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안전사고 주의보

야호! 제철 만난 골프, 하지만… 어깨·무릎·허리 근육통 ‘비상’

주말 골퍼들을 설레게 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골프에 대한 마음을 접어두었던 주말 골퍼들이 예년보다 서둘러 찾아온 봄에 골프채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분만으로 의욕을 앞세워 무리하게 스윙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자칫 부상을 당하면 설렘도 잠시, 봄철 라운드를 제대로 즐기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골프는 근력, 타이밍, 속도 등 일련의 조화가 필요한 운동으로, 심각한 상처를 입을 수 있는 고난도의 스포츠다. 따라서 사용하지 않던 관절과 근육 등을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무리하게 사용하면 쉽게 다칠 수 있다. 건강하게 봄철 라운드를 즐기기 위한 부상 예방 요령을 알아본다.

골프는 근력, 타이밍, 속도 등 일련의 조화 필요한 고난도 운동
충분한 준비 운동 없이 기분만으로 무리한 스윙하면 ‘삐뽀삐뽀’
준비운동 없는 스윙, 허리부상으로 이어져
어깨손상 예방 위해선 충분한 스트레칭 필수

어깨는 360도로 회전할 수 있어 우리 신체 중 운동범위가 가장 넓은 부분이다. 하지만 그만큼 무리하게 움직여 부상도 잦다. 전문가들이 말한 바로는 골프에 의한 어깨 손상은 한 번의 동작으로는 잘 생기지 않으며 반복적인 동작에 의한 과사용, 스윙동작 미숙, 잘못된 스윙기술 등에 의해 나타난다.
한동안 하지 못했던 운동을 한꺼번에 다 하겠다는 욕심으로 무리하게 스윙을 하게 되면 자연히 어깨에 무리가 가면서 상처를 입게 된다. 특히 아마추어 골퍼들은 동일하고 일정한 스윙동작이 되지 않으면서 어깨 근육에 무리를 주게 된다. 특히 스윙을 하려고 어깨를 위로 회전할 때 어깨의 힘줄이 끊어지는 ‘회전근개 파열’이 흔하게 나타난다.

회전범위 넓은 어깨
부상 가능성도 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 관절 주변에서 어깨를 들고, 돌리는 4개의 힘줄이 반복적인 충격이나 마모에 의해 늘어지거나 찢어지면서 만성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어깨나 팔이 아프고 팔을 몸 뒤로 돌리기가 어렵다. 흔히 운동 후 어깨가 아프고 굳으면 ‘오십견’으로 여기기 쉽지만 대부분은 회전근개 파열이 원인이라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회전근개 파열은 기존에는 50~60대에 근육이 노화돼 힘줄이 찢어지던 질환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최근 근육운동 및 활동적인 레포츠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30~40대 젊은 층에도 눈에 띄게 발병률이 느는 추세다.
어깨손상 예방을 위해서는 충분한 스트레칭이 필수적이다. 스트레칭은 또한 골프를 치기 전에 5분 이상 하면 골프공 비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한양대 의대 재활의학교실 장성호·김미정 교수팀이 프로 골퍼 20명과 아마추어 골퍼 22명(핸디캡 13 이하), 초보 골퍼(핸디캡 18 이상) 16명 등 58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로는 운동 전에 하는 5분에서 30분의 스트레칭이 골프공 비거리를 15야드가량 증가시키고 클럽 헤드 속도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회전근개 파열의 치료는 힘줄이 끊어진 크기가 가벼운 경우에는 진통소염제, 국소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거나 온열 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힘줄의 손상이 심하다면 끊어진 힘줄을 원래의 뼈 부착 부에 다시 연결해 주는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예전에는 회전근개 봉합을 위해서 절개수술이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관절경 수술이 발달하면서 어깨 부위에 큰 절개 없이 회전근개 봉합술을 할 수 있다.
어깨부상과 함께 골퍼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부상으로 팔꿈치 부상이 있다. 스윙을 할 때 팔목을 지나치게 꺾거나 팔꿈치에 과도하게 힘을 넣는 동작을 반복하게 되면 팔꿈치가 아프고 시큰거리게 된다. 흔히 ‘골퍼엘보’라고 하는 ‘내측상과염’이다. 팔꿈치 안쪽과 바깥쪽에 툭 튀어나온 뼈를 상과라고 하는데 안쪽 상과에 염증을 일으킨 것이 바로 골퍼엘보다.

골프 스윙 시
허리 조심 또 조심!

골퍼엘보는 근육과 힘줄에 강한 충격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서 근육이 뭉치거나 힘줄이 손상되고 손상된 부위에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오른손잡이는 임팩트 순간 체중이 60% 이상 왼발에 있어야 하는데 그 반대인 오른발에 체중이 많이 남거나 다운스윙 시 오른쪽 어깨가 너무 처질 경우 뒤땅을 치면서 골퍼엘보가 올 수 있다.
골퍼엘보는 재발 우려가 큰 만큼 가능한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는 게 좋다. 팔꿈치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게 통증의 원인이기 때문에 운동을 중단하고 팔꿈치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초기에는 간단한 물리치료만으로 호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보존적 치료로도 효과가 없고 만성적이라면 체외충격파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골프 스윙 시 가장 부상이 많은 곳이 바로 허리다. 골프 스윙의 기본은 하체를 중심으로 척추를 꼬았다가 푸는 힘을 이용해 공을 날리는 것이다.
척추는 앞뒤, 좌우로 움직일 때보다 회전할 때 더 큰 압박을 받는다. 서 있을 때 척추에 가는 부담이 100이라면 스윙 시 부담은 무려 220에 이른다. 척추의 회전 때문에 허리 근육의 사용은 늘어나고 척추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중년 골퍼는 관절의 탄력이 떨어지고 디스크와 근력이 약해져 부상을 당하기 더 쉽다. 또한, 아마추어 골퍼들은 힘을 빼고 자연스러운 스윙을 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스윙 시 허리 근육뿐 아니라 몸 근육 전체에 심한 긴장과 수축을 가져오기 일쑤다.

특히 임팩트 순간이나 폴로우스루(follow through) 단계에서 요통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허리를 많이 비틀어야 장타가 난다고 생각해 의식적으로 허리를 많이 돌리기 때문이다.
허리부상을 방지하려면 체격 조건에 맞는 스윙 자세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스윙이 지나치게 크고 경직되면 척추에 지나친 부담을 주게 되고 허리 근육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척추에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사람들은 스윙의 폭을 줄이면서 허리의 회전을 억제하는 타법을 익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평소 여러 운동을 통해 허리 근육 및 다리와 배 근육 등을 강화해야 한다. 라운드를 할 때 카트를 타는 골프장이 많은데 카트를 타기보다는 되도록 많이 걸을 수 있는 골프장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 전 충분한 준비운동으로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다.


진행되는 무릎부상
움직이지 못할 수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지난 3년 동안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고생하다 지난해 무릎 재건 수술을 받고 6월 이후 모든 경기에 참가하지 않았다.
골프 황제도 피해가지 못했던 무릎 부상은 골퍼들에게 어깨, 허리와 함께 조심해야 할 부상 부위다. 무릎 부상은 대부분 오랜 기간에 걸쳐 손상된다. 타이거 우즈는 특정 스윙 동작 때문에 무릎이 무리하게 회전하면서 연골판에 손상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무릎 스냅 동작을 최대로 사용하는 스윙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관절이 제 역할을 못하고 연골이 파괴된 것이다.

무릎은 서 있을 때 체중의 2배 정도가 실린다. 오른손잡이 골퍼의 경우, 스윙 동작을 지지하는 왼쪽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이보다 몇 배나 크다. 특히 무릎 부상은 여성 골퍼들에게서 많다. 우리나라 50세 이상의 여성들 80%가 관절염 환자인 만큼 자칫 잘못하면 약해진 관절에 갑작스런 무리가 가해지면서 큰 부상이 뒤따를 수 있다.

초기 관절염 환자일 때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통해 통증을 완화하고 증상을 조절한다. 관절의 손상 정도가 크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관절염 수술에 대해 두려움을 느껴 부상을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았으나 관절 내시경 수술이 도입되면서 이 같은 두려움을 덜어주고 있다.
하지만 연골이 완전히 닳아 없어지면 인공관절로 대체해야 한다.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을 열고서 나쁜 조직을 모두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것으로 최근 절개부위를 줄인 최소 절개 인공관절수술이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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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시가 돛을 올린 한강버스가 고장 끝에 결국 멈췄다. 과거 ‘아라호 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아라호 사업은 2010년대 초반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수백억원을 들여 기획한 수상 교통 프로젝트였다. 아라호는 시민들의 외면과 운영 적자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교사’로 삼았던 걸까? 서울시는 한강을 따라 운행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18일 한강버스 운항을 시작했다. 여의도, 잠실, 뚝섬 등 주요 한강변 거점과 지하철역을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핵심이다. 관광이냐 출퇴근이냐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통해 관광 교통수단을 넘어 서울을 ‘한강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주택 공급 대책 관련 브리핑 도중 “한강버스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열흘 정도 운행 통해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몇 번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 약간 불안감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운항을) 중단하고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중단하고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를 위한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한다. 시는 국내 최초로 한강에 친환경 선박 한강버스를 도입해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2일에는 잠실행 한강버스가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고, 같은 날 마곡행도 운항 준비 중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결항했다. 26일에도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운항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자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과거 아라호의 값비싼 교훈을 남겼지만, 실패 요인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결과다. 한강버스 역시 또 하나의 혈세 낭비 사례가 될 수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아라호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이번에는 실질적인 시민 편익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으로 자릴 잡을지, 아라호의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서울시 아라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인 2010년 서울시가 예산 112억원을 들여 만든 2층 유람선으로 지난 2009년 5월부터 1년5개월을 들여 건조됐다. 오 시장의 지시로 건조된 아라호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공연과 한강특화공원 관람이 동시에 가능한 선상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영리 목적보다 공공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민자 유치 대신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었다. 당초 아라호를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운항하는 관광 크루즈선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여덟 차례 시범 운항과 21회 시험 운항만 했을 뿐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제작 당시부터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을 빚었던 아라호는 정식 취항도 해보지 못한 채 팔렸다. 실제 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료와 유지비 등 관리 비용에만 연간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매각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12억원 들여 29억원에 판 아라호 출항 나흘 만에 고장…오, 좌불안석 아라호가 정식 운항에 나서지 못했던 배경에는 서해뱃길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도 있었다. 오 시장의 아라호 활용 계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0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후 사업 타당성 문제로 매각을 결정하면서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백지화됐다. 결국 서울시는 아라호 매각을 결정한 후 지난 2013년 5월, 106억원의 예정 가격으로 매각 입찰에 나섰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후 2차 입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알만한 이들은 알겠지만, 선박 사업은 수요를 찾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결국 서울시는 3차 매각 입찰에서 최초 예정 가격에서 10% 인하된 95억원으로 깎았지만 이마저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4차 매각에서 15% 인하된 90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가격 인하의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지 못하자 결국 임대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아라호가 정식 운항도 못한 채 6년 넘게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 방치되면서다. 서울시가 제시한 사업 기간은 연말까지 8개월이고 한 차례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당시 최저 임대료는 2억6300만원이었다. 아라호는 임대 사업을 시작해 건조 6년 만에 빛을 봤지만, 운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아라호는 지난 2016년 민간업체인 레츠고코리아가 임대사업권을 낙찰받아 3년간 운영하다가 2018년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랜드크루즈로 사업권을 넘겨줬다. 이랜드크루즈가 사업권을 따낸 시점은 지난 2018년 3월이지만 실제 운영은 2019년 6월부터 시작됐다. 이전 사업자인 레츠고코리아가 서울시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유람선과 시설물 반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랜드크루즈는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19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아라호의 임대 운영 사업을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애물단지 전락하나 이랜드크루즈는 임대계약 갱신청구권(1년)마저 포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무렵부터는 주식회사 수가 임대사업권을 이어받았다. 이후 마지막으로 인더라인25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업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와 지난 2022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단기 임대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인더라인25가 철거하지 않아 서울시는 골머리를 앓았다. 아라호 운항은 멈췄지만, 선착장을 한 달째 무단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더라인25는 계약 연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인더라인25를 상대로 명도소송,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행정 가처분 등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라호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 예측 실패와 운영비 부담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아라호가 연간 수십만명의 승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노선 설계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통근이나 이동과 잘 맞지 않았고, 요금 역시 육상 교통수단에 비해 비쌌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었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아라호는 철수될 수밖에 없었다. 아라호는 건조한 지 15년 만에 민간에 팔렸다. 지난 1월 서울시 한강 유람선 아라호는 5차례 입찰 끝에 약 28억5780만원에 팔려 민간업체에 인도됐다. 2013년부터 총 9번의 입찰을 시도한 결과 3분의 1 가격에 달하는 헐값에 팔린 셈이다.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아라호는 2024년 11월 말 공개입찰을 진행한 뒤 지난달 주식회사 마이랜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길이 58m에 688톤 규모의 아라호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과 서강대교 남단을 오갔다. 승객은 총 310명까지 태울 수 있다. 음악회, 공연, 결혼식, 영화 상영을 위한 시설도 보유했다. 선착장에는 편의점, 치킨집 등 부대시설도 있었다. 아라호는 건조 후 15년 만에 매각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후임 고 박원순 시장이 2012년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5년간 방치됐다. 2013년 5월 처음으로 공개입찰에 넘겨졌다. 시는 같은 해에만 총 4번의 입찰을 추진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매번 무산됐다. 실패했지만 이번엔 달라? 서울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각사의 자금 동원 문제로 불발됐다. 이에 시는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는 대신 민간 위탁하는 방향을 택했고, 2017년부터 민간 위탁을 통해 운영했다. 하지만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5월 말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러자 시는 다시 매각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입찰을 진행했고, 같은 해 11월 말 입찰자가 나와 12월 매각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아라호의 위탁 운영은 선박 운항이 아닌 선착장 내 치킨집 등 부대시설 위주로 돌아갔다”며 “자연스레 선박도 노후화되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으로 얼룩진 아라호를 통해 한강에 배 띄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번 한강버스 사업에서 아라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3가지 전략적 과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실제 수요 기반의 노선 설계를 강조했다. 또 관광 중심이 아닌, 출퇴근·생활 교통을 고려한 정류장 배치, 그리고 지하철·버스 환승과의 연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할인을 적용하고, 관광·레저용 프리미엄 서비스와 생활 교통 요금제의 이원화를 강조했다. 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전기·수소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했고,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들인 초기 사업비는 약 542억원으로 향후 발생할 총 사업비는 약 1500억~175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라호 사업비보다 10배가량 많은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선박인 만큼 이용객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척의 선박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한강버스 운영사는 6척의 선박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는 첫 출항 이후 3척이 운항 중이며, 향후 6척의 선박이 모두 납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선착장 시설, 운영 시스템, 접근성 개선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돼 총사업비가 1000억원대 중반까지 증가한다. 묻지 마 10배로 베팅 6시에 나와야 9시 출근 아라호는 ‘유람선 제작’이 중심이고, 공연시설 등이 포함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선박이었다. 시설 설계가 크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수량이 하나라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기에 한강버스와 다르다는 결론이다. 반면, 한강버스는 여러 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고, 선착장 설치 또는 보수도 그만큼 갖춰져야 한다. 또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 만큼, 유지비용도 클 뿐만 아니라 홍보, 안전, 시험 운항 등 여타 부대 비용에 민간투자금 및 보조금 등이 혼합돼있어 사업비 증액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한강버스 사업비가 초기 대비 크게 증가한 이유로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조건, 예상보다 오래 걸린 공정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선박 제작 능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의 차이를 분석했는데, 일부 업체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준비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기능이 강조되면서 ‘출퇴근 수단’ ‘교통망 보완’ 등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가 크더라도 지속 운영을 통한 수요 확보가 전제된다. 하지만 계획 대비 수요가 예상만큼 확보될지, 운영비와 적자 보전 부담이 얼마나 될지는 논란 중이다. 한편,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나흘 만에 선박의 방향타 고장 등으로 잇따라 멈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23일 기준 누적 탑승객이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한강버스가 정시성 확보가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쯤 옥수선착장을 출발한 잠실행 한강버스가 강 한가운데서 20여분간 멈춰섰다. 결국 승객들은 종착지까지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 내려야 했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고장 선박을 뚝섬 선착장에 접안한 뒤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켰고, 뚝섬에서 잠실까지 구간의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안내 방송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탑승객은 “20분이 넘게 서 있었고, 안내 방송이 안 나오고 승무원도 안 계시고…. (뚝섬 선착장) 도착하기 2~3분 전에 승무원이 ‘이 배 잠실까지 안 간다’고 뚝섬에 다 내리셔야 된다고…”라고 말했다. 이 사고와 별개로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 잠실 선착장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마곡행 한강버스는 선박 고장으로 아예 결항됐다. 그 바람에 강서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황급히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부수? 무리수? 서울시는 두 선박 모두 전날 밤 안정화 조치를 거쳐 다음 날인 23일 운항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선내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강버스 운영사가 이상을 감지한 뒤 원인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려 안내에 일부 지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km 구간을 상하행 7회씩 총 14회(첫차 11시)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127분이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는 80분이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15분 간격)을 포함,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