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프로야구 개막> 9개 구단 유망주 '헤쳐모여'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4.03 13:52:37
  • 댓글 0개

초특급 루키들의 살벌한 주전경쟁

[일요시사=경제1팀] 프로야구의 개막. 겨우내 기다리던 프로야구가 정상의 깃발을 향한 본격 레이스에 돌입했다. 올 시즌은 신생 NC다이노스의 참가로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선수들은 사령탑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분주해졌다. 특히 신인들이 시범경기부터 눈에 띄는 활약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9개 구단에서 특별히 주목할 만한 신인들을 꼽아봤다.



한화 이글스-'고졸 신인포수' 한승택

독수리 군단의 새 사령탑 김응룡 한화이글스 감독은 경기 흐름을 리드하는 포수 자리에 고졸 신인 한승택을 '콕' 찝었다. 김 감독은 한승택에 대해 "체격은 작아도 포수로서 갖출 건 다 갖췄다"고 평가했다. 한승택은 한화의 '포수 부재'를 해결할 새로운 희망이다.

한승택은 덕수고 시절부터 유명한 포수였다. 2학년 때부터 청소년대표로 활약했고 타고난 수비실력에 시범경기에서 '발야구' 부활을 꿈꾸는 두산 선수들의 도루를 두 차례나 저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타격도 10타수 3안타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물론 부족한 부분도 있다. 경험 부족이다. 이제 막 프로에 입문한 한승택은 아무래도 타자 분석이나, 경기 운영 능력 등이 취약하다. 하지만 성장속도가 빠르다. 청소년대표팀 주장을 맡았을 정도로 리더십도 뛰어나다. 시범경기에 꾸준히 선발 마스크를 쓰며 경험도 쌓았다.

선수 자신도 군더더기 없고 인상적인 송구능력을 선보이면서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포수가 갖춰야할 강한 어깨, 블로킹, 투수리드 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한승택이 고졸 신인으로 주전 마스크를 쓴다면 이는 전무후무한 일이 된다. 역대 최초의 고졸 루키 주전 포수의 탄생이 기대된다.

LG 트윈스-'신인왕 노리는' 강승호

지난 10일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에서 한 편의 드라마가 나왔다. 고졸 신인 강승호가 LG의 역전승을 이끈 것. 이날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강승호는 4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이라는 맹타를 휘둘렀다.

북일고를 졸업한 강승호는 LG가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야심차게 지명한 기대주다. 고교 시절부터 뽐내온 타격실력이 LG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강승호가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인 유격수-3루수 라인을 오지환-정성훈이라는 선배들이 탄탄하게 지키고 있지만 뛰어난 타격실력과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에 수비 실력을 조금만 보완한다면 올 시즌 대타 혹은 대수비 요원으로의 선택을 예상케 한다.

미디어데이서 강승호는 "신인왕은 생각하지 않고 올해는 신인다운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며 "넥센의 강정호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 공격과 수비가 다 잘되는 그런 유격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SK 와이번스-'마운드 다크호스' 여건욱

SK 와이번스의 우완투수 여건욱은 사실 '중고신인'이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SK 유니폼을 입었다. 2011 시즌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 감투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고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친 후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시 팀에 합류했다.

SK는 현재 지난해 팀의 승리를 이끈 정우람은 군대로, 마무리 박희수는 부상으로 마운드 전체가 비상이다. 여기에 여건욱이 혜성처럼 나타났다. 여건욱은 그간 SK의 두터운 투수진에 밀려 좀처럼 1군 출장기회를 잡지 못했다. 입단 첫해 단 2경기 출전이 1군 무대 전부다. 팀은 '위기'지만 개인으로서는 '기회'인 셈이다.

이미 여건욱은 직구 평균 구속을 140km 이상으로 올리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세 가지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는 상태다. 시범 경기에서 보여준 최고 구속은 146km,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지금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여건욱이 SK 마운드의 다크호스로 성장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언젠간 부른다" 연습 또 연습
시범경기부터 눈에 띄는 활약

넥센 히어로즈-'차세대 잠수함' 한현희

넥센 히어로즈에 '잠수함의 전설' 이강철 코치는 요즘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핵잠수함' 김병현과 '신형잠수함' 한현희 때문이다. 지난해 경남고를 졸업하고 전체 2순위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2년차 신인, 한현희가 넥센 불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속 140km 중후반대의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무기로 갖춘 한현희는 시범경기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보여줬다.

'소포모어징크스'도 없다. 대부분의 신인 선수들은 2년 차 징크스라 불리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겪는다. 그런데 한현희는 비껴갈 것으로 보인다. 1년차 때 경험한 2군행이 두둑한 배짱과 '싸움닭' 기질을 키웠기 때문이다. 일생일대의 조력자를 만난 것도 행운이다. 한현희는 중고등학교때까지 사이드암 투수코치를 만난 적이 없다. 이 코치는 10년 연속 두자리 승수 기록과 잠수함 투수로 152승을 달성한 대투수 출신이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 이 코치의 지도로 단점이었던 하체도 보완했다. 제구력만 정확하게 잡는다면 올 한해 최고의 시즌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NC 다이노스-'리틀 류현진' 노성호

올 시즌 새롭게 합류한 9구단 NC 다이노스에 '리틀 류현진'이라고 불리는 노성호가 새로운 '괴물'로 떠오르고 있다. 2012 드래프트 우선지명으로 입단한 기대주 노성호는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 투수다.

올해에는 넥센의 5선발로 출전한다. 노성호가 리틀 류현진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투구폼이 닮았기 때문이다. 그는 고교시절부터 류현진, 손민한, 마쓰자카 다이스케(클리블랜드)의 투구폼을 따라하면서 자신만의 투구폼을 고민했다. 그중 류현진의 폼을 따라 던진 공이 가장 묵직했고 그때부터 그 폼을 자신만의 폼으로 담아냈다.

최대 강점은 다양한 레퍼토리다. 직구는 물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에 커브까지 타자를 요리할 수 있는 각종 구종을 가졌고 182cm, 89kg의 당당한 체구도로 타자를 주눅들게 한다.

김경문 NC 감독은 노성호를 5선발로 확정했다. 김 감독은 "노성호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다"며 "이재학, 노성호 두 선수가 외국인 선수들의 뒤를 받쳐 충분히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기아 타이거즈-'새끼호랑이' 고영우

'호랑이 군단'에 '새끼호랑이'들이 대거 들어왔다. 그 중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성균관대 출신 내야수 고영우다. 183cm에 80kg으로 신체조건이 뛰어난 고영우는 특급 내야수 발전가능성이 엿보인다. 게다가 발이 빠르고 수비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대학 3, 4학년 시절 49경기에 출전해 156타수 47안타 20도루를 기록했다. 실책은 단 8개 뿐이었다. 2010년 대학야구선수권에서는 타격상을, 2011 대학야구 하계리그에서는 도루상을 수상할 만큼 정교함과 스피드가 최대 강점이다.

선동렬 기아 감독은 고영우에 대해 "공·수·주를 모두 갖춘 선수다"고 말했다. 고영우는 시범경기에서 과감한 스윙으로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고, LG 특급 마무리 봉중근을 상대로 안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범호, 최희섭, 안치홍, 김선빈으로 이어지는 기아의 내야수 라인에 든든한 백업 요원 1명이 탄생한 것이다. 기아는 시범경기에서 1위를 달성했다. 고영우가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을 그대로 이어가 기아의 초반 기세를 시즌 1위로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군 노리는 새내기들의 패기 
"선배님들 계속 긴장하세요"

롯데 자이언츠-'확실한 눈도장' 조홍석

먼 길을 돌아왔다. 조홍석은 '삼수생'이자 '악바리'로 통한다. 고교 3학년 시절 황금사자기 광주일고전에서 무릎 뼈가 골절된 상태로 19회 연장을 다 뛰었다. 경기는 이겼지만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대학 졸업 후 프로 구단이 그를 외면한 것도 이 때문이다.

1년에 가까운 재활을 거쳐 대학에 돌아온 그는 2학년부터 필드에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또 다시 지명을 받는데 실패했고 조홍석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원광대에 편입해 야구를 계속했다. 이런 그를 롯데 자이언츠가 주목, 2013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지명을 받게 됐다.

구단에 확실한 눈도장도 찍었다. 지난 2월18일 조홍석은 일본 가고시마 캠프를 떠나 중도 귀국했다. 구토와 어지러움 증상을 보였기 때문인데 별다른 문제는 없다. 정밀 검진에서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은 천당과 지옥을 넘나들었다.

체격이 왜소해 파워가 떨어지지만 외야수로서 최대 강점인 강한 어깨를 가지고 있다. 빠른 발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조홍석은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그 누구보다 진지하다. 지난 92년 염종석 현 1군 불펜코치 이후 20년 동안 신인왕이 없었던 롯데에서 조홍석이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제2 류중일' 정현

'사자군단'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정현은 팀 내 신인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다. 181cm, 84kg의 다부진 체격의 정현은 강한 어깨와 안정된 수비력, 정확한 송구력을 자랑한다. 특히 유격수는 물론 내야 전 포지션 수비가 가능하다. 이런 그가 현역시절 최고의 유격수로 명성을 떨쳤던 '야구대통령' 류중일 삼성 감독의 훈련을 받았다. 정현에게서 류 감독의 보습이 투영되는 이유다. 류 감독은 "정현은 타고난 내야수"라며 "삼성을 이끌 미래의 내야진 에이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류 감독을 넘겠다는 각오다. "1군 진입이 목표"라는 각오를 밝힌 정현은 "주루와 수비가 완벽할 수 없지만 완벽을 추구하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감독님을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 코치진이 정현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김용국 수비코치는 정현에 대해 "27∼28세 선수와 같은 모습이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신인답지 않게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얘기다. SK 타격코치 시절 최정을 직접 가르친 김성래 수석코치는 "정현은 최정의 신인 때 모습과 비슷하다. 2∼3년 후 크게 될 선수"라고 했다. 하나를 가르치면 그 이상을 보완해 온다는 설명이다. 주루 능력도 평균 이상이다. 1군 백업 활용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 베어스-'뚝심의 열정맨' 김인태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두산 베어스의 지난 일본 전지훈련에서 '김인태'라는 이름이 눈에 띄었다. 47명의 선수 가운데 유일한 신인이기 때문이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북일고를 졸업한 김인태는 지난해 고교 무대에서 96타수 39안타 3홈런 25타점 15도루를 기록하며 5툴 플레이어로 이름을 떨쳤다. 고교 2학년 시절에는 투수를 겸업하며 145km의 직구를 던지기도 했다. 2013 신인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그는 "1군 선배들을 긴장시키겠다"는 각오다. 김인태의 포지션 외야수는 여느 구단 보다 두산이 특히 경쟁이 심하다. 이종욱, 김현수, 임재철, 민병허, 정수빈, 박건우 등 쟁쟁한 선배들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김인태에게는 신인의 패기와 열정이 있다. 훈련기간 휴식일에도 개인훈련에 나섰고 하루 1000번씩 배트를 휘두르며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노력하고 있다. 관계자들의 평가도 좋은 편이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