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재>'분쟁조정의 달인' 임성학의 실타래를 풀어라(59)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

컨설팅전문가인 임성학 멘토링컨설팅연구소 소장은 자타가 공인한 ‘분쟁조정의 달인’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침서 <실타래를 풀어라>를 펴냈다. 책은 성공이 아닌 문제를 극복해 내는 과정의 13가지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담았다. 복잡하게 뒤엉키는 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기 위해 책을 펴냈다는 임 소장. 그의 숨은 비결을 <일요시사>가 단독 연재한다.

경락을 받아 상품성 갖춰라
얕은 꾀 부리다 소탐대실하다

“자알 되었네요. 그럼 더 이상 미룰 것이 아니라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말처럼 이 자리에서 계약서를 작성하고 내일 중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읍시다.”
나는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며 약정서를 작성하라고 못을 박았다.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서로 이행각서를 주고받았다.

다음 날 오후, 오 선배와 추 사장은 서로 만나 관할 구청에 가서 건축물 명의를 오 선배 앞으로 이전한다는 동의서를 작성해 주었다. 오 선배는 추 사장에 대한 연대보증에 대해 면책해 주었고, 공사 중단한 채 남아있는 잔여공사를 계속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약정서를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하였다.
공사업자인 추 사장은 그 후에 공사를 진행하면서 공사비가 부족하다며 추가 지급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건축물 준공검사를 필하고 오 선배 앞으로 등기필증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또 남아 있었다. 대지권에 근저당권자인 금융기관과 일반채권자들이 경매를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신축공사를 떠맡은 추 사장이 공사를 마무리 하면서, 오 선배로부터 공사 잔금을 모두 받아간 후 잠적을 해버린 것이다. 업자가 잠적하자 혹시나 하고 기다렸던 자재납품업체들이 오 선배에게 몰려가 유치권을 주장하는 등 추 사장에게서 받지 못한 자재대금을 책임지고 지불해달라고 난리를 쳤다.

오 선배는 양도 받기 전에 일어난 자재대금에 대해서는 책임질 이유가 없다고 버텼지만 자재업자들은 오 선배를 협박하며 무조건 대금을 독촉해댔다. 결국 궁지에 몰린 오 선배가 다시 나를 찾았다. 이미 공사대금을 모두 정산한 오 선배로서야 수억원이나 되는 자재대금을 이중으로 지불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 역시 자재대금과 관련해서 문제가 발생할지 모른다고 예견하고 있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산 넘어 산

결국 고민 끝에 오 선배와 함께 자재업자 4명을 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다. 나는 그들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이해를 구했다. 문제는 금액이 큰 업자 둘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난리를 피웠다. 얘기인즉 박 사장과 건축업자와 오 선배가 서로 짜고 자재대금을 고의적으로 떼먹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나는 더 이상 그들과 대화하는 게 의미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해서 오 선배에게 눈짓을 하며 그만 나가자고 했다. 화가 난 그들이 따라 나오며 오 선배에게 “사기꾼!” “나쁜 놈!”하며 고함을 쳤다.

그러자 간신히 참고 있던 오 선배가 그들과 멱살을 잡으며 실랑이를 벌였다. 나는 더 이상 지체하다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어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싸움을 말리면서 대기하고 있던 택시를 불러 세워 오 선배를 먼저 태웠다. 그러나 그들은 차를 가로막고 출발을 저지했다.
어쩔 수 없이 경찰에 신고를 하자 경찰관이 출동을 했다. 나는 경찰관에게 전후사정을 간단히 설명하고는, 업자들이 우리를 택시 안에 감금한다고 주장했다.

경찰관은 두 업자를 불러서 “당신들이 억울한 게 있다면 고소를 하든지 민사소송으로 해결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택시 안에 감금을 한다면 체포당할 수도 있다고 경고를 했다.
그제야 그들이 한 발짝 물러나고, 그 틈을 타서 오 선배와 나는 간신히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들 중 금액이 많은 업자는 변호사를 선임해서 정식으로 대금청구소송을 법원에 신청했다. 오 선배 역시 변호사를 선임해서 맞대응을 했다. 하지만 법원에서 몇 차례 심리를 하고는 도저히 싸워봐야 승소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상대방은 어느 날 소송을 취하했다.

이제 오 선배로선 남은 문제는 경매가 진행 중인 토지를 되찾는 길이었다. 이번에도 나는 오 선배에게 어떤 경우라도 경매에 참여하여 경락을 받아서 상품성을 갖추라고 권했다. 어차피 대지 없는 건물은 가치성이 없으니 제대로 된 건물 값을 받으려면 경락만이 최선책이었다.
하지만 오 선배는 내 말을 듣지 않고 경매 전문가에게 의뢰하면서 최저가에 경락받기만을 노렸다.

오 선배 판단은 건축주와 대지주가 다른 문제점이 있는 대지를 누가 감히 경락을 받겠느냐고 주장하면서, 유찰을 기다리다 보면 자연히 싼값에 낙찰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 그러다보니 경매업자도 이번 차례도 유찰 될 것이라고 이리저리 통밥만 굴리다가 기회를 놓쳐, 결국 다른 자가 낚아채는 상황을 만들었다.
오 선배는 또 한 번 얕은꾀를 부리다가 소탐대실했다. 그러고는 허겁지겁 나한테 달려와서 경낙 받은 자들을 상대로 협상을 벌여서 싼값으로 매수해달라고 했다.

나는 더 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았지만 기왕에 일을 봐주려면 끝까지 봐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해서 경락 받은 공동 소유자 중 1명과 연락해서 남대문 어딘가로 찾아갔다.
그들과의 대화는 간단했다. 그들은 높은 가격으로 매도하고자 작정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과 몇 차례 대화하면서 서로 중간 지점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일의 진행을 봐오던 오 선배가 그들에게 고의적으로 경낙 받은 사기꾼 놈들이라고 험담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경락 받은 가격 이상은 절대 지급할 수가 없다고 날뛰었다.
나는 그들이 정당하게 경락 받은 투자자들로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하면서,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오 선배는 내 말을 무시하고는 그들과의 협상을 거부했다.

한편의 드라마

그 후에 그들은 법정 지상권 해당 여부 운운하며 건축물을 철거하든지 아니면 토지사용료를 달라는 민사소송을 진행했다. 오 선배 역시 변호사를 선임해서 대응했다. 물론 이쪽으로서는 무조건 불리한 재판이었다. 건물을 철거할 수 없다면 토지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는 입장이었으니 말이다.
결국 다급해진 오 선배가 변호사를 통해 법정화해를 유도했지만, 그것은 내가 합의했던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을 제시 했다.
어쩔 수 없는 오 선배는 울며 겨자 먹기로 그 토지를 매입하였고, 건물과 토지를 자신 것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고생해서 만든 재산을 다 날리고 말았다니….’

장시간 친구에게 얘기를 해주면서도 내 마음은 여전히 쓰라렸다. 나는 지나간 얘기를 다 털어놓고는 씁쓰레한 심정으로 남은 술을 마셨다.
“아하, 마치 한편의 드라마와 같구먼. 임 이사, 자네의 지혜와 노하우가 없었다면 그 오 선배라는 분은 그 빌라를 차지 할 수 없을 뿐 만 아니라, 4억원 이상의 많은 돈을 날릴 뻔했구먼.”
얘기를 다 들은 친구가 새삼 놀랍다며 말했다.
<다음호에 계속>

 

임성학은?

- 대한신용조사 상무이사 역임

- 화진그룹 총괄 관리이사 역임

- 임성학 멘토링컨설팅연구소 소장

- PIA 사설탐정학회·협회 부회장 겸 운영위원

- PIA 동국대·광운대 최고위과정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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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