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예감> 찰진 욕설 김가은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07.08 16: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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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목들> 날라리 여고생역으로 인기몰이

[일요시사=사회1팀현란한 염색머리에 당돌한 말투, 통통 튀는 행동까지 천상 말괄량이 소녀다. 그러나 알고 보면 여린 마음을 지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 바로 현재 수목극 정상에 오른 SBS<너의 목소리가 들려> 속 고성빈, 배우 김가은의 이야기다.



탤런트 김가은은 수목극 1위(시청률 16.4%)로 안방 극장을 점령하고 있는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날라리 여고생 고성빈 역으로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내는 중이다. 극중 고성빈은 살인미수 누명을 쓰고 서게 된 법정에서 욕설을 내뱉는가하면, 같은 반 친구인 박수하(이종석 분)를 향한 짝사랑으로 가슴앓이 하는 소녀감성 등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가은을 신인으로 아는 시청자들도 많지만 사실 그녀는 2009년 S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스타일> <자이언트> <브레인> <왓츠 업> <내 사랑 나비부인> <여인의 향기>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의 경력을 쌓았다.

“고등학교부터 연예계 쪽으로 장래를 준비 했어요. 처음엔 가수 쪽으로 준비를 했었죠. 그러다 친구를 따라 연기학원에 인사를 하러 가게 됐는데 ‘늙은 창녀의 노래’라는 일인극을 보게 됐어요. 그때 한 시간이 넘도록 한 명의 배우가 무대 위에서 많은 관중들을 끌어들이는 모습에 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고 배우 되기를 결심했어요. 그래서 연기 쪽으로 방향을 바꿨고요. 사실 공채에 대해선 잘 몰랐는데 대학교 2학년 때 선배들이 공채를 지원을 하는 것을 보고 저도 지원을 하게 됐죠.”

공채로 발탁된 덕에 다양한 작품에서 출연할 기회를 얻었지만 ‘배우 김가은’을 보여주기엔 부족했다. 다수의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만났지만, 강하게 자신을 드러내 보이지 못했던 게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공채의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배우 지망생들보다 현장에서 먼저 연기를 접해보는 것은 좋았는데 한 편으론 허무한 것도 있었어요. 큰 역할도 해보고 싶고 더 잘 하고 싶은 자괴감에 시달리기도 했던 시기였죠. 제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어요. 제겐 좋은 경험이었고요. 공채로 데뷔한 게 2009년이었지만 아직 신인이라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분위기 같은 것을 많이 익히고 캐릭터를 보여주고 연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야겠죠.”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로맨틱 코미디, 스릴러, 판타지, 법정드라마 등이 뒤섞인 혼합 장르의 드라마다. 특히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설정이 매우 독특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개성 강한 고성빈의 캐릭터는 시청률을 올리는 일등공신 중 하나다. “예전에 <브레인> 오디션 볼 때 뭘 하면 기억에 남을까 해서 곤충 성대모사를 했던 적이 있어요. 이번엔 욕으로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죠. 대본엔 그저 ‘XX’라고만 돼 있어서, 어떻게 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시청자들 기억에 남으려고 강하게 했는데 다행히 재밌게 봐 주신 것 같아요. 첫 대본 리딩 때 선생님들도 계시고 걱정됐는데 ‘에라 모르겠다’하고 그냥 욕 연기를 했어요. 감독님도 실감나게 하길 원하셨고요. 대본 리딩 마치고 선배님들이 ‘욕 잘 하더라’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초반 드라마의 주요 에피소드를 이끈 김가은이 호평 속에 강하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던 것은 그녀의 외모와 강렬한 욕설 연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김가은은 처음으로 머리를 노랗게 탈색까지 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외로운 날라리 여고생 고성빈을 표현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물 만난 고기처럼

팔색조 꿈꾼다

“제가 생각하는 성빈이는 고아로 자라서 자기편 하나 없는 외로운 아이예요. 그냥 대본을 봤을 땐 화려한 겉모습 때문에 저도 헷갈리기도 했어요. 하지만 살인미수 누명을 썼을 때 아무도 믿어주는 사람이 없고, 외로움도 많이 타면서도 표현하지는 않죠. 그런 아이를 어떻게 그려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죠. 속내를 감추려 일부러 더 밝게 행동하고 화려하게 꾸미는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성빈의 욕설 연기가 빛났던 법정신. 김가은은 이 장면이 성빈이의 캐릭터와 성격을 드러내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여겼다. 이에 혼신을 다한 욕설 연기를 펼쳤다. 방송에선 ‘삐∼’ 소리로 처리했지만 현장에서는 실제로 욕을 했다고.

“성빈이는 제가 했던 역할 중에서도 캐릭터가 아주 독특해요. 초반에 사건을 끌어가야 하는 역이라 부담도 되고 긴장도 많이 했어요. 혹여 드라마에 해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많이 했죠. 첫 촬영이 이종석씨랑 그네에 앉아 누명을 쓴 답답함을 토로하는 장면이었는데, 둘이 금방 친해져서 덕분에 긴장을 좀 덜었어요. 나이도 동갑이라 현장에서 친구처럼 지내고 있죠.”

김가은은 자신의 실제 성격이 고성빈과도 비슷한 면이 많다고 말했다. 그녀는 “외로움을 많이 타고 말투가 직설적인 면이 닮았어요. 평소엔 활달한데 사랑 앞에선 소심해 지는 면도있죠. 저도 주로 짝사랑을 했거든요. 직접 고백한 적이 없어요”라며 “하지만 욕을 잘 하는 부분은 안 닮았어요”라고 덧붙였다.

“솔직히 저는 감독님이 좋은 기회를 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했고, 성빈이를 꼭 하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는 설정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못 살 수도 있고, 잘못 표현하면 유치할 수도 있잖아요. 저도 그 점이 조금 걱정은 됐는데 작가님과 감독님이 너무 잘 풀어내신 것 같아요. 판타지 드라마들이 많아져서 시청자들 거부감도 없어진 것 같고, 법정 드라마로 그려졌으면 딱딱했을 것 같은데 판타지랑 섞여서 더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가은의 목표는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아직 절 생소하게 보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평범한 역할보다는 다양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네요.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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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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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