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1500호 특집기획> 한눈에 보는 김건희 8가지 의혹 총정리 ②끊이지 않는 친정 논란

엄마 이어 오빠까지 ‘코너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권의 위기는 대부분 측근에서 시작된다. ‘주변 관리 소홀’이라는 부수적인 논란이 뒤따르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정권 몰락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친인척 리스크’의 공포는 재임 기간을 넘어 퇴임 이후에도 질기게 따라붙는다는 점에 있다. ‘김건희 리스크’의 한 축인 ‘친정 리스크’가 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주 작은 꼬투리만 잡혀도 중심으로 끌려 나오는 게 대통령 측근의 운명이다. 대통령의 주변 인물은 ‘나는 새도 떨어뜨릴 수 있는’ 권력을 가졌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영부인의 친인척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논란의 중심에 서곤 한다. 

양파처럼
까도 까도

지난달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서 열린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는 ‘김 여사 일가’ 때리기가 될 뻔했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인 김진우 ESI&D 대표이사와 휘문고등학교 동창인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야당 법사위 위원들은 사전 서면 질의부터 심 총장과 김 여사 가족의 관계를 묻는 질문을 쏟아냈다. 김 대표를 청문회 참고인으로도 채택했다. 

이날 청문회에 김 대표가 참석하지 않았지만 질의는 이어졌다. 심 총장은 ‘김 여사 친오빠와 휘문고 동창인데 사적인 친분이 있느냐’는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의 질의에 “(동창이라는 사실을)최근에 알았다. 제가 학교 다닐 때는 15개 반이 있었고 졸업생은 1000명 정도 됐다”고 답했다. 

검찰총장 지명 과정에 김 여사 오빠와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연락한 적 없고 연락처도 모른다”고 답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백 수수 논란 등 검찰이 김 여사 관련 사건 처분을 앞둔 점이 질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측근을 향하는 의심의 정도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김 여사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 의심서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정부서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으로 이른바 검찰 내 ‘로열 로드’를 걸으며 주목받을 무렵부터 김 여사의 ‘친정 리스크’는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어머니 최모씨를 시작으로 친오빠 등 김 여사 일가를 둘러싼 논란이 거듭 불거졌다.

특히 최씨는 윤석열정부 임기 초 각종 의혹으로 재판을 받으면서 국정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씨에 대한 검찰 수사, 법원 판결, 가석방 등 과정마다 논란이 이어졌고 정국은 요동쳤다. 야권은 ‘친인척 리스크’를 무기로 윤정부에 파상공세를 퍼부었고 대통령실은 방어에 급급하다 헛발질을 하기 일쑤였다. 

대선후보 때부터 ‘장모 리스크’
잔고증명서 위조 징역 1년 확정

최씨는 윤석열정부 들어서만 두 건의 재판을 받았다.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 의혹 등이다. 최씨는 의료인이 아닌데도 2013년 2월 동업자 3명과 의료재단을 설립한 뒤 요양병원을 개설·운영해 2015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9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2020년 기소됐다. 

최씨는 2013년 당시 요양병원으로 사용할 건물의 매매 계약 당사자 가운데 1명이었다. 2억원의 계약금을 냈고 병원을 운영할 의료재단 설립 과정서 이사장 자격으로 필요한 서류에 날인했다. 또 큰사위를 병원의 행정원장으로 앉혔다. 병원 확장을 위해 재단이 대출을 받을 때 자신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 동업자 3명이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과 집행유예를 받을 동안 최씨는 기소되지 않았다. 2014년 이사장 자리를 내려놓으면서 병원 운영에 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책임면제 각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2020년 서울중앙지검은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최씨를 기소했다. 국민건강보험법상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이 아니면 요양급여를 청구할 수 없다. 

1심 재판부는 최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을 악화시켜 국민 전체에 피해를 준 점 등을 고려하면 그 책임이 무겁다”며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최씨를 법정구속했다. 1심 선고는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 이후 나왔다.

당시 윤 대통령은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낸 바 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가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요양급여
무죄판결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로는 최씨의 혐의를 입증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최씨 측은 항소심 과정서 건강상의 문제로 보석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허가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이어 2022년 12월 대법원이 원심판결을 확정하면서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최씨가 공범들에 대한 공동정범으로서 주관적, 객관적 요건이 인정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에 대한 검사의 증명 부족을 이유로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수긍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최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서 사실상 승소하면서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은 일단락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최씨가 2020년 11월 기소된 이후 요양급여를 부당이득으로 보고 환수 처분을 통보했다. 최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유죄가 나왔지만 항소심서 무죄, 대법원서 확정판결이 나오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환수 결정을 취소했다. 재판부의 각하 결정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환수 취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법원 판결로 한숨 돌렸지만 최씨 앞에 놓인 의혹은 또 있었다. 요양급여 불법 편취 의혹과 함께 불거진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는 유죄판결을 피해가지 못했다. 

최씨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 땅을 매입하려던 2013년 4월부터 10월까지 4차례에 걸쳐 총349억원가량이 저축은행에 예치된 것처럼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부동산 계약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위조된 잔고증명서 중 1장을 법원에 제출하고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계약하고 등기하는 등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 등을 받았다. 

최씨는 재판 과정서 사문서위조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위조된 잔고증명서가 법원에 제출되는지 몰랐고 부동산 매수대금을 부담하지 않았다며 나머지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1·2심 재판부는 최씨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주가조작에도
이름 오르내려

1심 재판부는 “위조한 잔고증명서의 액수가 거액이고 여러 차례에 걸쳐 지속해 범행했다. 또 위조 잔고증명서를 증거로 제출해 재판 공정성을 저해하려 했다.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입해 상당한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서도 형량은 달라지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씨가 공범 안씨와 계약금 반환과 관련한 대책 회의를 하고 소송 제기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했다는 점을 근거로 잔고증명서가 법원에 제출될 것을 충분히 알았을 것으로 판단했다. 

부동산실명법 위반죄 역시 “전매 차익을 노리고 안씨와 공모 아래 부동산 취득에 관여하고 취득 자금을 조달하며 명의신탁자를 물색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항소는 제반 상황을 살펴봤을 때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고 밝히며 “항소심까지 충분히 방어권이 보장됐으며 죄질이 매우 나빠 법정구속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원심판결에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징역 1년의 형량이 확정됐다. 또 대법원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청구한 것도 기각했다. 최씨의 유죄가 확정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최씨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씨는 지난 5월 형기 만료를 두 달 앞두고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당시 법무부는 만장일치로 최씨에 대한 가석방 심사서 ‘적격’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형기의 3분의 1이 지나면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법무부는 “나이, 형기, 교정 성적, 건강 상태,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최씨가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 여사의 친오빠가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은 현재진행형이다. 양평 공흥지구는 2012년 11월 사업을 시작해 도시개발법에 따라 2014년 11월까지 시행을 마쳐야 했다. 하지만 개발 기한에 아파트를 준공하지 못한 ESI&D는 한참 지난 2016년 6월 사업 기한 연장을 신청했다.

오빠 논란은 숨 고르기 중
야, 국감서 집중포화 예고

당시 양평군은 사업기한을 2014년 11월서 2016년 7월로 변경했다. 시행사 ESI&D가 김 여사의 오빠가 대표로 있는 업체로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사업 기간 연장 등은 도시개발사업 인가 변경 결정의 중대한 사항으로 원칙대로라면 사업을 취소하거나 주민 의견 청취, 부군수 결재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양평군 공무원 3명은 이를 경미한 사항인 것처럼 허위 보고서를 작성해 지역개발국장 전결로 처리, 사업 연장을 승인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지난 8월 3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이 허위공문서 작성을 인지하고 검토보고서 일부를 누락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시행 기간 및 시행사 변경은 경미한 사안에 해당돼 인가 과정서 주민 의견 청취 등 법령상 요구를 받지 않는다”며 “시행사인 ESI&D가 아파트를 완공했음에도 기간이 경과했다고 시행사 변경과 실시계획 인가를 취소한다면 오히려 그것이 재량권 일탈 및 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의 오빠를 비롯해 관계자들은 2016년 양평군이 부과한 공흥지구 개발부담금을 깎기 위해 공사비 등이 담긴 증빙서류에 위조문서를 끼워 넣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최씨가 다시 언급되는 중이다.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된 ‘전주’를 전수조사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심리한 1‧2심 재판부는 김 여사의 계좌 3개와 최씨의 계좌 1개가 주가조작에 쓰였다고 판단했다. 최씨는 지난달 7일 검찰의 비공개 소환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진행형
안 끝난다

오는 7일부터 시작되는 국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김건희 국감’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언급된 7가지 의혹을 낱낱이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여권서도 김 여사의 ‘결자해지’를 요구하며 사과하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김 여사에 이어 김 여사 일가로까지 번져 있는 리스크를 감당할 대통령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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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