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재>'분쟁조정의 달인' 임성학의 실타래를 풀어라(47)

정해진 일은 돌이킬수 없도록 해라

컨설팅전문가인 임성학 멘토링컨설팅연구소 소장은 자타가 공인한 ‘분쟁조정의 달인’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침서 <실타래를 풀어라>를 펴냈다. 책은 성공이 아닌 문제를 극복해 내는 과정의 13가지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담았다. 복잡하게 뒤엉키는 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기 위해 책을 펴냈다는 임 소장. 그의 숨은 비결을 <일요시사>가 단독 연재한다.

사소한 도덕심과 인정에 얽매이지 말라
사람은 진실에 우선하는 게 본능적

“제 생각은 이겁니다. 첫째, 사람이란 순간적이고 엉겁결에 나타나는 반응은 진실에 우선하는 것이 본능적이라고 봅니다. 당사자들이 깊이 생각하기 전에 빨리 입증할 서류를 받아야만 합니다. 다시 말해서, 장인어른에게 큰동서의 요청을 받고 장인명의로 등기해놓았다가 다시 그 동서의 사촌 처 명의로 옮겨 놓았다는 사실에 대해, 사실 확인서를 받아 놓아야 한다는 겁니다. 아마 이 부분은 최 사장님보다 사모님께서 하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둘째로, 그 동서부부가 장인어른에게 있는 명의를, 다시 현재의 명의인 앞으로 옮겨놓아야 하겠다고 요청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 즉 가족들에게도 ‘육하원칙’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에 근거해 사실 확인서를 작성해 받아 두어야 합니다.

냉정을 유지하라

이는 되도록이면 장인어른께 먼저 사실 확인서를 받은 다음에 다른 가족에게 시도함이 좋을 듯합니다. 병법에도 ‘상옥 추제’ 즉 어차피 정해진 일이라면 기정사실화 시켜 돌이킬 수 없도록 하라는 계책이 있습니다. 장인어른께서 작성할 사실 확인서 내용 중에 문제의 부동산을 실제 소유주이자 사위인 큰동서의 요청에 의해 장인 명의로 명의신탁 해두었다가 다시 사위인 큰동서 부부의 요청으로 사위의 사촌 남동생 처 명의로 이전해 갔다는 사실 확인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그 명의 이전한 이유를 알고 있는 가족들에게 작성된 확인서 서류를 보여주면서 그 사실에 대해 확인서를 작성해 달라고 요청하면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보입니다. 그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을 감추어 최 사장님 부부와 사이가 나빠지면서까지 큰동서 부부를 두둔할 필요가 없으니 마지못해서라도 작성해 줄 것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셋째, 사실 확인서 내용을 가능하다면 여러 사람들에게 받도록 하십시오. 많은 사람이 확인해 줄수록 유리하니까요.
마지막으로, 사실 확인서 작성을 거부할 경우를 대비해서 대화내용을 먼저 녹음 한 후 사실 확인서 작성을 시도하십시오. 비인간적인 생각이 들긴 하지만, 지금 양심 운운할 입장은 아닌 처지라고 생각되기에 하는 말입니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숙연히 듣고 있던 최 사장이 이제 뭔가 희망의 빛이 보이는 듯 얼굴에 생기가 돌고 있었다. 그러다가 잠깐 뭔가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이사님! 제 장인어른께서 고령으로 병환중이신데 사실 확인서를 받을 수 있을지 염려가 되긴 합니다.”
“물론 그렇기도 하겠지요. 그러나 장인어른께서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할 기능이 마비 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뭐 다른 일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간단한 확인서에 서명날인을 받는 것뿐인데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문제해결을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면 사소한 도덕심이나 인정에 얽매지 말아야합니다. 때로 조금은 냉정할 필요가 있겠지요. 최 사장님께서 인정에 이끌리다가 결국은 오늘과 같은 일을 당한 것이 아닙니까?”
“맞습니다. 그때, 그놈의 인정만 아니면 제가 이렇게 고통을 받지 않았을 테지요.”

“그러니 냉철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의해야 할 것은 확인해줄 상대방에게 미리 통보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확인서 작성에 대해 사전에 통보를 하고 방문하게 되면 상대방이 부담을 느끼거나 혹은 제삼자가 개입하여 초를 칠 염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리 작성한 확인서를 가지고 가서 주민번호, 서명, 날인이나 사인만 받도록 해야 수월합니다. 내용까지 작성하면서 시간을 끌다보면 마음이 변해서 기회를 놓칠 수도 있으니까요.”
“알겠습니다. 확인서를 모두 받은 후 어떻게 하면 됩니까?”

“그 다음엔 곧바로 법무사나 변호사 사무실로 달려가 처분금지 가처분신청 등의 조치를 취한 후 본안소송에 돌입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큰동서 입장으로서는 재판에서 승패소를 고민 할 것이고, 자신이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아마 이해타산이 밝은 큰동서 입장으로서는 어떠한 합의점을 들고 나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래도 해결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변호사를 선임하여 사해행위 취소관련 민사재판을 해야겠지요.”
“워낙 지독한 독종들이라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지만, 일단은 뭔가 일이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가 해결의 실마리를 느꼈는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말씀 드리자면, 전화로 미리 확인서 작성 건으로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달해서 상대방이 사전에 방어할 기회를 주어서는 안 됩니다. 그 사실이 큰동서 부부 귀에 들어간다면 그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장인어른이나 다른 가족들에게 죽기 살기로 달려들며 방해를 한다면 그분들은 얼마나 입장이 곤란하겠습니까? 무엇보다 염려되는 것은, 다른 사람을 동원해 가등기나 가압류, 근저당권을 설정해 놓거나 헐값이라도 제삼자에게 팔아치운다면 영영 해결하기가 곤란하지요. 기회는 단 한번뿐입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

“최 선배님! 이 친구의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임 이사, 자네의 말을 듣고 보니 나라도 그렇게 방해를 받는다면 가족입장으로서 곤란한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
진 사장이 공감한다는 듯 내 말에 동의하며 나섰다. 최 사장 역시 진 사장의 말이 수긍된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리며 자신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물론입니다.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되지요. 저희 부부가 얼마나 고통을 당했으면이혼 법정까지 갔다가 돌아왔겠습니까? 그 일로 인해 제 집사람은 화병이 들어 지금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병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규모는 작지만 그래도 사업을 하는 사람인데, 신용불량자가 되니 어디서도 돈을 구할 데가 없지 않습니까? 말도 마십시오. 환장할 지경입니다.”

그는 지금까지 당한 일들이 너무나 억울한지 감정에 사로잡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만일 내가 허물없는 사이였다면 울기라도 할 태도였다.
“더 궁금한 사항이 있습니까?”
“아, 없습니다. 이사님,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만 있었지 막상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가 부족했나 봅니다. 그리고 마땅히 해결할 방안을 찾지 못한 게 제 실책이었습니다. 이렇게 가까이 전문가를 두고도 말입니다.”
최 사장의 자책 섞인 말을 진 사장이 받아서 한 마디 했다.

“그 큰 덩치에 그것하나 해결 못하고 끙끙거리고 있었단 말입니까? 진즉에 나한테 말했다면 그렇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나 같으면 당장에 찾아가 그냥….”
그러면서 진 사장이 주먹을 불끈 쥐고 허공에 휘둘렀다. 그런 그에게 내가 만류하는 시늉을 했다.
<다음호에 계속>

임성학은?

- 대한신용조사 상무이사 역임

- 화진그룹 총괄 관리이사 역임

- 임성학 멘토링컨설팅연구소 소장

- PIA 사설탐정학회·협회 부회장 겸 운영위원

- PIA 동국대·광운대 최고위과정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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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