재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4일 만에 입을 연 박근혜 대통령은 중산층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기존 소득세 추가 부담 기준선은 당초 연소득 3450만∼7000만원에서 5500만∼7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현 부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박 대통령의 ‘원점 재검토’를 지시한 세법 개정안과 관련해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정무적 판단이 부족해 이렇게 됐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의 첫 세제개편안은 서민·중산층 세 부담이 늘어난다는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불과 나흘 만에 수정되면서 취임한 지 불과 6개월 된 현 부총리가 경질론에 휩쌓였다.

이렇게 세제개편안이 고개를 들자 야당은 날을 세우고 현 부총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여기에 보다 못한 여당 일부 의원도 가세해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를 두고 지난 13일 민주당은 정부의 세제개편안 수정안에 대해 “부자감세 철회 없이 서민·중산층 증세라는 기조가 그대로 유지됐다”며 “조삼모사식 국민 우롱 수정안”이라고 비판했다.

세제개편안 논란…결국 고개 숙인 부총리 
부정적 여론 확산되자 급수정 ‘우왕좌왕’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산층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려면 재벌ㆍ부유층 보호 경제정책을 펴온 현 경제라인에게 ‘원점 재검토’를 맡길 게 아니라 서민과 중산층을 살필 새로운 팀을 기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서민·중산층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려면 재벌 보호를 주도해온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 등 현 경제라인에 원점 재검토를 맡기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중산층ㆍ서민 세금폭탄저지 특별위원회’는 이날 장병완 정책위의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지시 하루 만에 번갯불에 콩 볶듯이 마련한 수정안은 말 그대로 졸속대책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장 정책위의장은 “서민계층의 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마땅하지만 그에 앞서 대기업·고소득자에 대한 감세기조 철회만이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유일한 방안”이라며 “새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계속되는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책위 제2정조위원장인 조원진 의원은 지난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말고 현오석 부총리와 조 수석은 스스로 사퇴해주길 바란다”며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조 의원은 “세계 경제가 어려운데 결국 대한민국이 살아날 수 있는 길은 국민이 우리 정부와 대통령을 믿고 가는 길밖에 없다”며 “그러려면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국민에게 희생을 요청해야 하는데 지금의 경제팀은 그럴 능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피하기 힘든 경질론

새누리당은 정부의 세제개편 수정안에 대해 “대체로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지난해 대선 때 공약한 복지정책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수정안을 검토한 의원총회에서 앞으로 복지공약을 어떻게 이행할지와 함께 세제개편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정부 수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이후 국민과 야당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더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은 “기초연금, 무상보육, 고교 무상교육을 (현재 재원으로) 다 할 수 있겠느냐”며 “복지를 하려면 세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국민에게 솔직히 얘기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 실천을 위해 증세 문제를 근본적이고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당론을 모으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은 “현 부총리는 고소득 탈세자에 대한 추징 의지부터 보여달라”고 요청했고, 새누리당 유기준 최고위원은 “정부 경제팀의 현실 인식이 얼마나 안일한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특히 ‘거위털 뽑기’라며 국민들 기분만 상하게 한 조 수석은 즉각 경질 대상”이라고 했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현 경제팀에 대해 불신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공개석상에서 사퇴를 요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세저항 한숨 돌렸지만…거세지는 압박
야당에 여당까지 날선 비판 “사퇴 촉구”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현 부총리와 조 수석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임명된 지 5개월로 한창 일을 해야 할 시점인데 문책론은 적절하지 않다”며 진화에 나섰다. 정부의 세제개편안 원안에 대해 “결과적으로 증세”라고 규정했던 황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아직 거기(경제팀 문책)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여당 내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일부에 불과하다. 정부의 세제개편안 수정안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거나 향후 경제 전망이 어두울 경우 경질론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청와대는 경제팀 문책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국무회의에서 교체설이 제기된 현 부총리에 대해 “열심히 해오셨다”며 재신임 한 바 있다. 조 수석 역시 이달 5일 청와대 참모진 개편 당시 교체 명단에서 빠졌다.

그간 경제팀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하며 대통령 최대 공약인 복지 확충을 위한 재원 마련 등을 주도해 온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경제팀 교체만이 능사는 아니란 입장을 갖고 있으면서도 경제팀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평가가 좋지 않다는 사실 역시 간과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세제개편안 수정안의 향방에 따라 경제팀의 입지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경제팀이 세 부담 논란이 촉발된 중산층의 불만을 조기에 효과적으로 달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점 재검토’
청와대의 고민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현 부총리는 경기고와 서울대 상대를 거친 이른바 ‘KS’ 출신이다. 대학졸업 직전인 1973년 행정고시 14회로 관가에 입문했다. 76년부터는 경제기획원(EPB)에서 일했다.

현 부총리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짜고 거시경제의 키를 쥐고 있던 핵심 부서인 경제기획국(현 경제정책국)에서 잔뼈가 굵은 정보통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부서는 수많은 장관급을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 부총리는 주로 경제정책국에서 일했지만 예산실 심의관을 지내기도 했다.

현 부총리는 평소 합리적이고 온화한 스타일로 업무에 있어 매우 신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책을 짤 때도 기존의 틀을 넘는 창의적인 접근법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관료 생활의 끝자락은 평탄하지 않았다.

문제는 경제정책국장으로 일한 98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고 한국경제가 최대 위기에 처했을 때다. 그러나 5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고, 국고국장으로 전보됐다. 당시 ‘윗선’과 코드가 잘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이 많았다. 현 부총리의 주변에선 합리적이지만 때로는 소신을 굽히지 않은 그의 성격 때문으로 판단했다.


현 부총리는 2000년 세무대학장에 부임했으나 세무대학이 폐교하면서 면직돼 공직을 떠났다가 2001년 9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특별보좌관에 위촉됐다. 당시 현 내정자는 진 념 전 부총리에게 무보수로 경제 현안 등에 대해 조언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02년부터 약 6년간 한국무역협회의 무역연구소장을 지냈다. 사실상 야인 생활을 하던 현 부총리는 정부 밖에 있었지만 민간-정부의 경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다.

실제 현 부총리는 2003년에서 2006년까지는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으로 활동했다. 또 2004년 FTA 민간자문회의 위원, 2007년 관세청 FTA추진위원회 위원장, 2008년에서 2009년엔 공공기관경영평가단 단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리고 2009년 국내 최고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되면서 관가에 한발 더 다가섰다. 그는 임기 3년을 마치고 지난해 1년 연장하면서 4년간 KDI를 최전선에서 이끌어왔다.

특히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서 유로존의 재정 위기에 따른 글로벌 침체로 이어지는 기간을 KDI 원장으로서 보낸 만큼 정책 이해도가 높다는 평이 많다. 관직을 10년 이상 떠나 있었지만 고차원의 정책감각을 보유하고 현안에도 밝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력 때문이다.

현 부총리 내정 당시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의 마지막 공직이 고작 ‘1급 자리’였기 때문이다. 경제부총리에는 관행적으로 차관이나 다른 부처 장관을 거친 인물이 경제부총리에 임명돼 왔다.

바람 잘 날 없는
박근혜정부 내각

그럼에도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정부 안팎에선 현 부총리가 경제정책이나 흐름을 짚고 분석하는데 국내에서 최고로 꼽히는 전문가로 이미 정평이 나 있고, 항상 미래를 내다보는 자세와 거시경제에도 밝기 때문에 새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로 손색이 없다는 견해를 내놨다.

우여곡절 5년 만에 경제부총리에 오른 현 부총리는 ‘박근혜노믹스’를 주도할 컨트롤타워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첫 작품인 세제개편안이 강한 역풍을 맞으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서민·중산층 세 부담이 늘어난데 대해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박 대통령이 지난 12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고 13일 세제개편안이 나흘 만에 수정되면서 현 부총리에 대한 경질론이 확산됐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현오석 부총리는?

▲충북 청주(64세)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 학사, 행정학 석사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박사
▲1973 제14회 행정고시 합격
▲1989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1993 대통령 비서실 경제비서관
▲1999 국민경제자문회의 기획조정실 실장
▲2000 재정경제부 세무대학 학장
▲2002 연세대, 고려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2004 FTA 민간자문회의 위원
▲2008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2009 제13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2010 서울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민간위원
▲2012 세계은행 지식자문위원회 자문위원

 


<기사 속 기사>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의 거취는?

현오석과 함께 사퇴 압박

개편 세제 수정 논란으로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함께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경제 정책을 총괄하고 있으니 세제 개편안 사태에 대해 두 사람이 함께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조원동 수석은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국무총리실 국정운영실장 등을 두루 거쳐 ‘경제 전문가’로 통하는 인물이다.

조 수석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석ㆍ박사를 취득했다.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을 역임하며 부동산 정책 등 거시경제 정책을 총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기획조정분과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기획조정 능력을 인정받아 국무총리실 국정운영실장과 사무차장도 지냈다. 2011년에는 조세연구원장으로 선출돼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다는 평가다.

조 수석은 현 부총리와 개인적인 인연이 적지 않다. 현 부총리는 조 수석의 경기고 6년 선배이면서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이다. 현 부총리가 행시 14회로 23회인 조 수석자보다 9회 선배로 공직에 진출했으며 둘 다 옛 경제기획원에서 20년 이상 크고 작은 경제정책을 다뤄본 경험이 있다. <광>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