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통한 마케팅에 주력하는 업종?

<남>금융·IT·레저업종 <여> 식음료·주류

미국 투어에서 가장 활발하게 골프대회를 후원하는 업종은 남자는 금융과 정보기술(IT), 레저 업종이고 여자는 식음료 및 주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골프대회 최대 후원자였던 자동차 업종은 잇따라 대회를 취소하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애초 우려와는 달리 스폰서들의 적극적인 개최의지로 코리안투어는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PGA·LPGA 금융·IT 여전히 큰손, ‘車 빅3’ 중 GM만 명맥
KPGA·KLPGA 후원자들 적극 개최의지로 코리안투어 ‘화창’
금융업계가 최대 스폰서, 2008 대비 2개 대회 추가
식음료, 주류 등 식품관련 회사 최대 스폰서 활동

올 PGA 투어는 지난해 대회를 열었던 10개의 금융 관련 회사들이 올해도 모두 후원자로 나섰다. 여기에 스페인 은행인 ‘방코 파퓰라’와 ‘캐나다 로열은행’이 가세해 각각 푸에르토리코오픈, 캐나디안오픈을 주최키로 하는 등 2개 대회가 추가됐다. 총 46개 대회 가운데 12개 대회를 금융 관련 회사들이 후원하는 셈이다.

IT업종은 8개 대회 가운데 1개 대회가 사라졌다. 3개 대회를 열었던 AT&T는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과 ‘AT&T 내셔널’ 등 2개 대회만 열기로 하고 ‘AT&T 클래식’을 접었다. 바이런 넬슨 클래식을 후원했던 EDS도 포기했으나 휴렛팩커드(HP)가 그 자리를 메웠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보인 업종은 자동차다. 자동차는 2006년만 해도 11개 대회를 후원할 정도로 막강한 자금력을 자랑했으나 최근 경제난으로 줄줄이 대회 후원을 취소했다. 크라이슬러는 한때 크라이슬러 챔피언십, 봅호프크라이슬러 클래식, 투산크라이슬러 클래식, 그린스보로크라이슬러 클래식 4개 대회를 후원하는 등 투어 내 최대 ‘돈줄’이었다.

하지만 매년 대회를 축소하다가 지난해 봅호프크라이슬러 클래식만 유지하며 명맥을 이어 왔으나 그마저도 올해 포기했다.
그동안 PGA투어를 후원해 왔던 자동차회사 가운데 닛산(닛산오픈), 포드(포드챔피언십)에 이어 크라이슬러마저 대회 막을 내리면서 미국 자동차 ‘빅3’ 가운데 남은 곳은 제너럴모터스(GM)뿐이다. GM은 뷰익인비테이셔널과 뷰익오픈 2개 대회를 연다.

미 PGA 투어
금융사 12개 대회 후원

업종별 후원 순위에서도 금융, IT, 레저 업종에 이어 4위로 밀리고 말았다. 이외에 운송회사 PODS가 PODS 챔피언십을 취소했고 칠드런스 미라클 클래식을 후원했던 월마트도 철수했다.
타이틀 스폰서가 빈자리는 윈덤호텔&리조트 등 레저회사들로 채워졌다. 새롭게 등장한 업종은 안경 렌즈 관련 회사인 트랜지션으로 ‘트랜지션 챔피언십’을 올해 처음 치른다.

미 LPGA 투어의 경우 2개 대회를 개최하던 식품 유통체인 세이프웨이가 ‘세이프웨이 인비테이셔널’을 포기하고 ‘세이프웨이 클래식’만 개최키로 해 9개 대회에서 1개 대회가 줄어들었다. 크래프트, 맥도날드, 웨그먼스, 에비앙, 미켈롭, 코로나 등은 올해도 변함없이 대회를 후원키로 했다.
레저업종도 종전 6개 대회 가운데 올해는 절반인 3개 대회로 축소했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긴(Ginn)은 긴 트리뷰트를 취소했고 긴 오픈은 개최할 예정이나 상금 규모를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하와이에서 열렸던 필즈오픈이 사라졌고 존 Q 해먼스 호텔이 운영했던 셈그룹 챔피언십도 취소됐다. 또 우승 상금 100만 달러를 내걸었던 시즌 최종전 ADT챔피언십이 없어지는 등 지난해보다 5개 대회가 줄어 어려운 시즌을 보내게 됐다.
한국프로골프협회는 오는 4월2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한중투어 KEB 인비테이셔널 1차 대회(총상금 4억원) 시즌 개막전을 비롯해 11월 초 SBS하나투어챔피언십(총상금 3억원)까지 18개 대회 일정을 12일 발표했다. 지난해 19개였던 대회는 올해 1개 줄어들었고 총상금도 작년 83억원에서 80억원으로 감소했다.

코오롱-하나은행 한국오픈이 총상금 10억원으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장 상금 액수가 큰 대회가 됐고 신한동해오픈(총상금 7억원), Gs칼텍스 매경오픈과 SK텔레콤오픈, SBS삼성베네스트오픈(이상 총상금 6억원)이 그다음 규모로 치러진다. 지난해 창설된 한중투어 KEB 인비테이셔널은 중국과 국내(9월)에서 두 차례 개최될 예정이다.

한국프로골프 투어
18개 대회 총 80억원

KPGA는 유럽프로골프투어와 공동으로 4월23일부터 나흘간 제주 핀크스골프장에서 발렌타인 챔피언십(총 36억원)을 개최한다. 그러나 이 대회에는 KPGA 소속 선수가 25명만 출전하기 때문에 이 대회에서 딴 상금도 KPGA 투어 순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런 사항을 생각하면 힘든 여건 속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인 셈이다.
KPGA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의 여파로 국내 골프 대회가 많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후원자들의 적극적인 개최 의지로 올해도 변함없이 코리안투어는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후원자 교체는 있어도
규모 축소는 없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사정도 KPGA와 다르지 않다. 지난 1월20일 KB국민은행(은행장 강정원)과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회장 홍석규)는 2011년까지 3년간 ‘KB국민은행 스타투어’의 개최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KB국민은행 강정원 은행장은 “지난 3년간 ‘KB국민은행 스타투어’는 지역사회를 비롯한 많은 분의 성원으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으며, 한국여자프로골프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LPGA 홍석규 회장은 “국내 여자프로골프의 발전과 저변 확대에 앞장서온 KB국민은행과 계약을 체결하게 되어 기쁘다. ‘KB 국민은행 스타투어’가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협회 임직원들은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적 경제불황 하에서도 후원자의 교체가 있을지언정 규모가 축소된다거나 투어의 존립을 위험하게 할 만한 사건은 보이지 않는다. 이는 기업들의 골프에 대한 가치 판단과 이 시대 마케팅에서 골프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말 없는 답변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