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세계 골프계 주목할 것들

2009년 흥행카드 총출동 흥미진진

2009년에도 세계 프로골프 투어에서는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진다. 총 46개 대회에 총상금 규모만 3645억원이 걸린 미 PGA투어에서는 한동안 볼 수 없었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복귀하면서 시들해진 인기를 만회할 전망이다. 총 31개 대회, 총상금 716억원 규모인 미 LPGA투어에서는 신지애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미셸 위 등의 샷 대결로 불꽃이 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세계 골프계에서 관심을 끌 일들을 정리했다.

18홀 최소타 기록 깨질까

공식적으로 한 라운드 최소타 기록은 59타다. 미 PGA투어가 인정한 59타는 데이비드 듀발(1999년)과 칩 벡(1991년),알 가이버거(1977년) 등 3명이 세운 기록뿐이다. 미 LPGA투어에서는 2001년 아니카 소렌스탐이 스탠더드 레지스터핑 2라운드에서 59타를 쳤다.
비공인 59타는 여러 차례 나왔다. 지난해 12월 초 미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해리슨 프레이저(미국)가 13언더파 59타를 기록했다. 비공식적으로는 58타도 나왔다. 일본의 마루야마 시게키가 2000년 US오픈 예선에서 58타를 쳤고 2001년 제이슨 본(미국)이 캐나디안투어 바이엘챔피언십에서 13언더파 58타를 친 적이 있다.

우즈 메이저 최다승 기록 세울까

지난해 6월 무릎수술을 받고 시즌을 접은 우즈가 오는 4월9일 개막하는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왼쪽 무릎에 부담이 덜 가도록 피니시 동작을 교정한 우즈가 부상 공백을 메우고 예전의 기량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올해 우즈 기록의 초점은 메이저대회 최다승 달성이다. 우즈는 현재 15승으로 이 부문 역대 최다승 보유자인 잭 니클로스(18승)의 기록에 3승을 남겨두고 있다. 한 시즌에 4대 메이저대회(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USPGA챔피언십)를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골프의 새 역사를 쓰게 될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선수 상금왕 타이틀 따낼까

올해 미 LPGA투어에 진출한 시즌개막전에서 뜻밖의 컷오프를 당하는 수모를 당했지만 여전히 신지애는 세계랭킹 1위 오초아와 경쟁할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골프 기량은 물론 정신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 선수 누구도 해보지 못한 외국 투어 ‘넘버 원’의 자리에 설 수 있을지 관심사다.
일본 투어에서는 지난해 마지막 대회에서 아깝게 상금왕 자리를 내준 이지희(30·진로재팬)가 다시 상금순위 1위에 도전한다. 이지희는 “시즌 막판 6개 대회를 앞두고 심한 복통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잘 정도의 압박감에 시달렸다. 좋은 기회를 놓쳐 아쉽지만, 올해는 우승을 많이 해 상금왕 타이틀을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컴백’ 우즈, 메이저 최다승과 앤서니 김 ‘일 낼까?’
미셸 위·신지애·오초아 맞대결도 최대 관심 급부상

남자 메이저대회 챔피언 출현?


남자골프 메이저대회는 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USPGA챔피언십인데 지금까지 아시아(계) 선수의 최고 성적은 2위로 모두 3차례 나왔다. 루 량환(대만·71년 브리티시오픈), 아오키 이사오(일본·80년 US오픈), 첸 체충(대만·85년 US오픈)이 그들이다. 한국선수 최고 성적은 2004년 최경주가 마스터스에서 기록한 3위다.
그런데 올해는 메이저대회 우승 가능성이 그 어느 해보다 높아 보인다. 최경주는 2000년 미국에 진출하면서 “10년 내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리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올해가 10년째 되는 해이다.
또 재미교포 앤서니 김의 기량도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미 PGA투어 공식사이트인 ‘pgatour.com’에서 그를 올해 주목해야 할 선수 랭킹 2위로 선정할 정도다. 세계랭킹은 11위로 10위 밖이지만 그가 타이거 우즈나 세르히오 가르시아를 능가할 만한 재능을 가진 선수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올해는 ‘소’의 해다. 1985년생인 앤서니 김은 소띠다.

미셸 위 시즌 첫 승?

올해 풀 시드를 따내고 시즌 개막전에서 준우승하면서 재기의 칼날을 세운 미셸 위는 손목부상이 완쾌되면서 컨디션이 최고인 상태다. 기량이나 경기 운영방식도 원숙해졌다. 이에 따라 올해 첫 승리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과 아마추어 대회인 US 퍼블릭링크스 챔피언십 우승 외에 우승 경험이 없는 것이 변수다. 시즌 초반에 우승하면 부담감을 덜 수 있으나 늦어지면 슬럼프가 다시 찾아올 수도 있다. ‘성(性) 대결’은 여자대회 우승을 하고 난 이후에 다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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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