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게임을 지배하는 옷 색깔은?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12.10 11:45:12
  • 댓글 0개

컬러가 우승을 부른다

프로들은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어떠한 준비를 할까? 물론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연습을 하기도 하고 장비를 점검하기도 한다. 특히 실력뿐 만아니라 스타일도 중요시하는 여자 선수에게 패션코디에 대한 준비는 더욱 중요하다.

“라운드 전날 짐을 챙기면서 옷이나 특정 소품 때문에 전쟁을 치를 때도 있죠. 특히 좋아하는 컬러나 디자인, 무늬가 있는데 그 옷을 챙겨오지 않아서 불안한 적도 있었죠.”

현재 KLPGA 상금랭킹 4위에 올라있으며 평소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프로골퍼 양수진의 말이다.

‘컬러궁합’ 맞춰라

왜 그런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컬러궁합’ 때문이다.

“색채 심리학에 따르면 자신의 성향과 맞는 컬러궁합이 있습니다. 컬러궁합이 맞을 때 기량이 더 상승되는 부분도 있고요. 컬러궁합을 맞추면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 그 이상이 발휘될 수도 있습니다. 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보완색으로 단점을 커버할 수도 있습니다.” 컬러컨설팅 김효진 대표의 말이다.


컬러궁합이라는 말이 낯설겠지만 ‘유난히 끌리던’ 느낌을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몸이 허할 때 특정 음식이 생각나고 손이 가는 것처럼 말이다. 일반적으로 컬러는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끼친다. 시각적인 자극을 받으면 망막을 통해 뇌에 전달되면서 다른 감각 기관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차이는 있지만 빨간색을 보게 되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하고 호흡과 맥박이 빨라지는 신체적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좋은 예다. 물론 빨간색은 심리적인 불안이나 흥분을 유도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활기의 대상이기도 하다.

골프는 특히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운동이기 때문에 ‘시각적인 만족’은 골퍼들의 정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라운드 전날 짐을 꾸리면서 특정 컬러를 원하는 것은 바로 불안한 상황을 앞두고 심리적인 안정을 찾기 위한 과정이기도 했던 셈이다. KLPGA 투어인 넵스마스터피스 3라운드의 상위그룹의 선수의 패션 컬러 또한 붉은 계열이 주를 이루었다.

색채 심리학에 따르면 자신감에 가장 큰 영향력을 주는 색은 빨강이다. 빨강은 당당하고 열정적인 면을 지니고 있어 소심하고 주저하는 성향에 도움이 된다. 상대방을 제압하는 컬러는 블랙이다. 모든 컬러를 혼합한 검정은 가장 에너지를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타이거 우즈가 대회 최종일 빨간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를 차려입고 나오는 것은 결국 자신감의 표현이자 상대방의 에너지를 충분히 흡수해 우승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혈액형별로 성격을 구분하듯이 색채심리학에서는 컬러로 개인의 스타일을 가늠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색깔이 곧 경쟁력, 강력함과 눈에 띄는 색상
자신감 큰 영향 주는 색 ‘빨강’ 우즈가 대표적

색채심리학자들은 “빨간색을 놓고 비교해보면 색채심리학에서 빨간색의 성향은 열정적, 진취적이며 외향적이나 내면의 강인함을 지니고 있기도 해 의외로 조용한 성격일 수도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빨간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컬러를 통해 자신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고, 성향이 맞는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특정 컬러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특정 컬러를 찾거나 성향을 아는 것이 컬러궁합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많은 프로 골퍼들은 이미 컬러궁합을 중시하고 있고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미녀 프로골퍼 홍란은 “코디가 제대로 되지 않은 날에는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며 컬러궁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에 LPGA 투어 제이미파 클래식에서 우승한 유소연은 짙은 파랑이나 주황색을 좋아한다. 주황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향은 ‘사교적이고 활발하며 관계를 중요시하고 새로운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짙은 파란색은 ‘완고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하며 보수적인’ 성향을 대변하는 유소연의 이미지에 부합된다.


그녀가 좋아하는 파란색이나 주황색은 서로 ‘보완색’으로 좋은 궁합을 이룬다. 보완색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으로 주황색의 보완색인 파란색은 차분하게 심리를 유지시켜주고 파란색의 보완색인 주황색은 적극성이나 사교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J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안선주는 파란색을 좋아하지만 대회 마지막 날만큼은 타이거 우즈처럼 꼭 빨간색 상의를 입으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한 방법이라고 한다.

붉은 셔츠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트레이드 마크다. 전성기 시절의 우즈가 붉은 셔츠를 입고 최종 라운드에 나서면 다른 경쟁자들은 강렬한 붉은 빛에 압도됐다. 선수들 사이에서 우즈의 붉은 셔츠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우즈는 “붉은 셔츠를 입고 경기하면 왠지 모르게 강렬한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다. 붉은색이 자신감을 불러 온다”고 말하곤 했다.

KLPGA투어 선수들도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의상에 특별한 신경을 쓴다. 지난 8월 셋째 주 넵스마스터피스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9언더파)에 오른 양제윤(LIG)은 강원도 홍천의 힐드로사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최종라운드에 보라색 셔츠를 입고 나왔다. 그는 “어머니가 오늘 보라색 셔츠를 입으라고 추천해 주셨다. 예술에 조예가 깊으신데 보라색이 화려한 예술적 이미지를 풍긴다고 오늘을 우승을 위한 ‘화려한 날’로 만들자고 하셨다. 오늘을 화려한 보랏빛으로 물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양제윤과 함께 챔피언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친 이명환(하이스코)은 형광 핑크색 셔츠를 입고 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형광 핑크색이 밝고 강렬하다. 우승을 향한 강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긴장되기도 하지만 컨디션도, 샷 감도 좋다. 내 자신을 믿고 오늘 최선을 다하겠다. 핑크 셔츠를 입고 꼭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챔피언조의 또 다른 선수인 김다나(우리투자증권)는 우승전략으로 곤색 셔츠를 입고 나왔다. 그는 “챔피언조에서 마지막 날 경기를 하는 건 처음이다. 어렵게 잡은 우승기회인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 차분한 마음을 갖고 경기에 임하자는 뜻에서 짙은 파란색 계열인 곤색을 입고 왔다. 블루 톤 색상의 옷을 입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담긴 사연도 다양

배경은(넵스)은 이날 팬서비스를 위해 빨간색 셔츠를 입었다. 대회가 열리고 있는 힐드로사이 골프장 곳곳에는 대회 스폰서인 넵스 소속 선수들의 실물 크기 모형이 서 있는데, 팬들은 이 모형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등 관심을 드러냈다.

배경은은 “내 모형과 동일한 빨간색 옷을 입고 왔다. 대회 마지막 날인 만큼 응원해주는 팬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입었다. 모형이 아닌 실제 배경은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며 “오늘 빨간색 셔츠를 입고 우승한다면 앞으로 최종 라운드마다 같은색 옷을 입겠다”고 덧붙였다.

자료제공 : <월간골프>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