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영-조희준 막장 스캔들 풀스토리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8.06 11: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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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혼외정사…사랑과 전쟁 실사판

[일요시사=사회팀] 민주당 차영 전 대변인이 조용기 목사의 아들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을 상대로 친자확인 소송을 냈다. '불륜, 이혼, 동거, 출산, 소송'으로 이어진 이들의 인생사는 마치 막장드라마 '사랑과 전쟁'을 연상케 한다. 차 전 대변인이 자신의 정치생명까지 포기하면서 소송을 낸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통합당 차영 전 대변인이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의 아들을 낳았다며 서울가정법원에 친자확인 소송을 냈다.

지난 1일 차 전 대변인은 조 전 회장을 상대로 "아들 서모군을 친아들로 인정하고 2004년 초부터 지금까지 사용한 양육비 8억원(매달 700만원으로 계산) 중 1억원을 우선 지급하라"는 소송을 7월31일 서울가정법원에 냈다고 밝혔다. 차 전 대변인은 위자료 1억원과 함께 서군의 향후 양육비로 매달 700만원도 청구했다.

차 전 대변인이 제출한 소장의 내용은 이렇다. 2001년 3월 차 전 대변인은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에서 문화관광비서관으로 일하다 청와대 만찬에서 조 전 회장을 처음 만났다. 당시 넥스트미디어그룹의 회장이던 조 전 회장은 그해 8월 세금 포탈 혐의로 구속됐다가 3개월 뒤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았다.

조용기 장남 조희준
세 번의 결혼·이혼

둘은 서로 배우자가 있었지만 2002년 중반부터 사귀기 시작했다. 2002년 7월에는 조 전 회장이 자신이 대주주였던 넥스트미디어홀딩스의 대표이사로 차 전 대변인을 임명했다. 그해 11월에는 명품 피아제 시계를 선물하면서 청혼했다.

차 전 대변인과 조 전 회장은 각각 2003년 1월과 2002년 12월 서로의 배우자와 이혼했다. 이후 둘은 서울 강남의 고급 레지던스에서 동거했고 2003년 8월 하와이에서 서군을 낳았다.


차 전 대변인이 하와이에 머무르는 동안 조 전 회장은 운전기사가 딸린 최고급 리무진과 고급 주택, 매월 1200만원의 양육비와 생활비를 대줬다. 하지만 조 전 회장은 결혼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2004년 초부터는 아예 연락이 끊겼다.

차 전 대변인은 조 전 회장이 머물던 일본으로 갓난 아기였던 서군을 데리고 찾아가 수차례 연락했지만 만나주지 않았다. 3월 조 전 회장 동생을 통해 조용기 원로목사를 따로 만나 서군 사진을 보여준 뒤 '우리 집 장손이 맞다'고 인정받았다. 그러나 그 뒤에도 조 전 회장의 연락은 없었고 차 전 대변인은 아이들을 생각해 2008년 전 남편과 재결합했다.

차 전 대변인은 올해 2월 서군을 데리고 조 원로목사와 조 전 회장의 형제들을 만나 함께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서군이 장손이라는 사실을 인정받고 아들로 등재시키는 것도 동의를 받았다. 당시 조 전 회장은 운영하던 기업의 배임 혐의로 구속돼 식사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차 전 대변인은 조 전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음에도 불구하고 서군을 아들로 인정하지 않아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차 전 대변인 측은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는 조 전 회장이 자신의 자녀들에게 지출하고 있는 양육비는 일반인들의 몇 배 이상일 것"이라며 과거 양육비 1억원에 매달 700만원 양육비를 요구했다.

"조용기 목사 손자 낳았다"친자확인소송
위자료 1억에 매달 양육비 700만원 청구

또한 "조 전 회장은 결혼만 하면 호화생활을 보장해주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이혼으로 인해 큰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비극적인 일을 겪었다"며 위자료 1억원도 청구했다.


이어 "조 전 회장은 아들을 한 번도 찾지 않았고 심지어 다른 여성과 결혼해 자식을 낳고 살고 있다"며 자신을 친권자 및 양육권자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전남 완도 출신의 차 전 대변인은 1984년 전남대 농경대학을 졸업한 후 1987년까지 광주 MBC 아나운서로 일했다. 이후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정치권과 안면을 텄다. 1992년 민주당 김대중 대통령 후보 미디어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정치계에 발을 들였다.

고려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95년 조순 서울시장 정책 비서관으로도 활동했다. 1999년에는 세종문화회관 공연 부장, 홍보실 실장을 역임했으며 홍조근정훈장(3등급)을 받기도 했다.

2001년 조 전 회장을 만난 차 전 대변인은 2002∼2004년까지 넥스트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2004∼2006년에는 KT 마케팅전략담당 상무, 2006∼2007년에는 KT 고문 자리까지 올라갔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제17대 대통령 선거 중앙선거 대책위원회 홍보특보로 활동했고 2008년 3월 통합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대변인, 4∼7월까지는 민주당 공동대변인으로 활동했다.

2011년부터는 민주당 언론특보를 맡았으며 지난해 치러진 제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텃밭인 서울 양천갑 지역구에 출마해 길정우 후보와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근소한 차이로 아깝게 패배했다. 이후 서울양천갑지역위원회 위원장으로 뽑혔지만 올해 1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유로 지역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화려한 정치 경력
포기한 이유는?

저서로는 <나는 대통령도 바꿀수 있다>(1997년), <젊은 그녀 전쟁터를 즐겨라>(2006년) 등이 있다.

이렇게 화려한 경력의 차 전 대변인이 정치생명까지 포기하면서 법조계를 통해 자신의 스캔들을 공개한 이유는 뭘까. 경제적인 어려움이라는 게 중론이다. 차 전 대변인은 생계와 아이 문제 등으로 전 남편과 재결합했고 양육비 8억원 중 1억원을 우선 청구했다. 그러나 차 전 대변인이 실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차 전 대변인이 지난해 제19대 총선에 출마하며 신고한 재산내역만 23억232만원에 이른다.

차 전 대변인 측이 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소장에서도 밝혔듯이 아들 서군 때문이다. 올해 11살로 곧 중학생이 되는 서군은 예민한 시기인데다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양육은 서군의 외할머니가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 전 대변인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자로서 창피하고 정치적 입지도 포기했지만 속은 시원하다"며 "어머니로서 늘 미안했는데 아들에게 잃어버린 인생을 찾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차 전 대변인의 변호사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또 다른 이유는 조 전 회장에 대한 배신감이다. 조 원로목사와 조 전 회장의 형제들까지 서군이 장손이라는 것을 인정했지만 이후 조 전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가족들의 태도가 돌변했다는 것이다.

"올해 조용기 목사를 만났는데 가족으로 받아들이기로 얘기가 다 됐다. 그런데 최근 조희준이 석방돼 나와 딴소리를 했다. '내 아들이 맞긴 한데 친자 확인은 안 된다. 성년이 되면 해주겠다'고 했다. 법적으로 책임지기 싫다는 거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내 삶을 포기하고 소송을 하기로 했다. 인간적으로 용서하기 어렵다"는 게 차 전 대변인이 언론을 통해 밝힌 입장이다.


하지만 차 전 대변인 측의 주장에 몇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첫 번째는 차 전 대변인의 딸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다. 차 전 대변인은 소장에서 자신의 이혼으로 큰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비극적인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 전 대변인은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계에 입문한 계기를 먼저 하늘나라로 간 딸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차 전 대변인은 당시 "주위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지원하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러던 중 3월15일 딸이 심장질환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상중에 친정어머니가 부르시더니 아이가 엄마가 국회의원이 되면 어떤 일을 하느냐, 엄마가 국회의원이 되도록 기도를 많이 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조 전 회장 침묵
"휴가 중이다"

또 차 전 대변인은 "딸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민주당 비례대표를 신청했다. 유야교육학과에 다니던 딸은 저소득층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았고 엄마가 국회의원이 돼서 그런 일을 해주길 바랐다"고 말한 적도 있다.

반면 제19대 총선 당시 또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차 전 대변인은 "정치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고 들었다. 가족과 관련된 사연이라고 하던데"라는 질문에 "오늘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이나 SNS에서는 "차영, 큰딸이 심장마비사라고 했다가 이번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하는데 진실은 무엇일까" "당시에는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등 의문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차 전 대변인 측은 이와 관련해서는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는 아들의 성씨다. 서군이 조 전 회장의 친자라면 성씨는 조씨가 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 차 전 대변인 측은 재결합한 남편의 성씨를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큰딸이 세상을 등진 후 작은딸과 서군의 양육을 위해 작은딸의 친부와 재결합했고 남편의 동의를 얻어 서군을 호적에 등재하게 됐다는 것. 차 전 대변인의 변호사도 언론 인터뷰에서 "남편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지만 차 전 대변인과 재결합했고 서군을 아들로 입적하는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차 전 대변인이 제출한 소장과 그의 변호사가 언론을 통해 밝힌 내용은 모두 차 전 대변인의 주장일 뿐이다. 그러나 조 전 회장 측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조 전 회장은 휴가 중이라며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여의도 순복음 교회도 마찬가지다.

유부남녀 신분으로 2002년 중반부터 '불륜'
이혼 후 은밀한 동거생활…2003년 원정출산

1965년 조 원로목사와 김성혜 한세대 총장 사이에서 태어난 조 전 회장은 서울예고와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가 맨해튼 음대를 졸업했다.

1988년 조 원로목사가 국민일보를 창간하자 상무이사로 발을 들여놓았으며 이후 해외사업당담 부사장을 거쳐 1997년 32세의 젊은 나이에 국민일보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듬해에는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국민일보 경영을 맡은 그는 넥스트미디어홀딩스를 설립하고 스포츠투데이와 파이낸셜 뉴스 등을 창간하고 현대방송을 인수하는 등 언론 미디어 사업을 확장했다. 2000년에는 파이낸셜뉴스 발행인 겸 회장을 지냈다.

2001년에는 국세청 세무조사 때 세금포탈 혐의가 드러나 검찰에 고발됐고, 같은 해 8월 조세포탈 및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1월에는 넥스트미디어홀딩스의 자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으나 이후 6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아들 성씨 '서씨'
전 남편과 재결합

이렇든 경영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조 전 회장은 여성편력으로도 유명하다. 올해 나이 48세의 조 전 회장은 이미 세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경험했다. 80년대 후반 탤런트 나종미씨와 전격 결혼했지만 딸 하나를 남긴 채 법정소송 끝에 이혼했고 직후 일본인 나카무라 유리꼬씨와 1992년 2월 결혼식을 올렸으나 2년7개월 만에 다시 이혼소송에 휩싸였고 패소했다.

2002년 12월에는 넥스트미디어그룹에서 발행한 잡지 <엘르>의 과장인 장모씨와 세 번째 결혼을 했으나 이마저도 순탄치 못했고 차 전 대변인과 만나던 2002년 12월 2년 만에 이혼을 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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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시가 돛을 올린 한강버스가 고장 끝에 결국 멈췄다. 과거 ‘아라호 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아라호 사업은 2010년대 초반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수백억원을 들여 기획한 수상 교통 프로젝트였다. 아라호는 시민들의 외면과 운영 적자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교사’로 삼았던 걸까? 서울시는 한강을 따라 운행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18일 한강버스 운항을 시작했다. 여의도, 잠실, 뚝섬 등 주요 한강변 거점과 지하철역을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핵심이다. 관광이냐 출퇴근이냐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통해 관광 교통수단을 넘어 서울을 ‘한강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주택 공급 대책 관련 브리핑 도중 “한강버스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열흘 정도 운행 통해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몇 번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 약간 불안감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운항을) 중단하고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중단하고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를 위한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한다. 시는 국내 최초로 한강에 친환경 선박 한강버스를 도입해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2일에는 잠실행 한강버스가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고, 같은 날 마곡행도 운항 준비 중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결항했다. 26일에도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운항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자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과거 아라호의 값비싼 교훈을 남겼지만, 실패 요인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결과다. 한강버스 역시 또 하나의 혈세 낭비 사례가 될 수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아라호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이번에는 실질적인 시민 편익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으로 자릴 잡을지, 아라호의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서울시 아라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인 2010년 서울시가 예산 112억원을 들여 만든 2층 유람선으로 지난 2009년 5월부터 1년5개월을 들여 건조됐다. 오 시장의 지시로 건조된 아라호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공연과 한강특화공원 관람이 동시에 가능한 선상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영리 목적보다 공공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민자 유치 대신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었다. 당초 아라호를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운항하는 관광 크루즈선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여덟 차례 시범 운항과 21회 시험 운항만 했을 뿐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제작 당시부터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을 빚었던 아라호는 정식 취항도 해보지 못한 채 팔렸다. 실제 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료와 유지비 등 관리 비용에만 연간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매각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12억원 들여 29억원에 판 아라호 출항 나흘 만에 고장…오, 좌불안석 아라호가 정식 운항에 나서지 못했던 배경에는 서해뱃길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도 있었다. 오 시장의 아라호 활용 계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0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후 사업 타당성 문제로 매각을 결정하면서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백지화됐다. 결국 서울시는 아라호 매각을 결정한 후 지난 2013년 5월, 106억원의 예정 가격으로 매각 입찰에 나섰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후 2차 입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알만한 이들은 알겠지만, 선박 사업은 수요를 찾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결국 서울시는 3차 매각 입찰에서 최초 예정 가격에서 10% 인하된 95억원으로 깎았지만 이마저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4차 매각에서 15% 인하된 90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가격 인하의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지 못하자 결국 임대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아라호가 정식 운항도 못한 채 6년 넘게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 방치되면서다. 서울시가 제시한 사업 기간은 연말까지 8개월이고 한 차례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당시 최저 임대료는 2억6300만원이었다. 아라호는 임대 사업을 시작해 건조 6년 만에 빛을 봤지만, 운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아라호는 지난 2016년 민간업체인 레츠고코리아가 임대사업권을 낙찰받아 3년간 운영하다가 2018년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랜드크루즈로 사업권을 넘겨줬다. 이랜드크루즈가 사업권을 따낸 시점은 지난 2018년 3월이지만 실제 운영은 2019년 6월부터 시작됐다. 이전 사업자인 레츠고코리아가 서울시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유람선과 시설물 반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랜드크루즈는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19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아라호의 임대 운영 사업을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애물단지 전락하나 이랜드크루즈는 임대계약 갱신청구권(1년)마저 포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무렵부터는 주식회사 수가 임대사업권을 이어받았다. 이후 마지막으로 인더라인25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업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와 지난 2022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단기 임대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인더라인25가 철거하지 않아 서울시는 골머리를 앓았다. 아라호 운항은 멈췄지만, 선착장을 한 달째 무단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더라인25는 계약 연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인더라인25를 상대로 명도소송,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행정 가처분 등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라호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 예측 실패와 운영비 부담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아라호가 연간 수십만명의 승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노선 설계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통근이나 이동과 잘 맞지 않았고, 요금 역시 육상 교통수단에 비해 비쌌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었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아라호는 철수될 수밖에 없었다. 아라호는 건조한 지 15년 만에 민간에 팔렸다. 지난 1월 서울시 한강 유람선 아라호는 5차례 입찰 끝에 약 28억5780만원에 팔려 민간업체에 인도됐다. 2013년부터 총 9번의 입찰을 시도한 결과 3분의 1 가격에 달하는 헐값에 팔린 셈이다.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아라호는 2024년 11월 말 공개입찰을 진행한 뒤 지난달 주식회사 마이랜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길이 58m에 688톤 규모의 아라호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과 서강대교 남단을 오갔다. 승객은 총 310명까지 태울 수 있다. 음악회, 공연, 결혼식, 영화 상영을 위한 시설도 보유했다. 선착장에는 편의점, 치킨집 등 부대시설도 있었다. 아라호는 건조 후 15년 만에 매각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후임 고 박원순 시장이 2012년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5년간 방치됐다. 2013년 5월 처음으로 공개입찰에 넘겨졌다. 시는 같은 해에만 총 4번의 입찰을 추진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매번 무산됐다. 실패했지만 이번엔 달라? 서울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각사의 자금 동원 문제로 불발됐다. 이에 시는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는 대신 민간 위탁하는 방향을 택했고, 2017년부터 민간 위탁을 통해 운영했다. 하지만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5월 말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러자 시는 다시 매각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입찰을 진행했고, 같은 해 11월 말 입찰자가 나와 12월 매각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아라호의 위탁 운영은 선박 운항이 아닌 선착장 내 치킨집 등 부대시설 위주로 돌아갔다”며 “자연스레 선박도 노후화되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으로 얼룩진 아라호를 통해 한강에 배 띄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번 한강버스 사업에서 아라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3가지 전략적 과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실제 수요 기반의 노선 설계를 강조했다. 또 관광 중심이 아닌, 출퇴근·생활 교통을 고려한 정류장 배치, 그리고 지하철·버스 환승과의 연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할인을 적용하고, 관광·레저용 프리미엄 서비스와 생활 교통 요금제의 이원화를 강조했다. 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전기·수소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했고,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들인 초기 사업비는 약 542억원으로 향후 발생할 총 사업비는 약 1500억~175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라호 사업비보다 10배가량 많은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선박인 만큼 이용객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척의 선박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한강버스 운영사는 6척의 선박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는 첫 출항 이후 3척이 운항 중이며, 향후 6척의 선박이 모두 납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선착장 시설, 운영 시스템, 접근성 개선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돼 총사업비가 1000억원대 중반까지 증가한다. 묻지 마 10배로 베팅 6시에 나와야 9시 출근 아라호는 ‘유람선 제작’이 중심이고, 공연시설 등이 포함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선박이었다. 시설 설계가 크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수량이 하나라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기에 한강버스와 다르다는 결론이다. 반면, 한강버스는 여러 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고, 선착장 설치 또는 보수도 그만큼 갖춰져야 한다. 또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 만큼, 유지비용도 클 뿐만 아니라 홍보, 안전, 시험 운항 등 여타 부대 비용에 민간투자금 및 보조금 등이 혼합돼있어 사업비 증액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한강버스 사업비가 초기 대비 크게 증가한 이유로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조건, 예상보다 오래 걸린 공정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선박 제작 능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의 차이를 분석했는데, 일부 업체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준비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기능이 강조되면서 ‘출퇴근 수단’ ‘교통망 보완’ 등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가 크더라도 지속 운영을 통한 수요 확보가 전제된다. 하지만 계획 대비 수요가 예상만큼 확보될지, 운영비와 적자 보전 부담이 얼마나 될지는 논란 중이다. 한편,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나흘 만에 선박의 방향타 고장 등으로 잇따라 멈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23일 기준 누적 탑승객이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한강버스가 정시성 확보가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쯤 옥수선착장을 출발한 잠실행 한강버스가 강 한가운데서 20여분간 멈춰섰다. 결국 승객들은 종착지까지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 내려야 했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고장 선박을 뚝섬 선착장에 접안한 뒤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켰고, 뚝섬에서 잠실까지 구간의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안내 방송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탑승객은 “20분이 넘게 서 있었고, 안내 방송이 안 나오고 승무원도 안 계시고…. (뚝섬 선착장) 도착하기 2~3분 전에 승무원이 ‘이 배 잠실까지 안 간다’고 뚝섬에 다 내리셔야 된다고…”라고 말했다. 이 사고와 별개로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 잠실 선착장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마곡행 한강버스는 선박 고장으로 아예 결항됐다. 그 바람에 강서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황급히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부수? 무리수? 서울시는 두 선박 모두 전날 밤 안정화 조치를 거쳐 다음 날인 23일 운항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선내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강버스 운영사가 이상을 감지한 뒤 원인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려 안내에 일부 지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km 구간을 상하행 7회씩 총 14회(첫차 11시)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127분이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는 80분이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15분 간격)을 포함,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