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1500호 특집기획> 한눈에 보는 김건희 8가지 의혹 총정리 ⑧사진 속 수상한 행보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10.07 13:28:06
  • 호수 1500호
  • 댓글 0개

영부인과 통치자 ‘헷갈리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야권이 ‘탄핵 빌드업’을 본격화하면서 김건희 여사를 정조준했다. 그간 김 여사의 정치 행보가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국정개입 의혹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가방 수수 등 숱한 논란 속에서 ‘백의종군’을 자처한 걸까? 카메라에 잡힌 김 여사의 모습은 낯 뜨겁기까지 하다. 

야당 단독으로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을 놓고 여당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여당 지지율 동반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김 여사 관련 논란이 지목되면서다. 22대 들어선 여당 내부도 싸늘하다는 후문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부적절한 처신이었고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같은 당 이상민 전 의원도 “여러 대외적 행보를 자중할 필요가 있다”며 거들었다. 

가만 있으면 
반이라도···

어수선한 집안 분위기를 조성한 김 여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마포대교에 올랐다. 그는 지난달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119특수구조단 뚝섬수난구조대, 한강경찰대 망원치안센터, 용강지구대를 각각 방문해 현장 근무자를 격려하고 갔다.

당시 김 여사는 근무자들과 만난 자리서 “여기 계신 분들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문제를 가장 잘 아는 현장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난 2020년 2월 한강에 투신한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고 유재국 경위를 언급하면서 “유 경위를 통해 많은 국민께서 여러분의 노고와 살신성인의 모습을 알게 되셨다”며 “여러분이 존재해 주시는 것만으로 국가의 기본이 튼튼해진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남을 구한다는 생각에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수가 있는데 본인의 정신건강 관리도 잘 신경 쓰셔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는 올해 6월 ‘회복과 위로를 위한 대화’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관련 문제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고 설명했다.

누굴 위한 회복과 위로를 운운했을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소외계층이나 힘든 일을 하는 공무원들을 찾아 격려하는 일은 역대 모든 영부인이 해왔던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의 언행과 대통령실서 배포한 사진 등만 봐도 통치자를 방불케 했다는 점이다.

CCTV 관제실을 찾은 김 여사는 “관제센터가 가장 중요한 곳 중 하나”라며 “항상 주의를 기울여 선제적으로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순찰 인력과 함께 마포대교를 가보고는 “자살 예방을 위해 난간을 높이는 등 ‘조치’를 했지만, 현장에 와보니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며 “한강대교의 사례처럼 구조물 설치 등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월권행위에 가까운 모습이다.

적절치 못한 타이밍
참을 수 없는 화려함

말투가 아닌 행동서도 드러났다. 사진 속 대원들 앞에서 손짓으로 뭔가를 설명하고 지시하는 듯한 모습은 서툴지만, 의도가 다분해 보였다. 일부 언론에서는 당시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 국민권익위, 검찰, 수사심의위의 ‘무혐의’ 판정을 받자, 보란 듯 족쇄를 벗고 정치력을 과시하고 있다는 것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자신이 연루된 명품백 수수 사건의 종결 처리에 괴로워하던 권익위 국장의 죽음을 국민들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특검 받을 자신이나 반박할 입장이 없다면 최소한 눈치라도 있어야 한다.

지난 3월부터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를 맡은 A씨는 지난 8월8일 세종시의 한 아파트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신고 사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의 헬기 전원 신고 사건,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 신고 사건 등 민감한 정치적 사안의 실무 조사 총책임자로 일했다.

이 과정서 고인은 부패방지업무를 소신대로 처리할 수 없는 환경서의 괴로움을 주위에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신고 사건을 ‘종결’ 처리한 다음에도 주위에 “괴롭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떠난 지 한 달여 만에 김 여사가 마포대교서 ‘자살 예방’ 전도사가 되고 싶다는 뉴스를 접한 유가족의 마음은 어땠을까? 단언컨대 김 여사의 행동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과시하기 위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는 행동이다. 민주당 대변인은 “‘자살 예방’ 전도사가 되고 싶다는 김건희 여사님, 권익위 국장의 억울한 죽음부터 해결하시라”고 질타했다. 

민망함은 
국민의 몫

예나 지금이나 김 여사의 ‘눈치’ 없는 행보는 일관된 모습이다. 전시 기획 업체 ‘코바나컨텐츠’의 대표이기도 한 그의 정치 행보는 모범적 이미지보단 화려한 가십거리로 기억됐다. 타이밍은 늘 적절치 못하고 자유롭다. ‘일그러진 진주’라는 포르투갈 원어 ‘바로코(Barroco)’서 유래한 ‘바로크하다’는 표현을 연상케 한다.

이는 조화와 논리보단 우연과 자유분방함, 기괴한 양상 등이 강조된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 양식을 뜻한다. 대한민국 역사에 전무후무한 영부인의 문화 혁신시대라 포장할 수도 있겠다. 

지난 8월9일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통해 김 여사 비공개 출장 검찰조사 특혜 논란에 대해 부인하고 나섰던 날도 정치적 행보는 이어졌다. 당시 김 여사는 쪽방촌 봉사를 조직한 ‘행복나눔봉사회’ 블로그에 올라간 쪽방촌 봉사 사진 속에 포착됐다.

해당 블로그는 사진과 함께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한낮의 서울역 쪽방촌서 4시간가량 봉사했는데, 김 여사는 땀이 이마를 적시는 와중에도 표정은 밝았다”며 “서툴지만 성실히 벽지를 붙이는 김 여사 모습에 주민들이 흐뭇해했고, 의미 있는 울림을 줬다”는 내용을 적었다.

일부 매체 기자들이 기사화하자 대통령실은 뒤늦게 “김 여사가 1365 자원봉사포털을 통해 일반 국민과 똑같은 절차를 거쳐 성사된 개인적 봉사로, 최소한의 수행원만 동행했다”고 밝히면서 타 매체의 추가 후속 보도로 이어졌다.

일부 매체에선 “쪽방촌 방문을 ‘빈곤 포르노’라며 손가락질한 경우도 있었지만, 봉사 내용 자체보다 김 여사의 ‘민생 행보’를 노출한 시기와 방법이 이런 부정적 여론에 더 영향을 끼친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목적이 다분한 보여주기식 행보가 국민적 반감을 불러일으켰다는 뜻이다.

또, 이날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서 제2부속실 설치와 관련해 “마땅한 장소가 없다. 청와대만 해도 배우자 쓰는 공간이 널찍한데 용산은 그런 공간이 없다”고 변명해 지지자들마저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이 와중에 김 여사의 쪽방촌 봉사 사진이 튀어나왔으니 “언론플레이로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는 것이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지친 국힘
침묵 상책?

김 여사는 불리한 여론을 종식시키기 위한 공식 입장 표명 대신 ‘우연히 어딘가서 찍힌 사진’ 같은 언론 노출을 반복했다. ‘시청역 참사’ 추모 공간에 쪼그려 앉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모습은 이른바 ‘목격담 정치’로 해석됐다.

지난 7월3일 밤 커뮤니티에는 김 여사가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현장 주변 국화꽃이 쌓인 추모 공간을 찾아 헌화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하얀 꽃을 직접 손에 들고 와 바닥에 내려놓고, 쪼그려 앉아 시민들이 써놓은 글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모습이다.

검은 옷을 입은 김 여사 주변에는 고된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담겼다. 김 여사의 해당 일정은 대통령실서 사전에 공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대통령실 내부서도 대부분 김 여사의 해당 일정을 알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기 위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방문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전형적인 여의도식 ‘목격담 정치’로 봤다.

지난해 12월 명품백 수수 논란이 불거진 이후 반년 가까이 잠행을 이어오던 김 여사는 총선 직후인 지난 5월16일 한-캄보디아 정상회담 만찬을 시작으로 공개 행보를 재개했다. 이후 같은 달에만 부처님 사리 반환 기념행사, 우크라이나 그림전 관람, 아랍에미리트 대통령 국빈 방문 등 3건의 외부 행보에 나섰다.

이어 중앙아시아 3개국 및 미국 순방 동행 등 방한 외교 일정을 대부분 소화하고 있다. 지난 6월26일 정신질환 당사자 및 자살 유가족 간담회엔 단독으로 참석했다. 이후 약 일주일 만에 시청역 추모 현장을 홀로 찾은 것이다.

하지만 김 여사의 행보를 두고 야권은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종결되지 않았다는 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아직 사법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김 여사의 행보가 적절했느냐는 것이다.

족쇄 풀고···대놓고 ‘목격담 정치’
‘떴다 그녀’ 해외 순방마다 뒷말

실제 김 여사의 사법 리스크는 여전하다. 지난달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은 최근 언론 보도로 촉발된 ‘공천 개입 의혹’까지 김 여사를 향해 제기된 관련 의혹이 전부 담겨있다. 법안의 수사 대상에 ‘김 여사가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개입한 의혹 사건’이 명시됐다.

선거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가 6개월이기 때문에 지난 4월 총선을 기준으로 하면 공소시효 만료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셈이어서 민주당도 이 점을 의식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이번 주중 재의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김건희 특검법은 21대 국회서도 통과됐지만, 최근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재표결 끝에 부결된 바 있다. 민주당은 22대 국회서 명품백 수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공천 개입 의혹까지 포함한 특검법을 재발의했다.

여당은 유의미한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며 집안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김 여사 관련 의혹이 여당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꼽히면서 방어에 대한 부담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김 여사 행보의 우선순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적인 봉사활동 등은 몰라도 마포 현장과 같이 일반 공무원에게 지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권위적일뿐더러 오히려 야당의 공세 포인트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김 여사는 지난달 13일 윤 대통령과 추석 인사 동영상에 등장했다. 지난 설 명품가방 수수 의혹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김 여사가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남다른 관심을 받기도 한다. 김 여사의 가방과 옷차림 등은 카메라에 담겼고, 한국판 ‘그레이스 켈리’로 수식됐다. 해외 순방길에 들고 간 에코백도 정치적 메시지를 담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지난 6월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을 위해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출국했다. 순방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오른 김 여사는 밝은 베이지색 치마 정장 차림에 ‘바이바이 플라스틱 백(Bye Bye Plastic Bags)’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흰색 에코백을 들었다. 

알 수 없는
진짜 속마음

‘바이바이 플라스틱’은 지난해 6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로 시작된 환경부 캠페인서 사용된 용어다. 이 에코백은 김 여사가 과거에도 들어 주목받았던 가방이다. 지난해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서울 성북구 고려대 SK미래관서 열린 캠페인 출범식 때 처음 공개됐다. 해당 행사에는 김 여사도 참석했다.

<smk1@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