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인구 늘어난 이유 살펴보니~

스크린골프가 ‘골프 대중화’ 이끈다?

우리나라에서 골프장, 실내외 골프연습장, 스크린 골프 등을 경험해 본 성인 골프 인구는 총 483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존은 TNS코리아에 의뢰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에서 만 20~69세 성인 남녀 5000명을 표본으로 추출해 조사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지난 한해 골프장 찾은 골퍼 2800만명 돌파
스크린 골프가 필드보다 무려 40만명 앞질러

 483만명은 조사대상 성인 남녀(지난해 9월 기준 3531만명)의 13.7%다.
2008년 381만명에서 4년새 100만명이 늘었으며 지난해 468만명보다는 15만명(3.2%) 증가한 역대 최고 수치다. 따라서 골프를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성인은 271만명이다.

남성골퍼 68.8%
여성골퍼 줄었다

골프를 해본 483만명이 모두 골프를 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한 번이라도 골프를 경험한 인구는 271만명에 그쳤다. 212만명은 과거에는 골프를 쳤으나 지난해에는 전혀 골프를 접하지 않았다. 골프를 중단한 212만명 가운데 다시 골프를 치고 싶은 인구는 31만명이었으며 180만명은 재개 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실제 골프인구는 지난 1년간 골프 경험자 271만명과 재개 희망자 31만명을 합친 302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해 골프를 경험한 인구는 남성이 68.8%로 여성의 31.2%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남성은 173만명에서 187만명으로 증가한 반면 여성은 88만명에서 84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33.5%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30.4%로 뒤를 이었으며 40~50대가 63.9%를 차지했다. 30대 19.5%, 20대 10.4%, 60대 6.2% 등의 순이었다. 30대는 지난해 70만명에서 53만명으로 감소했으나 50대가 65만명에서 91만명으로 급등했다. 40대는 85만명에서 82만명으로 소폭 감소했고 20대는 27만명에서 28만명, 60대는 14만명에서 17만명으로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27.5%, 인천·경기 29.4%로 수도권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부산·울산·경남 14%, 대구·경북 10.4%, 대전·충청 10.4%, 호남 5.7%, 강원 2.6%의 순이었다.

월평균 가구 소득별로는 600만원 이상이 32.5%, 500만원대 26.2%, 400만원대 15.8%, 300만원대 14.5%, 200만원대 6.2%, 200만원대 미만이 4.7%로 집계됐다. 직업별로는 사무·관리·전문직이 31.9%, 자영업 28.85%, 전업주부 17.9% 등의 순이었다.

골프 경험 인구를 늘리는 데 기여한 일등공신은 스크린 골프였다. 지난해 스크린 골프 이용인구는 골프장 이용자보다 많았다. 지난해 골프장을 한 번이라도 간 인구는 골퍼의 68.6%인 146만명이었다. 그러나 스크린 골프 이용 인구는 186만명으로 40만명이 더 많았다. 필드에 나가는 골퍼들의 상당수가 스크린 골프도 이용했다는 얘기다. 스크린 골프 이용 인구는 2008년 63만명에 불과했으나 2009년 127만명으로 2배가량 폭증한 이후 2010년 137만명, 2011년 168만명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골프장 방문 인구는 2008년 109만명에서 2009년 125만명으로 늘었다가 2010년 제자리걸음을 한 뒤 2011년 128만명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실외연습장 인구는 2009년 126만명에서 2010년 122만명, 2011년 117만명으로 줄어들다가 지난해 146만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실내연습장 인구는 2009~2010년 108만명에서 2011년 119만명, 지난해 133만명으로 증가했다.

국내 골프 경험자는 총인구(지난해 9월 기준 5089만명) 대비 5.3% 수준이다.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2011년 총인구(3억1159만명) 대비 골퍼(2570만명) 비율이 8.2%다. 2008년 9.4%에 비해 1.2%p 떨어졌다. 일본의 2008년 총인구(1억2770만명) 대비 골퍼(1098만명) 비율은 8.6%다.

이번 조사에서 골프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해보고 싶다는 사람은 120만명이었다. 연령층은 20대 30.1%, 30대와 40대가 각각 28.9%로 나타났다. 골프를 배우고 싶어 하는 여성은 지난해 21.2%에서 38.6%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골프를 새롭게 시작한 인구는 30만명이며 이중 20~30대가 18만명으로 젊은층의 유입이 두드러졌다.

골프장 방문 인구 2011년부터 다시 증가세
라운드 비용, 한국 1회당 총 26만원 지출

한편 2012년 말 운영 중인 전국 골프장은 437개소(회원제 227개, 대중제 210개)로 2011년 410개소(회원제 223개, 대중제 187개)보다 27개소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 중인 회원제 골프장(227개소) 내장객은 1707만7672명으로 전년도(223개소, 1678만4857명)보다 29만2815명이 늘어 1.7%p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대중제 골프장(210개소) 내장객은 1152만7495명으로 전년도(187개소, 1012만96명)에 비해 13.9%p 늘어났다.

한국 골프비용
미국보다 4배 비싸

1홀당 평균 내장객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북으로 4543명이었다. 제주도는 2473명으로 가장 적었다. 충북과 제주의 경우 대중제가 회원제보다 홀당 평균 내장객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12년도 신규 승인 골프장은 모두 12개소로(2011년 13개, 2010년 32개, 2009년 41개) 전년도에 이어 소폭 증가했으나 대부분 3, 4년 전부터 인허가 절차가 진행되어온 것으로 파악되어 골프장 공급과 수요가 균형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년간 신규 승인된 골프장수는 295개소에 이른다.

한편 건설 중인 골프장은 64개(회원제 22개, 대중제 42개)이며 미착공은 44개(회원제 20개, 대중제 24개)로 모두 개장할 경우 18홀 환산 564개가 된다.

한국에서 골프를 즐기는 실제 비용이 미국보다 4배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보다도 7만원이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 골퍼 1인당 평균 라운드 횟수도 미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준수 단국대 생명자연과학대학 교수가 최근 발표한 ‘골프선진국들의 골프산업 분석’에 따르면 라운드당 직접비용(그린피+카트비)은 미국이 4만5000원인데 비해 한국은 16만5000원으로 3.7배 가량 더 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캐디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한국 골프의 현실을 감안하면 실제 라운드 비용은 미국보다 4.2배로 더 높아진다. 실제 국민소득을 고려하면 그 차이는 훨씬 크다. 일본은 캐디피를 제외한 라운드 비용이 17만원이었다.

일본 골프장에서 라운드하는 비용은 캐디를 동반할 경우 주중 평균 1만3737엔(약 16만원), 주말 평균 1만8918엔(약 22만원)이었으며 주중과 주말 요금을 평균하면 1만6358엔이었다. 캐디를 동반하지 않으면 평균 1만1468엔(약 13만3800원)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1인당 평균 55.85달러를 썼다. 이 중 그린피와 카트비가 65%를 차지했으며 35%는 식음료 비용이었다. 그동안 한국에 비해 미국이 그린피가 저렴한 것은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비교해 수치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골프장과 골프인구 등 인프라면에서도 미국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미국의 골프장수는 2009년 기준으로 1만5000개, 골프인구 2860만명으로 전체인구(3억721만명) 대비 골프인구 비율이 9.3%였다, 일본은 2009년 기준으로 골프장 2400개, 골프인구 950만명으로 인구(1억2708만명)대비 7.5%가 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120만명 “이제 골프 해보고 싶다”
 30%가 20~30대…젊은층 유입 두드러져

한국은 2011년 기준으로 410개 골프장에 골프인구는 336만명으로 골프인구는 전체 인구(5000만명) 대비 6.7%로 집계돼 미국과 일본에 비해서는 골프 인프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골프붐이 일고 있는 유럽연합(EU)의 경우 골프의 본고장 영국을 포함해 전체 골프장수는 1985년 1312개에서 2010년 4436개로 무려 3.4배나 급증했고, 이 기간 동안 303만명이던 골프인구는 671만명으로 배 이상으로 늘었다.

EU의 전체 인구(7억3100만명)대비 골프인구 비율은 9.18%나 됐다. 인구 10만명당 골프장수로 환산하면 미국이 4.9개, 일본이 1.9개, 한국은 1개도 채 안 됐다. 골프 인구 역시 미국이 인구 10만명당 925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7480명, 한국은 6720명 수준이었다. 골프장 총 내장객수를 골프인구로 나눈 골퍼들의 ‘1인당 연평균 라운드 횟수’에서도 미국이 17.3라운드인데 비해 한국은 8.0라운드로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골프장별 평균 입장객
한국이 압도적으로 많아

이는 기후조건이 좋은 미국 골프장과는 달리 한국은 계절별로 골프장 이용객 편차가 많고, 특히 장마철이나 혹한기에 골프장을 휴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9.3라운드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골프장별 평균 입장객은 상대적으로 골프장수가 적은 한국이 가장 많았다. 한국은 골프장당 내장객이 6만5000명으로 일본(3만6000명)이나 미국(3만3000명)에 비해 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골프장별 매출액에서는 일본이 평균 8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이 70억원인 반면 미국은 23억원에 불과해 대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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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