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사회팀] 늘씬한 몸매, 또렷한 이목구비, 긴 생머리의 청순함과 단아함이 공존하는 모델 임미향은 <슈퍼스타K4>의 티걸로 활약하며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슈퍼스타K4> 예선 당시 남성 심사위원들 뿐 아니라 오디션 참가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고, 말 한마디 없지만 마음을 읽을 수 없는 특유의 표정연기로 시청자들의 이목까지 사로잡은 임미향을 만나 그의 매력을 샅샅이 파헤쳤다.
남상미, 구혜선 등 '얼짱(미모가 뛰어난 사람을 지칭)'이 유행했던 시절, 임미향도 그 '얼짱계'에 발을 들였다. 당시 그는 '마포 3대 얼짱'으로 불리며 또래 친구들의 부러움과 관심을 샀다. 애초 연예계에는 아는 사람도 없고 연예인에 대한 꿈이 있지 않았던 그지만 고등학교 때 여러 차례 길거리 캐스팅을 받으면서 호기심이 생겼다고 한다.
얼짱으로 유명세
“대학 동기들 중에 당시 얼짱 출신들이 꽤 있어요. 대표적으로는 남상미씨에요. 저도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여러 차례 길거리 캐스팅을 받고 지면광고나 방송 모델 일을 하면서 연예인의 꿈을 키웠던 것 같아요. 데뷔는 교보생명 지면광고모델로 시작했고, 롯데리아 CF를 두편 정도 찍으면서 TV광고모델로도 활동하게 됐죠.”
연극영화과에 지원하기 위해 그는 성실히 대입을 준비했다. 그는 샤롯데, 빙그레 등 다양한 모델 선발대회에 참가해 자신만의 매력을 심사위원들 앞에서 당당하게 내보였다. 늘씬한 몸매와 조막만한 얼굴 덕분인지 참가할 때마다 매번 상위권에 들어 입상하곤 했었다. 수상 경력이 혹시나 수시에 도움이 될까 했지만 결국 아무 도움이 안 돼 정시로 당당하게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그는 연기와 모델 일을 병행하며 바쁜 대학시절을 보냈다.
“연기를 할 심산으로 연극영화과에 지원했지만 부득이하게도 아직까지 드라마나 영화에서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요. 다만 모델 일을 오랫동안 해온 터라 뮤직비디오나 TV광고, 화보 등은 정말 자신 있어요. 평소에는 내성적이고 차분한 편인데 좀처럼 긴장하지 않는 것 같아요.”
단아한 매력, 차분한 성격, 인형 같은 외모를 지닌 임미향에게도 콤플렉스가 있다. 그것은 카메라발이 잘 받지 않는다는 것. 처음 그와 대면했을 때도 <슈퍼스타K4> 때와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화면 속에서 그는 통통하고 귀여웠던 반면 실제로 만난 그는 청순하고 가냘픈 매력이 돋보였기 때문.
샤롯데·빙그레 등 모델선발대회서 수상 경력
20년 후 연극치료사로 사람들에게 도움주고파
“솔직히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저와 티걸이 동일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그만큼 화면과 실물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죠. 예전에 빅뱅 뮤직비디오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그땐 제가 봐도 정말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인 것 같아 당시엔 창피해서 가족에게 말도 못했어요.”
데뷔 10년 차에 돌입한 그지만 자신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데는 꽤 오랜 세월을 보내야 했다. 우연한 기회로 <슈퍼스타K4> 오디션에 참가한 임미향은 수천명대 1의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티걸로 낙점됐다.
“당초 티걸 오디션 방영분이 따로 있었는데 한 심사위원의 개인사 때문에 안타깝게도 통편집 됐어요. 오디션 참가자들 중에 연기를 전공한 신인여배우들도 몇 있었지만, 별 다른 대사연기가 필요 없는 티걸은 자연스러운 표정연기와 지나치지 않은 리액션을 보여주는 사람이 제격인 것 같아 보였어요. 저는 평소 제가 해왔던 일을 그대로 보여준 것 밖에 없지만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워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지 않았나 생각해요.(웃음)”
<슈퍼스타K4> 예선을 치를 당시 그는 지역 예선에 모두 동참하며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다. 예선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는 군부대 예선을 꼽았다.
“한여름이라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었어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 자리에 계속 앉아 있어야 했는데, 나중에는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 숨도 잘 안 쉬어지더라고요. 탈진할 뻔 했어요. 지금 하라면 못할 것 같아요.”
이 외에도 <슈퍼스타K4>에 대한 이야기는 그의 입을 통해 속사포처럼 흘러나왔다. 그는 가장 따뜻하게 배려해준 심사위원에 이승철을 꼽았고, 냉정하다고 판단된 심사위원은 의외로 윤건을 꼽았다. 이어 개인적으로 응원했던 오디션 참가자에 홍대광을 지칭하며 그의 순수함과 울면서도 떠나지 않는 웃음이 계속 뇌리 속에 남는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홍대광씨는 정말 순수해요. 그 순수함이 노래에 잘 묻어나오는 것 같고요. 그래서 끝까지 홍대광씨를 응원했었는데 우승 못해서 개인적으로 참 안타까웠어요. 우승자 로이킴씨는 연예인이 아님에도 뒤에서 후광이 비치는 것 같아 멋있더라고요.”
이젠 연기하고파
의류브랜드, 화장품 모델 등 이제는 베테랑 모델이 된 그는 원래 전공했던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특히 롤모델인 전도연이 맡았던 영화 <멋진하루>의 희수 역이 가장 탐난다고 했다.
“성격이 워낙 차분한 편이라 억척스럽고 센 역할, 또는 부잣집 딸 역은 소화하기에 어려움이 좀 따를 것 같아요. 그런데 <멋진하루>의 희수는 일상적인 삶을 사는 평범한 노처녀기 때문에 연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나지 않을까 생각했죠. 그런 소소하고 디테일한 감정을 잘 이끌어내는 전도연 선배님은 가장 존경하는 배우이자 제 롤모델이에요.”
임미향의 훗날 꿈은 연극치료사다. 현재 그는 대학원에서 연극치료를 배우고 있다. 어릴 때부터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줬고, 상담자 역할을 도맡아온 그는 20년 후 연극치료사가 돼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는 어떤 사람이 안 좋은 일을 저지르거나 안 좋은 상황에 국면 했다면 뭐든지 이유가 따를 거라고 생각하고 이해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그 갈등을 연기를 통해 치료하고 싶어요. 대학 때는 연극영화과를 전공했고, 현재는 연극치료를 배우고 있지만 항상 생각해온 것은 ‘배워서 손해 보는 것은 없다’에요. 그래서 지금도 연기와 학업은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