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1500호 특집기획> 한눈에 보는 김건희 8가지 의혹 총정리 ⑧사진 속 수상한 행보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10.07 13:28:06
  • 호수 15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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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과 통치자 ‘헷갈리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야권이 ‘탄핵 빌드업’을 본격화하면서 김건희 여사를 정조준했다. 그간 김 여사의 정치 행보가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국정개입 의혹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가방 수수 등 숱한 논란 속에서 ‘백의종군’을 자처한 걸까? 카메라에 잡힌 김 여사의 모습은 낯 뜨겁기까지 하다. 

야당 단독으로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을 놓고 여당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여당 지지율 동반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김 여사 관련 논란이 지목되면서다. 22대 들어선 여당 내부도 싸늘하다는 후문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부적절한 처신이었고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같은 당 이상민 전 의원도 “여러 대외적 행보를 자중할 필요가 있다”며 거들었다. 

가만 있으면 
반이라도···

어수선한 집안 분위기를 조성한 김 여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마포대교에 올랐다. 그는 지난달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119특수구조단 뚝섬수난구조대, 한강경찰대 망원치안센터, 용강지구대를 각각 방문해 현장 근무자를 격려하고 갔다.

당시 김 여사는 근무자들과 만난 자리서 “여기 계신 분들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문제를 가장 잘 아는 현장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난 2020년 2월 한강에 투신한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고 유재국 경위를 언급하면서 “유 경위를 통해 많은 국민께서 여러분의 노고와 살신성인의 모습을 알게 되셨다”며 “여러분이 존재해 주시는 것만으로 국가의 기본이 튼튼해진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남을 구한다는 생각에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수가 있는데 본인의 정신건강 관리도 잘 신경 쓰셔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는 올해 6월 ‘회복과 위로를 위한 대화’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관련 문제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고 설명했다.

누굴 위한 회복과 위로를 운운했을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소외계층이나 힘든 일을 하는 공무원들을 찾아 격려하는 일은 역대 모든 영부인이 해왔던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의 언행과 대통령실서 배포한 사진 등만 봐도 통치자를 방불케 했다는 점이다.

CCTV 관제실을 찾은 김 여사는 “관제센터가 가장 중요한 곳 중 하나”라며 “항상 주의를 기울여 선제적으로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순찰 인력과 함께 마포대교를 가보고는 “자살 예방을 위해 난간을 높이는 등 ‘조치’를 했지만, 현장에 와보니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며 “한강대교의 사례처럼 구조물 설치 등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월권행위에 가까운 모습이다.

적절치 못한 타이밍
참을 수 없는 화려함

말투가 아닌 행동서도 드러났다. 사진 속 대원들 앞에서 손짓으로 뭔가를 설명하고 지시하는 듯한 모습은 서툴지만, 의도가 다분해 보였다. 일부 언론에서는 당시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 국민권익위, 검찰, 수사심의위의 ‘무혐의’ 판정을 받자, 보란 듯 족쇄를 벗고 정치력을 과시하고 있다는 것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자신이 연루된 명품백 수수 사건의 종결 처리에 괴로워하던 권익위 국장의 죽음을 국민들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특검 받을 자신이나 반박할 입장이 없다면 최소한 눈치라도 있어야 한다.

지난 3월부터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를 맡은 A씨는 지난 8월8일 세종시의 한 아파트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신고 사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의 헬기 전원 신고 사건,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 신고 사건 등 민감한 정치적 사안의 실무 조사 총책임자로 일했다.

이 과정서 고인은 부패방지업무를 소신대로 처리할 수 없는 환경서의 괴로움을 주위에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신고 사건을 ‘종결’ 처리한 다음에도 주위에 “괴롭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떠난 지 한 달여 만에 김 여사가 마포대교서 ‘자살 예방’ 전도사가 되고 싶다는 뉴스를 접한 유가족의 마음은 어땠을까? 단언컨대 김 여사의 행동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과시하기 위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는 행동이다. 민주당 대변인은 “‘자살 예방’ 전도사가 되고 싶다는 김건희 여사님, 권익위 국장의 억울한 죽음부터 해결하시라”고 질타했다. 

민망함은 
국민의 몫

예나 지금이나 김 여사의 ‘눈치’ 없는 행보는 일관된 모습이다. 전시 기획 업체 ‘코바나컨텐츠’의 대표이기도 한 그의 정치 행보는 모범적 이미지보단 화려한 가십거리로 기억됐다. 타이밍은 늘 적절치 못하고 자유롭다. ‘일그러진 진주’라는 포르투갈 원어 ‘바로코(Barroco)’서 유래한 ‘바로크하다’는 표현을 연상케 한다.

이는 조화와 논리보단 우연과 자유분방함, 기괴한 양상 등이 강조된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 양식을 뜻한다. 대한민국 역사에 전무후무한 영부인의 문화 혁신시대라 포장할 수도 있겠다. 

지난 8월9일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통해 김 여사 비공개 출장 검찰조사 특혜 논란에 대해 부인하고 나섰던 날도 정치적 행보는 이어졌다. 당시 김 여사는 쪽방촌 봉사를 조직한 ‘행복나눔봉사회’ 블로그에 올라간 쪽방촌 봉사 사진 속에 포착됐다.

해당 블로그는 사진과 함께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한낮의 서울역 쪽방촌서 4시간가량 봉사했는데, 김 여사는 땀이 이마를 적시는 와중에도 표정은 밝았다”며 “서툴지만 성실히 벽지를 붙이는 김 여사 모습에 주민들이 흐뭇해했고, 의미 있는 울림을 줬다”는 내용을 적었다.

일부 매체 기자들이 기사화하자 대통령실은 뒤늦게 “김 여사가 1365 자원봉사포털을 통해 일반 국민과 똑같은 절차를 거쳐 성사된 개인적 봉사로, 최소한의 수행원만 동행했다”고 밝히면서 타 매체의 추가 후속 보도로 이어졌다.

일부 매체에선 “쪽방촌 방문을 ‘빈곤 포르노’라며 손가락질한 경우도 있었지만, 봉사 내용 자체보다 김 여사의 ‘민생 행보’를 노출한 시기와 방법이 이런 부정적 여론에 더 영향을 끼친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목적이 다분한 보여주기식 행보가 국민적 반감을 불러일으켰다는 뜻이다.

또, 이날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서 제2부속실 설치와 관련해 “마땅한 장소가 없다. 청와대만 해도 배우자 쓰는 공간이 널찍한데 용산은 그런 공간이 없다”고 변명해 지지자들마저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이 와중에 김 여사의 쪽방촌 봉사 사진이 튀어나왔으니 “언론플레이로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는 것이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지친 국힘
침묵 상책?

김 여사는 불리한 여론을 종식시키기 위한 공식 입장 표명 대신 ‘우연히 어딘가서 찍힌 사진’ 같은 언론 노출을 반복했다. ‘시청역 참사’ 추모 공간에 쪼그려 앉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모습은 이른바 ‘목격담 정치’로 해석됐다.

지난 7월3일 밤 커뮤니티에는 김 여사가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현장 주변 국화꽃이 쌓인 추모 공간을 찾아 헌화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하얀 꽃을 직접 손에 들고 와 바닥에 내려놓고, 쪼그려 앉아 시민들이 써놓은 글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모습이다.

검은 옷을 입은 김 여사 주변에는 고된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담겼다. 김 여사의 해당 일정은 대통령실서 사전에 공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대통령실 내부서도 대부분 김 여사의 해당 일정을 알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기 위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방문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전형적인 여의도식 ‘목격담 정치’로 봤다.

지난해 12월 명품백 수수 논란이 불거진 이후 반년 가까이 잠행을 이어오던 김 여사는 총선 직후인 지난 5월16일 한-캄보디아 정상회담 만찬을 시작으로 공개 행보를 재개했다. 이후 같은 달에만 부처님 사리 반환 기념행사, 우크라이나 그림전 관람, 아랍에미리트 대통령 국빈 방문 등 3건의 외부 행보에 나섰다.

이어 중앙아시아 3개국 및 미국 순방 동행 등 방한 외교 일정을 대부분 소화하고 있다. 지난 6월26일 정신질환 당사자 및 자살 유가족 간담회엔 단독으로 참석했다. 이후 약 일주일 만에 시청역 추모 현장을 홀로 찾은 것이다.

하지만 김 여사의 행보를 두고 야권은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종결되지 않았다는 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아직 사법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김 여사의 행보가 적절했느냐는 것이다.

족쇄 풀고···대놓고 ‘목격담 정치’
‘떴다 그녀’ 해외 순방마다 뒷말

실제 김 여사의 사법 리스크는 여전하다. 지난달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은 최근 언론 보도로 촉발된 ‘공천 개입 의혹’까지 김 여사를 향해 제기된 관련 의혹이 전부 담겨있다. 법안의 수사 대상에 ‘김 여사가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개입한 의혹 사건’이 명시됐다.

선거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가 6개월이기 때문에 지난 4월 총선을 기준으로 하면 공소시효 만료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셈이어서 민주당도 이 점을 의식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이번 주중 재의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김건희 특검법은 21대 국회서도 통과됐지만, 최근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재표결 끝에 부결된 바 있다. 민주당은 22대 국회서 명품백 수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공천 개입 의혹까지 포함한 특검법을 재발의했다.

여당은 유의미한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며 집안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김 여사 관련 의혹이 여당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꼽히면서 방어에 대한 부담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김 여사 행보의 우선순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적인 봉사활동 등은 몰라도 마포 현장과 같이 일반 공무원에게 지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권위적일뿐더러 오히려 야당의 공세 포인트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김 여사는 지난달 13일 윤 대통령과 추석 인사 동영상에 등장했다. 지난 설 명품가방 수수 의혹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김 여사가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남다른 관심을 받기도 한다. 김 여사의 가방과 옷차림 등은 카메라에 담겼고, 한국판 ‘그레이스 켈리’로 수식됐다. 해외 순방길에 들고 간 에코백도 정치적 메시지를 담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지난 6월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을 위해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출국했다. 순방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오른 김 여사는 밝은 베이지색 치마 정장 차림에 ‘바이바이 플라스틱 백(Bye Bye Plastic Bags)’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흰색 에코백을 들었다. 

알 수 없는
진짜 속마음

‘바이바이 플라스틱’은 지난해 6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로 시작된 환경부 캠페인서 사용된 용어다. 이 에코백은 김 여사가 과거에도 들어 주목받았던 가방이다. 지난해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서울 성북구 고려대 SK미래관서 열린 캠페인 출범식 때 처음 공개됐다. 해당 행사에는 김 여사도 참석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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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