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철 특집> ‘전국 활개’ 빈집털이 예방법

문단속이 능사?…대담무쌍 도둑에 안 통한다

[일요시사=사회팀] 따뜻한 봄 날씨가 한창인 요즘 나들이 떠나는 가정만큼 좀도둑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계량기의 숫자를 보거나 인터폰을 사용해 빈집인 것을 확인한 후 절도행각을 저지르는 등 좀도둑들의 절도수법도 점점 진화하고 추세다. 가족의 행복한 봄나들이를 방해하는 좀도둑의 용의주도한 절도행각들을 알아봤다.


봄은 겨우내 웅크렸던 시민들의 활동반경이 넓어지는 계절일 뿐 아니라 범죄 역시 기지개를 켜는 계절이다. 특히 날이 풀리면서 상춘객들의 빈집을 노리는 절도행각이 해마다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의 주의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계량기 수치 본 뒤
인터폰으로 재확인

최근 방배동에서 전기계량기 수치를 이용해 절도행각을 벌인 도둑이 경찰에 붙잡혔다. 40대 김모씨는 전기계량기가 느리게 도는 방배동 인근 아파트·빌라 등을 골라 귀금속 등 억대의 금품을 훔쳤다.

김씨는 지난달 24일 서초구 방배동의 한 아파트에서 인터폰을 누른 뒤 빈집임을 확인했다. 이후 현관 출입문 틈새에 드라이버를 넣어 잠금장치를 부수고 집 안으로 침입, 방 안 서랍 안에 있던 다이아몬드 반지, 외화 등 1500여만원 상당을 훔쳤다. 그는 비슷한 수법으로 귀금속을 상습 절도해왔다. 김씨는 아파트나 빌라 경비원에게 “인터넷 수리를 하러 왔다”고 말하고 건물 내부에 들어가 주로 전기계량기 회전이 늦은 집을 빈집털이 대상으로 정했다. 통행이 뜸한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사이에 주로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2011년 춘천교도소에서 출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훔친 물건을 처분 전 진품인지 여부를 감별기와 시약을 이용해 직접 확인했고, 종로의 금은방에 내다 팔았다.

경찰은 절도사건 발생 후 현장 주변의 CCTV를 분석했고 지난 3일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 노상에 보관해 둔 범인의 오토바이를 확인한 뒤 잠복근무를 통해 오토바이를 타러 온 김씨를 발견했다.


‘외출의 계절’빈집 노리는 절도범 기승
용의주도 수법 진화…각별한 주의 요구

경찰은 빈집 출입문을 드라이버로 따고 들어가 지난 1년간 61회에 걸쳐 1억8000만원 상당의 귀금속 등을 털어 도주한 혐의로 김씨를 구속했다. 더불어 1년간 훔친 귀금속, 시계 등을 매입한 혐의(장물 취득)를 받고 있는 송모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같은 달 13일에도 빈집을 노리는 절도범이 강남권 고가의 아파트 주변을 기웃거렸다. 4월13일 서초구 일대 고급 빌라를 돌아다니며 빈집을 골라 3억여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30대 최모씨 등 2명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 1월13일 오후 6시10분쯤 서초구 반포동 김모씨의 빌라에 몰래 들어가 다이아몬드 반지 1개와 명품 까르띠에 시계, 루이비통 가방 등 3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는 등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반포동, 양재동 일대의 고급 빌라를 대상으로 50여차례에 걸쳐 3억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초인종을 수차례 눌러 빈집인지 확인한 뒤 한 명이 건물 밖에서 망을 보고 다른 한 명이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 창문을 드라이버로 열거나 유리창을 깨고 침입했다. 또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훔친 번호판을 붙인 대포차를 매달 바꿔 타기도 했다.

훔친 돈은 벤츠, 인피니티 등 고급 외제차를 렌트하거나 강남의 고급 술집을 드나드는 데 썼다. 경찰은 이들이 일주일에 2∼3회 정도 범행을 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여죄수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고급 아파트
주변 맴돌며 절도


이처럼 나들이철에 빈집만을 노리는 절도사건은 두 달 새 500여건이 훌쩍 넘었다.

강원 삼척경찰서는 지난달 18일 강원도 삼척에서 동거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상가에서 금품을 훔친 20대 커플 이모씨와 김모씨를 검거했다.

연인 관계인 이들은 같은 달 3일 오전 0시35분께 삼척시 남양동의 한 상가건물 2층 주점에서 현금 3만원을 훔치는 등 최근 한 달간 심야시간대 빈 상가에서 총 9차례에 걸쳐 5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았다.
그들의 절도수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남들이 모두 자는 심야시간대에 절도를 행했으며 여자친구인 김씨가 범행대상을 물색하고 주변에서 망을 보면, 남자친구 이씨가 스파이더맨처럼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가 상가에 침입해 물건을 훔쳐 나왔다.

이씨는 경찰에서 “여자친구와 1개월 전부터 동거를 했는데, 생활비가 떨어져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관 앞 우유 주머니 등에 보관된 열쇠로 빈집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는 수법을 이용한 범인도 있었다. 30세의 서모씨는 4월21일 오후 2시쯤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한 주택에 침입해 현금 50만원을 훔치는 등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마포·용산·은평구 등지의 빈집에서 총 24차례에 걸쳐 768만원어치의 금품을 턴 혐의를 받았다.

서씨의 범행수법은 간단하면서도 치밀함이 엿보였다. 집주인이 현관 앞 우유 주머니나 신발장, 우편함 등에 넣어둔 열쇠를 찾아내 집에 침입했으며, 범행 후에는 현장을 원래대로 정돈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또 자신이 훔친 노트북이나 휴대전화 등 물건을 빌라 옥상이나 지하 창고에 보관하다가 생활비가 떨어지면 자신이 훔친 금품을  장물업자 차모씨 등에게 처분했다.

경찰은 빈 집에 들어가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서씨를 구속, 서씨로부터 훔친 귀금속 등을 사들인 금은방 주인 차씨 등 장물업자 3명을 장물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씨는 회사를 그만둔 이후 생활비가 없어 빈집 옥상이나 대학교 화장실 등에서 노숙 생활을 했으며 빈집을 털어 마련한 돈은 대부분 유흥비보다는 생활비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에어컨 실외기를 타고 올라가 빈 아파트를 가려내 빈집털이를 한 절도범도 있었다. 30대 남성 허모씨는 배수관이 아닌 아파트 각 세대에 설치돼있는 에어컨 실외기를 타고 올라가 빈집을 가려냈다.

허씨는 지난해 11월22일 오후 7시30분경 충북 청원군 오창읍의 한 아파트 에어컨 실외기를 타고 올라가 3층에 살던 윤모씨의 집에서 800만원 상당의 순금 목걸이 등 모두 2300만원의 금품을 훔쳤다. 허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2011년 1월 말부터 최근 5월 초까지 청주·충주·대전·천안 등 충청권 일원 아파트를 돌며 모두 51차례에 걸쳐 총 2억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이 범행현장의 CCTV를 확보해 허씨의 범행을 인지했고, 지난 2일 아파트에 침입해 금품을 훔친 허씨를 특가법상 상습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대포차와 대포폰
진화하는 빈집털이

9일에는 1년간 무려 150여 차례나 빈집털이를 한 일당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절도범들은 제주도만 뺀 전국각지를 돌며 도둑질을 했는데, 경찰 수사망을 피하려고 한 지역에서 한 집만 골라 물건을 훔쳤다. 이들이 오랜 기간 동안 이 같은 범행을 자행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범행이 매우 용의주도했기 때문이다.


교도소 동기인 40대 이모씨와 김모씨는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약 1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빈집털이 행각을 벌였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이 이들의 무대였다. 전북과 충남에서의 범행이 20회에 달했고, 경북과 전남에서도 10회 이상 절도행각을 벌였다. 서울이 주거지인 이들은 주로 2박3일 일정으로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범행을 이어갔다.

또한 이들은 각 지역으로 원정에 나서면서 CCTV가 없는 주택만을 범행 대상으로 골랐고 한 도시에서 한 건의 범행만 했다. 방범시설이 미비한 주택만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대포차와 대포폰을 사용할 정도로 빈집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일반 절도범과는 다르게 치밀했다.

천천히 움직이는 전기계량기 보고 침입
택배기사로 위장해 경비원 속이고 출입

그렇게 이들은 1년 동안 150회에 걸쳐 절도를 저질렀고, 그들이 훔친 물품은 총액이 6억7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금통으로 사용된 LPG통에 든 동전 2000만원을 비롯해 명품가방과 지갑, 외화, 양주, 골프채, 귀금속, 신발 등 품목도 다양하다. 이른바 ‘싹쓸이’ 수법으로 품목을 가리지 않고 돈이 될 만한 것들은 모두 훔친 것. 이 때문에 한 노모는 아들의 결혼식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수년간 한푼 두푼 모아뒀던 2000만원을 이들의 손아귀에 넘겨줘야 했다.

하지만 그들의 행복한 시간은 단 1년뿐이었다. 영원히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갈 줄 알았던 그들은 끝을 모르고 빈집털이를 하다 꼬리가 밟혔다. 이들이 빈집에 담을 넘어 들어가는 모습이 인근에 주차된 차량의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찍혔던 것. 결국 이씨와 김씨는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오랫동안 심층 수사를 벌인 경찰에 붙잡혔다.

그러나 두 사람은 자신이 저지른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고 나섰지만 이내 그들이 갖고 있던 소지품에서 훔친 귀금속 여러 점이 발견되자 일부 혐의를 시인했다. 또 압수영장 집행 결과 이씨의 집에서 미처 처분하지 못한 장물들이 대거 발견되자 그때서야 그간의 범행 사실을 모두 자백했다.


경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여죄를 수사 중이며, 장물아비도 사법처리할 예정이다.

첨단 도어록 설치
귀중품은 은행에

이처럼 전국으로 빈집털이범이 활개 치는 요즘, 마음 놓고 봄나들이를 즐길 수 없다며 불만을 표하는 상춘객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빈집털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경찰은 계량기에 덮개를 씌우거나 전력사용량을 확인하기 어려운 디지털 계량기로 바꾸는 게 범죄를 막는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특히 대부분의 좀도둑들은 낮 시간대에 절도행각을 벌였다. 이 시간대 빈집털이범들이 몰리는 이유는 경비원들이 재활용품 정리를 위해 자리를 비우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찰 관계자는 이 시간에는 집을 비우지 않는 게 좋고 외출 시에는 인기척이 느껴지도록 현관 근처에 라디오를 틀어 놓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또 문을 강제로 열면 강한 경보음이 울리는 디지털 도어록은 기존의 잠금장치인 열쇠보다 절도예방에 훨씬 도움이 된다.

인터폰·초인종으로 인기척 확인
실외기·우유주머니 열쇠로 침투

진병진 순천경찰서 형사는 경찰서 홈페이지 게시판에 절도 예방법을 소개해 화제를 모았다. 그에 따르면 도둑의 발판이 될 만한 창문 인접 나뭇가지는 잘라내고, 도둑이 아파트에 침입하는 흔한 경로인 도시가스관, 에어컨 배관 등에는 철재가시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게 좋다. 모든 창문에는 방범창 및 이중 유리와 만능키 등으로 쉽게 열 수 없는 카드식-전자식 전문 디지털 도어록을 설치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적외선 감지기, 비상벨 등의 첨단장비를 설치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우유 및 신문 투입구는 폐쇄하고 배달을 미리 중지해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밤에는 TV나 라디오, 손전등이 자동으로 켜지도록 세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 전 인근 지구대나 파출소에 빈집 사전신고 및 현금이나 귀중품 등을 맡기고 이웃집이나 경비실에 감시를 따로 부탁해야 한다.

진 형사는 “현금이나 귀중품 등은 가능한 한 은행에 맡기고 옷장서랍, 책상서랍, 화장대, 찬장 등에 보관하지 않는 것도 예방책”이라며 “빈집털이 예방을 꼭 준수하면 절도 피해를 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하은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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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