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입취재] 본지 여기자의 '텐프로 면접' 체험기

“오빠만 믿어, 화류계 스타 만들어줄게”

[일요시사=사회팀] 상위 텐프로(10%). 이는 고급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연예인보다 더 뛰어난 외모와 화술을 갖춘 여성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들은 소위 1%급 고객들을 상대하며 월 1500만∼2000만원에 이르는 거액을 벌어들인다. 일반 회사 임원급과 비교할 정도로 높은 수익이다. 최근 텐프로 아가씨 채용면접 메일이 인터넷상에 떠돌고 있어 <일요시사>가 텐프로 면접 현장을 직접 취재해봤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텐프로’만 쳐도 수십개의 광고들이 줄을 잇는다. 개중에는 텐프로에 관려된 채용정보를 알리는 블로그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는데, 특히 외모에 대한 기준을 꽤 높고 추상적으로 세워놓고 있었다. 모 블로그의 운영자 장모씨가 채용 공지란에 “솜씨 좋은 장인의 얼굴에 빛나는 외모를 갖추신 분, 날 때부터 엘프(요정)족으로 태어나신 분이나 고귀한 혈통을 이어받은 여신급 외모의 소유자만 제게 연락주세요”라는 글귀를 남겼다.

대학 등 스펙본다?
근거 없는 헛소문

본 기자는 국내 ‘텐프로 면접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무작정 장씨의 연락처에 연락을 취했다. 전화통화에서 그는 우선 만나서 사이즈(외모평가)를 잰 후에 상담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며 만남을 요청해왔다.

오후 7시쯤. 역삼동 인근의 한 카페에서 사전에 통화한 장씨를 만날 수 있었다. 장씨는 마치 면접관인 양 오자마자 기자의 외모를 쭉 훑어보더니 “텐프로급은 아닌데 바로 아래단계까지는 가능할 수 있겠다”며 텐프로의 실상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의 말은 우리가 흔히들 알고 있었던 텐프로의 자격조건과 매우 달랐다.

외모는 기본이고 학벌을 포함한 외국어 스펙을 보지 않으냐는 기자의 물음에 그는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소문이 와전된 것”이라며 코웃음을 쳤다. 그의 말에 따르면 텐프로도 타 고급술집 여성들과 다를 바가 없지만 외모에서 풍겨져 나오는 묘한 매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명문대 출신에 지성미를 갖춘 자만이 텐프로의 자격조건에 충족한다는 말은 그저 헛소문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는 이어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약 10여 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상위급부터 나열하면 ‘텐프로-텐카페-하이쩜오-쩜오-클럽-세미-퍼블릭-소프트풀-하드풀-하드코어-노래방·가라오케’ 순으로 이어진다. 이 중 사이즈가 잘 나와 고급 유흥업소에서만 취급할 수 있다는 쩜오 이상은 거의 연예인급이라고 공공연히 불리고 있다.

그는 “쩜오의 외모기준이 일반 연예인이라고 한다면 하이쩜오는 A급 배우 정도는 돼야한다”고 말했다. 하이쩜오 아가씨들은 오히려 텐프로보다 더 예쁜 경우가 많아 유흥업소에서 일하다가 연예인으로 직종을 바꾸는 경우도 파다한데, 이들은 대부분 스폰서를 잡고 연예계에 진출한다고 한다.

불특정 다수 상대로 텐프로 채용면접 홍보 전쟁
‘도화살’로 이어지는 농염한 매력이 신 트렌드

반면 텐카페 이상(텐프로 포함), 즉 텐들은 한마디로 포스가 넘쳐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단지 외모가 다는 아니라는 얘기였다. 텐들 중에서는 자연 미인이 대부분이고 성형을 했더라도 거의 티 안 나게 조금씩 손 본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건 다른 데 있었다.

텐은 사람의 마음을 끄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어야 했다. 이를테면 포스가 넘쳐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의 소유자나 마릴린 먼로와 같은 백치미가 매력인 사람, 묘한 색기가 넘쳐흐르는 사람 등이 텐급에 속하는 여성들이었다.

이야기가 길어지자 장씨는 기자를 이끌고 자신의 가게에서 일하는 언니들(?)을 보여주겠다며 소프트풀 업소로 데리고 갔다. 이 쪽 관계자들은 소위 애프터(2차:성관계)만 취급하는 업소를 소프트풀이라고 부른다. 약 10층에 달하는 건물 전체가 모두 소프트풀이었는데, 로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룸과 ‘매직미러’(밖에서는 보이지만 안에서는 밖이 안 보이는 거울)로 채워져 있었다. 로비에는 건장한 남성들이 고객의 에스코트 역할을 자처하고 있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에 들어선 순간 말로만 듣던 매직미러가 전체 층을 차지하고 있었다.

거울 안에는 겉옷 복부 쪽에 번호표를 붙인 한눈에 봐도 어여쁜 여성들이 나란히 앉아 초이스(고객지명)를 기다리고 있었다. 영업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이른 시간임에도 꽤 많은 남성들이 매직미러 내의 여성들을 훑으며 마음에 드는 여성을 고르고 있었다. 바로 옆에 서있었던 한 남성은 바로 “55번이요!”라고 우렁차게 외치며 여성을 초이스했다. 이후 남성은 어디론가 층을 옮겨갔고, 초이스를 받은 여성은 손님을 맞이하려 매직미러를 빠져나오는 듯 했다.

화류계 경험 없으면
가산점 ‘팍팍’

그때 장씨는 이곳에 너무 오래 머무르면 안 된다며 기자를 다시 로비로 데리고 갔다. 이후 그는 기자에게 적당한 가게를 소개시켜주겠다고 미리 부른 콜(콜택시와 비슷한 개념)에 태워 장소를 옮겼다. 콜의 운전기사는 자신의 명함이라며 회사명과 휴대폰 번호만 찍힌 명함을 기자에게 건넸다.

그들은 “경기가 좋지 않아 텐프로 시장이 예전만치 못하다” “이왕 할 거면 월 1000만원 가까이 벌 생각으로 하는 게 후회 없지” 등의 대화를 오가며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모 텐카페 앞에 차를 세웠다. 텐카페 앞 역시 천막 내에 건장한 남성들이 즐비해 있었고, 신분확인 후 외부인들을 들여보냈다. 장씨는 이번에 새로 개업한 전무의 업소라며 면접 후 궁금한 것은 모두 그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전무라고 불리는 이모씨는 기자와 장씨를 상냥하게 맞이하며 한 방으로 안내했다.

장씨는 이씨에게 텐 일에 관심 있는 언니라며 기자를 소개했다. 이씨 또한 기자를 훑어보며 “키가 몇이에요?” “몸무게 50kg은 안 되죠?” 등 신체검사를 하듯 꼬치꼬치 캐물었다. 간단히 신체정보 입수 후 그는 텐프로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벌어들이는 수익은 어떤지, 현재 텐프로 시장의 상황은 어떤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등급별로 나뉘는데, 등급별로 하는 일이 각기 다르다고 한다.

손님에게 술 따르고, 대화하는 것은 같지만 상대하는 손님의 등급부터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텐급이 상대하는 손님들은 대부분 기업인이나 부모 잘 둔 덕에 능력 없이 술집을 전전하며 돈을 쓰는 졸부들이라고 했다. 고위층 인사들도 들르지만 자주 오는 편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엔 본업 존중
“야간에만 뛰어라”

텐프로와 텐카페 여성들의 장점은 타 유흥종사자와는 달리 신체접촉 없이 상위 1%대 손님들과 술 마시고 대화정도만 해줘도 하루 70만∼100만원까지는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출근수당으로 40만원은 받고 하루 일을 본다. 40만원은 텐 정도면 하루 평균 4테이블은 볼 수 있다는 전제하에 기본으로 매긴 수당이다. 물론 손님의 초이스가 많은 여성일 경우에 한한다. 텐프로 중에서도 에이스는 애프터 없이 테이블만 돌고도 한 달에 1500만원에서 2000만원에 달하는 수익을 벌어들인다고 한다.

또한 테이블 당 매겨진 수당 10만원과 손님이 주는 팁 또는 애프터 합의금 등은 개인이 챙긴다. 그 부분은 업소 내 그 누구도 관여할 사항이 아니기 때문. 그래서 이들 중 스폰서를 잘 잡아 팔자 고친 케이스는 고객으로부터 강남의 오피스텔과 외제차, 수백만원에 달하는 용돈 등을 협찬 받으며 살아간다고 한다. 

텐급 여성들은 앞서 본 여성들과는 달리 매직미러 안에 들어가 있지 않고, 새끼마담이 새로 온 아가씨나 에이스 등 한눈에 보기에도 괜찮은 여성들을 손님 앞에 나란히 세워놓으면 손님들이 직접 초이스 하는 방식을 쓰는 듯 했다. 제일 인기 있는 타입은 매력 넘치는 외모에 장단 잘 맞춰주고 애교가 많은 여성이지만 이보다 새로 온 아가씨가 차지한다고 한다.

더욱이 이 쪽 세계에 한 번도 발을 담그지 않았던 여성이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라고 말한다. 이씨는 “손님들은 처음부터 새로 온 여성에게 호기심을 갖고 무작정 초이스한다”며 “예전부터 유흥업소 손님들은 진한 화장보단 화장기 없는 청순한 외모의 여성을 선호해왔다. 거기에 순수함까지 더해진다면 손님은 여성의 매력에 쉽게 빠지게 되고, 지속적으로 그 여성을 초이스하려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장은 지금처럼 옅게 하고 헤어만 조금 다듬으면 바로 일할 수 있겠다”는 이씨의 말에 “기자는 주간에 본업을 하고 있어 당장은 힘들다”고 받아쳤다. 그러자 동행했던 장씨는 “이 정도급 현관문에 통과할 정도면 클래스다. 처음 면접 본 것 치고는 정말 대단한 것”이라며 바람을 불어넣었다.

외모 등급별 업소 달라…콜 불러 면접장소 이동 
테이블만 돌고 월 2000만원 수익…2차는 보너스

지속적으로 제안을 거절하자 이씨는 “현재 아가씨들 중 일부는 낮에 본업에 충실하고 가끔 아르바이트로 텐 일을 하기도 한다”고 설득했다.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하루 6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50만원 이상은 거뜬히 벌 수 있으니 아르바이트로 이 일을 택한다고 한다.

요즘은 업소에서도 술은 눈치껏 조절하라며 강요하지 않고 여성 종사자들을 많이 배려해주는 추세기 때문에 여대생을 비롯한 일반 회사원들도 선입견 없이 이 바닥에 발을 들인다고 전해진다. 이씨는 “단 간혹 짓궂은 손님들이 술에 취해 과도한 신체접촉을 시도하거나 인격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어 이 점은 어느 정도 감수하고 일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텐프로에 들어가려면 유흥가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다양한 손님을 상대해 봐야한다고 전했다. 과거 성행하던 텐프로 시장은 현재 많이 죽고, 강남에 위치한 수백개의 유흥업소 중 진짜 텐프로만 취급하는 업소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텐급으로 진출하려고 화류계에서도 일반 샐러리맨 못지않게 업소 종사자들끼리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단시간에 고수익을 보장하는 직업이지만 그만큼 위험한 직업이 바로 텐프로다. 손쉽게 번 돈인 만큼 씀씀이가 커질 수밖에 없어 업소로부터 마이킹(유흥업소대출)을 지급받는다는 것. 그러나 이 마이킹은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는 무서운 시스템이다. 한 번 마이킹을 받고나면 빚에 빚을 낳아 결국엔 터무니없이 부푼 돈을 메꾸기에만 급급해져 화류계를 떠나고 싶어도 빚을 갚기 전까지 떠날 수 없기 때문.

고액 버는 만큼
“위험하다” 충고

텐프로의 실상을 거짓 없이 공개한 이씨는 면접 막바지에서 “절대 빚의 노예가 되면 안 된다. 현재 등록금조차 낼 수 없는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거나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으면 처음부터 화류계에 발을 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며 “도박과 마약보다 끊기 힘든 일이다. 그러나 알고도 다시 찾는 게 이 바닥이다”라고 충고했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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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 여사에게 공적 사안마다 조언해 주는 무속 인물 7~8명이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건진법사, 천공 등이 아닌 명리학자 류모씨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도 김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과 관련해 여러 차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언했으나 컨트롤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이 사주를 보거나 점을 보는 건 욕먹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부인이 공적 사안에 대해 무속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대통령실과 윤석열 캠프 출신 복수의 여권 인사들은 과거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에 대해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지금은 다르다. 터질 게 터졌다며 한숨부터 나오고 있다. 위기 상황 의지 지속 서울 강남구 광평로 한 빌딩서 H 학술원을 운영하는 류모 원장은 대구·경북 지역서 활동해 왔다. 대중 강연과 지역 일간지 기고, 언론사와 보수 유튜버 등에도 출연해 정치인들의 사주풀이 등으로 활발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안철수 대선후보 사퇴’ 등을 예측해 정치권에서는 나름 알려진 인물이다. 류 원장에게 먼저 연락을 취한 건 김 여사다. 류 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주를 예측하면서 본인의 자택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초대하게 된 것이다. 류 원장은 김 여사와 5번 이상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은 김 여사가 류 원장에게 자동으로 삭제되는 타이머가 설정된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해 질문하면 이에 답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류 원장은 지난 2020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빚던 갈등에 대해 김 여사에게 “천운이 좋으니까 살아난다”고 답했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직후에 대선에 출마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당연히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 여사가 이준석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하길래 ‘하극상을 벌일 사람’이지만 슬슬 달래서 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류 원장은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는 “지난해 12월에는 김 여사가 ‘저 감옥 가나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은둔하면 된다. 당신도 많이 깨달아야 한다. 제발 좀 나서지 마라. 위기인 것은 분명하나 아직 기운이 좋아 (감옥에)가지는 않는다고 충고했다”고 했다. 윤 당선 예측하자 아크로비스타로 류 초대 정치적 위기마다 5번 텔레그램 상담 진행 당시 김 여사에게는 악재가 잇따라 터졌다. 지난해 11월27일 <서울의소리> 보도를 통해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 명품백을 받는 영상이 공개됐고, 보름 뒤인 12월14일에는 <뉴스타파>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가 직접 증권사 직원과 통화해 주문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류 원장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실제로 김 여사는 이후 153일 동안 공식 활동을 자제했다. 류 원장은 “나 말고도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분야별로 7~8명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여권 인사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일반 사람들이 강남이나 종로서 사주나 전생운을 보듯이 김 여사도 가볍게 보는 거라고 여겨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줄 알았다. 3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며 “터질 게 터지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이 결정해야 할 일을 김 여사가 개입해 ‘누구한테 들었는데 그건 이렇게 해야 한다더라’라고 말하는 과정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대통령실 직원 이력서를 김 여사가 본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력서를 봤다면 조처해야 하는 문제고 무당을 통해 그 이력서의 인물이 어떤지 평가한다는 풍문까지 있다”며 “영부인이 설마 인사에 개입했겠느냐며 넘겼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합리적 의심이 가시질 않는다”고 말했다. 류 원장 이전 무속 논란의 진앙지는 건진법사 전모씨라고 할 수 있다. 전씨는 윤석열 캠프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다. 전씨의 딸은 지난 2013년부터 코바나컨텐츠 행사를 담당했고 2년 뒤 한 화장품회사의 대표를 역임했다. 중국 진출을 염두에 뒀던 이 회사는 한한령과 코로나19 등 상황 악화로 2017년을 전후로 사업을 철수했다. 미국유학생 출신인 전씨의 처남 김모씨는 네트워크본부 활동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본인과 가족이 함께 대선 캠프서 일한다는 것은 캠프 내 실세의 지시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무속의 진앙지 전씨의 무속 활동에는 산 채로 소가죽을 찢는 행사로 물의를 빚은 지난 2018년 수륙대제 및 국태민안 대동굿 등불교 축제가 있다. 이 행사에 대한 항의 게시물을 보면 대한불교종정협의회, 한국불교일광조계종과 함께 연민복지재단과 전씨의 딸이 대표로 있는 화장품 회사가 공동으로 행사를 주최했다. 전씨 외에도 김모 교수와 대통령실에 들어간 지인 자녀·친인척들이 차례차례 논란이 됐다. 황 회장 아들 황모씨(시민사회수석실 5급 행정관)에 이어 같은 지역 전기공사업자 우모씨의 아들(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 현재 퇴사)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에 윤 대통령 외가 쪽 6촌의 대통령실 근무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윤 대통령 외가 6촌으로 삼성 출신인 최모씨는 선대위 회계팀장을 지냈고 대통령 부속실 선임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씨의 제자로 지난 대선 당시 코바나컨텐츠에 상주하다 ‘김건희 목덜미 영상’으로 알려진 역술인 심모 박사는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폭로한 ‘김건희 녹취록’서 등장한다. 그는 이 기자와의 연락서 자신이 황씨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대선 전 불거진 네트워크본부 논란으로 인해 축출됐다. 전씨는 서울 용산구의 한 모처서 지난 2022년 6월까지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들과 자주 소통해 왔으나 이후 강남서 늦은 저녁에만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 중 이른바 ‘MB 라인’으로 분류되는 정치권 관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낙원동 쪽에 MB 청와대 인사들이 사무실을 차렸다. 인수위 네트워크 본부 출신 40여명이 들어가 있을 때부터 알려진 얘기”라며 “김 여사와 연락이 끊기면서 ‘MB 라인’ 인사들과만 소통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 원장 외에도… 김 여사와 전씨의 사이가 틀어진 이유는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의 읍소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YS계로 알려진 N씨가 전씨와 같이 활동하면서 이권과 인사청탁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소위 ‘지라시’로 돈 데 이어 정치권에서는 전씨와 N씨의 불화설까지 들렸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인사는 “서울 한 건설사에서 마련한 땅 임대료를 두고 둘이 싸웠다. 특히 지방선거 시즌 강남구청장 선거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인사가 두 사람을 믿고 경쟁하다가 제3자가 공천을 받았다는 뒷말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전씨의 영향력이 가라앉자 ‘MB계’ 국민의힘 중진들이 N씨에게 줄을 섰다는 얘기는 2년 전에 언급됐다. 특히 그가 특정 지역 인맥을 활용해 경찰 인사에 개입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른바 ‘왕따’가 된 전씨는 지난해까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이용해 세무조사나 인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전씨로부터 청탁을 받았단 고위 공직자의 이름까지 떠돌았다. 전씨가 고위 공무원을 상대로 한 중견기업 세무조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은 전씨 외에도 김 여사에게 조언하는 무속인이 더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굿당의 당주이자 70대 할머니인 A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 여사는 A씨로부터 자신과 어머니이자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구속 위기에 있을 때 여러 차례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약 10년 전부터 김 여사와 알고 지냈다. 소위 ‘무정 스님’으로 알려진 심모씨와도 밀접한 관계가 형성된 인물이다. 심씨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결혼을 주선한 장본인이며 윤 대통령에게 ‘검사’ 직업까지 지정해준 멘토였다. 원주 굿당 당주 ‘영빨’로 김 측근 관리? 측근 주장 대부분 이권 개입·청탁 의혹 연루 심씨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개인 일정표가 공개되면서다. 지난 2011년 8월 등이 포함된 일정표에 심씨는 ‘무정 스님’이란 호칭으로 여러 차례 등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는 “2년 전 캠프서 전씨 말고도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이권을 차지하려던 인물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때 A씨가 김 여사에게 ‘걔는 영빨이 부족해서 안 된다’며 여러 차례 물갈이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인사도 “어머니인 최씨가 2021년 7월에 구속되기 전 김 여사가 명태균씨를 비롯한 A씨로부터 조언을 여러 번 구했다. 어떻게 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등 상당히 많이 의지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명씨가 최근까지 김 여사와 소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위 ‘영빨’로 김 여사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명씨의 지인은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서 “지금 당선인(윤 대통령)이 아예, 진짜, 완전히 광화문 그쪽으로 (이전)할 모양인가 보네”라고 물었고 명씨는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건희 여사에게)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청와대 이전을 위한 대통령 집무실 후보로 광화문 정부청사를 거론한 바 있는데, 명씨 본인이 김 여사에게 대통령 집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조언했다는 주장이다. 명씨는 지인과의 대화서 김 여사에게 ‘무속적인 조언’을 했다고 밝히기도 한다. 명씨는 “내가(김 여사에게) 뭐라 했는지 알아요”라며 “본인이 영부인 사주가 들어앉았고, 그 밑에 대통령 사주가 안 들어왔는데”라고 했다. 명씨는 “내가 3월9일이라서 당선된다고 그랬다.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이(되고),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감으로 승부수? 명씨는 또 “내가 이랬잖아.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니까”라며 청와대 기운이 좋지 않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해당 대화서 명씨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광화문 사무실 15층서 청와대를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